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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 프롤로그 이토록 무의미한 아름다움이여.
1. 생을 향한 고단한 로맨스 012 오늘이 내 삶의 전부 014 다짐 016 어느 밤, 어떤 이의 센티멘털 020 이만하면 그럭저럭 022 생활의 실체 024 우리 조금만 더 서로를 바라보자 028 새벽 두 시에 잠들어 세 시 깨는 것만큼이나 힘든 일 030 Mr. ‘하지만’ 032 어쨌거나 봄이 왔어 036 한 해 정리 038 괜찮아, 괜찮아질 거야 040 아들과 함께 칼국수를 046 겨울 바다, 혹은 삶의 리얼리티 050 여기는 참 낯선 별 054 인생은 어쩌면 2. 창밖의 모든 풍경이 그리운 날 058 오늘은 창밖의 모든 풍경이 그리운 날 060 11월 062 여행을 못 가는 나는 064 당신이니까 066 평생을 살아가는 이유 068 자명한 사실 070 당신은 내가 겪은 일들의 전부 072 변덕스런 마음 074 나는 좀 더 외로워져야겠다 080 당신을 조금 더 사랑해야 했기에 바다로 향하는 길을 생각했다 082 나의 자그마한 이데올로기 086 2월에 대하여 090 발밑에 빗방울이 쌓이듯 세월은 흘러 094 우리가 키득거렸던 날들 100 혼자 먹는 밥 104 그깟 매듭 하나 때문에 106 이미 알고 있었어 108 나는 조금 더 110 우리가 두려워해야 하는 건 114 내게 섭섭한 것 있다면 116 나의 바람, 두 가지 118 은유와 직유 120 35mm 렌즈 124 세 가지 반응 126 맥주에 관한 엽서들 3. 가장 빠른 달팽이처럼 132 즐거웠던 시절은 모두 어제 134 여행의 이유 136 운명은 어딘가에서 우리를 138 여행에 대한 몇 가지 서툰 잠언 142 여행의 정석 144 여행 혹은 허구 146 누구나 거센 바람 속으로 자진해서 걸어가고 싶을 때가 있는 법이니까 150 여행작가의 책무 152 여행하는 사진가의 마음 156 여관에 대한 몇 가지 단상 160 요세프 쿠델카 사진집 164 벨&세바스찬을 듣는 베란다의 일요일 166 이봐, 여행자 168 고양이 혹은 여행자 170 가장 외로울 때 172 여행은 혹은 삶은 174 짧은 인터뷰; 여행작가로 살아가는 일은 4. 공항이 그리운 밤 182 12월 12일쯤, 당신과 나눈 이야기 184 어느 날 인생은 우리를 물끄러미 186 木 190 카메라 활용법 194 4월 내소사에서 196 때맞춰 찾아와 주는 것들이 고맙다 200 아팠네요 202 필사적 204 다음 일은 다음에 생각하자 208 잘 지내나요, 내 인생 210 1/2 212 철학과 스타일 214 서른과 마흔 사이 218 공항이 그리운 밤 220 나이가 든다는 건 222 훗날의 내 아이에게 224 사랑할 수 있을 때 더 사랑하자 228 어쨌든,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니까 5. 세상과는 무관한 사람 232 허무를 이기기 위해 떠나는 거죠 236 거기엔 거기에 맞는 가장 맛있는 방법이 있더라구요 240 모른다고 즐기지도 못합니까 244 음식의 변증법 248 잘 먹었습니다, 오늘도 좋은 공부를 했습니다 252 힘든 시절은 다 지나가게 마련이지 256 Same Same But Different 260 세상과는 무관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264 그곳에는 그곳에 맞는 삶의 방식이 있죠 268 인생은 마치 카페 쓰어다처럼 272 그러니 인생은 얼마나 공평한가 276 비가 와도 좋았다 포르투갈이니까 288 내가 새벽 거리를 걷는 일 또는 여행을 떠나는 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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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우리가 어제 한 일을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그걸 바꿀 수는 없잖아요. 내일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어요. 그러니 지금 이 순간에, 오늘에 최선을 다하면 되는 거예요. 오늘이 내 삶의 전부예요.
