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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인생의 주도권을 찾는 연습 1. 여자다움을 그만두다 못난이 행성 출신 콤플렉스와 싸우다 여자다움 검정 시험 불합격 통보 미팅, 미팅, 미팅 차라리 빨리 늙어버리고 싶다 여자의 가치는 젊음이다 2. 나다워질 수 있는 시간 술을 좋아하게 된 이유 자립의 조건 타인을 받아들이는 자세 분명 사랑은 아냐 최선을 위한 가벼운 선택 평범한 어른이 될 수 없는 나 3. 이 정도의 거리가 좋다 칭찬에 뻔뻔해질 필요가 있다 연애 세포의 행방 고질적 낯가림 의외로 사람들은 당신에게 관심이 없다 책임은 스스로 지는 것이다 한 걸음 다가서는 용기 누군가에게 어떤 사람이 된다는 것 4. 어른이 된다는 것 악덕 기업에서 벗어나는 방법 여자의 행복 독특하고 은밀한 취향 소녀에서 여자로 오늘 나 좀 멋있는 것 같아 핑크는 나를 선택했다 에필로그 좋아하는 걸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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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나는 콤플렉스를 없애기 위해 힘껏 노력한 결과다. 내게는 내 외모 때문에 거울을 보는 것도, 남들과 이야기하는 것도 고통스러웠던 시절이 있다. 심지어 내 외모가 싫어서 차라리 죽고 싶었던 시기도 있었다. 매일 밤마다 인터넷에서 성형 수술을 검색하던 기억도 선명하다. 오랜 고통의 시간 끝에 지금의 내가 존재하는 것인데 ‘예쁘다는 말을 듣고 싶어서 못생겼다고 한 것 아니냐’는 뉘앙스를 느낄 때마다 나는 그 시절의 나를 전부 부정당하는 기분이 든다.
--- p.28 “여자잖아”, “결혼 안 해?”, “그런 옷 입고 다니면 남자한테 인기 없어” 같은 무례한 참견을 당하는 일도, 쓸데없는 말에 상처 받는 일도 사라질 것이다. 할머니니까. “여자이길 포기했네”, “여잔데 왜 그래?” 같은 말도 듣지 않게 될 거고. 만약 내 성별을 쉽게 포기할 수 있었다면 진작에 갖다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 수 없으니 차라리 할머니가 되어 내게 필요 없는 여성적인 부분을 완전히 버리고 싶다. 아, 빨리 할머니가 되고 싶다. --- p.42 그럼에도 나는 앞으로도 혼자서 잘 살아가고 싶다.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고 혼자 강인하게 말이다. 살아가면서 크게 희망적인 일이 없어도 상관없다. 내 인생에 책임을 지면서 혼자 살다가 죽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여기서 말하는 ‘혼자’에는 가족도, 애인도, 친구도 포함되지 않는다. 진정한 의미의 혼자가 되어 묵묵히, 당당히 살아가고 싶을 따름이다. --- p.66 내 인생에도 운명을 바꾸는 순간이 언젠간 찾아올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서 주어지든, 스스로 쟁취하든 상관없다. 비록 어렸을 때부터 상상했던 어른이 되지는 못했지만, 내 인생을 확 바꿀 만한 운명이 찾아올 그때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준비운동을 하고 있을 생각이다. 오늘도, 또 내일도 나는 직감과 충동과 분위기에 휩쓸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선택할 테다. -p. 86 특별히 퇴직을 결정하고 실행에 옮기게 된 거창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다. 그렇게 날마다 버티며 일하는 것이 힘들어졌고 내 상식이 통하지 않는 공간에 있다는 사실 자체를 견딜 수 없게 된 것뿐이었다. ‘이대로 여기서 계속 일하면 난 망가질 거야. 도망쳐야 해’라고 결심하고 부장에게 퇴직하겠다고 이야기했다. 한계였다. 그곳을 그만두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보다 그곳에서 계속 일하는 것에 대한 불신감이 앞선 순간이었다. --- p.155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사람을 기다리는 것, 남자에 의해 내 행복이 좌우되는 인생 따위는 분명히 재미없다. 