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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사
프롤로그 1 2 3 4 5 6 7 8 9 10 11 12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
David Mich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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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를 영원히 낼 수는 없어요. 영원하지 않은 화가 어떻게 부인의 부분이라도 될 수 있겠습니까? 부인은 ‘저는 늘 화를 내는 사람이었어요’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부인의 화는 일어났다가 잠시 머물렀다가 사라지니까요. 다른 사람들보다 더 자주 화를 낼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한 번씩 화에 굴복할 때마다 부인은 화내는 습관을 더 강화해서 더 자주 그것을 느끼게 만드는 겁니다. 그 습관의 힘을 약화시키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물론이에요. 하지만 화가 날 때는 멈출 수가 없어요. 화를 내겠다고 미리 계획하지는 않아요. 그냥 화가 나버려요.” “그렇다면 부인에게 더 쉽게 화를 내게 하는 상황이나 장소가 있나요?” 트린치 부인은 즉시 대답했다. “주방요.” 그러면서 아래층을 가리켰다. “아주 좋습니다.” 달라이 라마가 손뼉을 치며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조캉의 주방은 부인에게 더 이상 일반적인 장소가 아닙니다. 보물 창고입니다. (...) 이 보물 창고는 부인에게 인내심을 기르고 화를 정복할 많은 기회를 제공할 거예요. (...) 부처님의 이 말씀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한 사람이 전쟁에서 천 명의 사람을 천 번 이길 수도 있지만 최고의 전사는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다.’”---p.176 “스님이 되는 것도 행복의 진정한 원인이 아닙니다!” 달라이 라마는 좀 더 진지하게 말을 이어갔다. “우리는 모두 행복을 키우는 개인적인 방법들을 찾아가야 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원칙은 있지요. 두 가지 진정한 행복의 원인이 있는데, 첫째, 다른 사람의 행복을 바라는 겁니다. 불교도들은 그것을 사랑이라고 하지요. 둘째, 불만족스러워하거나 고통받고 있는 사람이 그런 상태에서 벗어나도록 순수한 마음으로 돕는 겁니다. 우리는 그것을 자비라고 부르죠. 선생님도 잘 아시겠지만, ‘나’라는 자아가 놓여 있던 우리 생각의 중심에 다른 사람을 놓는, 생각의 중요한 전환이 이루어지는 겁니다. 네, 그렇습니다. 많은 분들이 말하는 그 역설입니다. 다른 사람의 안녕에 초점을 맞춰 생각할수록 내가 더 행복해지는 겁니다. 그런 전환에 제일 먼저 혜택을 받는 사람은 그런 전환을 한 나 자신이에요. 저는 그런 상태를 ‘현명하게 이기적인 상태’라고 부릅니다.”---p.89 라마가 말했듯이 그렇게 늘 약한 마음만 먹으면 어떻게 되겠는가? 더 나약해지는 것 외에 무슨 대단한 결과가 나오겠는가? 당혹스러운 이치이긴 했지만 그런 당혹스러움과 함께 이상하고도 불가피하게 내 역량이 매우 강화되는 느낌이 들었다. 그날 밤, 나는 창문턱에 앉아 명상 자세를 취했다. 발을 단정하게 접어 앉고 눈은 반만 감았다. 수염은 깨어 있게 두었다. 그리고 호흡에 집중하기 전에 먼저 게쉐 왕포의 말을 기억했다. 또한 나는 완벽한 롤 모델과 함께 살고 있으며, 주위에 수행을 도와줄 사람이 많다는 것도 기억했다. 진정한 ‘보디카트바’로 진화하는데 이보다 더 좋은 환경은 없다. 나는 스스로 그 진화를 이루어야 한다!---p.246 나도 부정적인 생각 속에서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았나? 