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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나무야
신영복
돌베개 1997.01.31.
베스트
여행 에세이 14위 국내도서 top10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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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7,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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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청년들아 나를 딛고 오르거라
얼음골 스승과 허준

우리가 헐어야 할 피라미드
반구정과 압구정

당신이 나무를 더 사랑하는 까닭
소광리 소나무숲

비극은 그 아픔을 정직한 진실로 이끌어줍니다`
허난설헌의 무덤

진리는 간 데 없고 ‘색’만 어지러이
백담사의 만해와 일해

미완은 반성이자 새로운 시작입니다
모악산의 미륵

일몰 속에서 내일의 일출을 바라봅니다
하일리의 저녁노을

빛은 어둠을 만들고 어둠은 빛을 드러냅니다
이어도의 아침해

한아름 벅찬 서울 껴안고 아파합니다
북한산의 사랑

눈이 달린 손은 생각하는 손입니다
천수관음보살의 손

꽃잎 흩날리며 돌아올 날 기다립니다
잡초에 묻힌 초등학교

어리석은 자의 우직함이 세상을 조금씩 바꿔갑니다
온달산성의 평강공주

‘역사를’ 배우기보다 ‘역사에서’ 배워야 합니다
단종의 유배지 청령포

드높은 삶을 지향하는 진정한 합격자가 되십시오
새 출발점에 선 당신에게

광화문의 동상 속에는 충무공이 없습니다
한산섬의 충무공

헛된 시비 등지고 새 시대 예비한 고뇌
가야산의 최치원

빼어남보다 장중함 사랑한 우리 정신사의 ‘지리산’
남명 조식을 찾아서

목표의 올바름을 선(善)이라 하고
목표에 이르는 과정의 올바름을 미(美)라 합니다
섬진강 나루에서

가부좌의 한 발을 땅에 내리고 있는 부처를 아십니까
백흥암의 비구니 스님

진정한 지식과 정보는 오직 사랑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습니다
석양의 북한강에서

사람과 산천 융화하는 우리 삶의 원형
강릉 단오제에서

평등은 자유의 최고치입니다
평등의 무등산

우리의 삶을 훌륭한 예술품으로 훈도해줄 가마는 없는가
이천의 도자기 가마

역사는 과거로 떠나는 여정이 아니라 현재의 과제로 돌아오는 귀환입니다
꿈꾸는 백마강

강물의 끝과 바다의 시작을 바라보기 바랍니다
철산리의 강과 바다

저자 소개1

Shin, Young-Bok,申榮福

우리 시대 대표적인 진보 지식인. 1941년 경상남도 밀양에서 출생했다. 서울대 경제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후 숙명여대와 육군사관학교에서 경제학을 가르쳤다. 육사에서 교관으로 있던 엘리트 지식인이었던 신영복 교수는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무기징역형을 받고 대전 · 전주 교도소에서 20년간 복역하다가 1988년 8 ·15 특별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1976년부터 1988년까지 감옥에서 휴지와 봉함엽서 등에 깨알같이 쓴 가족에게 보냈던 편지들을 묶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큰 고통 속에 있는 인간이 가슴 가장 깊은 곳에서 길어올린 진솔함으로 가득한 산문집이다. 1989
우리 시대 대표적인 진보 지식인. 1941년 경상남도 밀양에서 출생했다. 서울대 경제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후 숙명여대와 육군사관학교에서 경제학을 가르쳤다. 육사에서 교관으로 있던 엘리트 지식인이었던 신영복 교수는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무기징역형을 받고 대전 · 전주 교도소에서 20년간 복역하다가 1988년 8 ·15 특별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1976년부터 1988년까지 감옥에서 휴지와 봉함엽서 등에 깨알같이 쓴 가족에게 보냈던 편지들을 묶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큰 고통 속에 있는 인간이 가슴 가장 깊은 곳에서 길어올린 진솔함으로 가득한 산문집이다. 1989년부터 성공회대학교에서 정치경제학, 한국사상사, 중국고전강독 등을 가르쳤고, 1998년 3월, 출소 10년만에 사면복권되었다. 1998년 5월 1일 성공회대학교 교수로 정식 임용되어 2007년 정년퇴임을 하고 석좌교수로 재직했다. 2014년 암 진단을 받고 투병하다 2016년 1월 15일, 향년 7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1968년 통혁당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받은 저자가 20년 20일이라는 긴 수형 생활 속에서 제수, 형수, 부모님에게 보낸 서간을 엮은 책으로, 그 한편 한편이 유명한 명상록을 읽는 만큼이나 깊이가 있다. 그의 글 안에는 작은 것에 대한 소중함, 수형 생활 안에서 만난 크고 작은 일들과 단상, 가족에의 소중함 등이 정감어린 필치로 그려져 있다.

