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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미워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조금 더 행복해지기 위한 어느 부부의 특별한 실험
박햇님
앤의서재 2020.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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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에세이 top20 1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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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1. 가장의 밥벌이는 언제나 위태롭다

내가 남편에 대해 쓰는 이유
상견례를 하자마자 회사를 그만두겠다니
아르바이트가 어때서? 기죽지 말라고
자산 관리가 뭔가요?
우리 집에선 나도 자랑하고픈 딸이란 말이다
이 남자의 무기는 눈물
사랑이 진한 우정 같기만 해도 좋겠다
운명공동체라는 아픈 말

2. 아무리 뜯어봐도 우린 참 달라

국제이사, 두 번은 못 할 짓
다시 입사지원서를 쓰는 시간
많으면 많은 대로 걱정, 남편의 손재주
길 찾는 아내, 따라오는 남편
멋 모르는 여자와 멋 부리는 남자
남편의 인간관계는 곧은 일직선
틀린 게 아니라 달라서 하는 부부싸움

3. 우리에게 잘 맞는 방식, 그게 정답이야

남자 여우가 여자 곰을 만났을 때
아직은 함께 나누기 복잡한 주제, 페미니즘
최선을 다하는 중 vs. 죽을힘으로 버티는 중
완벽한 주부 9단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주양육자와 부양육자의 동상이몽
아빠가 아이를 돌본다는 것, 그리고 편견
첫눈에 반한 남자랑 결혼한 여자의 삶
생각해보면 나 역시 불확실한 꿈을 꾸는 사람이었다
역할을 바꾸고 서로에게 품게 된 존중

에필로그

저자 소개 1

대학을 졸업하고 출판계에 몸담은 지 15년 차, 그동안 여성과 엄마를 위한 책을 주로 만들었어요. 2021년 봄, 아담한 마을로 이주해 다섯 살 아이를 옆에 끼고 글을 엮거나 짓고 옮기고 있어요. 지은 책으로는 《남편이 미워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가 있고, 옮긴 책으로는 《365일 생각하는 빵》, 《꼬마 빵 레시피》, 《고잉 그레이》가 있어요. 《궁금해요! 위생학》을 옮기며 아이를 돌보는 엄마로서 꼭 알아야 할 위생 정보를 알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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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6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68쪽 | 298g | 128*188*20mm
ISBN13
9791190710039

책 속으로

어느 날은 체념이, 또 어느 날은 분노가 일었다. 분노가 극에 달할 때는 자는 남편을 보면서 한 대 때리고도 싶은 마음이 불쑥 솟았다. 어떤 때는 내 삶이 갑자기 수렁으로 곤두박질치는 것 같아 눈물이 났고, 자주 흐리멍텅해졌다. 그러나 나와 내 가족의 삶이 아닌가. 이렇게 널뛰는 마음으로 계속 살아갈 수는 없었다. 나는 마음속 불만과 슬픔을 글로 써내려가며 내 상처의 근원에 다가가고 싶었다. 그리고 내 삶에서 이 모든 일이 벌어지게 만든 장본인, 남편에 대해서 더 알아야만 했다. 그것이 내가 남편에 대해 쓰기 시작한 이유다.
--- p.22~23

나는 이 사람과 살면서 싸움의 기술이 늘었다. 상대의 약점을 툭툭 건들이고, 허점이 보일 때 잽을 날린다. 남편이 질 수밖에 없는 싸움에서 그가 눈물을 택하면 결과는 뒤집힌다. 신장 180센티미터에 달하는 건장한 남자가 나 보기 창피해 얼굴을 가리고 울면, 나는 그제야 독기를 뺀다. 병 준 이가 약까지 주는 모양새로 같잖은 위로를 한다. “나는 오빠가 이거 하나는 명심해줬으면 좋겠어. 남녀는 불평등해. 특히 결혼하고 아이가 태어나면 더 그렇지. 그래도 ‘원래 불평등하니까 너도 그냥 참고 살아’라는 말은 하지 마. 적어도 나를 가여워는 해줘야지. 인간 대 인간으로. 오빠가 나의 꿈과 경력을 응원하고 지지해줘야 하는 것도 다 그런 이유야.
--- p.71

나는 엉엉 울었다. 이제 아이라는 혹이 붙어 있어서 도무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사람처럼 절망하며 울었다. 절망을 품었다는 사실이 아이에게 미안해서 또 한참을 울었다. 내가 나를 생각하는 것이 이제는 미안함과 죄책감이 된다는 사실이 낯설었다. 여러 날이 지나면서 아이는 18개월이 되었고, 나는 나대로 ‘엄마’라는 위치의 책임을 늘 기억하려 노력한다. 운명을 함께 개척해나갈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려고 고민한다. 읽고 쓰는 삶을 지향하는 궁극적인 이유도, 결국은 아이가 자라는 것을 바라봄과 동시에 나다움을 만끽할 접점을 찾고자 함이다.
--- p.90~91