명상 능력이 비천하다는 생각을 하면 즉시, 그러니까 밥도 늘 그렇게 많이 먹는 것 아니냐고 스스로를 다그쳤다. 외모에 관해서라면 다리의 상처 때문에 이상하게 걷는 내 모습만 늘 의식했다. 그러다 보면 어린 시절 기억과 족보 문제가 떠올라 자동적으로 더 우울해졌다. 게쉐 왕포 덕분에 충격을 받은 뒤 나는 반대 역학을 발견해 냈다. 긍정적인 생각도 증식된다는 것 말이다. 그리고 긍정적인 생각의 증식은 참으로 기대치 않게 멋진 효과를 불러낸다는 것도. 사람들이 냉장고에 붙이는 메모용 자석이나 인사장, 또는 좋은 말을 써놓는 이런저런 장신구들에 애용하며 써놓곤 하는 괴테의 말이 하나 있다. “무슨 일이건, 어떤 꿈이건 지금 즉시 시작하라. 그런 대담함이 천재를 낳고 능력을 높이고 마법을 부른다.” 사실은 괴테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텐진이 말해주긴 했지만 울림이 상당한 말인 것은 확실하다. ---p.2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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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슬럼가에서 달라이 라마의 손에 극적으로 구조된 고양이,
‘성하님의 고양이’로 불리며 달라이 라마와 함께 살게 되는데…… “내 귀여운 보디카트바.” 달라이 라마는 고양이를 이렇게 부른다. ‘보디카트바bodhicatva’란 보살 혹은 깨달은 존재를 의미하는 ‘보디사트바’의 고양이식 변형, 바로 ‘보살 고양이’라는 뜻이다. 그 밖에도 이 고양이에게는 이름이 많다. 성하님의 고양이(His Holiness’s Cat, HHC), 린포체,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창조물, 아기 스노우 라이언Snow Lion, 마우지둥(마오쩌둥) 등등. ‘달라이 라마의 고양이’가 된 자신의 운명에 감사하게 된 고양이, 그러나 이 고양이는 원래 인도의 슬럼가에서 두 소년에 의해 헐값에 팔릴 운명이었다. 그러나 허약한 뒷다리 때문에 쓰레기더미 속으로 버려질 위기의 순간, 마침 그곳을 지나던 달라이 라마가 2달러를 주고 고양이의 목숨을 구하게 된다. 그렇게 해서 고양이는 인도 허름한 뒷골목에서 달라이 라마의 아름다운 성소, ‘조캉’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다. 고양이는 달라이 라마와의 첫 만남을 이렇게 회상한다. “내가 기억하는 것은…… 어느 순간 한없이 따뜻함을 느끼며 성소에서 깨어났다는 것뿐이다. 그때, 그날 처음으로 다 잘될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 나에게 다시 안전과 자양분을 찾아준 존재가 누구인지 보려고 고개를 든 나는 어느새 달라이 라마의 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실수와 반성, 새로운 선택을 통해 사랑과 자비를 알고 베풀게 된다 이 책은 총 12장으로 구성되었으며, 12개의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각 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이나 사건과 관련이 있다. 달라이 라마와 그의 비서인 초갈 및 텐진과의 첫 만남, 달라이 라마의 요리사로 인정은 많지만 흥분을 잘하는 트린치 아줌마, 고양이라면 질색을 하고 영적 허영심에 가득한 카페의 주인 프랭크, 자기 계발 분야의 세계적 인사이지만 자신은 전혀 행복하지 않은 ‘잭 아무개’라는 사람, 박애주의자로 숲 살리기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영국인 여배우, 프랭크의 스승이 된 왕포 스님, 주인공 고양이가 한눈에 반해버린 수고양이 맘보, 달라이 라마가 모르고 먹어버린 야생 산딸기 요리, 육식을 거부하다 병이 생긴 텐진의 딸 로렌, 원치 않는 결혼을 앞둔 텔레콤 기사 라지, 아는 것은 많으나 자신 없고 소심한 샘, 그리고 이 책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서점 개점식 등이 그것이다. 