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ⅠPart 열 개의 거울에 비춰본 카뮈
하나, 세계 둘, 고통 셋, 대지 넷, 어머니 다섯, 사람들 여섯, 사막 일곱, 명예 여덟, 비참 아홉, 여름 열, 바다 ⅡPart 카뮈를 읽다 『이방인』 읽기 『페스트』 읽기 『시지프의 신화』 속에 나오는 ‘시시포스의 신화’ Ⅲ Part 카뮈를 만나다 스웨덴 강연 네 통의 편지 인터뷰 연대기로 읽는 카뮈의 생애 |
김영래의 다른 상품
|
내 문학의 출발점에는 언제나 카뮈가 있다.
언제나 젊은 카뮈. 47살의 나이에 ‘어떤 끔찍한 소리’와 함께 너무 일찍 우리 곁을 떠나버린 카뮈. 그가 걸어간 길을 눈여겨보며 나 자신의 길을 걸어온 지 30여 년이 되도록,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노라면 언제나 처음 그 자리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는 카뮈. 내 부끄러움과 자부심, 또한 내 좌절과 깨달음의 원천에 서 있는 사람.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이제 내 나이 오십이 되어 나보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카뮈를 이런 형식으로 되돌아보게 될지는 정말이지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일이다. …… 카뮈의 스승 장 그르니에는 말한다. 카뮈는 자신이 하는 말 속에 스스로를 완전히 바쳤다고. 또한 카뮈는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 구원을 찾았으며, 또한 그보다 더 열심히 행복을 찾았다고. 어쩌면 이 점이 우리가 카뮈를 읽을 때 그와 악수하고 싶은 욕구를 느끼게 되는 대목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를 읽음으로써 그를 만나고, 그 만남을 통해서 한 인간이 자기 시대와 마주하며 획득한 덕목과, 동시대인들과 어우러져 터득한 지혜를 만나게 된다. 말하자면 이러한 것들 말이다. 성실성, 진실, 침묵, 검소함과 단순함, 의식의 명석성과 절제된 욕망. 그리고, 비정상적인 것을 알고 난 뒤에 획득한, 늘 힘찬 힘의 균형과 투명함, 잘 다스려진 극단……. 이 모든 것, 오늘날 예술가들에게서 찾아보기 힘든, 하지만 진정한 예술가라면 끝까지 자신의 것으로 일구어 나가야만 하는, 당연하고도 희귀한 미덕들……. 이 책은 무엇보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 카뮈와 악수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와 악수를 나눈 뒤 그의 작품을 읽고 싶다는 참을 수 없는 욕구를 느끼게 하는 데에 목적이 있는 것이다. 카뮈를 위해, 카뮈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따라서 엮은이는 그저 그림자로 존재하는 것에 만족한다. ---엮은이의 말 중에서 |
|
『이방인』은 문학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단순하고 명확한 언어로 쓰인 금광석 같은 작품이다. 투명하고 진실하며 한 움큼의 안개도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명석한 의식으로 창조된 이 작품은 책을 읽는 행위 그 자체만으로도 모든 것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그럼에도 왠지 낯설고 기이한 느낌을 갖게 되는데, 그건 어쩌면 그림자 한 점 없이 내리쬐는 한낮의 태양 아래서 지나친 광도에 의해 밝혀진 삶을 정면으로 바라보아야 하는 데서 기인하는 이질감일지도 모른다. 때문에 때로는 이 책을 읽기 위해서 우리에게 친근한 얼굴의 이정표가 필요해지기도 한다. 이때 조금의 주저도 없이 권할 수 있는 글이 있는데, 그건 아마도 저 유명한 사르트르의 「『이방인』 해설」이 될 것이다. 책의 출간과 거의 동시에 쓰인 이 평론은 소설 속에 등장하는 부조리한 인물을 우리 자신의 얼굴처럼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준다.
…… 카뮈가 자신의 두 번째 아내가 될 오랑 출신의 프랑신 포르를 처음 만난 것은 1937년이었다. 그 후 카뮈는 여러 차례 오랑을 방문한다. 그는 약간 뒤틀린 애정을 갖고서 오랑이라는 도시를 대하는데, 그 결과물이 1939년에 창작되어 산문집 『여름』에 수록된 「미노타우로스, 또는 오랑에서의 잠시」이다. 거기에서 오랑은 이제는 사라진 사막이나 섬들을 대체할 고독의 수도로서 등장한다. 카뮈는 데카르트가 명상을 위해 찾아낸 ‘자기 나름의 사막’, 그곳에서 자신의 고독과, ‘우리의 남성다운 시편들 중에서도 가장 위대한 시편을 쓸 기회’를 찾을 수 있었던 대도시 옆에 오랑을 나란히 놓는다. 암스테르담은 그러나 3세기 전부터 미술관들로 뒤덮였고, 이제 우리는 ‘다른 사막’, ‘영혼도 의지할 곳이 없는 다른 장소들’을 찾아야만 한다. 그런데 카뮈에 의하면, 오랑이 바로 그런 곳이다. 1940년, 『이방인』을 탈고했지만 전쟁 중에 언제 출판이 가능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인원 감축으로 『파리 수아르』에서마저 쫓겨난 카뮈는 그해 말에 결혼한 아내와 함께 오랑으로 가서 처갓집에 얹혀살게 된다. 거의 1년에 가까운 체류 기간 중에 알제리, 특히 오랑 지역에 티푸스가 창궐하게 되고, 카뮈는 그 무렵부터 페스트로 인한 재난에 관해 자료들을 모으기 시작한다. 이것이 소설 『페스트』의 출발점이라고 보아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