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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CHAPTER 1 소울메이트를 찾아서 인터뷰에는 도넛이 제공됩니다 · 성장하는 성년기 · 행복이라는 사치 · 당신의 소울메이트를 찾아서 · 스마트폰 세상 CHAPTER 2 첫 데이트 제안하기 문자 메시지의 성장 · 전화냐 문자냐 · 요즘 얼간이들 · 사방팔방 뿌려 대는 “안녕” · 끝없이 일정만 조율하기 · 끝없이 문자만 주고받기 · 문법 좀, 맞춤법 좀 · “잠깐 만나자”는 건가요, 아니면 데이트 신청인가요? · 좋은 문자 메시지 · 이것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 데이트 신청, 그 이후… · 기다림의 과학 · 기다림의 힘 · 상대에게 관심이 있을 때 우리가 하는 행동 · 상대에게 관심이 없을 때 우리가 하는 행동 · 그래서 타냐와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CHAPTER 3 온라인 데이트 온라인 데이트가 등장하다 · 오늘날의 온라인 데이트 · 온라인 데이트 서비스와 좁은 연애 시장 · 사회적 편견 · 온라인 데이트의 문제 · 기진맥진 · 온라인 데이트 서비스의 함정 · 프로필 사진 · 최고의 프로필 사진을 찾아서 · 메시지는 전략이다 · 알고리즘 · 스와이프하기 · 연애의 자유를 선사하는 테크놀로지 CHAPTER 4 선택과 선택지 ‘최고의 연애 상대? · 연애 관계에서 발생하는 선택의 역설 · 제한된 선택지 · 주어진 선택지를 분석하기 · 우리의 지루하기 짝이 없는 데이트 · 지루하지 않은 데이트의 효능 · 하품 나는 대이트, 계속해야 할까? CHAPTER 5 사랑을 찾아 국경을 넘다 도쿄 · 도쿄의 결혼 위기, 그 역사와 현황 · 부에노스아이레스 CHAPTER 6 오래된 문제, 새로운 형식 섹스팅 · 바람피우기 · 스마트폰 시대의 이별 공식 · 스마트폰 속에 떠도는 구여친 구남친 · 염탐하기 · 사람들은 얼마나 자주 바람을 피울까? · 프랑스 CHAPTER 7 정착하기 완벽한 사랑을 찾은 걸까, 아니면 포기한 걸까? · 열정적인 사랑과 동반자적인 사랑 · 결혼, 꼭 해야만 할까? · 일부일처제, 열린 일부일처제 결론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주 참고문헌 |
Aziz Ans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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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 은퇴자 마을에서 제가 인터뷰한 분들의 세대를 놓고 보면, 평균 혼인 연령은 여자의 경우 20세 전후, 남자의 경우 23세 전후였습니다. 오늘날 평균 초혼 연령은 여성 27세, 남성 29세입니다. 뉴욕이나 필라델피아 같은 대도시로 오면 남녀 모두 30세로 상승합니다. 고작 수십 년이 흘렀을 뿐인데 어째서 초혼 연령이 이렇게 극적으로 변화했을까요?
1950년대에 결혼한 젊은이들에게 결혼이란 성인으로서의 첫걸음을 내딛는 일이었습니다. 고등학교나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바로 결혼해서 부모 집을 떠나는 거죠. 반면 요즘 사람들에게 결혼이란 성인으로서 겪는 마지막 단계 중 하나입니다. 이제 보통 젊은이들은 결혼을 하기 전에 대학에 가고, 직업을 얻고, 부모 집에서 나와 성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갑니다. 이전 세대와는 다른 인생의 단계를 경험하면서 20대와 30대를 보내는 것입니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20대와 30대는 짝을 찾고 결혼을 하는 일에 바칠 시기가 아닙니다. 이들에게는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교육을 받고, 직업을 구하고, 인맥을 쌓고, 완전히 성숙한 사람으로 나아가는 그런것 말입니다. 이 새로운 인생 단계에 대해 사회학자들은 이미 이름까지 붙여 둔 상태입니다. ‘성장하는 성년기emerging adult’라고 말이죠. --- p.30~32 1960년대 이전에 결혼한 사람들이 모두 사랑 없는 결혼을 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함께 시간을 보내고, 성숙해지며, 가족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서로를 향한 깊은 감정을 키워 나가는 일이 더러 있었다고 하죠. 