--- p.13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건 ‘잘해 보자’, ‘열심히 해 보자’ 이런 게 아니라 조금만 너그러워지자. 어제보다 하루만큼 더 살아왔으니까 말이다. --- p.15 파이팅!!! 같은 건 하지 말자. 그런 거 안 했지만 우린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왔잖아. 최선을 다하려고도 하지 말자. 그것도 하루 이틀이잖아. 매일매일 죽을 힘을 다해 달리려니까 다리에 쥐 난다. 지친 것 같다. 조금은 적당히. 조금은 대충대충. 좀 걸어보는 건 어떨까. 걸으며 손도 잡고 주위도 돌아보고 그러자. 오늘부터는 하고 싶은 것들을 조금씩 하면서 갖고 싶은 것들을 하나씩 가져가면서 생각하고 싶은 것들을 더 많이 생각하면서. --- p.25 힘든 시절은 지나갔다. 살다 보면 설명할 수 없는 일, 굳이 설명을 안 해도 되는 일이 많이 생겨난다. 그것들은 단지 지나가는 일일 뿐이다. 어쨌거나 봄이 왔다. 봄은 추운 겨울을 견딘 자에게 오는 선물이다. --- p.35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나는 그동안 내가 잊고 있던 많은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릴 수 있었다. 그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언제, 이 사람들과 밥 한 끼 해야지’하고 생각했다. 사는 게 힘겹고 팍팍하게 느껴질 때, 혼자서 밥을 먹어보시라. 숟가락 가득 밥을 떠서 입안으로 넣어보라. 당신이 밥을 먹고 있는 동안 떠오르는 그 얼굴과 따뜻한 밥 한 끼 나눠보시라. --- p.103 그냥 놔둬. 풀어지지 않으면 풀지 마. 그냥 그대로 놔둬. 그깟 매듭 하나 때문에 우리 인생을 망칠 필요는 없잖아. --- p.105 우리가 진정으로 두려워해야 하는 건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고 사는 것이다. --- p.112 여행이란 생에 골몰하는 가장 유익하고 헌신적인 방법, 생과의 가장 완벽한 열애. 여행은 언제나 실패다. 성공적인 여행은 없다. 우리는 실패를 경험하기 위해 기꺼이 여행을 떠나고 그 실패는 즐겁다. 이번 여행을 통해 당신이 긍정을 배웠으면 좋겠다. --- p.141 우리 인생에서 먹고 마시는 일을 빼고 나면 뭐가 남을까. 인생은 허무한 것이고, 그 허무의 날들을 이겨내기 위해 우리는 사랑을 하고 여행을 떠난다. 살아가는 일은 채워가는 것이 아니라 비워가는 것이다. 그러니까 인생의 본질은 낭비인데, 그 낭비의 가장 좋은 방법은 여행이고, 여행은 곧 먹고 마시는 일이 아닐까. --- p.234 우리도 언젠가는 아빠의 아빠의 아빠 때는 힘들었지, 엄마의 엄마의 엄마 때는 힘들었지 하며 눈을 찡긋할 때가 있을 것이다. 인생은 그런 것이다. 힘든 시절은 다 지나가기 마련이다. --- p.255 다른 일과 마찬가지로 여행작가 일 역시 쉽지만은 않다. 자주 힘들고 그만두고 싶을 때가 많다. 그럴 때면 하노이에서 마셨던 커피를 떠올리며 묵묵히 짐을 꾸린다. 인생이 맨날 쓰기만 하겠어? 그렇다고 인생이 달콤하기만 하겠어? 인생은 마치 카페 쓰어다 같다. 때론 쓰고 때론 달다. --- p.2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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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여행, 이토록 무의미한 아름다움이여. 시간이 흘렀다. 나는 아직 공항이 낯설고, 비행기의 유연한 이륙을 볼 때마다 이토록 거대하고 무거운 쇳덩이가 어떻게 하늘에 떠 있을 수 있을까 하고 궁금해한다. 비행기는 고래와 닮았고 고래의 등에 올라타고 다른 세상으로 헤엄쳐 가고 싶다. 그곳에는 우리와 다른 언어를 발음하고 다른 눈빛을 가지고 다른 향신료를 음식에 뿌리는 사람들이 살고 있을 것이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순간은 이륙의 순간이고 나는 여전히 낯선 사람이 되고 싶다. 돌아갈 곳이 없었다면 나는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 여행하는 내내 당신의 따스한 등을 그리워했고 당신의 손을 잡고 싶었다. 당신의 팔꿈치를 잡기 위해 무심코 뻗은 손. 그곳의 텅 빈, 차가운 공기. 지구 어딘가에 바닷물이 한없이 떨어져 내리는 폭포가 있다고 한다.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풍경. 여행은 내게 외롭다는 걸 가르쳐주었고 그 외로움이 결국 당신의 부재로 인한 것임을 알게 됐다.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행운 만으로 일이 굴러가진 않는다는 것. 일의 대부분은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일이라는 것. 원고도, 달리기도, 플랭크도 모든 것이 고통스럽다. 고통은 지나가지만 결과는 남는다. 그 생각으로 버틴다. 여행은 우리 마음속에 아름다움이 남아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새벽 안개 가득한 거리, 홀로 걸어가는 노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눈물을 글썽였던 비엔나의 11월. 내겐 마음이 아직 남아있구나. 나를 글썽이게 만드는 이토록 무의미한 아름다움이여. 여행을 하며 나는 세상과 상관없는 일이 되어가고 있다. 폭포는 끝없이 낙하하고 폐허는 점점 아름다워지고 있다. 어쩔 수 없잖아요, 우린 모두 처음 살고 있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