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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피
제7회 세계문학상 수상 작가 강희진 신작 장편소설
강희진
나무옆의자 2015.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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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코끼리 가족
키스 매니저
기억의 지속
향기, 독, 아편, 고구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
소녀와 죽음
텅 트레이닝 키스
키스의 진미
자위하는 남자의 자화상
좀비들
작가의 말
참고문헌

저자 소개1

경남 삼천포에서 출생해 그곳에서 성장했다. 1994년 KBS 드라마 극본 공모에 당선되어, KBS작가로 다큐드라마를 집필했다. 현재 소설을 쓰고 있다. 2011년 [세계일보] 주최 1억 원 고료 제7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유령』 『포피』 『올빼미 무덤』 『카니발』, 역사소설 『이신』이 있다. 손아람과 이준석이 함께 했던 대담 에세이 『그 의견에는 동의합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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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6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350g | 145*210*20mm
ISBN13
9791195500628

책 속으로

이 소설을 읽고 수치심을 느낀다면 아직까지 우리들의 양심이 살아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뉴스에 나오지 않는 현실이 소설에 담겨 있다. 탐사 보도보다도 더 치밀해서 가슴이 저민다. 키스는 즐거운 쾌락이며 희열이라고 주인공은 말하지만 그 말이 더 슬프게 한다. 현실과 허구, 남한과 북한 이 양날의 칼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작가의 능력에서 새로운 탐사문학의 출발이 보인다. 무엇보다 이 소설에 집중하는 것은 이것이 바로 외면할 수 없는 진짜이기 때문이다.
- 박성원 (소설가, 계명대 교수)

『포피』는 탈북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면서도 기존의 이데올로기적 접근이나 페미니즘적인 접근에서 보여주었던 상투성과 계몽성을 피해가고 있는 새로운 탈북소설이다. 남한 소비자본주의의 상징인 ‘키스방’과 북한 공산주의의 상징인 ‘탈북 여성’의 결합으로 인해 소설의 긴장과 갈등이 자연스럽게 구조화되면서 죽어도 살아 있는 남북한 ‘좀비들’의 실상이 중층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주인공 ‘나’가 손님인 소설가에게 자신의 전사(前史)를 구술하는 소설 형식을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하는 필력도 놀랍다. 반성이 아니라 질문이 요구되는 문제작이다.
- 김미현 (문학평론가, 이화여대 교수)

소설은 누군가의 이야기이다. 『포피』는 이야기하는 화자의 개성으로 우선 눈길을 끈다. 『포피』의 주인공은 중국을 거쳐 한국에 자리 잡은 새터민, 탈북자이다. 우리 사회의 일부이면서 타자인 ‘그녀’는 독백을 통해 구어적 세계의 풍만함을 조성한다. 주목해야 할 것은 그녀가 키스방의 키스매니저로 일하고 있다는 점이다. 백석의 시부터 키스의 역사까지 아우르는 그녀는 매우 도전적이며 개성적인 서술자임에 틀림없다. 이 개성적 화자의 고백 앞에 지금, 이곳 대한민국의 윤리적 실재는 남김없이 드러난다. 그것은 소설을 통해 세상과 대결하고픈 작가적 의지의 표명이기도 하다.

강유정 (문학평론가, 강남대 교수)

삶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요. 삶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죽니 사니 해도, 모두 그냥 그렇게 흘러가게 돼 있으니까요. 항상 죽음이 문제죠!
세상에 죽음만큼 중요한 게 있다면 아마도 사랑일 거예요. 물론 제 경험에서 우러난 얘기죠. 제 삶에서 말입니다. 죽음과 사랑. 사랑과 죽음. 둘은 제게 항상 붙어 다니는 쌍이죠.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놈이 저한테 왜 찰떡처럼 엉겨 있느냐고요. 저도 그걸 모르겠어요. --- p.10

여대생들이 매춘으로 학비나 용돈, 생활비나 옷값, 심지어 라식이나 성형수술 비용까지 벌고 있다는 걸 쉽게 알 수 있어요. 비록 뽀샵으로 조작한 얼굴이긴 해도 버젓이 자기 얼굴까지 공개하고. 인터넷 때문에 여자들이 너무나 쉽게 몸을 팔 수 있어요. 또 팔고 있고요. 이젠 누구나 스마트폰이 있어 길거리에서도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잖아요. 제가 처음에 그런 글들을 읽을 때, 모두 거짓인 줄 알았죠. 제가 순진했던 거죠, 뭐. --- p.111

