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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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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그 안에 있는, 호수 … 7
숲의 젤라틴 … 56
수요일 밤의 사바랭 … 103
갈피를 못 잡는 홍채 … 152
석류의 표지 … 200
가만히 손을 보다 … 242
신전에 바치는 물 … 286

옮긴이의 말 … 332

저자 소개 2

구보 미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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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umi Kubo,くぼ みすみ,窪 美澄

1965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대학 중퇴 후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거쳐 광고제작회사에 근무했다. 결혼과 출산 후 프리랜서 편집자로 일했고, 임신과 출산, 그 밖에 여성의 몸과 건강, 한방, 점성술 등에 대해 쓰며 잡지와 도서 분야에서 활약했다. 2009년, 단편 「미쿠마리」로 제8회 ‘여자에 의한 여자를 위한 R-18 문학상’ 대상을 수상하고 데뷔했다. 이후 수상작 「미쿠마리」에 네 편의 단편을 더해 펴낸 연작소설집 『한심한 나는 하늘을 보았다』가 2010년 『책의 잡지』 선정 소설 베스트텐 1위, 2011년 서점대상 2위에 오르고, 이어 2011년 제24회 야마모토슈고로상
1965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대학 중퇴 후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거쳐 광고제작회사에 근무했다. 결혼과 출산 후 프리랜서 편집자로 일했고, 임신과 출산, 그 밖에 여성의 몸과 건강, 한방, 점성술 등에 대해 쓰며 잡지와 도서 분야에서 활약했다. 2009년, 단편 「미쿠마리」로 제8회 ‘여자에 의한 여자를 위한 R-18 문학상’ 대상을 수상하고 데뷔했다. 이후 수상작 「미쿠마리」에 네 편의 단편을 더해 펴낸 연작소설집 『한심한 나는 하늘을 보았다』가 2010년 『책의 잡지』 선정 소설 베스트텐 1위, 2011년 서점대상 2위에 오르고, 이어 2011년 제24회 야마모토슈고로상 선고위원회에서 전례 없이 위원 만장일치의 수상작으로 결정되면서 일약 화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작가와 비평가로부터 “올해 나온 최고의 소설” “고도로 압축된 현대의 이야기” “올해 읽었던 다른 책들을 하찮게 느끼게 한다” 등의 절찬을 받아 특히 각지의 서점원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을 받으면서 존재를 알리기 시작했고, 독자들로부터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12년 《길 잃은 고래가 있는 저녁》으로 제3회 야마다후타로상을 수상하고, 2018년 《가만히 손을 보다》로 제159회 나오키상 후보에 오르며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그만의 감각적인 문장과 여성의 시각으로 그린 담담하고 섬세한 성애 묘사로 특히 젊은 여성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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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립 교토 교육대학 발달장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일본 시가 현 히코네 시 아동상담소에서 발달 검사와 교육 상담을 했으며, (주)즐거운 학교에서 즐거운 뉴스 기자로 활동했다. 동덕여대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일본어 강사와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내 아이를 믿는다는 것』, 『얘들아, 너희가 나쁜 게 아니야』, 『범죄로부터 내 아이를 지키는 29가지 방법』, 『그들은 왜 남을 무시하는가』, 『 원숭이는 적을 만들지 않는다』, 『아침형 인간을 위한 4시간 숙면법』, 『토토의 친구들』, 『미오와 고래들의 바다』,
일본 국립 교토 교육대학 발달장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일본 시가 현 히코네 시 아동상담소에서 발달 검사와 교육 상담을 했으며, (주)즐거운 학교에서 즐거운 뉴스 기자로 활동했다. 동덕여대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일본어 강사와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내 아이를 믿는다는 것』, 『얘들아, 너희가 나쁜 게 아니야』, 『범죄로부터 내 아이를 지키는 29가지 방법』, 『그들은 왜 남을 무시하는가』, 『 원숭이는 적을 만들지 않는다』, 『아침형 인간을 위한 4시간 숙면법』, 『토토의 친구들』, 『미오와 고래들의 바다』, 『고객을 감동시키는 엽서 한 장』, 『덴카와 전설 살인사건』, 『헤이케 전설 살인사건』, 『그 거리의 현재는』, 『중국행 슬로 보트 Remix』, 『회전목마의 데드 히트 Remix』, 『연문』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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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0월 07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340쪽 | 426g | 135*195*20mm
ISBN13
9791189982287

책 속으로

첫 번째 만남 때는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 본문 중에서

주름이 잡힌 엷은 남빛 셔츠를 입은 등, 유독 목덜미 쪽에서만 꼬불거리는 머리카락, 왼쪽 귀 바로 뒤에 보이는 갈색 점. 내 눈동자가 깜빡거릴 때마다 그때까지 미처 몰랐던 미야자와 몸의 구석구석을 탐색하며 재빨리 그 정보를 머릿속에 차곡차곡 저장해갔다.
--- p.8