미적지근하게 시작하는 옛날식 결혼이라고 해서 펄펄 끓어 넘치지말라는 법은 없는 거니까요. 그러나 1960년대와 1970년대를 거치면서, 결혼에 대한 우리의 기대치를 포함해 많은 것이 달라지고 말았습니다. 그 변화의 주된 동력은 동등한 권리를 요구하는 여성들로부터 나왔습니다. 더 많은 여성들이 대학에 진학하고, 좋은 직장을 얻고, 경제적으로 자립하면서, 여성들은 자신의 육체와 생활에 대한 새로운 통제권을 획득했습니다. 이웃집이나 같은 건물에 사는 남자의 청혼을 거절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죠. 여성들은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싶어 했는데, 이제는 그럴 수 있는 자유를 가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성년이 된 세대는 생존 공동체 결혼을 거부하고 뭔가 더 큰 것을 추구하기 시작한 사람들이라고 셔린은 지적합니다. 그 세대부터는 단순한 배우자가 아니라 소울메이트를 찾기 시작한 거죠. --- p.42~43 여성들이 받는 문자 메시지에 대해 알면 알수록, 단순한 변덕 차원을 넘어 얼마나 많은 남자들이 스마트폰 뒤에 숨어 문자 메시지를 보내며 공격적으로 성욕을 표출하는 “괴물남”이 되어 가는지 알게 됩니다. 그들이 보낸 문자들은 이론의 여지 없이 부적절하고 상당히 많은 경우 공격적이었을 뿐 아니라, 보낸 남자들이 자신들의 행위에 합당한 대가를 치를 가능성도 매우 적습니다. 얼굴을 마주 보고 있지도 않고, 목소리를 듣고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황당한 표정으로 쏘아볼 수도 없고, 멍청한 머리통을 묵직한 물건으로 내려찍을 수도 없는 거죠.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면 이렇습니다. 여자들이 손톱만한 관심이라도 있는 것처럼 보이면 남자들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달려든다는 거죠. 보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럽고 불쾌하기 짝이 없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면서, 멍청한 남자들은 미약한 희망을 품고 있는 것입니다. --- p.76 틴더는 사람들에게 통하고 있습니다. 출시된 지 고작 2년 만에 틴더는 매일 20억 건의 스와이프를 처리하고 1200만 건의 매칭을 성사시키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제 틴더는 대학가에서만 쓰이는 앱도 아닙니다. 사용자의 평균 연령대가 27세로 높아졌고, 미국 외 국가에서도 빠르게 인기를 얻어 가는 추세입니다. 2014년 말에 이르러 틴더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틴더의 평균적인 사용자는 하루에 11번 접속하고 접속할 때마다 약 7분 정도 앱을 사용합니다. 합치면 하루에 1.25시간 이상을 쓴다는 뜻이 됩니다. 그 작은 화면 위에서 놀라우리만치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끝없이 화면 위에서 손가락을 스와이프하고 있을 테고요. 물론 모방 서비스들이 등장했죠. 오케이큐피드는 기존 사용자들을 위한 스와이프 형태의 앱을 개발했습니다. 틴더 같은 방식으로 사람을 엮어 주는 스타트업 가운데는 힌지Hinge처럼 유명한 것도 있습니다. 페이스북에서 친구로 등록된 사람만 매칭해 주는 서비스예요. 이후로도 새로운 서비스들이 많이 등장하는 중입니다. --- p.186 스마트폰 시대의 이미지는 사용하기도 확산되기도 쉽다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옛날에는 그렇지 않았죠. 술집에서 만난 여자에게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찍은 고추 사진을 우편으로 보내는 남자는 거의 없었으리라고 봐도 무리는 없을 거예요. 징그러운 건 둘째치고 굉장히 번거로운 일이니까요.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다릅니다. 