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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아름다울 때 있다
가득한 여백 사랑하는 사람에게 너를 만나고 싶다 새들도 슬픔이 있을까 멀리 있는 연인에게 나무 가을입니다 연어가 돌아올 때 먼 산 같은 사람에게 기대고 싶어라 혼자 가는 여행 국화 앞에서 은어 12월 미시령 우편배달부 마음의 행상 내 안의 나 반짝이는 것은 다 혼자다 못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하모니카를 잃어버렸네 눈물에 가슴 아픈 것들은 다 소리를 낸다 산수유가 피고 있습니다 길 위에 있는 동안 행복하다 상실 언제나 너는 멀다 너 사랑한다는 일의 부질없음 푸른 넝쿨 흑백사진 속으로 풀 작은 평화 산에 호랑이 달처럼 슬픈 기타 마음에도 길이 있어 별 공 다비 나무 기도 마음 길 오십견 섬에서 아픈 집 산다는 게 뭔데 우리 살던 옛집에 어머니 인간에 대한 결례 길 위에 흔들리다 자화상 멸종 추워요 미래의 기억 나목 삶이 나를 불렀다 무엇인가? 밤이니까 그 생각 히말라야(1) 히말라야(2) 얌드록초 파슈파티나트 바라나시 네팔에 있었다 붉은 꽃 위구르 구두에게 물어보네 헤어져 있는 동안 작가 스케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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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사람의 등을 보거나 사랑하는 이의 무관심에 다친 마음 펴지지 않을 때
섭섭함 버리고 이 말을 생각해 보라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김재진 시인의 스테디셀러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는 1997년 초판 출간 당시 한 달 만에 6만 부의 판매고를 기록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 시집에서 김재진 시인은 고단한 삶의 상처들을 드러내고 있다. 그의 시편은 바로 그 상처를 싸매고 있는 붕대들이다. “저는 시를 삶의 상처라고 생각해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삶의 상처에 대한 기록이라고 할 수 있어요. 물론 그 상처들과 화해함으로써 세상을 따뜻하고 아름답게 살고 싶다는 생각도 합니다. 슈베르트가 ‘내 슬픔으로부터 비롯된 음악이 사람들을 위안하고 기쁘게 한다’고 한 적이 있듯, 저도 그래요. 이제는 내 상처에서 비롯된 시가 사람들을 위로하고 위안할 수 있기를 바라게 돼요.”라는 시인의 말처럼 이 시집은 시인 자신의 상처에 대한 기록이자 동시에 그 상처에 대한 치유의 기록인 것이다.그렇다면 시인의 상처는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그가 삶에서 받은 상처를 일일이 다 헤아릴 수는 없다. 다만 이 시집에 실린 많은 사랑의 시편을 통해 그가 사랑에 대한 갈망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면서도 그의 갈망이 언제나 실연을 전제로 하고 있는 사랑일 수밖에 없다는 것도 알 수 있다. 결국 사랑의 갈망과 그 갈망의 안타까움과 부질없음이 동시에 표현되고 있는 것이다.그는 ‘언젠가 유리창을 타고 올라가는 넝쿨의 푸른빛이 결코 푸른빛이 아닐 수도 있다. 그것은 빛이 만들어낸 혼란일 수도 있다’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 순간 그는 사랑이라 생각한 것이 진정한 사랑이 아닐 수도 있다는 커다란 인식의 변화를 겪었다고 한다. 그와 같은 인식의 변화로 그는 새삼 인간이 고독한 존재라는 것을 성찰하게 된다. 인간이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혼자라는 사실에 대한 가슴 아픈 자각!그러기에 시인은 이렇게 노래할 수 있었던 것이다. “믿었던 사람의 등을 보거나 사랑하는 이의 무관심에 다친 마음 펴지지 않을 때 섭섭함 버리고 이 말을 생각해 보라.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바로 그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혼자다. 한순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다 해도 그것이 영원한 것은 아니다. 모든 것은 변하고 지금 내가 변하지 않으리라 믿는 그 믿음조차도 변한다.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모든 것은 변하고 만다’라는 진리 하나뿐인 것이다.시인은 누구나 혼자라는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그것을 인정할 때에만 지금까지는 없었던 위안과 평정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시인은, ‘혼자야말로 자신을 일으켜 세우는 가장 반듯한 위안’이라고 말한다. 시인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삶의 역설이 바로 이런 게 아닐까?시인은 이 시집에서 사랑의 갈망, 사랑의 안타까움과 부질없음을 일관되게 노래한다. 자연히 그의 시편은 하나같이 고단한 삶의 상처를 드러내지만, 결코 어둡거나 슬프지 않다. 오히려 아픈 상처를 싸매는 붕대처럼, 어둡고 추운 한밤중에 피워내는 매혹적인 장미 향기처럼 따뜻하게 와 닿는다. 그의 시편이야말로 이른바 그의 상처의 기록인 동시에 삶의 위안과 위로인 까닭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