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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출간에 부쳐
옮긴이의 글 서문 1장 평민의 아이에서 평민의 교육자로 _비어테 패뇌 룬 2장 초등학교에 관한 콜의 사상 _카스튼 옥슨배드 3장 초등학교에 관한 나의 생각 _크리스튼 미켈슨 콜 [부록] 1 베스터 스케르닝에 자유학교 이야기 _토마스 뷔스뷔, 비어테 패뇌 룬 2 교사의 과제 변화와 미래를 위한 새로운 도전 _비어테 패뇌 룬 |
Birte Fahnøe Lund
Carsten Oxenvad
Lars Skriver Svend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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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오늘날 덴마크에서 자유교육과 공교육이 법적으로 한 우산 아래 상호 협조적 관계를 나누면서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데 특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공교육 체제의 기본 틀이 서구에서 왔고 또 그 문제점들이 상당 부분 같은 맥락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면, 대안교육 현장은 물론 공교육 현장에서 이러한 선구적 시도와 대화를 나누어 보는 것은 어느 모로 보나 필요하고 또 절실할 것이다. --- p.13
아이들이 암기해서 배워야 할 내용이 있거든, 그것을 아이들에게 이야기로 들려주라. 마치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듯 그렇게 이야기해 주라. --- p.73 우리 아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계몽’되고 싶어 하는지 알 수 있는 쉬운 길이 있다. 그들에게 그냥 물어보면 된다. 그러면 아이들은 한목소리로 “이야기해 주세요!”라고 대답할 것이다. 우리가 어렸을 때를 생각해 보라. 내가 어릴 때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음에 아무런 부담도 없이 했던 공부는 즐거웠을 뿐만 아니라 효과도 있었기 때문에 여전히 내 마음속에 가장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그런데 오늘날 학교 현장에 만연한, 교사들의 위압적인 미소와 살을 에는 듯한 냉소는 나의 그 아름다운 경험을 더 이상 기대해서는 안될 것으로 만들어 버렸다. --- p.84~85 가르치는 일이 피곤하고 지루한 일로 여겨진다면 그것은 가르치는 일이 끝없는 반복적 일이 되어 버렸거나, 교육이 어린이의 능력 범위를 훨씬 벗어난 목표를 세웠기 때문인데, 어느 경우에 해당되는 그런 교육은 아무런 효과가 없다. --- p.87 어린이가 할 수 있는 생각의 폭은 좁고 제한적이기 때문에, 초등학교는 상상력을 활용해서 어린이의 생각과 경험의 폭을 넓고 깊게 함으로써 삶이 일어나는 중심 공간인 가족에 대해 좀 더 명확한 개념을 형성하고 가족생활이 지속되는 데 필요한 것들을 경험하도록 도와줘야 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눈으로 볼 수 없는 것들에 대한 개념을 형성할 때는 처음부터 상상력에 기초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 p.96 어린이는 천성적으로 얼마나 현명한지! 동물은 먹을 수 있는 것과 소화시킬 수 없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듯이 어린이도 소위 ‘보편적으로 유용한 지식’이란 것들이 자신에게 결코 도움되는 것들이 아님을 본능적으로 안다. 어린이들은 학교가 뭘 가르치든 아랑곳 않으며, 하루 종일 학교에서 생활하며 듣는 말들 가운데 가장 행복을 느끼는 말은 “이제 집에 갈 시간입니다!”이다. --- p.99 참된 가르침이라면 모름지기 생기를 불어넣어주는 힘이 있어야 하는데, 이야기로 들려주는 방식이야말로 귀로 들은 것을 ‘자연스럽게’ 가슴에 닿게 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로 ‘살아 있는 말’, 즉 ‘이야기’만이 정신을 일깨울 수 있을 것이며, 일단 정신이 깨어난 이후래야 ‘쓰인 말’, 즉 ‘책’을 통한 인위적인 계몽 교육이 어떤 효과라도 내게 될 것이다. --- p.100~101 가르치는 사람은 가르치는 방법보다는 가르치는 내용이, 외적인 것보다는 내적인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쓰기를 배우기 전에 쓰고 싶은 것이 있어야 하고, 읽기를 배우기 전에 지식을 얻고자 하는 갈망이 있어야 하듯이 말이다. --- p.117 자신의 삶에 대해 뚜렷한 전망을 세우도록 하는 것, 삶과 희망과 사랑을 갈구하도록 하는 것, 책임감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살아 나가겠다는 독립심과 그런 삶을 가능하게 하는 삶의 기술들을 길러 주는 것, 이것이 바로 교육의 목적이어야 한다. --- p.122 초등학교에서라면 뭐니 해도 교사 주위로 어린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것이 가장 보기 좋은 장면 아니겠는가! 다른 어느 곳보다도 학교에서 더 행복하고 더 자유로워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안타깝게도 어린 학생들 얼굴에 그저 지루함만이 짙게 묻어 있는 것이 지금 우리나라 학교 현실이다. --- p.126 진실하고도 현실성 있는 가르침이려면 그 가르침을 받는 사람의 내면에 공명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뭘 배웠는지 설명해 보라거나 증명하라는 요구를 하지 않는 가르침, 오직 어린이의 지성과 감성을 통한 가르침, 외형보다는 참 자아의 성장을 지향하는 가르침 그리고 가르치는 일이 궁극적으로 자기 삶의 소명이자 내적 기쁨의 발현인 사람이 교사가 되어 하는 가르침, 우리 초등학교에서는 바로 이런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 p.1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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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의 자유학교는 학생 개인당 공립학교 재학생 평균 학비의 75퍼센트를 국가로부터 지원받는다. 국가의 전폭적인 자금 지원을 받으면서도 교육 과정에 있어서는 국가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자유학교’라 불리는데, 덴마크 헌법은 아이들을 자유학교에 보낼 수 있는 학부모의 자유와 누구든 새로운 자유학교를 만들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한국의 대안교육은 덴마크의 자유학교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는데, 덴마크의 자유교육은 어떤 별개의 특수한 학교를 위한 교육론이 아니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받을 권리가 있는 보편적 교육의 뜻을 추구한 것으로 19세기 말 경을 기점으로 시작된 서구의 진보적 교육 운동보다 사십여 년이나 앞선 것이었다. 그 길을 개척한 선구자로 평가받는 크리스튼 콜(Christen Kold, 1816~1870), 그가 남긴 유일한 저서를 국내에 처음 소개한다.