문자 그대로 남자들의 고추와 몇십 센티미터 떨어진 곳에 고화질의 카메라가 있죠. 그리고 그 아름다운 사진을 순식간에 공유할 수 있고요. 그야말로 완전히 다른 판이 벌어진 것입니다. 스마트폰 이전 시대에는 성적인 이미지를 담은 사진이나 영상이 얼마나 퍼지고 있는지,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인해 그 숫자가 얼마나 증가했는지, 정확한 수치를 제공하는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공유되는 성적인 이미지는 엄청난 수준이죠. 그것이 자연스러운 일 혹은 당연한 일로 여겨지는 것은 아니지만, 특히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섹스팅은 빠르게 일반화되는 추세입니다. --- p.291~292 누군가와 독점적인 연애를 시작할 여지가 생기고 나면, 화려한 싱글 라이프의 추억이 머릿속을 꽉 채우기 마련입니다. 세상에는 아직도 선택지가 많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죠. 인터뷰를 하면서 만난 많은 싱글분들이 털어놓은 고민이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진지한 관계를 시작하면서 누군가에게 정착하는settling down 것이 아니라 그냥 주저앉은settling 것은 아닐지 우려한다는 것입니다. 이른바 ‘업그레이드 문제’는 오늘날의 연애 풍조에서 많은 관계를 잠식해 나가고 있습니다. 더 나은 상대가 있는지, 다시 말해 업그레이드가 가능한지, 싱글들은 계속 고민하고 방황합니다. 특히 대도시에 이런 풍조가 만연해 있죠. 시카고나 보스턴처럼 많은 이들이 사는 도시에서 사람들은 한 사람을 만나 정착하는 게 쉽지 않다고 이야기합니다. 저 모퉁이를 돌 때마다 더 매력적이고 어쩌면 더 흥미로울 누군가가 나타날지 모를 일이니까요. --- p.352 제가 싱글들의 세계에서 떠돌고 있을 때, 술집에서 한 여자분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이유가 뭐였을까요, 문자를 주고받다가 지리멸렬해졌고 그 후로는 다시 만나지 않게 되었고요. 그러다가 몇 년 후에 서로 알고 지내는 친구가 주최한 파티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정말 깜짝 놀랐어요. 바보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나는 대체 왜 이렇게 멋진 사람을 그냥 흘려보냈던 거지? 이 책을 다 쓴 저는 이제 그 이유를 알고 있습니다. 이제는 배웠다고 생각해요. 저는 아마도 제게 주어진 다른 선택지들을 뒤적거리고 있었을 겁니다. 저는 문자를 보내지 않았고 그 여성분과의 가능성은 스마트폰 속에 갇혀 버리고 말았죠. 이런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가 있습니다. 아무리 스마트폰 화면에 많은 선택지가 있는 것처럼 보여도, 맞은편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거죠. 다른 사람이 또 누가 있을지, 스마트폰을 붙잡고 시간을 보내는 대신, 우리는 실제의 누군가를 만나 좋은 시간을 더 많이 보내려고 고심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p.416~4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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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시대에 사랑을 한다는 것
대도시의 사랑과 연애, 그 앞에 놓인 수많은 도전과 난관에 대하여 다들 때가 되면 사랑을 찾는 여정에 오릅니다. 완벽한 그 사람을 만나리라는 희망에 부풀어 오른 채, 우리는 모두 누군가를 만나고, 데이트하고, 연애하고, 또 헤어지기도 하는 것입니다. 요즘은 당연한 일이지만 불과 수십여 년 전만 해도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세상이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오늘날의 싱글들은 인류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풍성한 연애의 선택지를 갖고 있으니까요. 