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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운 장갑, 촘촘한 방충망이 덧씌워져 얼굴을 가릴 수 있는 모자, 우주복 같은 옷. 벌꿀을 채집하기 위해 완전무장을 했습니다. 마른 쑥 연기를 피워서 벌을 진정시키며 벌통 뚜껑을 열었죠. 처음에는 계획처럼 되는 것 같았습니다. 밀랍을 한층 들어낼 때였습니다. 갑자기 수많은 꿀벌이 나와 비행을 시작했습니다. 녀석들은 합심해서 우리를 공격했죠. 보호 장비 덕분에 쏘이지는 않았지만, 분위기는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몇 분간 실랑이를 이어가다가 결국 뚜껑을 다시 닫았습니다. 사람은 보호복을 입어서 괜찮지만, 꿀벌들이 다칠까 봐 염려되었어요. 초보 양봉사의 벌꿀 채집은 그렇게 실패로 돌아갔고, 보호 장비만 덩그러니 남았습니다. “흥! 꿀 따위 너희가 다 먹어라!” 폐교에는 꿀을 수확할 수 없는 벌통이 있습니다.
--- pp.136~137 현무는 50kg이 되었습니다. 25kg일 때 다 큰 줄 알았는데 계속 크더라고요. 송아지가 입는 옷을 입혔는데, 딱 맞아서 당황스럽습니다. 살이 찐 건 아니에요. 건강한 체형입니다. 정기 접종을 하러 병원을 찾았는데 수의사 선생님이 굉장히 조심스럽게 말씀하셨습니다. “머리 골격은 리트리버가 맞는데, 다리 골격이 조금 다릅니다. 아무래도 다른 대형견 품종이 섞인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자 아내가 깔깔거리며 웃습니다. 안 그래도 의심하고 있었다고요. 그제야 안심한 수의사 선생님은 어떤 부분이, 무엇이 다른지 설명해 주셨습니다. 아, 매우 다르네요. --- pp.174~175 밤사이 많은 비가 내렸어요. 분명 일기예보는 2~5mL 정도 올 거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150mL가 내렸습니다. 일기예보는 매번 빗나갑니다. 폐교 앞 강에는 물이 잔뜩 불어나 있었어요. 도로가 깎여 나간 곳도 보였습니다. 폐교는 큰 피해가 없었습니다. 전기가 끊겨서 냉동고의 음식을 버려야 했지만요. 그 외에는 소나무 몇 그루가 부러지고 쓰러진 정도가 다입니다. 이럴 때는 피해 사실을 교육청에 알려야 합니다. 또 폐교 관리인이 활성화됩니다. 전기톱을 이용해 쓰러진 나무들을 토막 냈습니다. 나무들이 길을 막고 있어서 자동차가 나갈 수 없었어요. 식량을 구하러 마트에 가려면 치워야 합니다. 음, 왜 또 벌목 중인 걸까요. --- pp.176~17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