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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별일 없이, 여기
초록 소파 LPG 가스 어쩌면 어디선가 01 커피와 크림빵 서랍 종 어쩌면 어디선가 02 실내 피노누아 2 밖에 잠시 파란 대문 책상과 묘지 어쩌면 어디선가 03 물푸레나무 찬장 회색 벽돌과 붉은 목재 어쩌면 어디선가 04 춘희와 로메로 식물원 492번지 몰리 3 모르는 곳에서 타일로 된 집 어쩌면 어디선가 05 한뎃잠 천장 아시아 스타일 아침식사 어쩌면 어디선가 06 바나나 우유 어쩌면 어디선가 07 소셜네트워크 바람탑 창밖 어쩌면 어디선가 08 불이 켜진다 4 잊히고도 남은 마루 나무 미닫이문 안녕하세요 어쩌면 어디선가 09 흰개미집처럼 침대 어쩌면 어디선가 10 헤링본 패턴과 브론즈 샹들리에 작가의 말 살고 싶은 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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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가고 싶고 늘 나가고 싶은, 그곳은 나의 집
책은 전체 4부로 구성되었다. 1부 「별일 없이, 여기」는 지금 사는 집으로 돌아오기까지의 과정, 집에서 하고 있는 희미한 활동들에 관한 이야기다. 혼자 책을 읽고 혼자 밥을 먹고 혼자 텔레비전을 보고 혼자 커피를 내리면서도 충분히 좋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말하고 있다. 2부 「밖에 잠시」는 남의 집들에 관한 이야기다. 와이파이가 잘 터지는 묘지의 주인집 이야기도 있고, 요가 선생님 집도 있다. 고양이가 ‘신’인 2호집도 있고, 문어 카르파치오를 만들어주는 친구 집도 있다. 웃을까 울까 망설이게 되는 이야기들이다. 3부 「모르는 곳에서」는 여행지의 집들 이야기다. 새벽 2시의 리스본, 루앙프라방의 도마뱀, 두바이의 바람탑, 그리고 그라나다로 가는 고속도로까지, 모든 이야기에 ‘남의 집 불구경’ 같은 재미가 있다. 주인공은 죽을 맛인데 보는 사람은 킬킬거린다. 스스로의 흑역사로 남을 웃기는 분야가 적성인가 싶을 정도다. 4부 「잊히고도 남은」은 한 시절을 추억하게 하는 집들, 시간 속의 집들에 관한 이야기다. 어릴 적 살았던 할머니 집, 한때 사랑했던 커피집, 용윤선의 성북동 서점커피집, 귀신 나오는 친구 집…. 고유하고도 보편적인 삶이 있는 집들 이야기다. 그리고 하나 더, 밤식빵에 박힌 설탕졸임 밤처럼 숨은 이야기들이 있다.「어쩌면 어디선가」라는 소제목 아래, 거실 바닥을 굴러다니며 책을 읽다 떠오른 엉뚱한 상상들을 기록했다. 미니픽션, 시, 희곡 등 형식은 다양하지만 모두 집과 관련이 있다. 다시, 집을 생각하게 하는 글들이다. 습관적으로 나오고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곳, 그래도 힘들 때 가장 가고 싶은 곳, 하지만 너무 오래 있으면 탈출하지 않곤 못 배기는 곳. 집이다. 살고 싶은 집은 누구나의 마음속에 있지만, 내가 사는 이곳만이 나의 집이다. 내 삶만이 나의 것이듯. “어떤 집에서 사는가보다 어떻게 사는가가 살고 싶은 집과 더 많이 연결되어 있다. (…) 사람이 세상을 떠날 때의 모습은 그 사람이 살고 싶은 생의 한 모습일 것이 분명하다.” 그러니 그대 집을 더 사랑해주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