기술의 발전은 이 수많은 선택지를 정렬하고 걸러 내서 접점을 찾을 수 있게 해 주었고, 그 결과는 입이 떡 벌어질 정도입니다. 이 모든 변화의 긍정적인 면은 무엇일까요? 또 부정적인 측면은?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연애 때문에 힘들어하는 걸까요? 하지만 오늘날 연애 풍속도의 변화는 기술의 변화만으로 모두 설명할 수 없습니다. 아주 짧은 시간이 흘렀을 뿐인데 사랑을 찾는 방식의 문화 자체가 극적으로 변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수십 년 전만 해도 사람들은 이웃에 사는 괜찮은 사람을 찾아 결혼을 했죠. 가족들끼리 만나서 서로 살인자 집안은 아닌지 확인해 본 다음 곧장 결혼을 하고 또 아이를 낳았습니다. 이 모든 일이 벌어질 때 결혼 당사자들은 스물네 살 정도였을 테고요. 이제 사람들은 결혼을 미뤄 가며 오랜 세월을 들여 자신에게 딱 맞는 완벽한 그 사람을 찾아 헤맵니다. 바로 소울메이트를 말이죠. 소울메이트를 찾아서 5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생존 공동체 결혼companionate marrige’에 만족했습니다. 신랑신부 양측이 각각 분명하게 결정된 역할을 수행하는 결혼 말입니다. 남자는 집안의 가장으로 식구의 생계를 책임지고, 여자는 집에 머물며 집안일과 육아를 담당하는 거죠. 이러한 결혼 형태에서 사람들은 주어진 역할을 얼마나 잘 수행하느냐를 놓고 만족감을 느낍니다. 집에 치킨을 사 들고 왔다, 그러면 좋은 남편으로서 남자 구실을 했다는 흐뭇함을 느낍니다. 집을 깨끗하게 관리하면서 2.5명의 아이를 출산했다, 그러면 좋은 아내로서 여자 역할을 다한 셈일 테고요. 예전 사람들은 열렬한 사랑 때문이라기보다는 새로운 가족을 꾸리기 위해 결혼했습니다.(38~39쪽) 오늘날 우리가 결혼을 바라보는 관점은 그로부터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말았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결혼이란 평생을 함께할 사람을 찾는 일입니다. 사랑하는 바로 그 사람을요. ‘소울메이트 결혼soumate marrige’은 생존 공동체 결혼과 매우 다릅니다. 가족을 꾸리기에 적합한 누군가를 찾는 선에서 끝나는 일이 아니죠. 진정으로 깊이 사랑하는 완벽한 사람을 찾아야만 합니다. 남은 생애를 함께하고 싶은 사람. 티셔츠 냄새를 맡기만 해도 상대가 만들어 준 아침식사를 먹으며 침대에서 하루 종일 [왕좌의 게임]을 정주행한 기억이 떠올라 미소 지을 수 있는 그런 사람 말입니다.(43쪽) 그런데 소울메이트를 찾으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뿐 아니라 막대한 정서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완벽한 사람을 찾는 탐색이 굉장히 큰 스트레스를 낳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오늘날 스마트폰을 가졌다는 것은, 24시간 연중무휴로 영업하는 싱글 전용 클럽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하루 중 언제든지 버튼 몇 개만 누르면 잠재적 연애의 망망대해 속으로 풍덩 빠질 수 있게 된 거죠. 일단, 드넓은 바다에서 수영하는 것은 놀라운 일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싱글들은 그 바다에서 제 짝을 찾아 해안까지 함께 헤엄쳐 오는 것은 고사하고, 그저 익사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내 깨닫게 됩니다.(55~56쪽) 첫 데이트 제안하기 연애 전선에 뛰어든 현대인은 그 무엇보다 먼저 무슨 매체를 이용할지 결정해야 합니다. 전화할 것인가, 문자를 보낼 것인가. 어떤 사람들은 그 선택지 속에 이메일이나 SNS 메시지를 집어넣기도 하죠. 2012년 텍스트플러스의 조사에 따르면, 13세에서 17세 사이의 미국인 중 58%퍼센트가 데이트 신청을 할 때 문자 메시지를 보내겠노라고 응답했습니다. 문자 메시지로 데이트를 신청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전화 통화는 급격히 줄어드는 중이고요. 이렇듯 통신 수단이 변화하면서 몇 가지 부작용이 발생했습니다.