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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리뷰 누가 진보를 죽였는가

Chapter 1 버림받은 노동자와 침묵하는 진보
모든 것을 잃어버린 사람들
침묵하는 진보
파워 엘리트들과 결탁하다

Chapter 2 영원한 전쟁에 빠져 무기력해지다
정의는 어디에 있는가
그들은 어떻게 노동자를 배신했나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
전쟁을 지지한다고 말하기 전에

Chapter 3 진보, 몰락의 길에 서다
대중 선동에 앞장서다
대량화, 획일화가 지배하다
검열의 시대
쾌락에 빠진 예술
독기 품은 진보의 마녀 사냥

Chapter 4 항복, 공포에 굴복하다
예술에 대한 강철같은 통제
인정받기 위해 영혼을 팔다
대중 미디어와 기업의 결탁
진보주의자들이 앓고 있는 병

Chapter 5 무릎 꿇지 않는 반란자들
불문율을 어긴 이단아들
진보의 죽음
반격을 위한 분노와 부활의 힘
신화에 도전하는 자들
버림받은 네이더
킹과 말콤의 인종차별 저항 운동
국민을 돌보지 않는 나라

Chapter 6 분노, 저항의 새 패러다임
저항의 패러다임을 바꿔라
진실과 아름다움에 가치를 두라
분노와 용기가 희망이다

저자 소개 2

크리스 헤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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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 Hedges

작가, 언론인, 종군기자. 장로교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콜게이트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으며, 하버드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언론계의 노암 촘스키로 불리는 미국의 대표적인 진보 언론인이다. 1990년부터 2005년까지 「뉴욕타임스」 특파원으로 중앙아메리카, 중동, 아프리카와 발칸에서 일어나는 분쟁과 전쟁을 취재했다. 2003년 5월, 일리노이주 록포드대학 졸업식에서 이라크 전쟁을 비난하는 연설을 해서 물의를 일으켰고, 「뉴욕타임스」는 그에 대하여 경고 조치를 했다. 이에 환멸을 느낀 그는 신문사를 사직한 뒤 현재 비영리 미디어 센터인 네이션 연구소 선임연구원이며 컬럼비아 대학, 뉴
작가, 언론인, 종군기자. 장로교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콜게이트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으며, 하버드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언론계의 노암 촘스키로 불리는 미국의 대표적인 진보 언론인이다. 1990년부터 2005년까지 「뉴욕타임스」 특파원으로 중앙아메리카, 중동, 아프리카와 발칸에서 일어나는 분쟁과 전쟁을 취재했다. 2003년 5월, 일리노이주 록포드대학 졸업식에서 이라크 전쟁을 비난하는 연설을 해서 물의를 일으켰고, 「뉴욕타임스」는 그에 대하여 경고 조치를 했다. 이에 환멸을 느낀 그는 신문사를 사직한 뒤 현재 비영리 미디어 센터인 네이션 연구소 선임연구원이며 컬럼비아 대학, 뉴욕 대학, 프린스턴 대학, 토론토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다.
2002년 국제 테러리즘을 보도한 「뉴욕타임스」 기자단의 일원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했으며, 같은 해 국제사면위원회에서 수여하는 인권언론상을 수상했다. 「포린 어페어스」 「하퍼스」를 비롯한 여러 간행물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컬럼비아대학교, 뉴욕대학교, 프린스턴대학교, 토론토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나는 무신론자를 믿지 않는다 I Don’t Believe in Atheists》와《누가 내 생계를 위협하는가 Death of the Liberal Class》로 전미비평가협회상의 최종 후보에 오른 바 있다. 컬럼비아 대학, 뉴욕 대학, 프린스턴 대학, 토론토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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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가·번역가.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학교 대학원 철학과에서 칸트 철학을 전공해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7년부터 2008년까지 시사·정치 전문지 『포린폴리시』 한국어판 편집장을 역임했으며, 『경향신문』·『주간경향』·『프레시안』·『GQ』 등에 기고했다. 현재 『조선일보』와 『신동아』에 칼럼을 쓰고 있고, 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탄탈로스의 신화』, 『논객시대』 등이 있다.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그들은 왜 나보다 덜 내는가』, 『실전 격투』, 『정념과 이해관계』, 『밀레니얼 선언』,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 『
자유기고가·번역가.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학교 대학원 철학과에서 칸트 철학을 전공해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7년부터 2008년까지 시사·정치 전문지 『포린폴리시』 한국어판 편집장을 역임했으며, 『경향신문』·『주간경향』·『프레시안』·『GQ』 등에 기고했다. 현재 『조선일보』와 『신동아』에 칼럼을 쓰고 있고, 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탄탈로스의 신화』, 『논객시대』 등이 있다.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그들은 왜 나보다 덜 내는가』, 『실전 격투』, 『정념과 이해관계』, 『밀레니얼 선언』,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 『아웃라이어』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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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10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376쪽 | 560g | 148*210*30mm
ISBN13
9788947528795

