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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 Benne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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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자신만의 세계에서 살고 있었다. 비록 자신이 소유한 것은 낡은 자전거 한 대밖에 없어도 행복해 보였다. 자크는 이브 노인처럼 살고 싶을 때가 많았다. 하지만 바라는 것이 너무 많은 그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그는 아직도 어린 소년처럼 세상이 그에게 행복과 사랑을 빚졌다고 믿었다.
그는 고통스러운 탄식을 토하면서 옛날에는 인생이 더 신성해 보였다는 생각을 했다. 바로 저 아래, 파리 바로 뒤에 있는 바다와 해안, 파도와 백사장의 모래알 하나하나가 그랬다. 다양한 소리를 내며 집 쪽으로 몰아치던 파도의 음률, 소금기가 밴 바람도 마찬가지였다. 휘발유를 빨아들이는 거대한 말처럼 생긴 지프가 자신의 낡고 우아한 여신을 걷어차지 않길 바라면서 자크는 바로 그 뒤에 주차했다. 그리고 마음을 굳게 먹으며 “정신 차리고 힘내라!”라고 자신을 향해 명령했다. ---pp. 56~57 잘 어울리는 요리_엘리와 자크의 1년 자크가 꼭대기에 있는 다락방으로 혼자 올라온 것은 잘한 일이었다. 사진을 보자 두 눈에서 저절로 눈물이 흘렀기 때문이다. 도무지 억제할 수 없었다. 그 작은 책에 관한 기억을 아무리 떨치려 해도 사진에 얽힌 기억은 더욱 강렬해졌다. 우리의 행복은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빛이 바래지 않았다고 자크는 생각했다. 고난의 시절도 그를 어쩌지 못했고 즐거운 시절도 그를 바꿔놓지 못했다. 그의 마음은 그 사진처럼 여전히 생생하고 온전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다시 책장을 넘겼다. 양면 페이지가 펼쳐졌다. ---pp. 120~121 자크는, 캐서린이 어느 날 아침에 하품하다가 실수로 쏟아지는 햇살을 너무 많이 삼켜서 그 햇살을 평생 속에 담고 사는 사람은 아닌지 의문이 들었다. 그러니까 정확히 엘리 같은 사람. 이런 사람들은 어떤 불행이 닥쳐도 끄떡하지 않는다. 자크는 전혀 달랐다. 어떤 면에서는 물밑에서 생활하며 물 위에서 벌어지는 온갖 세상사에는 초연한 물고기와 비슷했다. 사실 자크는 피곤에 절은 살찐 잉어였다. 늘 그런 것은 아니지만 특별한 일 없이 긴 하루를 보내는 자크의 생활은 잉어 이미지에 꼭 들어맞았다. 왜냐면 그는 언젠가 죽음이라는 낚시를 물때까지 조용하다 못해 소리라고는 전혀 들리지 않는 슬로 모션 속에서 하루하루 지루한 일상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셀라비! 인생이란 그런 것 아니겠는가? ---p. 141 숙달된 요리사로서 자크는 사랑과 믿음, 희망을 한 냄비에 집어넣는 것을 받아들였다. 결과는 간단한 요리법과 같았다. 단순하지만 더 나은 미래의 맛이 들어가야 했다. 이제부터 자크가 따라야 할 레시피였다. 다시 행복해지는 길이 있다면, 새로 첨가된 맛은 평생 자크를 따라다닌 불안과 슬픔의 맛을 능가해야 했다. 슬픔이 과거를 향한 것이었다면 불안은 앞으로 다가올 일에 관한 것이었다. 어느 날 두 사람이 행복을 찾게 된다고 가정할 때 자크는 캐서린이 그 행복을 가져다주리라고 기대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행복으로 캐서린의 희망을 먹여 살리려면 자크가 먼저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야 했다. 설령 트루빌 쉬르 메르 시장에서는 이 같은 요리의 첨가물을 살 수 없다고 해도, 자크는 어떤 어려움을 이기고서라도 그것을 만들어내야 한다. ---pp. 291~2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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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여행지에서 만난 엘리와 자크는 불꽃 같은 사랑을 하게 된다. 그리고 만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바닷가 작은 교회에서 비밀 결혼식을 올린다. 하객 하나 없는 결혼식이었지만, 그들은 행복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작은 오두막 하나를 발견하고 이제 막 요리사 도제 교육을 마친 자크는 주방장이, 엘리는 그곳에선 이전에 만날 수 없었던 서비스를 제공하는 매니저가 되어 "파라다이스"라는 레스토랑을 연다.
