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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안에 살다
박경득
클래식북스 2019.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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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사과나무를 심는 마음으로 생각을 쓴다

풍경#1 사과꽃 속 하늘은 늘 파랗다
아버지가 가져다준 꿈
혼자 숨바꼭질을 한다
사과꽃만 봐도 눈물이 난다
사과꽃 향기를 기억한다
빨간 우체통을 보면 즐겁다
수탉의 강한 날갯짓이 보고 싶다
나는 내 역사의 역사가다

풍경#2 복이와 콩이는 사과꽃을 닮았다
내가 좋아하는 시와 함께
벚꽃 아래에서 맞이한 방문객
아들의 정원
밥알 같은 복이 아랫니
딸과 그녀의 딸
제자리를 지키는 것들
마음이 답답한 날에는 거꾸로 본다
나는 과거형 인간이다

풍경#3 과수원에 태풍이 오면 모든 것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모든 것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나도 가출을 했다
내가 나를 아는 것도 한참 걸렸다
나를 보다
치과에 가면 엄마를 만난다
4월을 보낸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풍경#4 매미 울음소리는 일 많은 여름을 더 덥게 한다
무거움과 가벼움
내가 두려운 것
지진이 주고 간 것
지우고 싶은 공간도 있었다
학교 담벼락 안의 세상
때론 나도 위로를 받고 싶다
뒤늦게 생각학교에 다닌다
누군가를 완전히 공감할 수 있을까?
삶은 허기로 느낀다
까스활명수는 옛날 그대로다

풍경#5 주렁주렁 달린 사과는 꽃보다 아름답다
내 마음이 열리는 곳이 있다
내 친구는 색소폰을 분다
키 큰 어른이 되고 싶었다
전통 혼례식의 주인공이 되었다
뜨개질 가방을 들고
칼국수를 즐겨 먹는다
하루하루가 소풍이다
아름다운 성장

풍경#6 사과나무 아래에서 먼 나라 여행을 한다
곰탕을 끓이며 여행을 준비한다
비행기에서 조르바를 만났다
터키 여행, 가벼움
가끔 뒤돌아 아홉 살 꼬마를 보자
세상은 반복의 사이클을 갖는다
커피를 마시듯 글 쓰는 연습을 한다
미역국을 끓이며
진정한 용기란
민들레의 여행

풍경#7 눈 내린 과수원에 토끼가 찾아온다
어머니 생각
뱅쇼와 깻잎 반찬
해마다 6월엔 현충원에 간다
아직도 엄마의 밥상을 받고 싶다
보너스를 받다
책 친구를 만난다
나의 이상적인 공간은 결국 우리 집이었다
이런 세입자를 구합니다

풍경#8 사과나무는 겨울잠을 자지 않는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
국화꽃 향기가 기억난다
아직도 완벽을 꿈꾸는가?
허세와 상식
제자리에 있을 때 향기가 있다
딸의 어머니로 산다는 것
죽을 때까지 딸의 친구가 되고 싶다
뼈다귀가 예쁜 여자

풍경#9 가지치기는 돌아오는 봄을 예약한다
지구에게 무엇을 돌려줄까?
미세먼지가 많은 날 읽는 책
머리통이 예쁜 여자가 되고 싶다
생각은 언제부터 몸에 지니게 되었을까?
소중한 시간은 기억의 앨범 속에 저장된다
삶은 수채화 같다
삶의 화단에 씨앗을 뿌린다
어느 곳이든 희망은 있다
읽고 거둔다