살아 있는 동안에 푹푹 쌓인 잡동사니와도 같은 기억을 품고 있다가 비눗방울이 터지듯이 그 기억들이 하나둘 사라져버릴 때, 과연 난 누구의 이름을 부를까?
--- p.47

그러다 문득 생각을 해본다. 부드럽고 촉촉하고 흐물흐물한 것으로 가득 찬 것은 여자가 아니라 오히려 남자가 아닐까 하고.
--- p.102

요즘 그는 내 아파트에서 요리도 하고, 방이 어질러져 있으면 자기 맘대로 청소까지 한다. 내 영역으로 척척 침입해 들어오고 있는 중이다. 이런 남자를 지금껏 만나본 적이 없었다.
--- p.105-106

갑자기 선배가 내 손을 잡았다. 우리 둘이 걸을 때면 언제나 이렇게 손을 잡으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왠지 그의 손길이 애인의 손을 잡고 있다기보다는 어린아이를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손을 꽉 잡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 p.126

나는 아무와도 마음을 깊이 통하고 싶지 않다. 타인에게 나 자신을 이해받고 싶지도 않다. 누군가에 대해서 쉽사리 잘 아는 척하고 싶지도 않다. 그렇다, 나는 누군가와 마음을 서로 통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인간이 아니다. (…)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은 오직 나밖에 없는 것이다.
--- p.235

우리는 진실을 말로 하지 않은 채 본심을 고백하는 척하면서 앞에 있는 상대와 헤어지려 하고 있다. 어른은 어디까지 바보란 말인가.
--- p.278-279

“풀도 베지 말고, 잡초도 그대로 놔두자. 어디선가 날아온 씨앗이 뭐든 간에 그냥 그 땅에 피어나게 내버려두자. 너무 풀이 많이 자라서 방해가 된다고 해도, 자연 그대로 내버려두자고.”
--- p.328

나뿐만이 아니라 누구나 의지할 데 없다는 생각이 드는 밤이 있을 것이다. 슌타로 씨도, 지금 내 앞에 있는 가이토도. 누군가와 함께 있어도 의지할 데 없는 밤이 또 오지 않던가. 그래도…….

--- p.330

출판사 리뷰

“사람도, 사랑도 영원토록 우거지는 초록이 아니다.
하지만 영원하지 않기에 나는 그것이 사랑스럽다.”


큰 쇼핑몰 하나와 거울같이 드넓은 호수, 어디에서나 거대한 후지산이 보이는 시골 마을에서 소노다 히나는 요양보호사로 일하고 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혼자라는 외로움에 헤어진 연인 가이토를 완전히 밀어내지 못하고 관계를 이어온 그녀는, 모교의 입학 안내 팸플릿을 제작하기 위해 찾아온 미야자와와 얽히면서 이제까지 느껴본 적 없는 감정에 휩싸인다.
작은 광고회사 사장이자 디자이너인 미야자와는 아내와 별거 중인 채 삶의 모든 의욕을 상실한 상태였으나 히나와의 만남을 계기로 살아갈 의미를 되찾는다. 히나의 집 마당에 자라난 풀을 베고, 그녀와 함께하는 나날이 그에게 숨결을 불어넣어준다.

“처음엔 당신이 혼자 있는 게 왠지 너무 외로워 보였어. ……쓸데없는 참견이지만, 힘이 돼주고 싶었거든. 그러는 동안 내 회사는 도저히 손쓸 방도가 없게 되었고. 솔직히 말하면 당신 집에 가기 전에 수해에 가서 목을 맬까도 여러 번 생각했었어. ……그러다 당신 집에서 풀을 베고, 당신 얼굴을 보면서. ……힘을 얻은 건 바로 나였어.” 50쪽

점점 멀어져가는 히나의 모습에 괴로워하던 가이토는 신입 요양보호사인 하타나카와 만나며 히나를 잊으려고 노력한다. 하타나카의 아들 유키에게 밥을 차려주고, 연필을 깎아주는 나날은 사랑이 할퀴고 간 상처에 서서히 살이 차오르게 만든다. 결혼의 실패로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아버린 하타나카도 ‘말랑말랑하고 불확실한’ 것을 믿는 가이토의 지고지순한 모습에 조금씩 마음을 열어간다.

