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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등장인물소개 1 각자의 시점 [우엉] 세상에는 혼자 살기 어려운 1인 가구가 있다 [부추] 도시의 햇빛은 비싸다 [돌김] 이사만 서른번, 내가 살 집은 어디에 [부추] 셋, 만나다 [돌김] 인생을 책으로 배웠어요 [우엉] 함께 사는 삶을 꿈꾸다 2 각자의 시점 [우엉] 우리, 같이 살까? [돌김] 어쩌다, 정신 차려보니 땅을 샀습니다 [우엉] 저희 금수저 아닙니다 [우엉] 왜 셋이 같이 살아? 집까지 짓겠다고? ? [돌김] 뭘 하면서 먹고살까? [부추] 여기는 ‘시점’입니다 [부추] 집 짓기 대신, 팟캐스트를 시작하다 3 우리만의 집을 지을 시점 [우엉] 뜬구름에서 현실로 [부추] 일단 지르고 봄: 건축사와의 계약 [돌김] 이것은 기회인가, 시련인가 [우엉] 느낌적인 느낌으론 안 되는 설계 [돌김] 또 뭘 선택해야 하죠? [부추] ‘을’이 되지 않기 위한 고군분투 (1) [우엉] 감동의 첫 삽 [부추] ‘을’이 되지 않기 위한 고군분투 (2) [우엉] 우리의 첫날밤 4 슬기로운 동반 생활을 고민할 시점 [부추] 왜 큰 방은 하나일까?: 동반 생활의 시작 [우엉] 나 너무 서운해 - 우엉편 [부추] 나 너무 서운해 - 부추편 [돌김] 나 너무 서운해 - 돌김편 [돌김] 서운함을 푸는 방법 [부추] 느슨한 가족이 사는 법 [부추, 우엉, 돌김] 덤벼라, 오지라퍼들아 [우엉] 우리는 왜 가족이 아니란 말인가 5 지속 가능한 삶을 그려갈 시점 [부추] 책방, 첫 페이지를 열다 [돌김] 망하지 않고 시골에서 책방 하는 법 [돌김] 텃밭, 일석삼조의 생활 [부추, 우엉, 돌김] 셋이서 집 짓고 살아보니 고마운 사람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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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박꼬박 빠져나가는 월세와 2년마다 돌아오는 재계약은 자신의 취향을 잃어버리게 만든다. 나도 그랬다. 마음 같아서는 새하얀 호텔식 침구와 빔 프로젝터 화면이 잘리지 않는 여유로운 흰 벽, 콜라를 한가득 채워 넣을 수 있는 대형 냉장고를 갖고 싶었다. 하지만 공간을 꾸미는 것에는 돈이 들고, 정작 내가 구입하는 물품은 모든 것이 다 있다는 ‘다O소’의 것이었다.
--- p.43, 「함께 사는 삶을 꿈꾸다」, (우엉) 중에서 진짜 문제는 훗날 우여곡절 끝에 집을 다 짓고 사용승인까지 받고 난 뒤 시작됐다. 우리 세 사람은 각자 서류를 잔뜩 준비해 지원사업 비용 신청을 준비했다. (중략) 최종 대출 신청을 하러 은행에 방문했는데, 이번엔 공동명의가 문제였다. 지원사업 규정상 신청 서류를 제출한 세대주 앞으로만 대출이 나가는데 우리는 공동명의로 돼 있어 지원이 불가능하다나. 마지막 관문에서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가버렸다. --- p.114, 「이것은 기회인가, 시련인가」, (돌김) 중에서 집을 보러 다니면서 쌓인 경험에 의하면 원룸을 제외한 대 다수 집은 큰 방 하나에 나머지 작은 방이 딸려 있는 구조였다. 가부장적인 질서에 따라 보통은 가장인 부모가 흔히 ‘안방’이라고 칭하는 가장 큰 방을 쓰고, 나머지 가족은 부속품처럼 딸려있는 작은 방을 쓴다. 이러한 ‘정상가족’ 중심의 집 구조는 동등한 1인 가구들이 모여 사는 경우나 부부 중심이 아닌 가족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우리 셋 이 이룬 가족은 부부가 끼어 있긴 하지만, 부부가 중심은 아니다. 우엉은 나와 돌김의 부속품이 아닐뿐더러, 오히려 지금은 오갈 곳 없어진 우릴 거둬 살 곳을 마련해준 입장이었다. 