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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영화가 되다.
외국도서 담당 유서영 (berrius@yes24.com)
2017.10.13.
‘어린 시절은 한 때 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정말 그럴까? 그대가 견딜 수 있는 것 보다는 오래 간다.’ 책의 시작을 알리는 인용 구절이다. 견딜 수 없는 어린 시절 혹은 젊음이라는 것이 있던가?
열 두 살 소년 ‘코너 오멜리 Conor O’Malley’는 밤마다 끔찍한 악몽에 시달린다. 몇 년을 그렇게 지내왔다. 그런데 요사이 새로 꾸는 악몽은 좀 달랐다. 괴물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학교에서는 누구도 코너에게 말을 걸지 않고, 일진들로부터는 괴롭힘을 당한다. 아빠는 영국을 떠나 미국에서 새 아내와 살고 있고 오랜 병치레로 쇠약해진 엄마는 독한 약을 쓰는지 머리카락 한 올 남아 있지 않다. 불안의 징후가 확연하지만 코너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스스로 아침을 차려 먹고, 쓰레기를 치우고, 학교를 간다. 학교에서 얼굴을 맞은 코너는 입 안에 피 맛이 감도는 것을 느낀다. 본능적으로 입 밖으로 뱉어내야 하는 맛이다. 옛 친구와 선생님이 연달아 나타나자 코너는 입 안의 역겨운 액체를 목구멍 속으로 삼켜버린다. 또래 아이들 보다 지나치게 조숙한 것이 확실하다.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악몽 속에서 괴물은 거대한 나무의 형상을 하고 있다. 괴물이 말한다. 너에게 세 개의 이야기를 들려주마. 너는 나에게 네 번째 이야기를 들려줘. 너의 진짜 이야기. 이야기란 아주 거칠은 놈이야. 걔들은 뒤쫓고 물어 뜯고 사냥을 하지. 진실을 들려주지 않으면 널 잡아 먹겠다. 암울하기 짝이 없다. 어쩌면 괴물은 상투적이게도 코너가 상상으로 만들어낸 창조물 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코너는 견딜 수 없는 주변 환경으로 인해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없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나의 불행은 모두 스스로 자초한 것이니 당해도 싸다. 나는 벌을 받아야 하고 기꺼이 받겠다고 생각하는 자에게 괴물이 말한다. 아니.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너는 이 악몽을 떠날 수 없어. 말해. 아니면 영원히 여기 있든가. 이 책이 어른 대상의 소설이었다면 어땠을지 생각해 본다. 고통과 우울로 뒤틀린 상상력이 더 마음껏 활개를 쳤을 텐데 조금 아쉽다. 어둡고 거칠고 신비한 느낌의 흑백 일러스트는 오색찬란한 해리포터 일러스트 판의 그림 작가 짐 케이의 초기작이다. 아주 매력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