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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시간을 이해하는 일
늘 배경으로만 생각하기 쉬운 식물의 세계와 그 시간을 이해하기 위한 이일하 교수의 저작이다. 느린 시간 속에서 식물이 어떻게 세계를 인식하고 자신만의 리듬을 만들어 가는지 탐구한 기록은, 빠름을 미덕으로 여기는 인간의 세계에 작은 울림을 전한다.
2026.04.07.
자연과학 PD 안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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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시작하며
식물의 시간은 천천히 흐른다 _ 5 Chapter 1 식물의 정의_식물은 ‘단순’하지만 ‘복잡’하다 01 식물이란 무엇인가 _ 13 02 동물과 식물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_ 19 03 식물은 환경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까 _ 22 04 식물의 ‘생장 가소성’이란 _ 31 05 생식세포 선별은 식물의 숙명이다 _ 37 06 ‘식물’은 단순하지만 복잡하다 _ 41 07 ‘봄의 새싹들’은 식물 진화의 결과이다 _ 45 08 식물은 이렇게 계절을 알게 된다 _ 52 09 ‘임곗값’은 개화의 기준점이다 _ 58 10 식물은 어떻게 빛을 인지할까 _ 61 11 생체시계의 발견 _ 68 Chapter 2 식물의 생장_한 송이 꽃을 피우기까지 12 개화유전자, ‘플로리겐’을 찾아라! _ 75 13 ‘춘화처리’를 아시나요? _ 81 14 식물이 만들어 내는 역동적 분수 _ 88 15 식물은 어떻게 겨울을 날까요? _ 96 16 한 송이 꽃을 피우기까지 _ 99 17 자연은 수학자다 _잎과 꽃의 배열 _ 104 18 꽃 기관은 ‘ABC 모델’로 발달한다 _ 108 19 꽃은 잎이 변형된 형태다 _괴테의 통찰 _ 116 20 식물도 운동을 한다? _ 123 21 ‘옥신’이 식물을 움직이게 한다 _ 130 22 옥신과 식물의 극성 _위와 아래를 구분하는 신호 _ 135 23 ‘굴중성’을 아시나요? _ 139 Chapter 3 식물의 진화_식물에도 뇌가 있다 24 식물의 소통 _식물에도 뇌가 있다 _ 147 25 식물체 가지 간의 소통 향기와 경고의 언어 _ 152 26 식물도 친족을 선택한다 _ 159 27 식물과 다른 생명들의 대화 곤충과의 대화 _ 161 28 식물과 곰팡이의 대화 땅속의 네트워크, 근균 공생 _ 166 29 식물과 세균의 대화 공생과 질소 고정 _ 171 30 식물의 언어, 생명의 언어 _ 175 31 캘빈-벤슨 회로를 아시나요? _ 177 32 ‘루비스코’는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_ 183 33 선인장도 C4 대사를 하나요? _ 187 34 식물은 인류와 함께 진화했다 _ 189 35 화학비료의 힘과 그림자, 그리고 품종 개량의 구원 _ 192 36 GMO, 제2의 녹색 혁명인가 _ 195 37 GMO는 해로운가, 괜찮은가? _ 199 38 유전자 편집과 미래의 작물 _ 203 맺는말 _ 2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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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외계인이 우주선을 타고 지구를 방문한다면, 그들은 인간이 아니라 식물을 이 행성의 지배자로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눈에 보이는 거의 모든 생명체가 식물이니까요.