이럴 경우엔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 p.169, 「왜 큰 방은 하나일까?: 동반 생활의 시작」, (부추) 셋이 함께 다니면 “와, 셋이 정말 잘 맞나 보다. 재밌겠어요.” 하고 추켜 세우지만, 저녁에 혼자 밥 먹는다고 하면 “아니, 식구도 셋이나 되면서 왜 저녁도 같이 안 먹어요?” 하는 반응이 단번에 나온다. 우리 셋은 같이 살기 전과 후에 크게 달라진 게 없는데, 사람들은 우리에게 무엇을 기대하는 걸까? 가족이 되면 무조건 같이 식탁에 앉아 밥을 먹어야 하고, 각자의 생활 방식에 상관없이 무조건 시간을 맞춰서 집을 나서야 하는 걸까? 도대체 사람들이 생각하는 가족은 어떤 모습인 것일까? --- p.208, 「느슨한 가족이 사는 법」, (부추) 중에서 집 짓기의 힘겨운 과정과 셋이 함께 진 대출 덕분에 우리는 생활 공동체이자 대출 공동체가 되었다. 대출이 만들어준 내 편이 나는 정말 만족스럽고 좋다. 부추와 돌김이 나누어주는 따뜻한 에너지는 가족 이상이다. 그럼에도 우리 셋의 관계를 표현하는 일상 용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굳이 말하자면 친구일까? 보통 사람들은 친구와 동거하는 건 가족을 이루기 전, 임시로 주거하는 형태로 인지하기 때문에 30대인 우리는 의문 가득한 눈길을 종종 받는다. 법이 인정하는 일명 ‘정상가족’이 아니라는 사실은 일상적인 불편함 외에도 집 짓기 프로젝트를 하는 내내 걸림돌이 되었다. 그놈의 정상가족이 뭐길래 우릴 이렇게 서럽게 만드는 걸까? --- p. 227, 「우리는 왜 가족이 아니란 말인가」, (우엉)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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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까지 짓고 같이 사는데, 왜 가족이 될 수 없을까?
이 책은 이런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함께 살아가는데 왜 가족이 될 수 없을까? 심지어 공간과 경제를 공유하고 정서적 유대를 느끼는데!’ 여전히 사회에서 규정하는 가족이란 엄마와 아빠, 아이 한둘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모습에 갇혀있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이미 다양한 모습의 가족이 있다. 결혼하지 않고 함께 사는 동거 커플부터, 마음 맞는 두셋이 모여 사는 집까지. 혈연이나 결혼으로 엮여 있진 않지만 서로가 서로의 생활 동반자가 되어 함께 살아가는 일명 ‘비친족’ 가구는 이미 3년 전에 34만 호를 넘었다고 한다. 물론, 이 책을 쓴 세 사람도 조금은 다른 모습으로 함께 살아가는 가족 중 하나다. 셋이 함께 살게 된 이유를 설명하자면, 이 숫자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다섯 번, 열세 번, 서른 번. 세 사람이 지금껏 각자 경험한 이사 횟수다. 요리를 포기하고, 햇빛을 포기하고, 취향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셋의 주거 이력은 1인 가구로 살아본 경험이 있다면 결코 낯선 이야기가 아니다. 결혼을 할 때까지 혹은 아이가 생길 때까지. 인생의 본편이 시작될 때까지는 부록처럼 사는 게 당연하다고 이야기하는 사회이지만, 셋은 ‘지금’ 행복하게 살 방법을 찾고 싶었다. 그래서 다른 선택을 해보기로 한다. 하나보단 둘이, 둘보단 셋이 낫지 않겠냐며 함께 살아보기로 한 것이다. ‘내 집 마련의 꿈’ 말고, ‘우리 집 마련의 꿈’을 꾸다! 20대 동안 ‘주거 불안정’을 온 몸으로 경험해 온 세 사람은 30대가 되어 ‘함께 사는 삶’을 꿈꾼다. ‘내 집 마련’이 아닌 ‘우리 집 마련’의 꿈! 