자신보다 멍청해 보이는 여자와 결혼해서 여자보다 우위에 서려는 남자는 내가 먼저 거절한다. 나는 남자가 가져다주는 행복을 기다리지 않는다. 혼자서도 똑바로 걸어갈 수 있다는 것, 내 능력을 인정해줄 곳이 있다는 것 그리고 내 힘으로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내고 싶다. --- p.161 지금은 무섭지 않다. 이제는 누군가로부터 무시를 당하거나 미움을 받아도 그 사람과 되도록 마주치지만 않으면 된다고 가볍게 생각할 수 있게 됐다. 따돌림을 당한 이후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냈고, 나를 인정해주는 사람들을 알게 됐고, 어떤 생활이든 의외로 잘 적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인 것 같다. 마음을 지탱해주는 커다란 기둥 같은 것이 몇 개 세워지면서 나는 웬만한 일로는 상처를 받지 않게 됐고, 단단해질 수 있었다. --- p.174 콤플렉스란 원래 그런 것이다. 신경 쓰는 사람은 나뿐이고 먼저 이야기하기 전에는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A군은 내 눈동자를 보며 “괜찮아. 신경 쓰지 마. 난 굉장히 멋있다고 생각해”라고 말해줬다. --- p.1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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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무책임한 관심에서 우리를 구원하는 글
나를 조금씩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못난이로 살아온 내게 일어난 일들, 거기서 느꼈던 감정들, 생각들을 글로 꺼내어 마음을 정리해서 과거의 나를 조금이라도 구원해주고 싶다.” _p. 19 중에서 만화와 드라마로 큰 사랑을 받았던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얼굴이 아니라 그 질 떨어진 마인드를 수술하지 그랬냐.” 시작은 ‘강오크’라는 별명이었다. 못생긴 외모로 놀림을 받은 주인공 ‘강미래’는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성형으로 예쁜 외모를 갖게 됐지만 오랫동안 주눅 들었던 마음은 콤플렉스를 극복하지 못한 채 여전히 자신을, 타인을 외모로 평가하고 있었다. 콤플렉스는 마음의 문제였다. 주인공은 이를 깨닫고 스스로를 엄격하게 옭아맨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힘겹게 부딪치며 이겨내고자 노력한다. 이 웹툰은 사소해 보이는 말 한마디가 어떻게 한 사람의 정신을 집어삼키는지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고통스러운 노력이 필요한지 보여준다. 이 책의 저자도 날씬하지 않은 몸매와 큰 키, 여드름 가득한 피부 때문에 오랫동안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시작은 부모님의 ‘못생겼다’는 말이었다. 외모에 대한 부모님의 차가운 시선이 그대로 그녀의 마음에 박혀 그녀는 옷을 고를 때도, 누군가와 친해질 때도,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할 때도 못생긴 자신이 감히 그래도 괜찮을지부터 걱정했다. 못난 외모는 그녀의 인생에서 히말라야급 허들이 되었다. 그녀는 그것이 지나친 자의식 과잉이라는 것을 안다. 머리로는 알지만 마음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콤플렉스에서 자유로워지는 수천, 수만 번의 경험이 필요하다. 저자는 아직 자신을 편안하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마음의 벽에 부딪치는 건 몸과 마음이 아픈 일이지만 그녀는 노력하고 있다. 이 책은 그 노력의 일부다. 그녀 자신은 물론 그녀처럼 세상의 차가운 말과 시선 때문에 상처받은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해서 말이다. 너와 나의 모호한 거리 저에겐 이 정도의 공간이 필요합니다 “혼자서 걷는 외국의 낯선 거리. 