에필로그
가슴에 있는 별을 다듬는 시간은 가치가 있다

저자 소개 1

1963년 경북 하양, 과수원 집 막내로 태어났다. 결혼한 아들의 아들 복이와 딸의 딸 콩이 할머니다. 30년 동안 초등학교 교사를 하며 학교 울타리 속에서 살았다. 2015년 퇴직 하고 마음껏 세상을 구경하는 중이다. 여행, 음악회, 전시회를 비롯해 역사, 인문 서적, 읽었던 책 다시 읽기로 여가를 보낸다. 책 읽기가 좋아서 기웃거리다 한국 인문고전독서포럼 대표이며 베스트셀러 『경청』 조신영 저자를 만나 생각학교ASK 2학년 재학 중이며, 동료 연구원들과 ‘생각을 생각하는 힘’을 공부하고 있다. 세상을 글로 풀어서 보며 다시 삶을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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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0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416g | 125*188*25mm
ISBN13
9791196748791

책 속으로

사과꽃 나무 아래서 꿈꾸던 아이는 콩이와 복이 할머니가 되었다.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어릴 적 보았던 것들이 그리움과 함께 나타난다. 다시 돌아보는 것은 내 앞에 다시 봄날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 p.14

자라는 복이와 콩이도 꽃을 보며 자라면 좋겠다. 책과 친했으면 좋겠다. 차츰 어눌한 언어에 힘을 실어서 넓은 세상으로 나가겠지만 아름다움과 기본은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길을 잃고 혼란스러울 때 꽃을 보며 쉬고, 책 속에서 앞으로의 삶에 대한 기본 걸음걸이를 배워 따라가면 좋겠다. --- p.16

요즘도 혼자 숨바꼭질을 한다. 내게 집중할 수 있는 곳으로 숨는다. 집 밖에 나를 숨길 수 있는 곳은 많다. 나를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 나를 숨기면 영혼이 자유롭다. 무리를 지어 바쁜 사람들 속에 나는 천천히 나의 리듬으로 흘러간다. --- p.24

내가 좋아하는 향기는 과수원 그늘 속에 있다. 하얀 사과꽃이 가득 피면 그 아래가 지상낙원이다. 바깥 열기와 소음이 모두 차단되어 나 혼자 텐트에 들어간 듯 완벽하게 자유로운 공간이 된다. 드러누워서 일렁거리는 꽃이나 잎 사이로 비치는 하늘에 내 꿈이 열려 있었다. --- p.31

현재의 나는 내 방식으로 수레를 끌려고 한다. 시간이 갈수록 호기심이 줄어든다. 발걸음이 느려지는 만큼, 굳이 남의 수레바퀴가 잘 구르는지 궁금하지 않다. 힘을 아껴서 내 수레를 채우고, 조금씩 끌고 미래를 향해 갈 뿐이다. 내 역사의 역사가는 나다. --- p.41

내가 나다운 것은 중요한 문제다. 나이 들수록 이 문제를 물고 늘어지는 시간이 많아지며 이것이 나의 자존이다. 내가 나의 색깔을 가질 때 내 존재 이유가 있다. --- p.46

지금은 멀리서 아들의 정원을 본다. 아들과 복이 엄마, 또 아들 눈빛까지 고스란히 빼닮은 복이, 웃음소리가 피어오르는 향기 나는 그들의 정원을 즐겁게 본다. --- p.52

복이와 콩이는 내가 보는 세상이 아닌 각자의 우주를 가지고 있다. 나는 그저 그들이 만든 우주를 구경할 뿐이다. 내 시간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며 그들이 물어오는 이야기는 이미 내 생각을 앞지르고 있다. 그 둘은 어느 곳에서 언어를 캐내는지 모르지만 옹알이를 넘어서서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 p.60

제자리에 가만히 있는 것은 햇빛과 같이 빛을 내며 광채를 내고 있다. 바다가 살아난 듯 파도가 일렁이고 멀리서 밤새워 일한 배들이 형체를 드러내며 가까이 다가온다. 내 눈앞에서 제자리를 지키며 빛을 발하는 것을 볼 수 있어서 좋다. --- p.61

나도 가출을 했다. 육십을 바라보는 지금 생각해보니 싱겁기 그지없다. 그 시절이 책장이 드르륵 넘어가듯 내 인생의 한 페이지에 불과하지만, 그 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철없던 시절의 찬란한 몸부림이었다. --- p.73