그 꿈을 위해 기꺼이 ‘대출 공동체’가 되기로 결심한 세 사람. 도시의 집값이 높은 것이야 알았고, 이제 30대인데 나중에 어쩌려고 그러냐는 참견도 예상했다. 그리고 비 내리던 어느 날, 우연히 보게 된 땅을 덜컥 사면서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 셋이 공동 명의로 산 땅. 그 위에 셋이 동등하게 살아갈 집을 짓기로 하고부터 말이다. 그때부터 저자들은 꽤나 ‘특별한’ 일들을 겪게 된다. ‘집 짓기’는 책으로만 배웠던 ‘집알못’이었기에 설계부터 착공, 각종 인허가 절차 등 초보 건축주로서 쉽지 않은 과정을 겪어야 함은 당연했지만, 그 과정에서 법적 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뜻하지 않은 일들은 끊임없이 일어난다. 남들보다 세 배는 더 많은 서류를 준비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으며, 심지어 믿었던 주거 지원사업은 일반적인 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세 사람을 배제시킨다. 관공서와 은행에선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허둥대기 일쑤. 셋의 관계에 대해 의문 가득한 눈초리를 받는 건 덤이고, 이들의 선택을 ‘부동산 시장’의 논리로만 바라보며 걱정과 조언을 내뱉는 사람들을 마주한다. 이 모든 일련의 일들을 겪으며 세 사람은 ‘우리 집 마련’의 꿈을 지키기 위해, 내가 선택한 동반자들과 ‘진짜’ 가족이 돼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주거와 가족에 대한 새로운 상상, 현실적인 선택지가 되다 제도는 세 사람을 밀어냈지만 셋은 굴복하지 않는다. 날릴 뻔한 전세 보증금을 악착같이 사수하고, 공사 대금을 제때 내기 위해 각종 대출과 비상금까지 탈탈 털어가며 집을 짓는다. ‘집 짓다가 10년은 늙는다’, ‘집 짓기가 시작되면 건축주는 철저히 을이 된다’는 말을 들으며 ‘을’이 되지 않기 위해 나름의 작전을 짜기도 한다. 그렇게 뭔가 일이 꼬일 때마다 셋의 ‘케미’는 진가를 발휘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잘 내고, 꼬인 일을 쉽게 풀어나가는 데 도사인 우엉, 쓸모 있는 정보를 잘 찾아내고 복잡한 맥락을 잘 파악하는 부추, 한번 할 일이 정해지면 군말 없이 실행하는 일개미 기질이 다분한 돌김. 성격도 취향도 서로 다른 셋이지만, 서로를 신뢰하고 의지하며 차곡차곡 하나씩 해결해 나간다. 물론 서로 다른 셋이기에 본격적으로 동반생활을 시작하면서는 여느 동반자들처럼 갈등과 냉전의 순간이 찾아오기도 하고, ‘가족’이라는 이름에 담긴 무거운 시선들로 인해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함께 살기 위해 30대에 도시를 떠나 시골로 터를 옮긴 세 사람은 먹고살기 위해 책방을 시작하고, 하나도 둘도 아닌 셋이 ‘느슨한 가족’으로 살아가기 위해 자신들만의 방법을 만들어간다. 『셋이서 집 짓고 삽니다만』은 밀레니얼 세대가 가진 주거와 가족에 관한 질문의 새로운 대답이다. 조금 다른 가족을 이룬 이들의 모습이 언뜻 새롭고 낯설지만, 이들 각자의 시선으로 진솔하게 써 내려간 에피소드들은 집, 그리고 삶의 형태에 대해 고민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지극히 현실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누구나 고민했던 지점이고, 어쩌면 한 번쯤 상상해본 모습이기 때문이다. 어렴풋했던 상상에 ‘이렇게도 가능하겠네’라는 구체성을 더해주는 세 사람의 이야기가, 자신의 속도와 방식대로 살고 싶은 당신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