기드 미슐랭의 별을 받을 정도로 인정을 받고, 명성이 자자했던 파라다이스는 그러나 어느 날부터 쇄락의 길을 걷는다. 22년 1개월 2주 4분의 3일의 결혼생활을 끝나고, 엘리가 마침내 폐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만 것이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불어온 폭풍우에 간판의 글씨가 떨어져나가 파라다이스 레스토랑은 파리 레스토랑이 되어 버린다. 세상 전부와도 같은 존재였던 엘 리가 떠난 후 자크는 상실 증후군에 빠지게 되고 레스토랑 경영은 이제 안중에도 없어진다. 그렇게 7년. 빚더미에 올라앉은 자크는 레스토랑이 경제 경매된다는 통보를 받게 된다. 더 이상 갈 데가 없어져버린 자크는 될 대로 되라는 식. 그러나 그에겐 그를 사랑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정신과 의사인 파트리스와 변호사 귀스타브가 바로 그 친구들. 그들의 노력으로 레스토랑을 살릴 만한 방안을 마련했으니, 캐서린이라는 투자자를 만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자크는 레스토랑을 다시 살리는 데에는 관심이 없다. 레스토랑 망루에서 바닷가를 바라보며 죽은 아내를 그리워하는 것만이 그의 유일한 일상. 그러던 어느 날, 다락방에서 자명종이 울린다. 그리고 오랫동안 울리지 않았던 자명종이 담긴 상자 안에서 아내의 비망록을 발견한다. 그건 엘리가 결혼 1주년을 기념하며 자크에게 주려고 했던 레시피였다. 그것을 보고 나서, 요리를 하고 싶은 다시 욕구를 느낀 자크. 요리를 시작하려 가스레인지 앞에 서자, 기묘한 일이 벌어진다. 7년 전에 세상을 떠난 엘리가 그의 앞에 나타난 것이다. 자크는 다시 삶의 의욕을 느끼고, 요리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게 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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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과도 같은 사랑 이야기
한 술의 동경과 한 가닥 하늘의 입김, 한 움큼의 사랑 천상의 레시피가 가져다준 뜻밖의 선물 독일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벤 베네트의 최신작! 요리라는 메타포를 통해 사랑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매혹적 감성 로맨스 벤 베네트Ben Benett의 최신 장편소설 『천국의 저녁 식사』가 출간되었다. 2009년에 발표한 데뷔작 『기적이 있는 한』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인기 작가의 반열에 올라선 그는 이후 『천국의 미소』(2010), 『사랑의 연습』(2010), 『불가사리』(2010) 등을 연달아 발표하면서 꾸준한 인기를 누리는 작가다. 그의 작품에서는 사랑의 동경, 사랑의 성취, 사랑의 상실이 단골 모티프로 반복되면서 용기를 통해 잃어버린 사랑을 되찾거나 새로운 사랑을 발견해가는 이야기가 주류를 이룬다. 2012년에 발표한 『천국의 저녁 식사』는 요리사를 주인공으로 삼은 소설로, 사랑의 좌절과 극복, 새로운 사랑의 성취라는 긍정적 도식을 요리의 세계라는 특수한 상황 설정으로 전개한다. 그 과정은 22년간 레스토랑을 함께 운영하다가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 엘리를 향한 간절한 사랑, 엘리가 없는 삶에서의 의욕 상실, 사업의 부도 위기, 캐서린이라는 낯선 여자와의 악연, 캐서린이 몰고 온 새로운 돌파구, 과거를 극복하고 캐서린과 결합하여 희망을 찾는다는 구조로 이어진다. 인물간의 갈등이라든가 반전이라는 전통적 소설 기법이 뚜렷이 제시되지는 않지만, 어느 날 밤 주인공 자크가 죽은 엘리의 환상을 보고 엘리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극적 긴장은 시작된다. 이때부터 과거의 애틋한 사랑에서 현재의 현실적인 사랑으로 전이되는 심리 변화가 묘사의 핵심을 이룬다. 이 소설은 요리라는 이색적인 메타포를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인간관계와 희망, 좌절, 삶의 의미는 다양한 등급의 전채 요리, 주요리, 후식으로 평가되는 등 모든 것이 요리로 표현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는 프랑스의 다채로운 요리를 탐험하고, 요리에 곁들인 다양한 와인을 경험함으로써 책 읽는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또한 소설의 내용과 한 맥을 이루도록 전체 구성도 훌륭한 조합의 정식 만찬과도 같이 구성했다. 과거의 애틋한 사랑에서 현재의 현실적 사랑으로 전이되는 과정 속 심리에 대한 섬세한 묘사 ? 매혹적 감성의 세계로 들어가는 마법의 여행? 현재와 과거의 차이는 레스토랑 간판에서 가장 시각적인 대비를 이룬다. 엘리와 함께 이룩한 레스토랑 ‘파라다이스’는 과거의 전성기를 뜻하고 엘리가 떠난 뒤 글자가 떨어져 나가 ‘파리’만 남은 낡은 간판은 몰락한 현재의 삶을 대변한다. 처음엔 갑작스러운 악연으로 자크의 인생에 들어온 캐서린이라는 인물은 미래의 희망이자, 동시에 과거와의 대립과 긴장으로 구체화한다. 외형적 줄거리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내면의 변화다. 문체의 특징은 자크의 내면세계를 대변하는 전지적 화자의 화법이 돋보인다. 체험 화법(Erlebte Rede)이라는 독일 문학 특유의 서술 기법으로 묘사되는 심리 전개 과정은 이 작품의 감상 포인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천사 또는 유령, 환상으로 등장하는 엘리의 존재와 현실의 캐서린이 오버랩되는 묘사, 천사(엔젤)로서의 엘리와 ‘비즈니스 엔젤’로서의 캐서린이 연출하는 동시성, 아울러 먼저 세상을 떠난 캐서린의 남편 크리스티앙에 대한 자크의 경쟁심리 같은 장면이 체험 화법이나 내적 독백 기법으로 독자에게 생생하게 전달된다. 요리의 세계라는 이색적인 주제와 보기 드문 인물 내면의 묘사, 참신한 직유와 은유의 유머 감각, 낙관적인 사랑과 사랑의 희망을 회화적인 터치로 묘사하는 기법은 “매혹적인 감성의 세계로 들어가는 마법의 여행”이라는 이 소설에 대한 독일 현지의 호평을 실감나게 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