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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증살, 그 참혹한 기억
한밤의 장례식 낯선 방문 심판 석장산 가는 길 누룩뱀, 유성우를 세다 대리전 묘산을 찾아서 예언 재회 향긋한 독약 공묘 결의 올빼미의 하소연 살인 마지막 소원 겨울 산국 독무 속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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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히 동물의 처지에서 인간을 고발하는 동물문학의 신기원
생명과 존재의 본질을 사유하고 탐구하며 이를 작품을 통해 해소해 온 문상오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이번 작품 『묘산문답』 역시도 인간에게 고통당하고 학대받는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들의 입장에서 인간의 잔혹성을 고발하고 근원적인 생명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작품은 인간의 존엄한 가치를 비교하거나 형량하지 못하듯, 다른 생명체 역시 존귀하며 유일무이하다는 사실을 소설 속 등장하는 다양한 동물을 통해 우화적 기법으로 알려준다. 아름답기 그지없는 녹색의 지구별은 인간만 사는 곳이 아니다. 인간은 다양한 생명체 중 하나일 뿐이다. 작품은 지극히 당연하지만 쉽게 지나치고 마는 이 엄연한 사실을, 동물들의 현실을 통해 아프도록 독자들에게 제시해 주고 있다. 작가는 “문명이 인간의 자유와 편의에 기초한 용어라면 이제는 그 편협한 사고에서 벗어나, 종의 다양성과 생태계의 자율성을 수용하여, 인류도 자연의 일부라는 점을 겸손하게 받아들여 할 때”라면서, “인간이 동물에게 벌이는 참혹한 살상과 학대 장면이 작품에서는 과장되고 가공일 수도 있으나 우리는 그것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최상의 포식자로서 인간이 그동안 짐승들에게 저지른 온갖 악행을 되돌아볼 시간이 필요하다. 모든 생명을 보호하고 아끼는 게 바로 휴머니즘이라는 생각으로 이 작품을 썼다”고 밝힌다. ‘우리도 생명이고 존엄하다’는 동물들의 외침과 인간의 잔혹함 『묘산문답』은 동물학대 피해자인 동물 자신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동물소설은 많으나 동물이 등장하는 우화소설 대부분은 인간의 눈으로 본 인간의 세계를, 동물의 이름을 빌려 쓴 작품들이다.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비롯해서 여러 작품이 있지만 모두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간 중심적 사고에 동물의 거죽만 입힌 작품들인 것이다. 『묘산문답』은 철저히 동물의 처지에서 사고하며 작품을 전개한다. 인간을 믿고 따랐건만 어느 순간 버림받고 학대당하는 짐승들의 아픔과 삶을 동물의 눈으로 바라보고 사고하며 인간을 고발한다. 오랜 역사의 동물문학이지만 동물의 관점에서 인간을 그린 작품으로는 『묘산문답』이 최초나 다름없을 만큼 문학사적 의미도 지녔다. 소설 속 짐승들이 외침은 분명하다. ‘우리도 생명이다! 우리도 행복할 권리가 있다. 당신들만큼이나 존엄하고, 당신들만큼이나 새끼도 사랑하고 의리도 있다.’ 이제 우리 인간이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며 대답할 차례다. 인간에 대한 동물들의 복수와 얽히고설킨 은원-줄거리 인간에게 더없이 충직했던 진돗개 ‘새복’은 개장수에게 팔려가, 다리 난간에 묶여 죽을 고비를 맞지만, 다행히 헐렁한 줄이 끊어지는 바람에 탈출에 성공한다. 암고양이 ‘방울’은 어느 날 아침, 어린 새끼들이 기름 가마에 던져져 죽는 광경을 보고 새끼들을 살리겠다고 주인 늙은이의 팔을 물어뜯으며 항거해 보지만 역부족이다. 새복이 타살에 내몰리고 방울의 새끼들이 죽임당한 이유는 인간의 잔혹성과 욕심 때문이다. 그 진돗개와 고양이가 도망쳐 빈집에 동거하게 된다. 그리고 각자 사연을 지닌 늙은 쥐 ‘황종’ 삼 형제, 인간의 총에 어미를 잃은 고라니 ‘은돌’ 형제, 수고양이 ‘삭’, 누룩뱀 ‘칠점’, 천문지리에 능통하다는 구렁이 ‘묘산’ 등, 수많은 동물 군상이 등장한다. 그들은 인간의 교만과 잔혹성을 고발하며, 인간에 대한 복수를 모의하고 실행에 옮긴다. 하지만 복수 실행 중 인간과 얽힌 미리 알지 못한 은원이 드러나며 복수극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