이제 내가 머무는 공간은 억지스럽지 않은 곳이 되어가는 중이다. 이십 대 혼란스러운 터널을 지나, 관람객처럼 낯선 공간도 두루 둘러보았다. 자연스럽게 나는 모든 공간의 주인이 되어가고 있다. --- p.103

‘공감’은 여행 같다. 낯섦과 익숙해짐 사이를 건너다니고, 편안함과 불편함이 같이 연결된다. 또 격한 감동과 나중에 다시 앨범을 들춰보고 싶은 아련한 향수 같은 것이 깔린다. 앞으로 내 생에서는 공감의 순간이 많기를 기대한다. 내가 공감할 수 있는 장소에 나를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p.116

그런 나는 주로 책 속에 빠져 있거나 글쓰기를 하며 내 마음이‘딸깍’열리는 순간 만나게 된다. 어제보다 좀 더 차분하게 가라앉은 나를 만나고자 푸른 카페 문을 두드린다. --- p.128

앞이 환하게 보인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달렸을까? 지치면 어두운 곳으로 숨고, 누가 나무라는 것도 아닌데 어깨를 활짝 펴지 않고 주눅 든 것은 왜 그랬을까? 젊다는 것은 처음 맛본 커피 맛처럼 시커멓게 쓰기만 쓰고 맛은 없었다. --- p.133

요즘은 하루하루가 소풍이다. 날씨와 상관없이 삶 자체가 소풍이다. 지나가는 사람의 엷은 미소 하나가 종일 내 가슴에 들어와 즐거운 마음의 요기가 된다. 어제보다 더 짙은 나뭇잎은 내 눈에서 눈부시게 빛나고, 멀리 있는 친구가 고단한 삶 한 틈에서 찍어 보내준 사진은 몸을 들뜨게 한다. 복이와 콩이가 밖에서 새로 물고 온 말 보따리가 그대로 선물이 된다. 현관문을 열면 꽃들이 일제히 나를 올려다보며 까르륵거린다. --- p.145

여행을 꿈꾸는 것은 미지의 세상에서 알 수 없는 미래를 꿈꾸기 때문이다. 낯선 세상에 동그마니 노출된 나를 보기 위함이다. 여행지와 동반자 등 계획된 행보를 하고 있지만, 낯선 침대에서 불쑥 눈이 떠진 날 나는 새로운 생각을 한다. 나는 내 영혼을 오래 가두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 p.160

고단한 하루를 마무리하고 집으로 들어오면 엄마가 해주는 저녁 밥상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냉이무침, 우엉조림, 보글보글 데운 찌개가 김을 올리는 밥상 앞에 엄마와 마주 앉아 있고 싶다. 지금의 나는, 기억에 남아있는 엄마 얼굴보다 더 나이를 먹었다. 그래도 엄마와 마주 앉아 입으로 들어가는 밥숟갈과 입에서 나오는 투정을 번갈아 가며 하고 싶다. --- p.191

피아노 음률이 내 마음을 파고들며 위로를 건네는 시간, 내 감정의 배가 솔직하게 그 속을 드러낸다. 오늘 햇볕이 나면 가슴 밑바닥을 헤집어서 말리고 싶다. 며칠 동안 축축하게 움츠려왔던 속을 확 뒤집어서 강렬한 햇볕에 바짝 말리고 싶다. --- p.226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세상을 글로 풀어서 보는 버릇이 생겼다. 그러면 모든 사실이 눈으로 볼 때보다 더 예쁘다. --- p.231

나는 글로 기억할 때 하늘과 구름을 더 진하게 느낀다. 그래서 어떤 날은 내 한 줄 메모지에서 기억과 풍경을 그대로 건져낸다. 약한 무릎처럼 글쓰기도 나와 같이 가야만 한다. 지치고 답답해도 그냥 써 볼 뿐이다. --- p.231

