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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그을린 이후의 소설가 - 김연수(소설가) 신들의 인간적 고투, 그 비참과 영광 - 이현우(문학평론가) 독자란 누구인가 - 금정연(서평가) 01 이론화할 수 없는 것에 대하여_움베르토 에코 02 전통으로부터의 해방_오르한 파묵 03 가짜 세계에서 찾는 실제_무라카미 하루키 04 지식의 형태로서의 일화_폴 오스터 05 광기와 상상력의 시험장_이언 매큐언 06 존재하며 부재하는 정교한 가면_필립 로스 07 피할 수 없는 형식적인 원형_밀란 쿤데라 08 지속적으로 타오르는 강렬한 즐거움_레이먼드 카버 09 환상적인 리얼리즘_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10 어떤 것보다 진실한 새로운 것_어니스트 헤밍웨이 11 완전한 자유의 증명_윌리엄 포크너 12 견고하고 단단한 덩어리를 넘어서_E.M. 포스터 13 추상을 넘어선 심오한 인간_올더스 헉슬리 14 언어로 만든 미로의 도서관_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15 망명하는 영혼의 새로운 실험_블라디미르 나보코프 16 무의식적인 몰입의 창조력_조이스 캐럴 오츠 17 주제가 결정하는 형식_도리스 레싱 18 현실이라는 도약대 위의 거짓말_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19 예술로 포착하는 시대상_귄터 그라스 20 뿌리로부터 창조된 것_토니 모리슨 21 인과관계의 정밀한 배열_주제 사라마구 22 특정한 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곳의 일_살만 루슈디 23 일상적 삶의 기이한 순간_스티븐 킹 24 개인과 사회, 문학과 비평 사이에서_오에 겐자부로 25 대가의 경지에 이른 완벽한 소박함_앨리스 먼로 26 질주하는 천재의 냉철한 두뇌_트루먼 커포티 27 세상을 향한 진한 농담_커트 보네거트 28 이분법을 넘어선 새로운 목소리_어슐러 K. 르 귄 29 웅장하고 아름다우며 정돈된 거짓말_줄리언 반스 30 너와 나와 길에 대하여_잭 케루악 31 시가 된 주기율표_프리모 레비 32 자신에게 진실할 수 있는 자유_수전 손택 33 표면적 진실 너머의 진짜 진실_돈 드릴로 34 절망에서 잉태되는 삶의 희망_존 치버 35 창백한 언덕 너머 빛나는 삶_가즈오 이시구로 36 슬픔이라는 아름답고 묵직한 이름_프랑수아즈 사강 역자 후기 |
The Paris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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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주인공들은 뭔가를 잃었어요. 그래서 그 잃어버린 부분을 계속 찾아다닙니다. 마치 성배나 필립 말로처럼요. …제 주인공이 뭔가를 잃어서 그리워할 때 그는 그걸 찾아다녀요. 오디세우스처럼요. 이런 탐색의 과정에서 아주 이상한 일을 많이 겪지요. 집으로 귀환하는 과정에서요. …이런 경험을 뚫고 살아남아야 합니다. 그리고 결국 자신이 찾는 것을 발견하지요. 하지만 그것이 자기가 찾던 바로 그것인지는 확신할 수가 없어요. 저는 이 점이야말로 제 책의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주제의 기원은 뭘까요? 저 자신도 모르겠어요. 그냥 그 주제는 저와 잘 들어맞아요. 그 주제가 제 이야기들의 추동력입니다. 잃어버리고 찾아다니고 발견하기. 그러고 나면 세상에 대한 새로운 인식인 실망이 기다리고 있지요.