이 열두 개의 에피소드는 주인공 고양이가 깨우쳐가는 깨달음을 상징하기도 한다. 우리의 주인공 고양이는 생명의 귀중함, 외로움의 정체, 행복의 조건, 사랑하고 자비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남을 나처럼 생각해야 하는 이유, 변화에 탄력적이어야 하는 이유, 절제하는 법, 육식과 채식의 문제, 약한 마음을 극복하는 법, 열등감을 극복하는 법 등을 이 에피소드들을 겪으며 하나씩 배워나간다. 이 모든 에피소드들은 어린 고양이가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 벌이는 크고 작은 실수담과 얽히면서 독자들의 웃음 코드를 자극한다. 예컨대 어느 날 바깥에 나갔다가 덤불 속에서 ‘쥐’를 발견하고는 본능에 압도되어 쥐의 목을 물어 기절시키고, 그것을 자랑하려다가 조캉의 직원들에게 망신을 당한다. 그리고 고양이는 ‘성하님의 마우저Mouser’ ‘마우지 슬레이어(쥐 살인자)’, 그리고 끝내 ‘마우지둥(마오쩌둥)’ 이라는 굴욕적인 별명을 얻고야 만다. 다행히도 쥐는 살아났지만 풀이 죽어 있는 고양이에게 달라이 라마가 말한다.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들었다. 때로 본능이나 부정적인 조건에 압도당할 때가 있단다. 나중에 우리가 한 짓을 몹시 후회하기도 하고 말이야.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해서는 안 된단다. 부처님은 너를 저버리지 않았단다. 이번의 실수에서 배우고 계속 가자. 그럼 된다. 내일은 또 온단다.” 또 주인에게 버려져 조캉으로 온 개를 예뻐하는 달라이 라마를 보며 개를 질투하고 달라이 라마에게 배신감마저 느낀다. 그때 마침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끼는 세계적인 자기 계발 전문가에게 달라이 라마가 하는 말을 고양이가 듣게 된다. “우리는 모두 행복을 키우는 개인적인 방법들이 있는데, 첫째, 다른 사람의 행복을 바라는 겁니다. 불교도들은 그것을 사랑이라고 하지요. 둘째, 불만족스러워하거나 고통받고 있는 사람이 그런 상태에서 벗어나도록 순수한 마음으로 돕는 겁니다. 우리는 그것을 자비라고 부르죠.” 그 말을 곱씹으며 고양이는 스스로 깨우치게 된다. 그리고 하는 말, “나는 질투심을 느끼지 않을 때 훨씬 더 행복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질투와 분개는 아주 힘든 감정이라 마음의 평화가 깨진다. 나를 위해서라도 불행하고 불합리한 감정에 소모될 이유는 없다.” 또 온갖 황홀한 먹을거리에 빠져 뚱뚱해지는 줄도 모르고 음식을 탐하던 즈음, 계단을 뛰어오르다가 무거운 몸을 지탱하지 못하고 ‘모욕적인 추락’을 하는 망신스러운 일을 겪게 된다. 고양이는 충격 받고 비로소 깨우친다. “덜 먹어야 한다는 것을 나도 다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냥 머리로만 알고 있었다. 그 모욕적인 추락이 있기 전까지는. 그런 창피를 당하고 나서야 머리로만 알고 있던 것이 행동으로 바뀌는 ‘깨달음’이 되었다.” 그리고 그날 밤, 침대 안의 아늑한 어둠 속에서 달라이 라마가 자기를 쓰다듬으면서 하는 말을 듣는다. “귀여운 스노우 라이언, 오늘 힘들었겠구나. 문제를 알면 훨씬 쉽게 바꿀 수 있단다.” 그런가 하면 범고양이 맘보를 보고 첫눈에 ‘열렬한 사랑’에 빠져 뜨겁게 그리워하던 순간, 달라이 라마와 틱낫한 스님의 대화를 듣게 된다. 평정심을 갖고 변화하는 것들을 ‘지켜보는 것’이 “자기 중심의 멜로드라마에 빠져, 롤러코스터처럼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면서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것보다 얼마나 좋은가” 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고양이는 자기가 “살아온 날들 대부분이 바로 그 ‘자기 중심적인 멜로드라마’”였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 후 범고양이에 대한 뜨거운 감정이 불쑥불쑥 올라와 괴로울 때마다, 고양이는 ‘자기 중심의 멜로드라마’를 쓰기보다는 내면의 평화에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기 좋아하는 ‘카페 프랭크’의 주인장 프랭크가 달라이 라마의 고양이를 만나 벌어지는 일도 흥미롭다. 