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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살롱
10개의 테마로 만나는 개정증보판
유경희
아트북스 2012.12.10.
베스트
미술 top10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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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는 글

결혼은 진화하지 않는다
_결혼이 가장 큰 덕목이었던 시대의 결혼 그림들

아동, 가장 늦게 발명된 존재
_뒤늦게 찾아온 아동 초상화

예술가, 요리에 미치다
_미식이 주는 영감의 미스터리

말을 걸어오는 정물
_17세기 네덜란드 정물화를 통해 본 상징과 알레고리

패션은 유혹한다
_유혹적 기제로서의 패션, 로코코 예술을 평정하다

살롱은 부활할 수 있을까
_예술과 철학의 지지자, 혁명의 동반자

카페 있으매 사랑과 예술이 있네
_예술과 혁명의 산실, 카페

여행하는 인간, 먼 곳을 사랑하다
_여행하는 예술가의 작품 속에 나타난 꿈과 애수

축제는 살인이다
_금기와 일탈 그리고 폭력과 성스러움

후원, 부자가 천국에 가는 가장 완벽한 방법
_시대정신을 창조한 후원자, 메디치

도움 받은 책들

저자 소개 1

허영심은 관능이고 호기심은 매혹이며 감동은 지나칠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움에 미쳐 있는 것만이 열정적이며 역동적인 삶이라고 느끼며 살고 있다. 걸작의 조건을 ‘심플(simple), 스트롱(strong), 뷰티(beauty)’라고 생각한다. 사람 역시 이 세 가지 관점에서 본다. 그림에 중독되고 물건에 중독되고 사람에게도 중독되고 싶다. 중독은 친밀한 관계를 맺고자 하는 나만의 아주 인간적인 접근 방식이다. 사물 중독자, 그림 중독자, 아름다움 중독자, 스토리 중독자이다. 유경희예술처방연구소를 만들어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사람들과 아주 은밀히 소통하는 강의와 상담을
허영심은 관능이고 호기심은 매혹이며 감동은 지나칠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움에 미쳐 있는 것만이 열정적이며 역동적인 삶이라고 느끼며 살고 있다. 걸작의 조건을 ‘심플(simple), 스트롱(strong), 뷰티(beauty)’라고 생각한다. 사람 역시 이 세 가지 관점에서 본다. 그림에 중독되고 물건에 중독되고 사람에게도 중독되고 싶다. 중독은 친밀한 관계를 맺고자 하는 나만의 아주 인간적인 접근 방식이다. 사물 중독자, 그림 중독자, 아름다움 중독자, 스토리 중독자이다. 유경희예술처방연구소를 만들어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사람들과 아주 은밀히 소통하는 강의와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각자 ‘자기 안의 예술가를 발굴해내는 작업’이 가능했으면 좋겠다. 그 성취 속에서 살고 있다는 자긍심이 나를 활력 있게 만든다. 감히 타인의 행복을 돕는다는 의식은 없지만, 예술과 예술가에 관해 들려주는 아트 스토리텔러 혹은 예술 테라피스트로 산다는 것 자체가 예술이다. 앞으로도 예술이 꾸는 꿈을 살고 싶다. 한양대학교에서 국문학,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미학을 전공했으며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대학원에서 시각예술과 정신분석학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술잡지 기자와 큐레이터로 일하던 중 뉴욕대학교에서 예술행정 전문가과정을 수료했다. 지은 책으로 《그림 같은 여자 그림 보는 여자》《치유의 미술관》《창작의 힘》《예술가의 탄생》《아트 살롱》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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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12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92쪽 | 711g | 153*224*30mm
ISBN13
9788961961226

책 속으로

「아르놀피니의 결혼」, 「마리아의 결혼」 등 르네상스 시대의 결혼 그림 는 정결한 여성을 맞이하려는 남성 지배 이데올로기가 엿보인다. 르네상스에 그려진 결혼 그림 대부분은 그 시대가 부부의 정조를 바탕에 깔고 있는 결혼생활을 매우 고귀하고 명예롭게 여겼음을 보여준다. 물론 부부의 정조는 시대를 막론하고 결혼의 최우선 조건이기는 하다. 다만 특히 이 시대에는 여성의 처녀성에 대한 요구가 노골적으로 팽배했다. 처녀가 아니라면 시민들의 면전  모욕을 당했다. 처녀성을 간직한 신부는 화환으로 머리를 장식하고 제단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신부는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뜨리고, 신선한 꽃으로 장식된 청정무구한 화관을 쓸 수 있었다.---p.28「결혼은 진화하지 않는다」 