나는 남편이 당장에라도 뭔가를 저지를 것만 같아서 조마조마하다가도, 한편으론 하고 싶은 걸 너무 쉽게 포기하는 건 아닌가 걱정한다. 손재주와 아이디어가 아까워서 뭔가를 속 시원히 시작했으면 하는 마음 반, 우리 삶의 평화와 안정이 깨질까 봐 그를 저지하고 싶은 마음 반. 며칠 전, 우리는 둘 중 하나가 먼저 취업되면 남은 사람이 반 프리랜서처럼 지내며 아이를 돌보자고 했었다. 오늘 스타트로 내가 면접을 봤다. 정말로 만약 내가 먼저 근로자가 된다면, 우리 집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형태로 굴러가게 될 것이다. 남편은 이번에야말로 그토록 원했던 손기술을 배우게 될지도 모른다.
--- p.129

다툼이 잦아도 푸는 방식이 맞으면 관계는 오래간다. (…) 지금 생각해보면 누군가가 틀려서가 아니라 달라서 싸우는 것뿐이라는 사실 하나를 알기 위해 신혼 1년 동안 그렇게나 많이 다퉜던 게 아닌가 싶다. 우리는 여전히 한가해지면 부부싸움을 한다. 둘 중에 한쪽이 고달프면 그 고단함이 서로에게 전해지면서 ‘내가 잘났네, 네가 잘났네’ 하게 되는 셈인데, 그간 쌓인 솔직함이 내성처럼 남아서 진짜로 싸움이 오래 가지는 않는다.
--- p.168~169

아이를 낳고, 둘 중 누군가는 돈을 벌고, 누군가는 아이를 돌봐야 하는 순간이 왔을 때, 남편은 아무런 고민도 없이 자신이 먼저 사회에 안착하길 바랐다. 예정일을 일주일 앞둔 만삭의 산모가 입시를 포기하려 할 때 자신 없는 내 마음을 붙들어주고 “너는 할 수 있어!” 하고 응원하던 그 남자가, 이제 “너는 아이를 봐야지.” 하며 나를 타일렀던 것이다.

--- p.189

출판사 리뷰

글을 한 줄 쓸 때마다 남편이 보이고, 내가 보이고, 그리고 우리가 보였다!
출근하는 아내와 집사람 남편, 이 부부가 사는 법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는 하소연과 푸념이, 내 안에 가득한 우울이 쏟아졌다고 작가는 말한다. 그러나 계속 글을 써나갈수록 미처 깨닫지 못했던 남편의 진짜 모습과 고민이 보였고, 제3자가 되어 스스로를 바라볼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 혼자였던 때를 그리워하던 작가에게 어느새 ‘우리’도 보이기 시작했다. “결혼은 적당히 포기하고 참으면서 사는 거”라는 어른들의 말에 동의하지 않게 되었으며, 여성의 삶과 젠더 문제에 대해서도 보다 깊이 생각하게 된다.

유학생활을 뒤로 하고 귀국한 뒤에도 전과 마찬가지로 작가 부부는 가사와 육아, 그리고 생계를 위해 함께 열심히 고군분투 중이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현재의 상황에 맞춰 역할을 바꾸었다. 남편은 아이와 집안일을 돌보며 ‘집사람’이 되었고, 작가는 출근을 한다. 덕분에 작가는 외벌이 가장으로서의 무게를, 남편은 육아와 가사일의 고단함을 바꾸어 경험하며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배우고 있다. 그리고 삶이 언제든 다양한 방향으로 뻗어나갈 수 있다는 깨달음으로 서로의 미래를 응원하는 여유도 조금은 갖게 되었다.

“아직 남편에 대해 할 말이 많다. 그저 조용히, 묵묵히, 성실하게 여생을 보내고 싶었던 내게 지금의 삶은 지나치게 빠르고 숨 가쁘니까.” 오늘도 작가는 글쓰기를 멈추지 않는다.

추천평

작가 이름에 반했고, 단정한 글에 또 반했다. ‘너무 화가 치밀어 글을 쓰기로’ 했다지만, 그녀의 글은 더없이 따뜻하고 경쾌하다. 억지스러운 감정, 자조적인 말이 없는 책을 오랜만에 만났다. 나도, 내 곁에 있는 누군가도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은 반드시 존재한다. - 엄지혜 (『태도의 말들』 저자)
결혼이란 제도 안에 들어온 부부의 사랑은 미혼의 연애보다 더 복잡하고 진하다. 읽는 내내 ‘자신의 전체적인 인격을 발달시키고자 적극적으로 노력하여 생산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면, 사랑을 위한 모든 시도가 결국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는 에리히 프롬의 말이 생각났다. 나는 이 부부가 그 어떤 부부보다도 치열하게 성장하며 서로 사랑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 전지민 ([그린마인드] 편집장 / 『육아가 한 편의 시라면 좋겠지만』 저자)

리뷰/한줄평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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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햇님 “남편과 아내, 서로가 작아지지 않으려면”
    박햇님 “남편과 아내, 서로가 작아지지 않으려면”
    2020.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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