찰칵찰칵하고 열쇠를 돌리는 소리가 난다. 나는 지금의 내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 허둥지둥 골판지상자 뒤로 숨었다. 무엇이 들었는지 묵직한 흰 비닐봉지를 두 손에 든 선배가 방으로 들어온다. (…)
“아무 데도 가지 마.” “그건 내가 할 대사야.” 그렇게 말하며 선배는 웃었다. 내가 조금 더 이 마을에 있어도 괜찮은 걸까? 아, 귀찮기만 한 이 남자는 대체 나를 어디로 데려가주려는 걸까? 150-151쪽

그러나 폭죽처럼 타오르던 감정도 반복되는 일상으로 마모되고 만다. 서로를 구원했던 네 사람은 일상이 주는 익숙함에 점차 ‘열광 같은 감정’을 잃어간다. 사랑을 갈구하다가도 익숙함에 무감각해지는 과정을 저자는 차분한 호흡과 설득력 있는 문장으로 풀어낸다. 하지만 사랑의 끝에 씁쓸함만 남는 것은 아니다. 사람도, 사랑도 영원하지 않기 때문에 매 순간이 사랑스러운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영원함의 실체를 알면서도 매번 사랑을 한다.

사람마다 제각기 다른 손의 형태
그 인생의 결을 가만히 들여다보다


소설은 네 사람의 연애를 조망하는 동시에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사유한다. 소설을 관통하는 기표인 ‘손’이 이를 보여준다. 손은 연인의 손이었다가 죽은 자의 손이 되기도 하고, 따스함이었다가 차가움으로 전환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된다. 생명이 스러져가는 노인의 손과 아이의 통통한 손, 뜨거운 온기를 전달하는 손과 건조하게 말라비틀어진 손은 대척점에 서 있으면서도 우리 존재를 어떤 신체보다도 여실히 드러내주는 장치로 작용한다. 손은 우리의 더께와 무게를 담아낸 삶의 축소판인 셈이다.

힘이 빠져 축 늘어진 손바닥을 손전등으로 비춘다. 아버지와 비슷한 세 개의 굵은 선이 있다. 하지만 각각의 선이 휜 상태나 굵기, 주름의 깊이는 역시 사람마다 미묘한 차이가 난다. 이 노인들의 손금을 읽으면, 삶의 끝을 이런 방에서 홀로 보내게 될 운명이라는 것까지도 알 수 있게 될까? 245-246쪽

가이토 손바닥의 무게와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그 손이 언젠가 차갑게 굳으리라는 것도 알고 있다. 나는 손을 뒤집어서 가이토의 네 손가락을 감았다. 건조한 손가락의 감촉은 말라비틀어진 잡초와 닮았지만, 가이토의 심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는 손가락 끝에도 다다라 그 열기를 내 손가락에 전하고 있었다. 330-331쪽

우리는 누군가가 내 손을 잡아주길 바라고, 때로는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기도 한다. 타인에게 사랑받고 싶은 욕망과 타인을 연민하는 마음은 맞잡은 손을 통해 건네진다. 삶과 죽음, 사랑과 이별을 겪는 아픈 시간들 속에서 우리는 곁에 있어줄 한 사람을 찾기 위해, 그리고 그 사람과 함께하기 위해 힘겨운 날갯짓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작가는 한국 독자들을 위한 메시지로 ‘산다는 것의 애달픔을 마음껏 음미해주세요’라는 말을 남겼다. 몇 번이고 곱씹어보게 만드는 이 메시지는 사랑이란, 그리고 삶이란 애달픈 것임을 저릿하게 깨닫게 한다.

추천평

미스미표 소설이다. 아니면, ‘평범한 이들의 관계에 대한 비범한 해부도’라고 바꾸어 말해도 좋겠다. 대담하고 강렬한 도입부를 지나면, 독자는 사랑 혹은 욕망이라는 그물에 걸려든 인물들을 만나게 된다. 사랑을 향해 자신을 던진 여자, 사랑을 지키려는 남자, 타인을 사랑할 수 없는 여자, 자기조차 사랑할 수 없는 남자. 이들 네 남녀를 통해 독자는 특별한 일이 어떤 식으로 일상화되는지, ‘일상’은 관계에 어떤 타격을 가하는지, 상처는 존재와 삶을 얼마나 초라하고 스산하게 만드는지, 파탄의 잿더미 위에서 인간이 어떻게 성장하는지를 숨죽이고 지켜보게 된다. 냉정한 시선과 감각적인 문장, 이해할 수 없는 존재를 이해시키는 탁월한 심리묘사와 미스미 특유의 흡인력에 이끌려 책장은 빠르게 넘어간다. 그러나 책을 덮고 난 후 찾아드는 쓸쓸한 통증 때문에 오래오래 가슴이 아린다.
- 정유정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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