거리에서 첫눈에 보고 반한 원피스, 발색이 마음에 드는 아이섀도. 나는 언제나 내가 설레고 좋아하는 것들을 잘 찾아냈고 그것들을 소중히 여기는 방법도 잘 알았다. 하지만 그 대상이 사람인 경우에는 아무리 해도 그렇게 되지 않았다.” _p. 102 중에서 흔히 나이를 먹을수록 진실된 친구를 만나기 힘들다고들 한다. 어린 시절처럼 아무것도 모른 채 마냥 웃고 떠들 수만은 없기 때문에 말이다. 하지만 이미 어렸을 때부터 누군가에게 특별한 이유도 없이 괴롭힘과 거절을 경험했다면 그 사람에게 인간관계는 더 이상 나이의 문제가 아니게 된다. 고등학생 시절 저자는 친구들에게 “그냥” 왕따를 당했다. 이후 그녀는 인간관계를 맺을 때면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를 보호할 공간부터 확보했다. 하지만 동시에 세상은 그녀에게 사회성을 기르라고, 털털해지라고, 나긋나긋해지라고 강요했다. 그래서 그녀는 모두에게서 심지어 가족에게서도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서 적당히 관계의 거리를 타협하기 위해 술에 의지하기 시작했다. 술은 그녀를 그 자리에서 없어선 안 될 사람으로, 털털한 친구로, 유쾌한 동료로 만들어주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그녀는 자신이 누구에게도 어떤 존재가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닫는다. 외로운 타향살이를 하는 친구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지도 못했고, 크게 의지하던 남자에게 끝끝내 마음을 열지도 못했다. 그녀는 물건에게 자신의 마음을 줬던 것처럼 누군가에게 편안하게 마음을 열 수 있는 거리를 찾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녀처럼 우리의 관계 또한 어린 시절의 천진난만함은 사라졌지만 때론 진심으로, 때론 조심스럽게 각자의 거리를 만들어나가고 있을 것이다. 연애와 결혼을 해야 참된 어른일까 비로소 자립하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나는 남자가 가져다주는 행복을 기다리지 않는다. 혼자서도 똑바로 걸어갈 수 있다는 것, 내 능력을 인정해줄 곳이 있다는 것 그리고 내 힘으로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내고 싶다.” _p. 161 중에서 나이를 먹을수록 “어른들 말 틀린 게 하나도 없다”는 말을 하는 횟수가 늘어난다. 그럼에도 절대 수긍할 수 없는 건 “여자의 행복은 좋은 남자를 만나서 아들, 딸 잘 낳고 사는 거다”라는 말이다. 맛있는 맛집이나 효과가 좋은 화장품을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공유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한다. 그러나 맛있다거나 효과가 좋다는 후기를 들을 수도, 찾을 수도 없는 결혼을 왜 그렇게 앞다투어 권하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인식의 차이일 수도 있겠다. 해보지 않은 사람이 뭘 모르는 걸 수도 있으니. 그렇다 쳐도 권유 방식에는 확실히 문제가 있다. 결혼은 대개 효용보다는 결핍을 압박하는 방식으로 홍보되기 때문이다. 연애나 결혼을 못하는 사람은 정상적인 어른이 아니라는 식으로 말이다. 저자는 결혼에 실패했음에도 잘난 여자가 아닌 멍청한 아내로 살 것을 권하는 엄마와 이모들의 잔소리에 혹해 결혼의 달콤한 미래를 상상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상상하면 할수록 도저히 현실감이 떨어졌다. 자신의 힘으로 행복해지지도 못한 채 남자에게 의지해서 결국 자신의 삶을 잃게 된 엄마와 이모들의 예가 너무나 큰 교훈이 되었다. 그래서 청소와 설거지, 잔심부름을 당연히 여자의 몫으로 여기는 회사에서도 힘겹게 탈출했다. 그녀에게 연애와 결혼은 목표가 아닌 자연스러운 인생의 옵션들 중 하나다. 이제 그녀는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았고, 스스로의 힘으로 행복을 일구는 연습을 해나가고 있다. 그것이 비로소 자립하는 것이라고, 진정한 어른의 모습이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