1장 ‘평민의 아이에서 평민의 교육자로’에서는 콜의 세계관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용기를 불어넣으며 추동했던 인물들과의 만남을 중심으로 콜의 생애를 다룬다. 2장 ‘초등학교에 관한 콜의 사상’에서는 콜이 남긴 유일한 저서가 쓰여진 당시의 상황과 배경을 소개하고, 교육의 진정한 목적과 그것을 어떻게 학교 현장에서 실천해야 하는지에 대한 콜의 생각을 이해하기 쉽도록 안내한다. 3장 ‘초등학교에 관한 나의 생각’이 바로 콜이 1850년에 발표한 그의 유일한 글이다. 척박했던 학교 현장에서 평생을 실천가로 살았던 콜이기에 이 짧은 글이 그의 유일한 저술이 되었고 출판은 그의 사후에 이루어졌지만, 이 글에 담긴 콜의 생각은 덴마크 자유교육의 밑돌이 되었고 시대를 뛰어넘어 지금까지도 덴마크 교육에 영감을 불어넣고 있다. 아이들은 다른 어느 곳보다도 학교에서 더 행복하고 자유로워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안타깝게도 학생들 얼굴에 그저 지루함만이 짙게 묻어 있는 것이 지금 우리나라 학교 현실이다. 당시 덴마크 교육 현실을 향한 콜의 개탄은 170여 년이 지난 지금 한국의 교육 현실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 놀랍다. 콜은 아이들에게 기계적으로 암기를 강요하는 당시의 학습법, 쓰기와 읽기 그리고 셈하기만이 교육의 전부가 되어 버린 상황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독특한 교육 세계를 만들어 냈다. 그는 아이들에게 ‘살아 있는 말’인 ‘이야기’로 들려주는 교육 방식으로 접근해야만 아이들의 상상력을 일깨우고, 그런 뒤에야 지식을 얻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 당시 의무적으로 가르쳐야 했던 교재를 거부하고 콜은 북유럽의 신화와 전설, 옛이야기, 덴마크 역사 소설과 시와 노래를 교재로 아이들에게 ‘이야기’해 주었다. 아이들은 “더 이야기해 주세요!”라며 호기심을 발동시켰고, 이야기로 들은 내용을 이해하고 기억했다. 쓰기를 배우기 전에 쓰고 싶은 것이 있어야 하고, 읽기를 익히기 전에 지식을 얻고자 하는 갈망을 어린이로부터 끌어내는 일이 바로 교육이어야 한다고 콜은 말한다. 그래서 교육은 어린이의 욕구와 능력에 기초해야만 하고, 초등학교 단계에서는 나중에 많은 지식을 쌓기 위해 ‘그릇’을 크게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이 콜의 생각이다. 교육은 시험을 위해 존재하고, 시험은 교육을 위해 존재한다는 생각이 우리 어린이들 사이에서 빠르게 번져가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교육이 완전히 길을 잃게 된다. 이런 교육 환경에서 어린이들은 교육이 삶에 어떤 면에서 유익한지를 전혀 경험할 수 없을 것이고, 결국 공부의 즐거움도 사라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린이들이 왜 세상엔 그 어떤 것도 자기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건지, 그리고 “자기를 지키려고 대항해서 싸워 보지만 어찌 해도 이길 수 없는 상대인 ‘운명’”이라도 되는 듯이 그런 세상에 복종하는 이유도 이해하기가 어렵지 않다. 콜이 지적한 교육 환경의 폐해는 앞서 언급한 내용과 마찬가지로 지금 한국의 현실에 빗대어도 꼭 들어맞는다. 교육과 시험이 동일시되고, 무기력과 우울을 멍에처럼 지고 학교에 앉아 있는 학생들의 모습은 시대가 지나도 달라지지 않았다. 아무리 교육 제도를 손보아도 교육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첫 단추를 잘못 끼웠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17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강한 울림으로 교육의 목적과 방향 그리고 실천 방식에 대한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크리스튼 콜의 생각을 들여다보는 일은 의미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