'일요일 오후, 담요 털러 나가서 양지바른 곳의 모래 흙을 가만히 쓸어 보았더니 그 속에 벌써 눈록색의 풀싹이 솟아오르고 있었습니다. 봄은 무거운 옷을 벗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던 소시민의 감상이 어쩌다 작은 풀싹에 맞는 이야기가 되었나 봅니다.'슬픔이 사람을 맑게 만드는 것인지 그가 바라보는 세상은 울타리 밖에 사는 우리보다 넓고 아름답다. 시인 김용택의 "아름다운 역사의 죄를 지은 이들이 내어놓은 감옥에서의 사색은 사람들을 해방시킨다"는 글귀가 공감되는 부분이다.

'없는 사람이 살기는 겨울보다 여름이 낫다고 하지만 교도소의 우리들은 없이 살기는 더합니다만, 차라리 겨울을 택합니다. 왜냐하면...... 여름 징역은 자기의 바로 옆사람을 증오하게 한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모로 누워 칼잠을 자야 하는 좁은 잠자리는 옆사람을 단지 37도의 열덩어리로만 느끼게 합니다. 이것은 옆사람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 나가는 겨울철의 원시적인 우정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형벌 중의 형벌입니다. 자기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미워한다는 사실, 자기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미움받는다는 사실은 매우 불행한 일입니다.' 이렇듯, 수형 생활 중 자신이 직접 겪으면서 털어놓는 진솔한 이야기와 사색들은 경이로움을 자아낸다.

현실 사회주의가 무너져내린 뒤 자본의 전일적 지배가 강화되고 포스트모더니즘과 정보화의 물결이 넘실대는 이 세기말의 상황 속에서 그가 찾아낸 희망은 여전히 인간에 대한 애정과 믿음이다. 『나무야 나무야』에서 그는 '신발 한 켤레의 토지'에 서서도 푸르고 굳건하게 뻗어가고 있는 '남산의 소나무들'처럼 '메마른 땅을 지키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연민을 보낸다. '인간'의 입장에서 바라본 오늘의 자본주의문화에 대한 그의 시각은 냉엄하다. 사람들 사이의 관계는 사상한 채 상품미학에 매몰된 껍데기의 문화를 그는 통렬히 비판한다. 그리고 '정보'와 '가상공간'에 매달리는 오늘의 신세대 문화에 대해서도 그것이 지배구조의 말단에 하나의 칩(chip)으로 종속되는 소외의 극치일 수 있음을 우려하면서, '진정한 지식과 정보는 오직 사랑과 봉사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으며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서서히 성장하는 것'임을 갈파한다. 또한 단순히 비판에서 멈추지 않고 오늘의 문명에 대한 근본적 성찰로 이어진다. 그는 소나무보다 훨씬 많은 것을 소비하면서도 무엇 하나 변변히 이루어내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삶을 반성하면서 자연을 오로지 생산의 요소로 규정하는 현대 문명의 폭력성을 질타한다. 이러한 근본적 성찰의 밑바닥에 가로놓여 있는 것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와 연대에 대한 옹호이다. 그는, 화사한 언어의 요설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삶으로써 깨닫고 가르칠 수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20년 수형 생활을 통해 얻은 가르침과 동양고전을 통해 유연한 세계 인식의 틀을 설명한 『담론』은 부제 그대로 그의 마지막 강의록이다. 공부는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하는 것이고, 가슴에서 끝나지 않고 발까지 이어질 때 비로소 세계와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는 공부가 된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사람은 다른 가치의 하위 개념이 아니며, 사람을 키우는 일이야말로 그 사회를 인간적인 사회로 만든다고 역설한다. 책 속 곳곳에 세계와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과 가르침이 그득 담겨 있다.

그 밖에 다른 저서로는 『손잡고 더불어』『나무가 나무에게』 『강의: 나의 동양 고전 독법』『청구회 추억』, 『다른 것이 아름답다』(공저), 『여럿이 함께』, 『한국의 명강의』(공저), 『느티아래 강의실』(공저) 등이 있다. 역서로는 『외국무역과 국민경제』, 『사람아 아! 사람아』, 『노신전』(공역), 『중국역대시가선집』(기세춘 공역, 4권)이 있다. '더불어숲' (http://www.shinyoungbok.pe.kr) 홈페이지에서 저자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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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1997년 01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350g | 148*210*20mm
ISBN13
9788971990933

책 속으로

파주에서 서쪽으로 시오리 임진강가에 반구정이라는 작은 정자가 있습니다. 세종조의 명사이며 청백리의 귀감인 방촌 황희 정승의 정자입니다. 18년간의 영상직을 치사하고 90세의 천수를 다할 때까지 이름 그대로 갈매기를 벗하고 그의 노년을 보낸 곳입니다. 단풍철도 지난 초겨울이라 찾는 사람도 없어 한적하기가 500년 전 그대로다 싶었습니다. 당신은 아마 똑 같은 이름의 정자를 기억할 것입니다.