제 닉네임 포피도 실은 우미인초, 즉 양귀비란 뜻이에요. 포피는 양귀비란 의미 외에도 아편, 돈, 위로, 심지어 아버지란 뜻도 있어요. 포피는 제 삶처럼 복잡한 단어죠. --- p.114

성의 상품화, 저는 한마디로 그렇게 부정적으로 볼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중략) 노동이 상품으로 거래되는 마당에 성을, 여자의 거시기를 못 팔 이유도, 논리도 없는 거죠. 성매매 반대론자들이 입에 달고 다니는 순결 어쩌고……. 자다가 남의 다리 긁는 소리를 하잖아요. TV에 나와 그런 소리를 구시렁거리는 배부른 남한 여자들을 보면서 저는 잠시 동안 남조선이 천국이라는 착각을 했어요. 팔 게 그것밖에 없는 여자들한테 필요한 만큼의 돈을 주어, 그것을 팔지 않아도 되는 천국 말입니다. --- p.118~119

북한에서 성적인 억압은 체제 유지를 위해 필요 불가결한 조건이에요. 그 사회가 영장류들 중, 인간과 가장 유사한 종인 보노보처럼 성적인 자유를 만끽한다고 가정해보세요. 위대한 수령이 왜 필요하겠습니까. 절대자는 항상 뭔가가 결핍되었을 때 존재하는 법이죠. 아마 북쪽 사람들은 키스를 침팬지처럼 입으로만 할 겁니다. 키스를 혀를 이용해 서로 핥고, 문지르고, 빨기란 쉬운 일이 아니죠. --- p.123

대학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책을 읽었어요. 먼저 북한 체제에 관한 저술들과 탈북자들에 관한 자료들을 닥치는 대로 섭렵했죠. 전 무엇보다 궁금했어요. 반도 끝, 북녘의 변방에서 태어난 계집애인 제가 왜 여기, 서울까지 왔는지……. (중략) 왜, 어린 시절 제가 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중국 변방을 떠돌아야 했는지 알고 싶었어요. 도대체 무엇이 저를 여기로 데려다 놓았는지 알아야 했습니다. 진실을 알고 싶었죠. --- p.140

키스는, 남근으로 하는 절구질의 대체적 성격이 강하지만 성교와는 다르게 사용하는 도구가 남녀에게 평등하게 주어졌잖아요. 혀는 절굿공이, 페니스에 해당하고, 입은 절구, 질에 해당하잖아요. 더구나 질의 입구가 대음순, 소음순으로 구분된다는 점을 생각해봐요. 인간이나 동물은 음경과 음문으로 구별된, 불평등한 생식기와 달리 입은 동일한 구조로 설계되어, 키스는 남성이나 여성, 암놈이나 수놈 가릴 것 없이 번갈아가며 능동적인 역할 혹은 수동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죠. --- p.155

전 이상 심리 취향 같은 건 없는 사람이에요. 하긴 모르죠. 지옥에 살다 왔으니 제 심층 심리 속에 뭔가, 나도 모르는 무엇이 숨어 있는지. 그건 알 수 없는 일이죠. 괴물이 살고 있을 수도……. 하지만 저는 천국에 대한 꿈이 너무 강렬한 사람이라, 다른 사람들보다 상흔을 덜 가진 것 같아요. 남한 사회에서 대접 못 받아, 키스방이나 전전하면서 당신 같은 소설가의 호기심이나 자극하지만, 저는 자신을 이만큼 끌어올렸다는 사실이 약간은 대견스러울 때도 있어요. --- p.187

대딸방, 키스방, 페티시방, 애인대행 혹은 조건 만남 등에서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통에 아예 하나의 용어로 굳어진 ‘민간인 필’이란 말을 생각해봐요. (중략) 실제 이들 카페에 들어가 마니아들의 후기를 읽어보면, 카사노바들이 얼마나 민간인 필을 원하는지, 경험이 덜한 수수한 여자를 찾기 위해서 돈과 에너지를 투여하는지 눈물이 날 지경입니다. 이런 곳에서 그런 여자를 찾아다니면서 욕망을 채워야 하는 당신들의 처지를 생각하면 이해가 되지 않는 바도 아니에요. 타락한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불쌍한 카사노바들이죠. 당신들이 진짜 좀비죠. --- p.237

전 어린 시절의 좌절 때문에, 말을 쏟아내지 않으면, [양들의 침묵]에 나오는 미치광이 의사가 되든지, ‘임금님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치지 못해 죽을병이 든 복두쟁이가 될 겁니다. 그리고 이제 엄마가 그 젖꼭지를 내민다고 해도 제 욕망은 해소되지 않아요. 왼손 식지를 빨 수도 없잖아요. 삼촌이, 제가 사랑한 단 한 명의 남자가 남긴 마지막 선물인데, 어떻게 다시 상처를 내겠어요. 구원은 오직 말뿐이죠. 수다만이 절 구원해줄 수 있는 유일한 길이죠. 그러니 당신이야말로 제게는 구원 같은 손님입니다.