아름다운 것만 삶이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지나고 보니 아름다움, 못생김 모든 게 조화롭게 얽혀서 삶이라는 바퀴가 지나가고 있음을. --- p.253

글쓰기와 마주 앉아본다. 처음 문을 두드리기가 쉽지 않다. 어린아이의 낯가림처럼 좀체 얼굴을 드러내어 웃지 않는다. 조금씩 걸음마 수준으로 글자를 이어 나가면 어느새 문장이 되고 단락이 되고, 글이 모습을 드러낸다. --- p.255

글쓰기도 좋은 방법이다. 화난 가슴에서 먼저 튀어나오려 아우성치는 이야기를 문장으로 옮겨보면 사실 싱거워진다. 거름망을 한 번 거쳐 나온 내 감정들은 뿔을 감춘 온순한 동물이 된다. 내 마음을 끄집어내 종이에 옮겨 보면 감정은 스스로 희망을 찾아 움직인다. --- p.258

세상은 아름답다. 나도 아름다워지고 싶다. 욕심을 더 낸다면 나만의 향기를 폴폴 내고 싶다. 아름다운 시간에 좋은 글, 향기 나는 글을 읽고 싶다. 보석처럼 주머니 속에 넣어 만지작거리며 오래 간직하고 싶을 것들을 쓰고 싶다. 내 글은 잘 쓴 건 아니지만 오직 나 자신만의 향기가 담길 것이다. --- p.262

모든 것이 퇴색되고 생기를 잃어가도 가슴속엔 용광로까지는 아니더라도 반짝이는 새벽 별 같은 빛을 품고 싶다. 나이 들수록 눈에 힘을 주지 말고 부드러움이 스며 나오도록, 손은 끊임없이 자라는 아이들 머리를 쓰다듬어야지. 혼자인 시간에는 가슴에 있는 별을 꺼내 다듬고 싶다. 아침 햇살처럼 화려하지 않지만, 저녁노을처럼 주변과 어울리는 색으로 물들어 있었으면 한다.

--- p.267

출판사 리뷰

글로 그린 풍경 안에서 다시 봄날을 살다
흩날리는 하얀 사과 꽃잎을 바라보며 저자가 펼쳐주는 풍경을 따라 걷는다. 벚꽃 길 아래서 선물처럼 다가온 복이를 흐뭇하게 반기는 모습도 본다. “아버지요, 아버지요~”하며 농약 호스를 쥐고 아버지 뒤를 따라 종종걸음 옮기는 저자의 귀여운 어린 시절 과수원 풍경, 딸 수술을 앞두고 가슴에 눈물이 차오르는 먹먹한 순간. 저자가 글로 보여주는 풍경은 그윽하다. 빛바랜 시공간을 복원할 뿐 아니라 향기를 담아 더 빛나는 의미를 펼쳐낸다.

사과꽃 아래 꿈을 키우던 소녀는 문장 안에 산다. 여전히 봄이다. 날마다 봄날을 누리는 비결은 추운 겨울에도 다시 봄을 발견해내는 문장의 힘이다. 소녀 시절 꿈을 딸에게서 본다. 반갑다. 영혼을 나누어 갖는다. 사람들은 그렇게 함께다. 모두에게서 나를 발견하고 기뻐하는 순간이 있다. 그것을 감각하면 할수록 인생은 아름답다. 마모되고 상실한 부분은 다른 이의 삶에서 예쁜 사과꽃으로 피어난다. 우리는 이렇게 문장 안에서 만나 다시 봄날을 누린다. 싱그러운 오늘을 다시 찾는 것이다. 지금 여기서 내가 행복할 이유는 풍경의 환원 덕분이다.

“복이와 콩이도 꽃을 보며 자라면 좋겠다.” 16p.