---p.13 식물은 광합성이라는 놀라운 생리적 기작(機作)을 통해 살아갑니다. 이산화탄소와 물, 그리고 빛 에너지만으로 스스로 양분을 만들어 내죠. 움직이지 않아도 살 수 있는 존재가 된 겁니다. 빛만 있으면 스스로 양분을 만들어 낼 수 있으니, 굳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먹이를 찾을 필요가 없습니다. ---pp.20-21 식물은 움직이지 않는 대신 생장을 통해 세상에 반응하고, 끊임없이 자신을 새로 빚어내며, 그 생명력으로 시간을 건너 존재를 이어가는 생명체입니다. 동물은 죽음의 종착점을 향해 살아가지만, 식물은 ‘죽음을 넘어 생명을 이어가는 방법을 스스로 발명한 생명체’인지도 모릅니다. ---p.30 식물은 자신이 어디에서 싹틀지, 어떤 환경을 맞이하게 될지 예측할 수 없고, 회피 행동도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는능력이 생존의 핵심이 된거죠. 이 과정에서 식물은 다양한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수많은 유전자를 필요로 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p.43 괴테는 문학가이면서 동시에 깊은 관찰력을 지닌 식물학자였습니다. 1790년에 발표한 짧은 에세이, 〈식물의 형태학(Metamorphosis of Plants)〉에서 그는 놀라운 통찰을 제안합니다. “꽃은 잎이 변형된 형태다." ---pp.116-117 식물은 단지 ‘움직이지 않는 생명체’가 아니라 자신의 시간 속에서 끊임없이 반응하고 움직이는 존재입니다. 다만 우리가 그 움직임을 느끼기에는, 식물의 시간이 너무나 천천히 흐를 뿐이지요. ---p.129 이처럼 식물이 화학 신호로 곤충의 행동을 조종한다는 사실은 자연계에선 흔하지만, 인간에게는 다소 충격적인 발상입니다. 아마 그래서 영화감독 나이트 샤말란-〈식스 센스〉라는 유명한 공포물 제작-은 식물이 인간에게 ‘복수’하는 상상을 영화 〈해프닝(The Happening)〉에 담았을 겁니다. ---p.164 일본과 미국에서는 GE 기술로 개량된 작물을 ‘GMO로 분류하지 않는다’고 규정했습니다. PCR 검사로 GMO를 구분할 수는 있지만, GE 기술로 만들어진 작물은 자연 돌연변이와 과학적으로 구별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pp.200-2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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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을 이해한다는 것은, 느린 시간 속으로 들어가는 일이다.
그 속도에 귀 기울일 때, 비로소 보이지 않던 생명의 표정이 드러난다. 이일하 교수가 들려주는 놀라운 식물학의 세계 이 책은 식물과 동물이 어쩌다 같은 지구 행성에 함께 살게 되었지만, 서로 다른 차원의 세계를 살아가는 생명체임을 식물학적 지식을 통해 하나씩 알려준다. 식물이 살아가는 이치를 생각하다 보면 인간과 식물이 맺어온 관계에 대한 인문학적 통찰이 우리의 자세와 태도에 대해 곰곰 돌아보게 하기에 이른다. 우리는 식물의 삶을 ‘정지’로 오해하고, 그들의 존재를 배경처럼 취급해 왔다. 하지만 식물의 느림은 단순한 생리적 속도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식물의 생존전략이자 존재 방식이다. 식물은 지구의 시간을 인간보다 훨씬 오래 살아왔다. 30억 년 전, 광합성을 시작한 세포가 태양 빛을 화학에너지로 바꾸면서 비로소 생명계의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다. 우리가 생명이라고 부르는 현상의 원형이 바로 그들의 세계 속에서 완성되었다. 그 먼 후손인 식물은 행성의 대기를 바꾸고, 산소를 만들어 내며, 모든 동물의 시간이 놓일 기반을 마련했다. 오늘 우리가 호흡하는 이 공기도 수억 년에 걸쳐 이어진 광합성의 축적이 남긴 선물이다. 이 책은 모두 3장으로 구성돼 있다. 1장은 ‘식물의 정의’, 2장은 ‘식물의 생장’, 3장은 ‘식물의 진화’를 각각 담고 있다. 1장은 ‘식물이란 무엇인가’며 식물의 정의를 묻는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단순’하지만 ‘복잡’”한 식물의 세계를 다룬다. 특히 식물이 움직이지 않고 한군데에 뿌리 박고 사는지 살피면서 식물의 이런 불편한 선택을 한 이유를 찾는다. 식물은 이산화탄소와 물, 그리고 빛만 있으면 생명 유지에 필요한 양분을 만들어 낼 수 있어서 여기저기 옮겨 다닐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게으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진화적 선택’, 그것이 바로 식물의 방식이란다. 2장은 씨앗이 발아하여 한 송이 꽃을 피우기까지 식물이 어떻게 생장하는지 그 한살이를 들여다본다. 