책 속으로

“나는 사람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전제들을 향해 질문하도록 도와주려고 합니다.” 그의 목표에 대해 물었을 때 촘스키는 이렇게 말했다. “전제들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마십시오. 다들 하는 옳은 말 중 아무것이나 붙잡고 회의적인 태도를 취하는 데서 시작해보십시오. 그 자체로 타당한지 검토하십시오. 대부분은 그렇지 않습니다.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을 향해 질문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십시오. 사물을 꿰뚫어보기 위해 스스로 생각하도록 노력하십시오. 정보는 많습니다. 당신은 이미 판단하고, 평가하고, 다른 것과 견주어 비교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사실 당신은 살아남기 위해 무언가를 믿어야만 합니다. 하지만 뭔가 중요하고 명백한 것이 있다 해도, 덥석 믿지는 마십시오. 더더욱이 무언가 분명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일단 믿지 말아야 합니다.” --- p.76

영화와 사진 속에 등장하는 전쟁의 이미지는 대부분 심장이 뛰는 공포, 코를 찌르는 악취, 귀를 먹먹하게 하는 소음, 고통에 찬 비명, 전쟁터의 피로감 등으로 점철되어 있다. 그런데 이러한 이미지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전투의 제1요소인 혼란과 무질서를 아름다운 전쟁 서사로 둔갑시킨다. 전쟁을 포르노로 만드는 것이다. 특히 전쟁을 직접 겪어본 적이 없는 군인이나 해병들은 맥주를 박스째 사다 놓고, 전쟁을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는〈플래툰〉같은 영화를 보면서, 영화에서 묘사되는 강력한 무기들을 논하며 흥겨운 시간을 보낸다. 그렇지만 폭력의 실상은 그와 다르다. 폭력에 의해 만들어진 모든 것은 아무 의미도, 쓸모도 없다. 미래조차 없다. 죽음, 고통, 파괴 말고 아무것도 남겨놓지 않는 것이다. 전투 장면과 이미지를 보여주지 않던 전쟁 기록들이 그 실상을 잡아내기 시작했다. 전쟁을 만드는 자들의 하녀인 국가와 언론은 전쟁의 효과를 감추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 만약 우리가 진짜 전쟁을 본다면, 전쟁이 젊은이들의 몸과 마음에 무슨 짓을 하는지 본다면, 더는 전쟁을 신화화하지 못할 것이다. 만약 우리가 으깨어져 죽은 아프가니스탄 소녀 옆에 서서 그 부모가 통곡하는 것을 듣고 있어야 한다면,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떠들어댔던 상투적인 표현들을 다시는 입에 올리지 못할 것이다. --- pp.105~106

세인트루이스 외곽에서는 독일 태생의 광부 로베르트 프래거가 500여 명의 군중에게 둘러싸인 채 폭발물을 가지고 있지 않느냐고 추궁당했다. 그는 해군에 입대하려고 했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아 광부가 된 노동자일 뿐이다. 벌거벗긴 채 미국 국기에 묶여 맨발로 끌려다니다가 길바닥에 나뒹굴었고, 환호하는 군중에게 집단 폭행을 당해 숨졌다. 이 집단 폭행을 주도한 자들에 대해 재판이 열렸는데, 그들은 빨간색, 하얀색, 파란색 리본을 두르고 나왔다. 변호인들은 그 일이 정당한 ‘애국적살인’이라고 주장했다. 배심원들은 무죄 평결을 내렸는데 판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25분이었다. 「워싱턴포스트」는 그 재판이 “비록 집단 폭행 같은 과도한 모습이 있긴 했지만 그 자체만 보면 나라 전체적으로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건강한 일”이라고 보도했다. 프래거가 숨기고 있다고 의심되었던 그 폭탄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 p.146

