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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_그리고 먹고살고 있습니다
그저 놀이였는데 제게 일 좀 주세요 무엇을 그려야 하나요? 어떻게 그려야 할까요? 그리고 쓰고, 쓰고 그리고 예체능은 훈련이 필요해 그림작가도 직업인입니다 _수정과 협업 그림작가도 직업인입니다 _마감에 대하여 일상적인 일과 일적인 일상 딴짓의 시간은 소중합니다 그리고 싶은 것만 그리며 살 수 있을까 그 순간 때문에 별것 아닌 걸 별것으로 만드는 건 자기 몫이라며 책임을 떠넘기는 그림작가의 별것 아닌 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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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작가는 아닙니다”
한발 ‘먼저’ 시작한 작가의 실질적인 조언 어느 분야에서건 자기만의 확고한 영역을 구축한 이들의 경험담은 귀하게 다가온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그림작가가 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아 활약하는 백두리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욱 소중하다. 저자는 작가 지망생들에게 자신이 전하는 조언이 가르침으로 받아들여질 것을 경계하면서도 겸허하고 허심탄회하게 지금에 이른 비결과 노하우를 들려준다. 작가에게 ‘무엇을, 어떻게’ 그릴 것인가 하는 고민은 작가 고유의 스타일, 나아가 정체성과도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다. 저자의 답은 명료하다. 자연스레 떠오르는 생각들을 꾸준히 그려내는 것. “그림도 글도 하나의 소통 방법”이니 구태여 독특한 아이디어를 구상하려 애쓰지 말고, 일상 속 장면과 순간의 감정들을 건져 올려 일단 쓰고 그려보라는 것이다. 또 스타일이란 수없이 만들어낸 결과물 안에서 형성되니, 스타일에 집착하지 말고 손이 가는 대로 쓰고 그릴 것을 권한다. 더불어 그 연습 방법으로 그림일기를 추천한다. 특별한 목적이나 주제 의식은 필요 없다. 그날그날 겪은 일과 감상을 글과 그림으로 짤막하게나마 기록하는 것만으로 훌륭한 연습이 되고, 그렇게 쌓인 그림일기는 아이디어 저장소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저자 역시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블로그에 올리던 그림일기가 출판사 편집자의 눈에 띈 덕에 첫 번째 책을 출간할 수 있었다. 자기 생각을 그대로 표현한 그림이 쌓이면 의도하지 않아도 하나의 카테고리가 만들어진다. 나에 대해 그렸을 뿐인데 자신이 무엇을 그리고 있는지, 무엇을 계속 그리고 싶은지 저절로 방향이 드러난다. ?45쪽 그림은 잠재의식과 내면의 욕망을 풀어내는 창구이므로 그림일기는 감정 기록장 역할도 한다. 마음속 깊은 곳에 감춰둔 또 다른 내가 늘 세상 밖을 활보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무의식이 드러나려 할 때 의식적으로 그것을 붙잡아 기록해둔다. ?81쪽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지속할 순 없다” 프리랜서로 살아가는 일의 어려움 많은 사람이 작가를 선망하고 책을 내고 싶어 한다. 그만큼 ‘작가’로 불리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은 시대가 됐다. 이 책은 그림을 그리든 글을 쓰든 아니면 저자처럼 그리면서 쓰든지에 상관없이 본인의 창작물을 출간하려는 이들에게 프리랜서 전업 작가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늘 좋은 결과물로 주목받는 작가의 삶 이면에 드리워진 고단함과 애잔함을 생생하게 그려냄으로써 작가 지망생들이 나름의 각오를 하길 바라서다. 저자는 마감 일정, 대중의 평가, 불안한 미래, 불안정한 수입, 건강 문제 등 프리랜서가 맞닥뜨려야 하는 무수한 어려움에 대해 토로한다. 특히 클라이언트와의 관계에서 빚어지는 스트레스와 상처가 생각보다 더 힘들다는 고백은 새겨들을 만하다. 새로운 일을 할 때마다 매번 새로운 팀이 꾸려지므로 협업에 대한 이해와 유연한 자세를 지니라고 강조한다. 창작을 하는 예술가로서의 자존감과 대가를 받는 직업인 사이의 내적 갈등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한편으로 일과 일상의 분리가 어려운 데서 오는 갖가지 고충을 이야기한다. 작업과 휴식의 공간이 같으니 정신 차리지 않으면 어영부영 하루를 보내기 일쑤고, 시간을 정해놓고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게 아니니 언제나 창작의 소재를 찾기 위해 촉을 세우게 된다. 저자는 작업실이나 카페 등 작업만 하는 공간을 이용하거나 본인 나름의 작업 규칙과 시간, 하루 할당량을 정하라고 말한다. 그렇게 하면 정신적 분리는 불가능할지라도 신체적 분리는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가 전하는 세심한 조언들은 작가 지망생들에게 자유로운 업무 환경 이면에 프리랜서로서 감내해야 할 사항들을 한 번쯤 점검해볼 기회를 줄 것이다. 우리는 같은 말을 쓰고 있지만, 생각을 완전히 일치시킬 수는 없기 때문에 개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서로의 언어로 번역하여 하나의 이미지로 도출하는 데는 어느 정도 배려와 노력이 필요하다. ?97쪽 예술가인 줄 알았는데 예술을 하는 게 아니었고, 예술이 아님을 어렵게 받아들이고 있는데 예술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상업미술작가라는 이름으로 예술가와 직업인 사이에 놓인 다리의 중간 어디쯤엔가 앉아 있다. ?153~154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