서울 강남의 압구정이 그것입니다. 압구정은 세조의 모신이었던 한명회가 그의 호를 따서 지은 정자입니다. 반구정의 반과 압구정의 압은 글자는 비록 다르지만 둘 다 ‘벗한다’는 뜻입니다. 이 두 정자는 다같이 노재상이 퇴은하여 한가로이 갈매기를 벗하며 여생을 보내던 정자입니다만 남아 있는 지금의 모습은 참으로 판이합니다.

--- p.19

자기의 시대를 고뇌했던 사람에 대한 평가는 그 시대가 청산되었는가 아닌가에 따라서 당연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당신의 말은 옳습니다. 역사의 진실은 항상 역사서의 둘째권에서 다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죽헌을 들러 지월리에 이르는 동안 적어도 내게는 우리가 역사의 다음 장을 살고 있다는 사실에 문득 의심스러워집니다.

--- p.34

오늘은 충청북도 단양군 영춘면 하2리에 있는 온달산성에서 엽서를 띄웁니다. 1,400년 전에 과거로부터 띄우는 이 엽서가 당신에게 어떻게 읽혀질지 망설여집니다. 온달산성은 둘레가 683미터에 불과한 작은 산성입니다만 깎아지는 산봉우리를 테를 두르고 있어서 멀리서 바라보면 흡사 머리에 수건을 동여맨 투사 같습니다. 결연한 의지가 풍겨오는 책성입니다. 그래서 쉽게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 성이었습니다. 다만 하2리 마을 쪽으로 앞섶을 조심스레 열어 산성에 이르는 길은 내주고 있었습니다. 산중턱에 이르면 사모정이라는 작은 정자가 있습니다. 전사한 온달 장군의 관이 땅에서 떨어지지 않자 평강공주가 달려와 눈물로 달래어 모셔간 자리라 전해지고 있습니다.

--- p.78

불길의 경로와 온도의 변화. 도자기와 가마가 이루어내는 가마속의 복잡한 곡면 그리고 그 곡면 속에서 일어나는 무궁한 변화와 우연에 대하여 과학이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은 그리 대단한 것은 못됩니다. 뿐만 아니라 기온, 습도, 바람 등 과학이 예측해낼 수 없는 과학 이상의 웅장한 세계가 엄존함을 받아들이지 않을수 없게 됩니다. 사람이 자연에 관하여는 상한은 결국 사람이 할 수 있는 도리를 다한다음 결과를 기다리는 정성과 겸손함일 것입니다. 필연과 절대와 신념이라는 정신사의 오만을 반성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왜냐하면 '자연이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 p.146

등에는 아기를 업고, 양손에는 물건을 들고, 머리에는 임을 이고. 그리고 치맛자락에 아이를 달고 걸어가는 시골 아주머니를 한동안 뒤따라간 적이 있습니다. 어릴 적의 일이었습니다. 무거운 짐에다 아기까지 업고 있는 아주머니의 고달픔은 물론 마음 편하게 바라볼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만 내가 가장 걱정했던 것은 머리 위의 임이었습니다. (중략) '저 아주머니에게 손이 하나 더 있었으면......'

--- p. 66

당신이 힘들게 얻어낸 결론이 여성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억압의 철폐는 사회의 근본적인 모순을 드러내는 일과 직접 맞물려 있다. 는 것이라면 그리고 한 시대의 정점에 오르는 성취가 아니라 그 시대의 아픔에 얼마만큼 다가서고 있는가 하는 것이 그의 생애를 읽는 기준이 되어야 한다면 당신은 이곳 지월리에도 와야 합니다.

--- p.33

당신은 유적지를 돌아볼 때마다 사멸하는 것은 무엇이고 사람들의 심금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를 돌이켜보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오늘 새로이 읽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라고 하였습니다. '과거'를 읽기보다 '현재'를 읽어야하며 '역사를 배우기'보다 '역사에서' 배워야 하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 p.84

나의 미륵 여행은 역시 미완의 여행으로 끝난 느낌이었습니다. 민중의 미적 정서가 상투화되어버리는 것만큼 절망적인 것은 없습니다. 소망의 세계마저 제도화되어 버린다면 미륵은 영원히 미완인 것으로 완성되어 버릴 것 같은 생각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최후의 그린벨트가 바로 꿈이기 때문입니다