〈요람은 흔들리리라〉에서사용된 것과 같이 돈줄을 막아버리는 검열은 검열자들이 선호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연방극단프로젝트에 의해 시작된 이래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기업 국가가 부상하면서 극단과 공연을 지배하는 데 사용되어왔다. 반면 여타 진보적인 기관에서와 마찬가지로, 아래로부터의 목소리를 말하거나 쓰지 않는 고분고분한 자들에게는 금전적 보상을 주는 것이다. 4년의 활동 기간에 연방극단프로젝트는 예술을 엘리트들이나 하는 것, 접근할 수 없는 것으로 보던 수많은 이들을 끌어들였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새롭고 의지할 수 있는 형식으로 받아들이게 했다. 하지만 파워 엘리트들이 노동자 계급에 허락하고 싶어하지 않았던 것이 있는데 바로 현실을 표현하고 설명하는 것이었다. --- p.168

대학교수, 초·중등학교 교사 또는 공공 부문 종사자들 등에 대한 대규모 해고는 대체로 조용하게 이루어졌다. ‘빨갱이’로 의심되는 이름들은 FBI의 ‘책임 프로그램’ 아래 학교 담당자와 관리자에게 주기적으로 전달되었다. 그 사람의 해고 여부는 전적으로 해당 기관의 손에달려 있었다. 사정을 들어보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해직자들은 해고 사유라고 할 만한 것들을 듣지도 보지도 못한 상태로 대부분 갑자기 잘려나갔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들은 사실상 자신의 전문 분야로 돌아올 수 없었다. 슈레커는 이런 식으로 쫓겨난 사람이 1만에서 1만 2,000명가량이라고 추산했다. --- p.189

대학과 마찬가지로 언론에서도 현안에 거리를 두고 사는 태도가 필요하다. 언론 또한 대학처럼 현실에 무관심하고 특정 당파를 지지하지 않는 관찰자인 척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남미, 중동, 발칸 반도에서 전쟁을 보도하던 이들에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타인의 고통을 목격하면서 감정을 느끼지 않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회의 시간에 엘살바도르 암살단의 극악무도함에 대한 분노, 보스니아계 세르비아인들의 죽음에 대한 추도의 마음,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 병사들이 보여주는 포악함에 대해 분노를 터뜨리는 것은 기자에게 이로운 일이 아니다. 아마도 데스크가 정서적으로 중립을 지키면서 다시 써 오라고 기사를 퇴짜놓거나 아예 다루지 말라고 요구할 것이다. 회의실에서 감정을 드러내는 사람은 공정성과 객관성이 모자란 것으로 여겨진다. 다시 말해,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린다. 자신의 감정을 속인 채, 아무리 끔찍한 범죄를 보더라도 냉정한 관찰자인 것처럼 행세하는 것, 그것이 기자의 자세이고 나와 동료 언론인들이 그렇게 지냈다. --- p.223

“그들은 여전히 그런 부정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보도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통제하면서 말이죠.” 션버그는 「뉴욕타임스」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보도해서는 안 될 이야기들이 목록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걸 덮기 위해 돈을 쓴다는 거죠. 주류 언론의 가장 큰 문제점은 그들이 어떤 이야기를 한다는 점에 있기보다 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습니다. 하지만 신문은 냄비 받침으로만 필요한 게 아니잖습니까. 신문의 역할은 민주주의의 발전에서 대단히, 대단히 중요합니다.” --- p.256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눈에 보이는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저항을 어렵게 한다. 저항은 가시적이고 즉각적이며 실천적인 것에서, 비결정적이고 형태가 없는 것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저항을 멈추는 것은 영혼과 지성의 죽음을 뜻한다. 그것은 전체주의적인 자본주의의 비인간적 이데올로기에 항복하는 것이다. 저항하는 행위를 통해서만 다른 방식으로 존재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우리의 존엄을 유지해주고 다른 이들, 우리가 만나본 적도 없는 이들에게 이미 우리가 통과한 불길을 거쳐 갈 수 있도록 힘을 북돋워 준다. 부가가치세를 거부하는 것이든, 토빈세 도입을 위해 싸우는 것이든, 신고전주의 경제학 패러다임에 맞서는 것이든, 기업의 계율을 뒤엎는 것이든, 인터넷에서 세계인들의 지지 투표를 받는 것이든, 트위터를 이용해 신자유주의 질서에 대항하는 연쇄 작용의 촉매를 던지는 것이든, 그 모든 저항의 행위는 결코 무의미하지 않다. 우리는 저항해야 하고 그 저항이 가치 있는 행위임을 믿어야만 한다. 우리의 공동체가 우리를 정신적으로 또 물질적으로 유지해줄 것이다. 그것이 저항하는 삶의 핵심이다.

