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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방
1장 2장 3장 4장 5장 6장 역자후기 영원한 등대가 된 지성, 버지니아 울프의 삶과 죽음 버지니아 울프 연보 |
Adeline Virginia Woo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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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무엇보다 자기 자신이 되는 것, 오직 그것만 생각하세요.”
정확한 번역과 섬세한 각주로 만나는 『자기만의 방』 작가나 작품이 지닌 명성에 비해 실제로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을 제대로 읽은 독자는 많지 않은 듯하다. 이 작품이 소설인지 에세이인지, 무슨 내용을 담고 있는지 모르거나, 읽기에 도전했다가 생각보다 까다롭다고 포기한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은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여성과 픽션’을 주제로 강연한 두 개의 연설문을 바탕으로 출간된 비평서이자 에세이이다. 혹시라도 쉽게 읽히는 소설을 예상했던 독자라면 당황할 수도 있을 터. 그러나 가상의 인물을 화자로 한 이 에세이는 한 편의 소설을 읽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울프의 ‘의식의 흐름’에 함께 몸을 맡기고 그 리듬이 맞는다면, 단숨에 읽어 내려갈 수 있는 재밌는 책이다. 『자기만의 방』은 여자라는 이유로 도서관 입장을 거부당한 일화를 시작으로 총 6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성과 남성의 불평등한 현실, 가난이 창작에 미치는 영향, 성별에 따른 직업의 차이, 창작을 위한 마음 상태, 역사에서 배제된 여성, 픽션 속 여성상, 여성의 글쓰기가 갖는 의미, 여성 작가들에 대한 비평, 작가의 임무 등을 다룬다. 역자는 울프가 서술한 그대로 충실하게 흐름을 이어가면서, 섬세한 각주로 작품의 폭넓은 이해를 돕는다. 다음을 보자. 어떤 옛날 에세이가 문득 떠오르더니 제 맘속에 찰스 램*을 불러왔습니다. 성(聖) 찰스, 새커리**가 램의 편지를 이마에 대며 그렇게 말했지요. 사실 모든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생각들이 떠오르는 대로 여러분한테 말씀드립니다), 램은 저와 마음이 제일 잘 맞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당신이 그때 그 에세이들을 어떻게 썼는지 제게 말씀해 주시겠어요? 라고 묻고 싶었을 사람이지요. * 찰스 램(1775~1834) : 영국의 시인ㆍ에세이스트.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누나가 엄마를 살해했고, 그는 누나를 돌보며 미혼으로 생을 마쳤다. 그가 ‘엘리아’라는 필명으로 기고한 에세이를 모아 펴낸 『엘리아 에세이』는 영국 산문문학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 윌리엄 새커리(1811~1863) : 찰스 디킨스와 함께 19세기 영국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로, 그의 작품 『허영의 시장』은 당시 중상류 계급의 위선을 날카롭게 풍자했다. 정신질환을 앓는 아내를 부양했다. 찰스 램이 자신과 마음이 제일 잘 맞는 사람 중 하나라는 새커리의 언급은 두 사람 모두 정신질환을 앓는 여성을 부양했다는 공통점을 알 때, 더 깊게 이해된다. 또한 평생 정신질환을 앓았던 버지니아 울프의 삶을 떠올리면 더욱 새롭게 다가온다. 정확한 번역과 세심한 각주, 이에 더해 역자는 버지니아 울프의 상세한 삶의 궤적을 살펴볼 수 있는 비평글과 연보를 함께 수록해 독자들로 하여금 작가와 작품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고정적 소득과 자기만의 공간은 여성의 마음속을 공포와 증오 대신 용기와 자유로 채우고, 자유로운 마음에는 어떤 자물쇠도 채울 수 없는 법이다. 하나의 목소리는 집단의 경험 뒤에 나오는 법. “당신이 쓰고 싶은 것을 쓰는 것, 그것이면 충분해요. 작지만 그걸 가진 사람에게는 한없이 소중한 스스로의 재능이 시들어가게 그냥 두지 마세요. 다른 무엇보다 자기 자신이 되세요.” 백 년 전 버지니아 울프가 건넨 메시지는 오랜 시간 억압받고 외면당했지만 꿋꿋했던 여성들의 삶 위에서 나왔다. 이제 그 목소리에 우리 스스로의 목소리를 채워나갈 차례다. ● 본문 속에서 저는 시턴 여사가 왜 우리한테 한 푼도 남기지 않았는지, 가난이 마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부(富)는 어떻게 마음에 영향을 미치는지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_39쪽 왜 남자들은 와인을 마시고 여자들은 물을 마시는가? 왜 한쪽 성은 그토록 번창하는데 다른 쪽 성은 그리 가난한가? 가난은 픽션에 어떤 영향을 끼치나? 예술 작품 창조에 필수적인 조건들은 어떤 것인가? _41~42쪽 자신감이 없으면 우리는 요람 속의 아기들과 마찬가지입니다. _56쪽 하지만 그 어떤 것보다 제게 아직 고통으로 남아 있는 건 그 시절 제 안에서 자라난 공포와 쓰라림의 독입니다. 우선,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늘 하고 있어야 하는 것, 어쩌면 늘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건 아닌데도 그렇게 보였고, 모험을 감행하기엔 위험성이 너무 높아서, 아양 떨고 굽실거리며 노예처럼 그 일을 해야 했던 것 말이에요. 그다음엔, 감춰 두면 죽을 재능이?작지만 그걸 가지고 있는 사람한텐 소중한? 나 자신, 내 영혼과 함께 시들어가고 있고, 이 모든 것이 봄에 핀 꽃들을 먹어치우는 녹처럼 되어 그 재능의 심장에 있는 나무를 무너뜨리게 되었다는 생각입니다. _60~61쪽 “여자들한텐 결코 30분의 시간도 없어요……. 자기만의 것이라 부를 수 있는 시간 말예요.” _107쪽 작은 것들에도 불을 비추었고, 그것들이 어쩌면 결국 작은 것들이 아니었다는 걸 보여 주었습니다. _146쪽 자, 지금 저의 믿음은, 단 한 줄도 쓰지 않고 교차로에 매장된 이 시인이 아직도 살아 있다는 것입니다. 그녀는 여러분과 제 속에, 또 설거지를 하고 아이들을 재우느라 오늘 밤 이 자리에 있지 않은 수많은 다른 여성들 속에 살고 있습니다. _179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