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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야단을 쳐주려고 했는데 그보다 먼저 고양이는 내 얼굴을 올려다보며 한 번 울었다.
안 돼, 라고 내 쪽이 야단을 맞고 있는 것 같았다. “안 된다니, 여기서 참배를 안 하고 가면 안 된다는 거야?” --- p.14 어느 산골짜기에 있는 하얀 호텔, 그곳으로 가면 예전에 키웠던 고양이를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사실일까. 내가 그 소문을 듣고 떠올린 건 작은 미코였다. --- p.46 고양이는 질색이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어릴 때 옆집에 살던 검은 고양이 때문이다.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잊었다. 잊어버리고 싶었으니까. 항상 키플링의 『정글북』 위에 앉아서 창문 너머로 가만히 나를 보곤 했다. --- p.72 여자애는 탐욕스럽다. “다도코로 군과 서로 좋아하게 되기를!” 짤랑짤랑 방울을 울리고 시주함에 5엔짜리 동전을 던져 넣고 손뼉을 친다. --- p.118 툭, 이었다. 그저 그것뿐. 무지하게 더운 날, 다른 노선에서 사고가 있었다 하여 대체 수송으로 역은 인파로 미어터지고 인간이 찰밥처럼 밀착한 좁아터진 플랫폼에서 등에 뭔가 닿았던 거다. 게다가 난 아슬아슬하게 서 있었으니까. 하얀 선에서 구두가 완전히 튀어나와 있었고. --- p.16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