그는 우연히 자신의 카페를 방문한 고양이가 ‘달라이 라마의 고양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고양이에게 ‘린포체’(티베트 고승)라는 이름을 붙여 손님을 끌어 모으려 한다. 그 소식을 전해들은 달라이 라마는 한바탕 크게 웃음을 터뜨린다. 조캉의 요리사인 트린치 아줌마의 ‘간 큰 실수담’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요리에 있어서는 완벽을 추구하는 불같은 성격의 소유자 트린치 아줌마는, 어느 날 VIP 오찬용으로 사놓은 음식 목록 중 ‘산딸기’가 없어졌음을 알고 노발대발 화를 낸다. 그 와중에 그녀의 뒤에서 나지막이 들려오는 ‘그분’의 목소리, “제가 먹었습니다.” 달라이 라마는 어쩔 줄 몰라하는 그녀를 무한한 자비심으로 바라보며 “미안합니다. 먹으면 안 되는 줄 몰랐어요”라고 정중히 사과한다. 그리고 그녀를 따로 불러 이야기를 나누며 “이 세상에서 우리 밖의 모든 것을 통제할 수는 없지만 마음을 통제하는 일은 배울 수 있다”는, 분명하지만 따뜻한 조언도 잊지 않는다. 고양이의 삶을 통해 유쾌하게 펼쳐지는 진리의 세계 ‘달라이 라마의 고양이’는 오만함과 부끄러움, 실수와 성찰, 실천 사이를 오가는 평범한 우리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다. 그리고 그런 실수와 성찰, 또 새로운 선택을 통해 조금씩 성장해 가는 고양이의 모습도 우리가 진리를 배우고 익혀가는 과정 그대로이다.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달라이 라마를 찾아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지만, 달라이 라마의 대답은 늘 간단하고 명쾌하다. 한마디로 그것은 ‘사랑과 자비’이다. 그러나 이 책은 우리에게 자비와 사랑을 가르치거나 강요하지도 않고, 꾸짖거나 훈계하지도 않는다. 달라이 라마가 자신의 실수를 부끄러워하는 고양이를 향해 온화한 목소리로 “내일은 또 온단다”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우리는 달라이 라마가 또 그가 전하는 진리의 세계가 어떻게 우리를 자신의 넉넉한 품으로 초대하는지 보고 깊은 위로를 얻게 된다. 이 책을 읽기 쉽게 하는 것 중 하나는 책 곳곳에 숨어 있는 수많은 웃음 코드들이다. 옮긴이는 “이 책의 가장 큰 웃음 코드는 외로움에 시달리고 사랑에 빠지고 식탐에 허덕이고 열등감에 괴로워하는 우리 주인공 고양이를 보면서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띠게 될 만면의 미소”라고 말한다. 우리와 다른 존재이기 때문에 짓는 미소가 아닌, 자신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투영된 한 마리의 고양이를 보며 짓게 될 공감의 미소 말이다. 유쾌하고 재미있게 쓰였지만, 이 책은 한편으로 불교의 사성제四聖諦, 팔정도八正道, 윤회, 업 같은 개념이 비중 있게 논의되고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은 어렵지도 또 거창하지도 않다. 그저 불교를 종교가 아닌 단지 힐링의 기술로 수행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다양하게 펼쳐질 뿐이다. 불교 이론서처럼 딱딱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다. 불교에 관심이 없는 독자라도 충분히 깊은 감동과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고, 누구든 행복한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유쾌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