(58~59쪽) 문자 하나 때문에 썸 타던 분위기가 확 망가지는 것을 다들 경험해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안녕, 언제 밥이나 먹자”처럼 악의 없는 말 한마디, 맞춤법이나 구두점 실수 같은 사소한 일도 맥락에 따라서는 누군가에게 짜증을 유발할 수 있죠. 문자 메시지는 실제로 만나서 나누는 대화와 달리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의사소통 방식입니다. 얼굴과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를 나눌 때, 사람들은 상대방의 신체 언어, 얼굴 표정, 목소리 억양 등을 감안합니다. 뭔가 잘못된 말을 내뱉으면 주변 사람들을 통해 낌새를 차리고 실수를 정정하거나 잘못된 표현의 악영향이 오래가지 않도록 고쳐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문자로 말실수를 하면 상대방의 스마트폰 스크린 위에 어리석고 멍청한 기록을 영원히 남기게 되는 거죠.(79쪽) 그뿐만이 아닙니다. 문자 메시지가 우리의 정신에 미치는 영향은 독특합니다.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 우리는 전화 통화를 할 때와는 다른 기대를 품게 됩니다. 모든 사람이 휴대폰을 들고 다니기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심사숙고한 후 전화해 줄 때까지 잠깐, 심지어 며칠씩 기다리고 살았습니다. 문자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그보다 훨씬 빠른 응답에 길들여지고 말았죠. 빨리 답을 듣지 못하면 정신줄을 놓고 마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한 세대 전만 해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상대방이 요만한 전화기를 들어서 시시껄렁한 메시지를 보내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미치광이처럼 몇 분마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면서 혼돈과 상처와 분노의 폭풍을 겪는 모습 말입니다.(99쪽) 온라인 데이트의 명과 암 이제 온라인 데이트 서비스는 오늘날 싱글에게 거의 생활필수품이 되었습니다. 2015년 현재, 자신이 “싱글이며 연애 상대를 찾고 있다”고 응답한 미국인 가운데 38퍼센트가 온라인 데이트 서비스를 사용한 적이 있고, 사용하고 있습니다.(136쪽) 온라인 데이트 서비스가 왜 이렇게 성황리에 돌아가는지 알아채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데이트하고 싶어 하는 싱글들을 무제한 공급해 주는 거나 다름없으니까요. 당신이 찾고자 하는 그 사람을 걸러 내고 찾아 주는 도구들 역시 함께 제공됩니다. 대화의 물꼬를 터줄 친구나 직장 동료 같은 제3자를 필요로 하지도 않습니다.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는 24시간 열려 있고 당신은 언제 어디서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접속할 수 있습니다.(140~141쪽) 그러나 다른 연애와 마찬가지로 데이트 앱에도 그 자체의 문제가 존재합니다. 시간적으로 넉넉한 여유를 지닌 매력적인 싱글들만 그런 앱을 쓰는 게 아니니까요. 당연히 인간쓰레기들이 많고도 많습니다. 서로 관심이 있는 상대하고만 대화할 수 있는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쓸데없고 폭력적인 대화들이 수두룩하게 쌓여 있고 그것들은 쉽게 확인 가능합니다. 앱을 통해 만났는데 상대가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는, 혹은 대화를 했는데 채팅봇이었거나 성 구매자/판매자였다는 사람들의 불만 역시 수없이 많이 쌓이고 있습니다.(187~188쪽) 또한 온라인 데이트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그야말로 선택지라는 홍수에 떠내려갈 지경입니다. 확 늘어난 선택지 속에서 우리는 과연 얼마나 꾸준히 한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요? 