추위를 견뎌낸 식물만이 꽃을 피울 수 있지만, 꽃이 피지 않는다고 조급해하지도, 실패를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꽃이 피지 않아도 다음 계절에 다시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식물의 시간에는 조급함이 없다. 3장은 식물이 어떻게 세계와 소통하면서 진화해 나가는지를 살핀다. 특히 식물은 곤충이나 곰팡이 등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공생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식물의 뿌리에는 뇌가 있다고 말한다. 뿌리는 “뿌리가 단순히 흙 속에서 양분을 흡수하는 기관이 아니라, 식물 전체의 생장을 조율하는 중추”(찰스 다윈)라고 보았다. 이 관찰은 당시에는 상상에 가까운 이야기였지만, 오늘날 여러 연구가 그것이 단순한 은유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이 책은 느린 시간 속에서 식물이 어떻게 세계를 인식하고, 어떻게 자기의 리듬을 만들어 가는지를 탐구한 기록이다. 빠름을 미덕으로 여기는 인간의 시간에서 잠시 벗어나, 식물의 시간 속으로 한 걸음 들어가 보자. 머리말 식물의 세계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우리가 사는 시간의 속도와 그들이 사는 시간의 속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인간의 감각은 빠른 움직임에는 예민하지만, 느린 변화에는 둔감하다. 그 결과, 우리는 식물의 삶을 ‘정지’로 오해하고, 그들의 존재를 배경처럼 취급해 왔다. 그러나 현미경과 분자생물학의 눈으로 들여다보면, 식물은 결코 멈춘 적이 없다. 그들은 끊임없이 빛을 감지하고, 습도의 미세한 차이를 인식하며, 뿌리 끝에서부터 잎의 기공까지 복잡한 신호의 파장을 주고받는다. 다만 그 모든 반응이 우리의 눈으로는 보이지 않을 만큼 느릴 뿐이다. 식물의 느림은 단순한 생리적 속도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생존전략이자 존재 방식이다. 동물은 이동을 통해 위협을 피하고 먹이를 찾아 나서지만, 식물은 땅에 뿌리를 내리고 제자리를 지킨다. 움직일 수 없는 생명에게 주어진 유일한 선택지는 ‘기다림’이다. 대신 그들은 유전자의 발현을 정교하게 조절하고, 호르몬 신호를 통해 세포 수준의 움직임으로 세상을 탐색한다. 식물의 느림은 무력함이 아니라, 환경에 대한 깊은 적응의 결과다. 식물은 지구의 시간을 인간보다 훨씬 오래 살아왔다. 우리가 생명이라고 부르는 현상의 원형이 바로 그들의 세계 속에서 완성되었다. 30억 년 전, 광합성을 시작한 세포가 태양 빛을 화학에너지로 바꾸면서 비로소 생명계의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 먼 후손인 식물은 행성의 대기를 바꾸고, 산소를 만들어 내며, 모든 동물의 시간이 놓일 기반을 마련했다. 오늘 우리가 호흡하는 이 공기도 수억 년에 걸쳐 이어진 광합성의 축적이 남긴 선물이다. 식물의 시간은 순환한다. 하루의 빛과 어둠을 감지하는 생체시계는 분 단위로 세밀하게 작동하지만, 그것이 빚어내는 결과는 계절 단위의 리듬으로 나타난다. 씨앗은 그 리듬을 기억한다. 겨울의 한가운데서도 생명 활동을 멈추지 않고, 내부에서는 느린 대사와 미묘한 분자 변화를 이어간다. 봄이 오면 그 기억이 깨어나 새로운 생장을 시작한다. 우리는 이 과정을 ‘발아’라 부르지만, 사실 그것은 오랜 시간에 걸친 생명 리듬의 귀환이다. 동물의 세계에서 시간은 직선적으로 흐른다. 과거에서 미래로 향하며, 생과 사의 경계를 따라 이동한다. 그러나 식물에게 시간은 원처럼 순환한다. 낙엽은 썩어 흙이 되고, 그 흙은 다시 새로운 생명의 토양이 된다. 개체는 사라지지만, 종의 리듬은 끊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식물의 시간에는 조급함이 없다. 그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어떤 해에는 꽃이 피지 않아도, 다음 계절에 다시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식물을 이해한다는 것은, 이 느린 시간으로 들어가는 일이다. 우리가 그 속도에 맞추기 시작할 때, 비로소 보이지 않던 생명의 표정이 드러난다. 잎의 기공이 열리고 닫히는 리듬, 뿌리가 방향을 바꾸는 미세한 각도, 햇빛을 따라 잎이 하루 동안 이동하는 각도의 변화-그 모든 것이 식물의 언어다. 그 느린 언어 속에서 우리는 ‘생장’이란 것이 단지 빠르게 커지는 일이 아니라, 세계와의 관계를 조율하는 과정임을 배우게 된다. 이 책은 그 느린 시간 속에서 식물이 어떻게 세계를 인식하고, 어떻게 스스로의 리듬을 만들어 가는지를 탐구한 기록이다. 빠름을 미덕으로 여기는 인간의 시간에서 잠시 벗어나, 식물의 시간 속으로 한 걸음 들어가 보자. 그곳에서 우리는 다른 형태의 지능, 다른 종류의 기억, 그리고 다른 방식의 생명을 만날 것이다. 식물의 시간은 천천히 흐르지만, 절대 멈추지 않는다. 2026년 3월 이일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