--- p.349

출판사 리뷰

진보의 몰락이 가져온 중산층의 붕괴!
정의를 잃어버린 기득권자들을 향한 통렬한 비판
퓰리처상에 빛나는 크리스 헤지스의 명저! 전미비평가협회 최종 후보작


수출 5,000억 달러,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라는 지표가 무색하게도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8년째 벗어 던지지 못하고 있다. 인류사 이래 가장 눈부신 기술력과 생산력을 보유했다고 이야기되는 지금 시대에 스스로 삶을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가 생활고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것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사실이다. 그 단적인 예가 바로 1,000조 원에 이르는 가계부채다. OECD는 2012년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이 154%로 유럽 재정위기의 진앙지인 스페인(140%), 그리스(97%), 이탈리아(80%)보다 높다고 경고했다. 대출 원금은커녕 이자를 갚기에도 허덕이는 가계가 늘어나고, 여기에서 탈출할 방법도 보이지 않는 암울한 상황이 사람들을 막다른 골목으로 내모는 것이다.

이 문제를 어디서부터 짚어야 할까. 맞서 싸워야 할 적은 누구이며 어떤 방식으로 싸워야 할까. 이 책이 그 출발점을 제시한다.
이 책의 저자인 크리스 헤지스는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중동 문제를 취재해온 전문가다. [뉴욕타임스]에서 승승장구하던 그는 중동의 전쟁터를 직접 발로 누비며 미국이 만들어낸 부조리와 폭력의 참상을 경험했다. 그 과정에서 미국의 이른바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쟁’ ‘테러와의 전쟁’ ‘지구적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전쟁’이라는 구호 이면에는 영원한 전쟁 상태를 유지하며 자본주의적 확장을 꾀하고자 하는 파워 엘리트들의 의도가 있음을 확인했다.

거기에 진보 진영이 교묘하게 협력함으로써 노동자와 하층민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것, 그 결과 진보 진영 자체의 설 자리도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 역시 깨달았다. 저자는 언론인으로서 소명을 다하고자 거대권력과 싸움을 시작했으며 이 책 역시 그 연장선에서 쓰였다. 이 책은 정치의 잔혹사로서 진보 진영이 국가와 기업 권력에 어떻게 짓밟혀왔는지를 보여줌과 동시에, 우리의 자화상으로서 진보가 어떻게 노동자 계급을 배반하고 권력과 손을 잡았는지를 되짚는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새롭게 싹 틔울 희망의 씨앗을 찾아낸다.

어떻게 진보는 부와 권력의 유혹에 굴복하고 타협했는가

진보 계층은 점진적인 개혁을 변화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한다. 그러한 희망의 상징으로 중산층과 노동자를 대변해야 할 진보세력은 기업과 기득권세력의 공격으로 본연의 색깔을 잃어버리고 타락의 길로 접어들면서 중산층의 삶은 망가졌고, 생계까지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주장한다. 기자로서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통적인 진보진영이던 언론, 교회, 대학, 정치, 예술계 그리고 노조가 기업의 돈으로 무너졌는지 생생하게 전달한다. 언론은 정부의 홍보 역할을 자원하고 나서고, 대학은 스스로를 취업학교로 전락시켰으며, 노조는 자본가들과 적당히 타협하는 협상가가 되고 말았다.