--- p.238~239

출판사 리뷰

제7회 세계문학상 수상 작가 강희진 신작 장편소설
온라인 게임에 빠져 살아가는 탈북 청년을 중심으로 분단 상황과 가상현실 문제를 다룬 소설 『유령』으로 제7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강희진이 신작 소설 『포피』를 출간했다. 『포피』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 인물의 구술로 이루어진 독특한 형식의 소설이다. 화자는 심리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이자 ‘포피’라는 닉네임으로 키스방에서 일하는 탈북 여성이다. 키스 매니저인 그녀가 자신의 삶에 관심 가지고 찾아온 소설가인지 난봉꾼인지 모를 손님에게 자신의 과거를 들려주는 구설(口設)이 이 소설이다.

“욕망이 정상적으로 유통된다는 것은 그 사회가 건전하다는 반증이라 믿어요.”
화자(포피)는 신분이 약간 의심스러운 소설가에게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녀는 어린 시절을 북한에서 보냈고, 중국에서 머물다가 남한에 정착해 지금은 대학원에 다니고 있다. 여느 탈북자들과 마찬가지로 돈이 필요해 일자리를 찾지만 탈북자라는 신분 때문에 취업이 쉽지 않아 키스방에서 일하게 되었다. 포피의 삶의 과정은 적지 않은 탈북 여성들이 걸어온 길이다. 다만 포피에게 키스방은 단순한 돈 버는 장소가 아니라 세상을 떠돌면서 받은 마음의 깊은 상처를 치유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녀는 자신 속에 있는 모든 욕망을 신랄하게 뱉어냄으로써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
먼저 그녀는 수많은 종류의 키스와 키스 기술, 키스방에서 있었던 온갖 에피소드를 들려줌으로써 현재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형적이고 위선적인 성문화를 폭로한다. 그 과정에서 좀비처럼 키스방이나 매춘업자를 찾아다닐 수밖에 없는 부유하는 남한 젊은이들의 외로움, 욕망, 좌절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또한, 요즘 인터넷 문화의 발달로 많은 여자들이, 특히 여대생들이 큰 고민 없이 매춘이나 조건 만남, 유사 성행위로 용돈을, 학비를, 성형수술 비용을 마련하고 있다는 사실도 자연스럽게 소개된다. 게다가 화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탈북 여대생들은 돈이 너무 절박해 매춘을 하지 않고는 자신과 가족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충격적으로 제시된다. 그들에게 성매매 특별법은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법이 아니라 자신과 가족의 인간적인 삶을 짓밟는 악랄한 족쇄라고 그녀는 주장한다.

“키스는 즐거운 쾌락이며 희열이죠.”
포피는 키스 매니저답게 키스의 기술뿐 아니라 키스라는 행위의 성격과 의미까지 꿰뚫는다. 그녀는 혀를 사용하는 키스를 고급문화라고 일컬으며 북한처럼 억압적인 사회에서는 키스를 침팬지처럼 입으로만 할 거라고 단언한다. 따라서 섹스가 아니라 키스를 하기 위해 키스방을 찾은 남자는 “그냥 수컷”이 아니라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인간”이라고 말한다. 그녀에게 키스는 남근 중심의 성교와 달리 애초에 남녀가 평등한 조건을 가지고 시작하기 때문에 누구든 능동적인 역할과 수동적인 역할을 번갈아가며 할 수 있는 행위로 인식된다. 샤갈, 뭉크의 그림과 보들레르, 마광수의 시가 등장하는 키스에 대한 문화적 고찰은 소설의 한 층을 이루는 흥미로운 요소다.