바로크 시대의 결혼관은 사랑보다는 신의와 우정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마치 북유럽의 실리주의가 결혼에도 통한 느낌이다. 17세기 바로크 시대는 상공업의 발달로 부르주아 계층이 대대적으로 증가했다. 이 신흥 부르주아들은 자식 교육과 시간관념을 매우 중요시했다. 특히 그들은 부부와 자녀로 구성되는 핵가족을 중시했다. 아이들의 독립적인 초상화를 그렸던 18세기만큼 아이들에 대한 애정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부부관계는 소중히 여겼다. 따라서 바로크 시대의 예술작품은 그 어느 때보다 부부간의 사랑이 자주 묘사됐다. 특히 정원을 배경으로 한 젊은 부부 혹은 자녀들과 함께 있는 집단 초상화가 다수 제작됐다.---p.39~40「결혼은 진화하지 않는다」 

미술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어린아이를 주인공으로 하는 그림은 매우 뒤늦게 등장한 것을 알 수 있다. 초상화와 인물화 중심으로 전개해온 서양미술의 지난날을 고려하면, 아동이 그림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던 까닭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그 이유는 ‘어린 사람’에 대한 인식, 즉 오늘날과 같은 아동 개념이 형성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아동의 이미지, 그러니까 순수하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의 이미지는 근대가 되어서야 발명됐다. 중세 때 화가는 아이들을 그저 덩치가 작은 사람으로 다루었다. 르네상스 시대에도 아이들은 여전히 익명의 존재였으며, 바로크 시대에 와서야 비로소 초상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림자 혹은 작은 어른 정도로 치부됐던 아이들의 위상은 19세기에 들어서며 극적인 변화를 맞이한다. 아이가 부르주아 가족의 중심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p.50「아동, 가장 늦게 인식된 존재」 

다 빈치는 어떤 음식을 좋아했을까? 사실 그는 채식주의자였다. 당시 르네상스 이탈리아에는 채식주의자가 많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가축들을 몹시 좋아했는데, 이는 그가 채식주의자가 된 이유 중 하나일 듯하다. 다 빈치는 자연 속의 약육강식에 대해 의문을 갖고 혐오했다. 그런데 그의 수첩에는 여러 차례 고기를 산 것이 기재되어 있다. 아마 이것은 제자들을 위한 것임에 틀림없다. 다 빈치는 샐러드, 과일, 채소, 곡물, 버섯, 면을 즐겨먹었다. 그중 도 쌀과 채소로 만든 밀라노식 수프를 유달리 좋아했던 모양이다. 그는 커다란 종이에 시구 형태로 된 건강관리 규칙을 써놓기도 했다.

“건강을 유지하려면 다음 식이요법을 따르라.
식욕 없이 먹지 말며, 가볍게 식사하며,
잘 씹어 먹고, 잘 익혀 먹고
아주 간소하게 먹어라.
식탁을 떠나자마자 서 있고,
점심을 먹은 뒤에 바로 잠들지 마라.
술은 절제할 것이며, 자주 마시되 적게 마시고
식사 외에나 공복에는 절대 마시지 말 것이며
화장실에 가는 것을 늦추지 마라.”

소식, 절식, 배설 등에 관한 그의 조언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회자되는 얘기다. 참 친숙하고 친밀하지 않나?---p.106「예술가, 요리에 미치다」 

음식(식탁) 정물화는 16~17세기에 시장이나 정육점의 먹을거리 혹은 부엌의 음식을 그리는 것으로 시작됐다. 시간이 흐르면서 상차림 그림, 사냥감 그림, 주방 그림 등으로 좀 더 세분화되었다. 음식 정물화는 꽃 정물화와는 상반되게 매우 끔찍하고 그로테스크하다. 그림 속 고깃덩어리는 마치 우리 인간처럼 느껴진다. 이런 그림은 육식이 주는 쾌락 이면에 그 유명한 명제, “죽음을 기억하라memento mori”를 떠올리게 한다. 육식의 유혹에 사로잡혀 인생을 낭비하는 자는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를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여주는 것이다.---p.147「말을 걸어오는 정물」 

로코코 패션은 회화 혹은 조각인 동시에 움직이는 설치미술이라는 의미  조형예술이라 할 수 있다. 패션은 상대방을 유혹하고 유혹당하기 위한 수사학이다. 직설이 아닌 정교한 언어로 에둘러 상대를 공략하는 전략적 메시지다. 유혹에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말은 어쩌면 가장 미천한 수사라 할 수 있다. 비로소 옷을 입기 시작한 시대, 옷이 말을 걸기 시작한 시대, 옷을 통해 사회적 담론이 형성되던 시대, 로코코 시대의 패션이야말로 구애의 언어이며, 사랑과 유혹의 기술이 철저하게 반영된 전무후무한 예술작품으로 기록된다.---p.167~168「패션은 유혹한다」 