저자가 품은 이 작은 바람이 중요한 이유는 모든 이들의 풍경이 흩날리는 사과꽃 나무 아래 비로소 다시 모여들기 때문이다. 너와 나의 안팎이 드러나고, 태어남과 죽음이 함께 있고, 아픔도 기쁨도, 설렘과 좌절, 절망과 희망이 이곳에 머물기 때문이다. 꽃잎을 가볍게 흩어버리는 강인한 뿌리가 있고, 떨어진 꽃자리를 채우는 사과 알맹이가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것만 삶이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지나고 보니 아름다움, 못생김 모든 게 조화롭게 얽혀서 삶이라는 바퀴가 지나가고 있음을.” 253p.

문장으로 풍경을 그리는 삶은 힘 있다. 담담히 글로 주변을 그려낼 뿐인데 그 풍경 안에 내가 있다. 삶의 역설이다. 내면이 단단해진다. 삶의 뼈들이 차오른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어느새 나는 굳게 서 있다. 빛과 그림자를 긍정한다. 흐르는 계절을 온몸으로 수용한다. 지금을 모두의 시간과 연결해 감각한다. 삶의 찬미다.

복이와 콩이를 보면서 내 어린 ‘봄날’을 만난다. 잊었던 꿈이 살아나고 저자가 창조한 문장 한끝에 낯익은 나만의 풍경이 신기하게 들어있다. 그들 속에 내가 산다. 풍경에 기대어 그들과 하나가 된다. 문장은 과거와 미래를 지금 여기와 겹쳐 보여주는 신비한 능력이 있다.

누군가의 겨울은 누군가의 봄이 된다. 아이들의 봄은 우리에게 ‘다시 봄날’이다. 함께 누리는 계절은 더 아름답다. 향기는 겹쳐질 때 더 진하다. 글로 그린 봄날은 더 찬란하고 우리는 함께 인생을 즐긴다. 날마다 누군가의 화려한 봄에 초대받는다. 소풍을 즐긴다. 웃는다. 피어난다.

추천평

인문학은 삶의 효율을 따지는 실용서와 달리 삶의 근원적 지혜를 추구하는 학문이다. 문학을 통해 굳어져 가는 상상력을 일깨우고 철학 서적을 펼치며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캐묻는다. 역사가의 문서로는 과거를 돋보기로 들여다보며 무엇이 옳은지 생각해 본다. 인간이 그리는 삶의 궤적, 그 질서와 원리를 톺아보는 것이다.

인문학을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 전문가의 강의를 듣고 고개를 끄덕이는 인문학은 진정한 인문 정신, 곧 지혜에 이르기 어려울 수 있다. 강의하는 이의 해설이나 견해에 묶일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인문학은 오로지 홀로 고독하게 문장을 읽고, 그 문장을 사색하고 자신의 문장을 글로 써 보는 행위와 이렇게 얻은 자기 생각을 타인과 나누는 토론을 통해 몸으로 익힐 때 비로소 지혜로 승화 시킬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도서출판 클북에서 출간하는 인문학과 삶(Liberal Arts and Life) 시리즈 첫 책이 『문장 안에 살다』인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저자는 우연한 기회를 통해 '문장'과 함께 하는 삶을 시작했다. 틈만 나면 읽고 쓰는 삶, 사색하고 걷고 토론하는 삶으로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었다. 그 결과 저자는 문장 안에서 살아가는 새로운 봄날을 보았노라 고백한다.

라틴어 센텐티아(Sententia)는 문장(Sentence)의 어원이다. 센텐티아는 '생각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문장은 우리로 하여금 '생각' 하라고 다그친다. 그래야 동물적인 삶에서 인간다운 삶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우리를 다독인다. 그저 편하게 살고 안주하려는 우리 본성을 거슬러 더 향기롭고 아름다운 삶으로 자신을 끌어 올리라고 강권한다.

저자가 안내하는 문장 안에서의 삶을 살그머니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새 그 안에서 향기로운 삶을 갈구하는 '나'를 만날 수 있다.

- 조신영 (작가, 베스트셀러 경청, 쿠션의 저자, 한국인문고전 독서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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