무기력해지고 자신의 목소리를 잃어버린 진보세력은 심지어 한때 자신들과 함께 ‘개인의 자유’를 지켜나가기 위해 자본주의와 싸웠던 동료 진보주의자들이 위험에 빠졌을 때 그들을 위해 입을 열지 않았다. 오히려 억압하는 자들 편에 서서 그것을 부추겼다. 그러면서 그렇게 ‘온건한’ 태도로 전향할 때 장기적으로 더 큰 진보를 이룰 수 있다고 스스로를 속였다. 바른 말을 하는 학자는 강단에서 쫓겨나고 진실을 보도하는 언론인은 지면과 방송에서 사라지며, 권력에 맞서는 성직자는 배교도로 낙인찍히고 인권을 이야기하는 운동가는 철창에 갇혔다. 빼앗긴 일자리를 되찾고자 고공농성을 벌이고, ‘내놓을 게 그것밖에 없기에’ 목숨을 담보로 투쟁해도 기업 국가 시스템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빨갱이’라는 덫을 씌워 마녀사냥을 시작한다. 권력은 그러한 시스템을 통해 더욱 공고해졌다.

촘스키는 저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내 평생 이런 일은 본 적도 없습니다. 저는 1930년대를 겪었을 만큼 오래 산 사람입니다. 온 가족이 실업자였습니다. 조건만 놓고 보면 오늘날보다 훨씬 절망적이었죠. 하지만 희망이 있었습니다. 사람들 모두에게 말입니다. 당시에는 산업별 노동조합회의가 조직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재봉사로 일했던 내 고모도 해고를 당할 때 일주일의 유예 기한을 받았습니다. 그것이 사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그때와 같은 일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지금 이 나라의 분위기는 소름 끼칩니다. 분노, 좌절, 제도권에 대한 증오가 발전적으로 조직화되지 못하고 있습니다.”(본문 p.72)

촘스키는 학계의 냉대를 감수하면서도 평생에 걸쳐 엘리트들의 거짓말과 그들이 퍼뜨리는 신화에 저항했고, 진보 진영이 그들과 어떻게 결탁했는지를 폭로해왔다. 그 외에도 저자는 다큐멘터리 감독 마이클 무어, 작가 존 스타인벡, 역사학자 하워드 진 등 그 외에도 저자는 진실을 지키기 위해 권력과 결탁하지 않았던 수많은 사례를 들려준다. 진보라 자칭했던 수많은 정치가와 지식인이 슬그머니 권력의 편에 서고 급기야는 진보 진영을 초토화시키는 데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나섰지만 그 칼날을 피하지 않은 이들의 외침,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도 들려오는 그 목소리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현실에 대한 분노와 그것을 깨부술 용기가 희망이다

최근 몇 년 새 대기업 감세폭이 가장 컸다는 보도가 있었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의 감세폭은 오히려 줄었다. 더욱이 법인세 감세혜택의 65%를 대기업이 차지했다고 분석됐다. 이런 일들이 바로 우리의 생계를 위협한다.
학자나 예술가들이 그들 울타리 밖에서는 해독하기 힘든 전문용어들을 사용함으로써 일반인을 소외시키는 것과 일면 유사하게, 정치가들은 정치를 자신들이 독점하고자 기를 쓴다. 국회에서의 난투극, 정당 간 소모적인 논쟁, 말 바꾸기나 공약 백지화 등은 그들의 본래적인 습성이기도 하면서, 국민들에게 정치에 혐오와 환멸을 느끼게 만드는 효과까지 덤으로 얻는다.

저자는 이때 권력의 정점을 차지하는 이들은 ‘공포’라는 강력한 도구를 사용한다고 주장한다. 정부 기구가 민간인을 사찰하고, 노동조합의 활동을 원천적으로 제한하며, 언론에 강력한 보도지침을 내려 정부 선동 기관으로 복무하게 만들고 심지어는 학생들의 교과서마저 왜곡된 내용으로 갈아 끼운다. 이러한 공안통치는 서로를 믿지 않는 불신사회를 조장하며 결국엔 국민이 입을 다물게 만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내려진 결정은 우리 삶의 모든 측면을 규정짓는 하나의 틀이 된다. 곧 삶의 문제인 것이다. 저자는 이를 분명히 인식해야만 우리는 우리의 생계를 위협하는 자들에 맞설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현실에 분노하고 그것을 바꿀 용기를 내는 것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희망임을 소리 높여 말하고 있다.

이 책은 단순히 미국 진보 운동의 잔혹사가 아니다. 미국의 진보가 몰락해가는 과정과 노동자와 서민의 비극을 통해 작금의 우리나라 현실을 비춰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어쩌면 이미 그들과 같은 길로 접어들었을 지도 모를 우리나라의 진보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는 채찍질과도 같은 책이 될 것이다.

리뷰/한줄평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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