--- 「03 가짜 세계에서 찾는 실제_무라카미 하루키」중에서 저는 항상 빙산의 원칙에 근거하여 글을 쓰려고 애썼습니다. 빙산은 보이는 것의 8분의 7이 물속에 잠겨 있지요. 당신이 알고 있는 것을 안 쓰고 빼버린다 해도, 그것은 빙산의 보이지 않는 잠겨 있는 부분이 되어 빙산을 더 강하게 만들 것입니다. 작가가 무엇인가를 알지 못하여 안 쓰는 것이라면 이야기에는 구멍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저는 청새치가 짝짓기하는 것도 봤고 거기에 대해서도 잘 알았어요. 그렇지만 그것을 그냥 내버려두었지요. 저는 50여 마리의 향유고래 떼를 본 적이 있고, 길이가 거의 20미터나 되는 놈에게 작살을 던졌다가 놓친 적도 있습니다. 그것도 그냥 내버려두었지요. 어촌에서 알게 된 모든 이야기도 그냥 내버려두었어요. 그러나 그 모든 지식이 빙산의 물속에 잠겨 있는 부분이 되었던 것이지요. --- 「10 어떤 것보다 진실한 새로운 것_어니스트 헤밍웨이」중에서 ‘지금껏 수백 편의 논문과 시를 써왔지. 그런데 그걸 쓸 수 없다면 끝장이라는 걸 바로 알게 되겠지. 모든 게 끝이라는 걸.’ 그래서 전에는 해본 적이 없던 걸 시도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새로운 걸 못 한다고 해도 이상한 건 아니겠지. 꼭 단편소설을 써야 할 이유는 없는 거니까.’라고요. 단편소설을 써보는 일은 내 능력이 끝났다는 최후의 압도적인 타격을 대비하는 전 단계였습니다. --- 「14 언어로 만든 미로의 도서관_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중에서 갑작스럽게 아무런 예고도 없이 ‘모두가 장님이라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처럼 ‘아니야, 사실 우리는 모두 장님이야.’라는 생각이 이어졌지요. 이렇게 소설이 시작되었습니다. 나중에 제가 해야만 했던 일은 소설의 초기 상황을 상상해내고 그런 상황이 가져오는 결과를 따라가는 것뿐이었습니다. 그 결과는 소름이 끼칠 만큼 무서웠지만, 매우 강력한 논리를 갖고 있었습니다.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는 상상력을 많이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인과관계를 체계적으로 적용하였을 뿐입니다. --- 「21 인과관계의 정밀한 배열_주제 사라마구」중에서 제가 쓰는 책이 개인적인 공격의 일종이길 바랐습니다. 그리고 모든 소설가가 이렇게 해야 한다고 할 만큼 제 자아가 강하다고도 생각했어요. 책은, 어떤 누군가가 탁자를 가로질러 돌진해서는 독자를 움켜쥐고 한 대 후려갈기는 것과 같아야 한다고요. 독자의 얼굴을 한 대 후려쳐야 하는 겁니다. 그래서 독자를 화나고 불안하게 만들어야 하지요. --- 「23 일상적 삶의 기이한 순간_스티븐 킹」중에서 헨리 제임스는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운 것들을 애매하고 어려워지도록 고쳐 썼어요. 저도 최근에 그렇게 한 게 있어요. 「휩쓸리다」는 1991년 『미국최고단편집』에 수록됐어요. 어떤지 보고 싶어서 선집을 꺼내서 다시 읽었는데, 정말 후줄근하게 느껴지는 단락을 발견했지 뭐예요. 순간 펜을 들어 여백에 고쳐 썼어요. 그 이야기를 단행본으로 펴내게 되면 참고하려고요. 그 단계에서 교정을 여러 번 했는데 나중에 보면 실수한 거였어요. 이야기의 리듬 속에 있는 게 아니었으니까요. 소설 전체를 다시 읽어보면 고친 부분이 도드라져 보이지요. 그러니 이런 고쳐쓰기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가 없어요. 그만두는 게 해답일지 몰라요. --- 「25 대가의 경지에 이른 완벽한 소박함_앨리스 먼로」중에서 작가가 쓰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모두 자전적이지만, 실제 사건이나 인물로부터 착상을 얻기도 해요. 『풀잎 하프』는 실화에 근거한 작품인데, 다들 그 이야기 전부를 지어낸 것이라고 생각했고, 『다른 목소리, 다른 방』이 자전적이라고 추측했죠. 지금까지는 제게 가장 쉬운 글만을 써왔습니다. 앞으로는 다른 것을 자유롭게 써보고 싶어요. 머리를 좀 더 쓰고, 좀 더 많은 색깔을 활용해보고 싶습니다. 헤밍웨이는 누구든 일인칭 소설을 쓸 수 있다고 말했죠.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이제는 정확히 알겠어요. --- 「26 질주하는 천재의 냉철한 두뇌_트루먼 커포티」중에서 위대한 책은, 이전에 한 번도 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세상을 묘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사 능력이나 성격 묘사, 문체 같은 특징을 제외하고 하는 말입니다. 