로코코 시대에 유혹의 기술은 은밀히 행해지는 자연스런 교양과목 중 하나였다. 당시의 거의 모든 시와 소설은 하나부터 열까지 감상적인 연애를 위한 진지한 교과서였다. 보통 이런 연애를 ‘수공업적인 연애’라고 부르는데, 그만큼 매우 수고스럽고 지난한 과정이 따른다는 의미다. 이 수공업적인 연애에 유혹술과 속임수는 필수적이다.
유혹의 기술에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가장 황홀한 헌신이 느껴지도록 고백하는 법, 약속을 깨뜨리는 가장 인상적인 법, 애인 혹은 정부를 손에 넣거나 그들과 인연을 끊는 법 등 세부적 지침들이 존재했다. (중략) 또한 남녀를 불문하고 편지 쓰기가 대대적으로 유행했다. 18세기 남자들은 정액보다 더 많은 잉크를 소비해야 했다고 고백한다. 특히 카사노바는 자신에게 온 5만 통의 편지를 자랑스레 공개하기도 했다. 중요한 인물과 나눈 편지는 세심하게 수집되어 살롱 같은 사교 모임  낭독되기도 했다. 낭독 역시 귀를 간질여 영혼을 움직이게 하는 감각적인 방법으로 간주됐다.---p.174「살롱은 부활할 수 있을까」 

메디치가는 왜 예술을 후원했을까? 막대한 돈을 들여 성당을 짓고, 벽화를 주문하고, 그들의 궁전에 신화와 역사의 장면을 그리게 한 진짜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순수한 예술 애호보다는 신앙심의 표현은 아니었을까? 혹은 사후에도 영원한 명성을 획득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 바로 교회(당시는 종교와 예술이 동격이었으므로)에 헌납하는 것이기 때문이었을까? 사정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초기 메디치가의 사업은 거의 고리대금업에 가까웠다. 중세 시대 교회는 고리대금업을 죄악시했다. 이자를 받고 돈을 빌려주는 행위는 하느님의 섭리를 위반한 것으로 보았다. 메디치가는 가업인 고리대금업, 즉 은행 사업에 대한 종교계와 사회의 적개심을 충분히 인식하고 신께 부를 헌납하는 마음으로 사회에 환원한 것일지도 모른다

.---p.382「후원, 부자가 천국에 가는 가장 완벽한 방법」 

출판사 리뷰

결혼에서 패션까지, 10개의 테마로 읽는 미술사
한 시대를 풍미한 그림을 통해 사회문화적 트렌드를 이해하다

그림 읽어주는 여자 유경희가 초대하는 살롱에서의 예술 티타임!


“제가 가장 좋아하는 미술사 테마는
마리아에게 예수의 잉태를 알리는 ‘수태고지’입니다.
왜 ‘수태고지’냐고요?
예술, 특히 물질이 기본이 되는 조형미술이야말로,
영혼이 육화되는 수태고지에 다름 아닌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그림은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고 또 살맛나게 해줍니다.
여러분에게도 이런 즐겁고도 섬뜩한 상징적 잉태 사건이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예술과 인문학을 통과하는 ‘꿈’ 의 잉태를 알려드리는
가브리엘 천사가 되어드리지요.”
_「들어가는 글」에서

‘아트 살롱’에서 만나는 기나긴 그림 이야기

요즘 미술관이나 대형 기획전에 가면 으레 ‘도슨트’의 안내 시간이 따로 마련된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정해진 시간이 되면 한 무리의 사람들이 그림과 도슨트를 앞에 두고 흥미롭게 설명을 듣고 있는 풍경은 이제 익숙하다. 그 시간을 놓친다면 그림에 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기기도 손쉽게 빌릴 수 있다. 전시장을 둘러보면 사이좋게 이어폰을 나눠 끼고 설명을 들으며 그림을 감상하는 사람들도 많다. 물론, 그림은 그냥 보고 느끼는 것으로 충분할 수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보는가, 스토리를 알고 보는가는 어쩌면 선택의 문제일 수도 있다. 단, 그림 한 점에 얽힌 이야기를 알고 보면 그림만 보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것을 둘러싼 세계가 엄청나게 확장된다. 이러이러한 그림이 있다는 것을 알고 넘어가는 것과, 그림 안에 숨겨진 코드들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감상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경험이다.