--- p.46

강화도 서쪽 끝 하일리는 저녁노을 때문에 하일리입니다. 저녁노을은 하루의 끝을 알립니다. 그러나 하일리의 저녁노을에서는 하루의 끝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늘과 땅이 적과 흑으로 확연히 나누어지는 산마루의 일몰과는 달리 노을로 물든 바다의 일몰에서는 저 해가 내일 아침 다시 동해로 솟아오르리라는 예언을 듣기 때문입니다. 하곡 정제두 선생이 당쟁이 격화되던 숙종 말년 표연히 서울을 떠나 진강산 남쪽 기슭 이곳 하일리에 자리잡은 까닭을 알 것 같습니다. 이곳 하일리에서는 오늘 저녁의 일몰에서 내일 아침의 일출을 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p.48

출판사 리뷰

역사와 현실로 확대된 새로운 사색의 지평
옥중서간집 『감옥으로부터의 사색』(1988)으로 독서계에 신선한 감동과 충격을 불러일으켰던 신영복 교수의 에세이. 이 책은 그가 단절의 공간으로부터 벗어난 지 8년 만에 선보이는 사색의 글 모음이다. 역사와 현실이 살아 숨 쉬는 이 땅 곳곳을 직접 발로 밟으면서 적어간 25편의 글들은, 우리의 삶에 대한 따뜻한 관조, 사회와 역사를 읽는 진지한 성찰로 가득 차 있다.

신영복 교수가 출감 이후 처음 선보인 에세이

옥중서간집 『감옥으로부터의 사색』(1988)으로 독서계에 신선한 감동과 충격을 불러일으켰던 신영복 교수, 그가 단절의 공간으로부터 벗어난 지 8년 만에 국토와 역사의 뒤안에서 띄우는 사색의 글모음을 내놓았다.
그 사이 『엽서』, 『사람아 아! 사람아』, 『노신전』 등의 저서와 역서를 펴내기도 했지만, 본격적인 글쓰기로서는 이 책이 출소 이후 첫 번째라 할 수 있다.
역사와 현실이 살아 숨쉬는 이 땅 곳곳을 직접 발로 밟으면서 적어간 25편의 글들은 우리의 삶에 대한 따뜻한 관조와 사회와 역사를 읽는 진지한 성찰로 가득 차 있다.
지성의 불확실성 시대라고 일컬을 만큼 지적 혼돈과 무정향에 빠져 있는 오늘의 상황 속에서 이 책은 세기적 전환의 시대를 읽는 새로운 사색의 화두이자 다가올 신문명에 대한 혜안의 메시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감옥으로부터 벗어난 ‘세상 속에서의 사색’을 고대해온 많은 독자들로서는 역사와 현실로 지평이 확대된 그의 새로운 면모와 사색의 세계를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역사와 현실로 확대된 새로운 사색의 지평

현실 사회주의가 무너져 내린 뒤 자본의 전일적 지배가 강화되고 포스트모더니즘과 정보화의 물결이 넘실대는 이 세기말의 상황 속에서 그가 본 것은 무엇일까, 또 그가 찾아낸 희망은 무엇일까.
그의 사색을 안받침하고 있는 중심적 화두는 여전히 ‘인간’에 대한 애정과 믿음이다. 그는 ‘신발 한 켤레의 토지’에 서서도 푸르고 굳건하게 뻗어가고 있는 ‘남산의 소나무들’처럼 ‘메마른 땅을 지키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연민을 보낸다. ‘인간’의 입장에서 바라본 오늘의 자본주의문화에 대한 그의 시각은 냉엄하다. 사람들 사이의 관계는 사상한 채 상품미학에 매몰된 껍데기의 문화를 그는 통렬히 비판한다. 그리고 ‘정보’와 ‘가상공간’에 매달리는 오늘의 신세대문화에 대해서도 그것이 지배구조의 말단에 하나의 칩(chip)으로 종속되는 소외의 극치일 수 있음을 우려하면서, ‘진정한 지식과 정보는 오직 사랑과 봉사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으며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서서히 성장하는 것’임을 갈파한다.
오늘의 삶과 문화에 대한 반성은 자본주의적 물신구조와 그에 포섭된 껍데기문화에 대한 비판에서 멈추지 않고 오늘의 문명에 대한 근본적 성찰로 이어진다. 그는 ‘소나무보다 훨씬 많은 것을 소비하면서도 무엇 하나 변변히 이루어내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삶을 반성하면서 ‘자연을 오로지 생산의 요소로 규정하는’ 현대 문명의 폭력성을 질타한다.
이러한 근본적 성찰의 밑바닥에 가로놓여 있는 것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와 연대에 대한 옹호이다. 그는, 화사한 언어의 요설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삶으로써 깨닫고 가르칠 수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리하여 그의 사색은 ‘경쟁상대로 팽팽히 켕겨진 시장이 아니라 우정이 소통되는 세상’을 지향한다. 구원의 손길이 아니라 다정한 악수로 맞잡은 현대 속에서 ‘인간이 타인에게 인간적인 세상’을 이루기를 갈망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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