그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사회에 대해서나 정서적인 면에서, 아니면 둘 다에 대해 새로운 진실을 말해준다고 인식되는 책이지요. 전에는 손에 넣을 수 없었던 진실, 즉 공식적인 기록이나 정부 문서, 신문이나 텔레비전에는 절대 나오지 않은 진실 말입니다. --- 「29 웅장하고 아름다우며 정돈된 거짓말_줄리언 반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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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세상에서 가장 강한 문학잡지 『파리 리뷰』
냉철하고 사려 깊은 질문을 던지고, 대가의 답을 경청하다 『파리 리뷰』는 1953년 창간된 이후 60년간 노벨문학상, 퓰리처상, 부커상을 수상한, 더는 유명해질 수 없을 만큼 명성을 얻은 세계적 작가들과 인터뷰해왔다. 이 인터뷰는 신간이나 작가 홍보를 넘어선 소설 기법과 글쓰기 방식, 삶에 관한 진솔한 내용을 다루어 작가 인터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인터뷰를 하나의 문학 장르로 격상시켰다는 평을 들었다. 이 책은 김중혁, 이동진, 조경란 등 소설가와 평론가 및 국내 문창과 대학생 100여 명의 의견을 수렴해 『파리 리뷰』가 인터뷰한 250여 명의 작가 가운에 36명을 선정·수록했다. 헤밍웨이, 나보코프, 스티븐 킹, 하루키… 세계문학 독자들이 열광하는 거장들의 작품론과 창작론 그리고 그들의 삶이 진솔하게 펼쳐진다. 더 이상 유명해질 수 없는, 세기의 작가들이 들려주는 문학의 고통과 즐거움 『파리 리뷰』의 작가 인터뷰들은 단발성이 아니다. 작가의 성장과 변화를 담기 위해 최소한 1~2년에 걸쳐서 이뤄지며 십 년 이상 지속되거나 인터뷰어가 다수인 경우도 여럿 있다. 커트 보네거트의 인터뷰는 십 년에 걸쳐 진행되었고 서로 다른 네 명의 인터뷰어가 만든 네 개의 원고를 보네거트 스스로 통합했다. 아우슈비츠 생존 작가인 프리모 레비는 1987년 자살했는데, 그전부터 이뤄져오던 인터뷰가 『파리 리뷰』에 발표된 것은 1995년이었다. 도리스 레싱이나 스티븐 킹의 인터뷰처럼 런던, 뉴욕 등 인터뷰어가 작가를 따라다니며 여러 국가에서 진행되기도 했다. 파리 리뷰 인터뷰어들은 그들 자신도 작가이거나 연구자이다. 때문에 자신이 인터뷰하는 작가에 대한 심층적인 질문을 준비하지만, 다들 똑같이 묻는 몇 가지 특징적인 질문들이 있다. 어느 시간에 작업하시나요? 어떤 방식으로 글을 쓰시나요? 언제 글을 쓰기 시작하셨나요? 수정을 많이 하시나요? 자신의 작품에 대한 비평을 읽으시나요? 실제 인물에서 착안해 등장인물을 창조하시나요? 자신이 창조한 등장인물들이 작가를 넘어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한 적이 있나요? 등이 그것이다. 같은 질문에 대한 작가들의 완전히 다른 대답, 또는 놀랄 만큼 비슷한 대답은 이 인터뷰집을 읽는 또 다른 재미이자 자신이 읽고 있는 해당 ‘작가’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열쇠다. 인간을 극복하고 작가가 된 위대한 영혼들의 이야기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라는 부제처럼 이 책에는 소설가들이 겪는 문학의 고통과 즐거움 그 속살이 그대로 드러나 있기에 소설을 쓰고 있거나 글을 다루는 이들에게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작가의 회한과 고백,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 진지한 작가적 성찰의 뒤편으로 우리는 스스로 ‘소설’과 ‘소설가’ 그리고 ‘예술’이 무엇이고 누구에 대한 것인지에 대해 답하게 된다. 또 ‘작가란 무엇인가’와 그에 대한 해답을 위대한 작가나 평론가 한 사람만의 설명으로는 추론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렇게 작가들이 내놓는 서로 다른 답을 통해 귀납적으로 유추하고 한발자국 다가설 수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이제 그 대답은 36명의 작가를 통해 더욱 다채로워졌다. 소설가나 습작생이 아니더라도 세계문학에 평소 관심을 둔 작가나 작품이 있다면 작가의 소설관과 작품이 쓰인 뒷이야기, 시대상에 대한 이해를 통해 세계문학의 지평을 넓힐 수 있음은 물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