가령 서양미술사를 접하다 보면 한번쯤 스쳐갔을 정도로 잘 알려진 작품 「아르놀피니의 결혼」(얀 반에이크, 1434)은 다양한 암시로 가득 차 있다. 신랑이 잡은 신부의 오른손은 화합과 서약을 의미하고, 신랑 신부의 뒤에 놓인 침대와 붉은 천은 재산의 정도와 지위를 말한다. 침대 헤드보드에 있는 목조 장식은 자식을 바라는 여성들의 수호성인인 성녀 마르가리타 상이며, 걸려 있는 총채는 라틴어로 ‘비르가’(virga)라고 하는데 이는 처녀라는 뜻의 라틴어 ‘비르고’(virgo)를 연상시킨다. 그 밖에도 거울 옆의 묵주, 벽면의 원형 거울, 샹들리에, 바닥에 널려 있는 신랑 신부의 나무 샌들, 하다못해 창가에 놓인 과일(사과와 오렌지)조차 모두 나름의 의미를 품고 해석을 기다리고 있다. 이런 암시는 백지 상태로 그림을 접하면 전혀 알 수 없는 정보이자 재미다.

소소하지만 그 배경에 대한 사전지식 없이는 알 수 없는 코드들을 하나하나 해석하며 첫걸음을 떼는 『아트 살롱』은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그림 뒤에 버티고 있는 시대상으로 독자를 한층 깊숙이 끌어들인다. 결혼, 아이, 요리, 패션 등 예나 지금이나 우리 삶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일상사를 시대별 그림의 흐름으로 읽는 것이다. 그림에 얽힌 배경과 일화들이 사슬처럼 엮이면 결국 그것은 일종의 드라마가 된다. 의도하지 않아도 기승전결의 구조를 취하며 호기심으로 보기 시작한 관람자를 참여자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그림에 감정을 투영하게 되면 그것은 나의 그림, 나의 삶이 된다. 먼 나라의 결혼식 그림이 아니라, 아르놀피니 부부를 지켜본 이웃 같은 심정으로 바라보게 된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예술처방연구소’를 운영하며 꾸준히 대중강좌를 해온 지은이 유경희는 미술 이야기를 하면서 역사, 문학, 영화, 인간관계, 각종 사회문제 등 잡다한 주제를 종횡무진 넘나드는 것에 익숙하다. 잡다하다는 것은 곧 ‘하이브리드’를 뜻하며, 그것은 『아트 살롱』의 저변에 흐르는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하다. 10개의 테마 아래 온갖 다양한 그림들을 배치해 놓고 능수능란하게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이 책에는 오늘날 화두 중 하나인 ‘르네상스적인 사고방식, 즉 통섭의 시각’이 담겨 있다. 각 테마별로 르네상스 미술부터 현대미술까지 기나긴 시대를 무리 없이 일별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지은이는 마치 ‘천일야화’의 세헤라자데 같다. 넓은가 하면 깊고, 깊은가 하면 넓은 예술과 삶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미술사와 인문학의 결합이 이토록 흥미로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트 살롱’에서 만나는 10가지 테마

결혼, 아이, 요리, 정물, 패션, 살롱, 카페, 여행, 축제, 후원. 『아트 살롱』은 이 10개의 테마로 선별한 수많은 그림을 통해 우리 삶을 파노라마처럼 이어놓는다. 각각의 테마를 위해 골라놓은 그림과 다종다양한 경로를 거쳐 건져 올린 일화들은 시대별로 그 테마가 어떤 변화를 맞이했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예나 지금이나 초미의 관심사인 결혼에 대한 인식의 변화, 살롱에서 시작된 예술가와 철학자에 대한 후원이 결국 프랑스 혁명을 이끌어내게 된 과정, 살롱 이후 예술 혁명의 산실이자 삶의 애환이 담긴 카페의 존재 의미, 먼 곳을 동경하는 낭만적 기질을 지닌 예술가들에게 다가온 여행, 17세기 네덜란드 정물화는 그림이라기보다 흥미롭고 종교적인 텍스트라는 사실, 17세기가 돼서야 그림의 주인공으로 겨우 등장한 아이를 통해 유추하는 중세시대의 아동에 대한 개념, 그저 몸을 가리는 것으로 족했던 르네상스 시대를 지나 로코코 시대에서 활짝 피어난 패션은 옷의 기능을 넘어 사랑의 담론을 가득 담은 ‘언어’로 작용했다는 것 등 이야기는 끝없이 이어진다.

예술은 시대를 반영한다. 한 시대를 풍미한 그림들은 그 시대의 사회상을 비추는 거울이 되곤 한다. 사람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수많은 그림들은 사슬처럼 그 시작과 끝이 연결되어 있다. 우리의 삶이 어떻게 흘러왔는지, 내 앞의 그림 한 점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그 맥락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이 바로 그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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