이론의 여지가 있겠지만 가장 많은 연애의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도 무방할 도시, 즉 뉴욕에 사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바로 저 모퉁이만 돌면 새로운 사람이 나타날지 모를 만큼 가능성이 넘치는 상황에서 누군가와의 관계에 완전히 정착하는 것은 정말이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이죠. 실제로 연구자들은 지나치게 많은 선택지로 인해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오히려 혼란에 빠진다는 것을 여러 실험을 통해 보여 주었습니다.(210~213쪽) 스마트폰 시대의 이별 공식 직접 만나거나 전화를 거는 대신 문자 메시지, 인터넷 메시지,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이별하는 쪽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숫자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그들 중 대부분은 젊은 연령대의 성인들이죠. 지난해에 이별을 경험한 바 있는 18세에서 30세 사이의 성인 2,712명을 대상으로 한 2014년 설문 조사를 보면, 디지털 매체를 이용해 이별을 통보했다는 사람들의 비율은 56퍼센트에 달했습니다. 문자 메시지가 25퍼센트로 가장 높았고, 소셜 미디어가 20퍼센트로 그 뒤를 이었으며, 11퍼센트는 이메일을 보냈다고 응답했습니다. 반면 직접 만나서 대화하고 이별한 사람은 18퍼센트에 지나지 않았고, 전화로 이별한 사람은 그보다 더 적은 15퍼센트에 불과했습니다. 0.0014퍼센트는 심부름꾼을 고용해 말을 전했다고 하고요.(316쪽) 문자 메시지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별을 고하는 이들에게 이유를 물어보면 가장 흔한 답변은 “덜 어색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젊은 성인들은 스마트폰 외의 방법으로 의사소통을 잘 하지 않으니 합리적인 설명이라고 볼 수 있겠죠.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헤어질 때 본인은 문자 메시지나 소셜 미디어를 택했다는 그 젊은 성인층 가운데 73퍼센트는, 자신이 그런 방식으로 이별을 통보받으면 썩 기분이 좋지 않을 것 같다고 답했으니 말입니다.(317쪽) 헤어졌다고 해서 관계가 완전히 단절되는 것도 아닙니다. 소셜 미디어 덕분에 우리는 아주 손쉬운 방법으로 옛 연인과 다시 접촉할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죠. 인터넷을 통해 구애인이 어떻게 사는지 뒤져 보고 싶은 욕망은 그야말로 보편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페이스북을 통해 구애인의 페이지를 뒤져 보는 사람들 가운데 88퍼센트는 상대방의 활동을 샅샅이 뒤진다고 합니다. 구애인에게서 차단당한 사람 중 70퍼센트는 가령 친구의 계정을 빌리는 등의 수단까지 동원해 가며 구애인을 염탐한다고 하고요.(322쪽) 이러한 새로운 연애 지형도에 초점을 맞춰 저자 아지즈 안사리는 오래도록 코미디를 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 책 『모던 로맨스』를 쓰면서 아예 새로운 차원의 시도를 했습니다. 뉴욕대학교의 사회학자 에릭 클라이넨버그와 손을 잡고 대규모 연구 프로젝트를 기획한 것이죠. 도쿄부터 부에노스아이레스, 미국의 작은 도시 위치타에 이르는 수많은 곳에서 초점 집단을 꾸리고 수백여 건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또한 온라인 게시판을 개설해 수천여 건의 메시지를 분석했고, 연애에 대한 온갖 연구와 설문 조사를 분석했습니다. 세계 최고 학자들의 자문도 얻어 냈습니다. 그리하여 최신의 사회학 연구와 번뜩이는 유머가 만나 새로운 연애 지형도가 어떻게 그려져 있는지 탐험해 보는 바로 이 책 『모던 로맨스』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정말이지 획기적이고 또 재미있는 일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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