“북한에서의 악몽은, 뭐라고 할까? 트라우마가 분명해요.”
화자는 숱한 얘기를 쏟아내면서 자신의 과거까지 하나씩 떠올린다. 그녀는 어렵고 힘들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상당 부분 잃어버린 상태이고, 이는 살아가기 위한, 어쩔 수 없는 무의식의 선택이었다. 그만큼 화자에게 과거는 끔찍한 트라우마였다.
그녀는 어린 시절을 북한에서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하고, 엄마와 장마당에 나가 두부밥과 아편(포피)을 팔면서 살았다. 아버지는 양귀비를 키워 아편을 생산하는 집단 농장의 농원이었지만, 제대로 식량 배급을 받지 못해 엄마의 장사에 의존해서 먹고살았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북한의 배급 체계가 완전히 무너져 아사의 상황이 닥친다. 동네 사람들이 하나둘 쓰러지고, 설상가상으로 동생까지 병이 든다. 옆집에서 아이들이 죽어 나가자, 엄마는 식량을 아들에게만 몰아줘 자식 중 하나라도 구하자고 결심하지만, 화자는 그것을 눈치채고 고구마 자루를 산속에 숨긴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그 자루 속에 정제한 아편 덩어리가 들어 있었다. 아편을 팔아 동생의 약을 구하려던 엄마는 미친 듯이 고구마 자루를 찾지만 화자는 그것을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이었고, 그 일은 화자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죄책감으로 남는다.
죽음의 그림자가 차츰 다가오는 가운데 큰아버지가 인민위원회로부터 반당분자로 몰리는 바람에 가족은 아픈 동생을 두고 중국으로 건너가기로 결단한다. 강을 건너는 중간에 아버지는 군인들한테 붙잡히고 만다. 화자와 엄마가 중국에 정착하자, 북쪽에서 아버지가 죽었다는 연락이 온다. 엄마는 다시 북한으로 끌려가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조선족 남자와 결혼하고, 비록 얼마 동안이지만 모녀는 아사와 죽음의 기억을 잊고 행복한 생활을 꾸려간다. 더구나 어린 화자는 막내 삼촌을 좋아하게 된다. 그리고 북한의 악몽을 잊어갈 때쯤, 북쪽의 아버지가 살아 있다는 소식이 날아들고, 엄마는 막내 삼촌을 유혹해 남한으로 가려 한다.
몇 달 후 막내 삼촌의 도움으로 화자와 엄마는 무사히 남한에 온다. 한국에 들어온 엄마는 막내 삼촌을 불러주기로 한 약속을 잊어버리고, 자본주의 사회에 정착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머리가 비상한 화자는 공부에 매진해 명문대에 입학하고 여기 생활에 적응하지만 엄마는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다. 몇 년 뒤, 삼촌이 불쑥 나타나 엄마에게 결혼을 종용하지만, 엄마는 북쪽에 남편이 있다고 거부한다. 이런 혼란 속에서 엄마는 북에서 탈출한 남편을 구하기 위해 막내 삼촌을 유혹해 그의 돈을 훔쳐 중국으로 떠난다.

“여기서 백 년을 산다고 해도 남한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걸 알았습니다.”
명문대생이 된 화자는 탈북자라도 노력만 하면 남한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문화와 사고의 벽은 넘기 힘들었고, 대다수 탈북자에게 ‘탈북’은 사슬이었으며 그녀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는 비록 남한 사회에서 대접 못 받아 키스방이나 전전하지만 천국에 대한 꿈이 있다고 말한다.
포피는 자신의 인생 역정 중 일부는 기억하고, 일부는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탈북 과정의 정신적인 충격으로 기억을 잃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친지들이 꿈속에서 변형, 혹은 왜곡된 형태로 나타난다. 더구나 큰아버지의 공개처형 장면은, 흐느낌, 비명 소리, 고함 소리로 나타나 끝없이 그녀를 괴롭힌다. 악몽 같은 지난날과 잃어버린 기억 사이에서 고통스러워하는 그녀를 구원하는 것은 수다다. 말을 쏟아내는 행위로 그녀는 억눌린 욕망을 해소하고 기억을 온전히 복원하면서 고통에서 차츰 벗어난다. 그리고 이제 그녀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려 한다.

작가는 전작 『유령』에서 온라인 게임에 빠진 탈북 청년을 내세워 탈북자의 소외와 분단 문제를 다뤘다면 『포피』에서는 키스방에서 일하는 탈북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아 인민의 삶이 붕괴된 북한 체제와 남한 소비자본주의의 윤리적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문학평론가 김미현은 “『포피』는 탈북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면서도 기존의 이데올로기적 접근이나 페미니즘적인 접근에서 보여주었던 상투성과 계몽성을 피해가고 있는 새로운 탈북소설”이라고 평했다. 강희진의 소설로 분단문학의 진화, 나아가 한국문학의 새로운 활력을 읽어도 되는 이유다.


“세상에 죽음만큼 중요한 게 있다면 아마도 사랑일 거예요.
물론 제 경험에서 우러난 얘기죠. 제 삶에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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