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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여자짐승아시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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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순
문학과지성사 2019.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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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여자짐승아시아하기―책머리에
눈의 여자―티베트
쥐―인도
붉음―실크로드, 산동성, 운남성, 산서성, 청해성, 미얀마, 캄보디아, 고비사막, 타클라마칸사막, 몽골
붉은 목탑
붉은 먼지
붉은 모래 붉은 노래
붉은 모래
피눈물
붉은 경보
붉은 팥
붉은 자두
흰 식탁, 붉은 식탁
낙타하다
붉은 가위
열병
붉은 책
3단
붉은 등 디제잉
붉은 내장
노을 속에서 떠오르는 신비한 공
청바지 입은 마에스트로
땅속의 붉은 나라
꽃무늬 팬티
붉은 찻물
소녀의 붉은 뺨
해 질 녘 댄스
붉은 비단길
붉은 가사
붉은 고백
붉은 뱀
핏줄기
노스탤지어의 노스탤지어
붉은 물집
밤에 만나서 새벽에 헤어지는 부부
피의 루비
토마토
붉은 망토
똥 덩어리 부처
붉은 설치 작품을 위한 노트
총!
지독히 붉어서 눈이 시린 모음

저자 소개 1

대상을 주관적으로 비틀어 만든 기괴한 이미지들과 속도감 있는 언어 감각으로 자신의 독특한 세계를 구축해온 김혜순이 시를 통해 끈질기게 말하는 것은 죽음에 둘러싸인 우리 삶의 뜻없음, 지옥에 갇힌 느낌이다. 그 죽음은 생물학적 개체의 종말로서의 현상적,실재적 죽음이 아니라, 삶의 내면에 커다란 구멍으로 들어앉은 관념적,선험적 죽음이다. 그의 세 번째 시집 제목이 『어느 별의 지옥』인 것도 우연은 아니다. 『어느 별의 죽음』은 세계의 무목적성에 대한 오랜 응시로 삶에 예정되어 있는 불행을 눈치채버린 이의, 삶의 텅 빔과 헛됨, 견딜 수 없는 지옥의 느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비관주의적
대상을 주관적으로 비틀어 만든 기괴한 이미지들과 속도감 있는 언어 감각으로 자신의 독특한 세계를 구축해온 김혜순이 시를 통해 끈질기게 말하는 것은 죽음에 둘러싸인 우리 삶의 뜻없음, 지옥에 갇힌 느낌이다. 그 죽음은 생물학적 개체의 종말로서의 현상적,실재적 죽음이 아니라, 삶의 내면에 커다란 구멍으로 들어앉은 관념적,선험적 죽음이다. 그의 세 번째 시집 제목이 『어느 별의 지옥』인 것도 우연은 아니다. 『어느 별의 죽음』은 세계의 무목적성에 대한 오랜 응시로 삶에 예정되어 있는 불행을 눈치채버린 이의, 삶의 텅 빔과 헛됨, 견딜 수 없는 지옥의 느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비관주의적 상상력이 빚어낸 시집이다. 그의 시 세계는 일상적이고 자명한 것의 평화와 질서에 길들여져 있는 우리의 의식을 난폭하게 찌르고 괴롭힌다. 김혜순 시인은 시집 『날개 환상통』으로 미국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한국 최초로 수상하였다.

김혜순은 1955년 경북 울진에서 태어났다. 초등 학교에 입학할 무렵 강원도 원주에 이사해 거기서 청소년기를 보낸 그는 원주여고를 거쳐 1973년 건국대학교 국문과에 들어가 시를 쓰기 시작한다. 그는 1978년 「동아일보」신춘문예에 처음 써 본 평론 「시와 회화의 미학적 교류」가 입선하고, 이어 1979년 「문학과 지성」에 「담배를 피우는 시인」,「도솔가」등의 시를 발표하며 정식으로 문단에 나온다. 대학 졸업 뒤 「평민사」와 「문장」의 편집부에서 일하던 그는 1993년 「김수영 시 연구」라는 논문으로 문학 박사 학위를 받는다. 그는 1998년 '김수영 문학상'을 받음으로써, 낯설고 이색적이어서 사람들이 부담스러워하던 그의 시세계는 비로소 문단의 공인을 받는다. 2019년 캐나다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그리핀 시 문학상(Griffin Poetry Prize)를 수상했다.

김혜순 시의 착지점은 '몸', 그것도 해탈이 불가능한 '여성의 몸'이다. 해탈이 불가능한 몸에서 출발한 그의 시적 상상력은 때때로 그로테스크한 식육적 상상력으로까지 뻗친다. 이런 점에서 김혜순의 시를 "블랙유머에 바탕을 둔 경쾌한 악마주의"의 시로 이해할 수도 있겠다.

그는 자기 시의 발생론적 근거를 '여성'과 '여성의 몸'에서 찾는다. 이에 대해 그는 "식민지에 사는 사람은 절대 해탈이 불가능하다. 여성은 식민지 상황에서 살고 있다. 사회학적 요인이 아니라 유전자에 새겨진 식민지성이 있다. 이때의 여성은 인식론적 여성이 아니라 존재론적 여성이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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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0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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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52.20MB ?
ISBN13
9788932035857
KC인증

책 속으로

나는 여자하기와 짐승하기로 실재하는 아시아를 여행했다. 여행은 ‘나’라는 존재가 붙박인 존재가 아니라 하나의 과정이며 운동이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여행은 ‘나’에게서 ‘나’를 떼어내어 분산시키는 하나의 작용이다. 여행하는 동안 나는 설설 끓는 솥에서 분출하여 사라지는 안개처럼, 당신의 얼굴이 사라진 다음 그 주위를 맴도는 부사처럼. 아련한 그 모습, 여자이면서 짐승이기도 한 아시아의 ‘아시아’가 내 주위를 맴도는 것을 느꼈다.
--- p. 14

그년/눈의 여자. 욕설로 불러야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비천한 것. 여성을 동물과 동일시해버리는 것처럼, 미지의 것을 무참하게 이성을 침범하는 요물로 만들어버리는 것. […] 그들은 자신들의 공동체의 본모습을 하나의 여성적 화신으로 발명했다. 그러기에 감각과 의미, 동물과 신 사이에서 어정쩡한 존재자로 살아가는 자신들의 변신을 향한 가리고 싶은 욕망을 반영한, 그 화신이 그년/눈의 여자일 것이다. 그리고 그 욕망을 하대해 눈의 여자를 상스러운 ‘그년’이라고 부르며 조롱하는 것일 것이다.
--- p.51~53, 55

나는 이곳에서 내 더러운 것이 내 더러운 것을 닦는 것을 경험한다. 내 더러움에 익사하자 내 더러움이 잠시 깨끗해진다.

--- p.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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