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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tsue Nakawaki ,なかわき はつえ,中脇 初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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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다.”
나는 말했다. 이것만은 꼭 말해야 한다. “너는 나쁜 애가 아니야.” 간다는 작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선생님은 알아.” 다시 한 걸음 다가가며 말했다. “너는 나쁘지 않아.” 간다가 믿어준다면 백 번이라도 말해 줄 수 있다. “너는 나쁜 짓 한 게 없어.” 내가 이렇게 말해 봤자 소용없다는 걸 안다. “넌 착한 아이야.” 언제나 반 아이들의 행동을 지켜보는 간다. 운동장 구석에서 친구가 와주기를 기다리는 간다. 모두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모두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을 해서 즐겁게 잘 지내는 걸 좋아하는 간다. 오쿠마와 친구들이 싸웠을 때도 같이 아파하는 표정을 짓던 간다. “넌 착한 아이야.” 나는 다시 말했다. “선생님은 알아.” 간다의 기다란 속눈썹에서 굵은 눈물방울이 툭 떨어졌다. 선을 그으며 천천히 지면으로 떨어진다. 노랗게 물든 나뭇잎이 나뒹굴고 있다. 벚나무 잎이다. 나무가 빈약해서 잎사귀도 작다. 간다의 어깨가 떨린다. 내가 안아 줘도 될까. 사실은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이다. 간다가 진짜 바라는 것은 내가 아니다. 하지만 간절히 바라도 그럴 수 없다면. 나는 조심스럽게 팔을 뻗었다. 간다가 놀라지 않도록. 나는 간다를 안아 주었다. 보기보다 더 납작하고 얄팍한 몸. 이런 몸으로 그 커다란 덩치의 남자를 상대해야 한다니. 간다는 떨고 있었다. 들척지근한 땀 냄새가 났다. 줄곧 같은 옷을 입고 있는 간다. 나는 냄새와 함께 간다를 꼭 안아 주었다. 나는 무능한 선생님이다. 싸움도 왕따도 막지 못하는 한심한 선생님이다. 하지만 이 아이를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하고 싶다. 내일도 학교에 오자. 이 아이를 위해서 오자. 해가 진 하늘에는 달도 떠있지 않았다. ---「산타가 오지 않는 집」 중에서 그때 스펀지 찻잔을 들고 있던 내 손으로 공이 날아왔다. 찻잔이 마룻바닥으로 떨어져 요란한 소리를 내며 미지근한 홍차와 함께 찻잔 조각이 사방으로 튀었다. 어느 사이에 스펀지 배트와 공으로 야구놀이를 시작했던 모양이다. 아야네는 공을 던진 포즈 그대로 얼어붙었다. 히카루가 배트를 들고 있는 걸 보니 아야네가 던진 공을 치는 데 실패한 모양이다. 공은 나의 손에 맞고 미끄럼틀을 잡고 서 있는 하나 짱 발 아래로 굴러갔다. 나는 의자에서 일어났다. 일어났을 뿐이다. 그런데…….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아야네는 갑자기 큰 소리로 말하며 머리를 양손으로 감싼 채 그 자리에서 몸을 웅크렸다.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거실은 꽁꽁 얼어붙었다. 내 양말만 미지근한 홍차에 젖어 따뜻했다. 언젠가 이런 날이 올 거라 생각했다. 모든 것이 밝혀질 날이. “아무튼 요란을 떤다니까.” 그래도 얼버무리려고 말을 꺼냈다. 그런 나를 하나 짱 엄마가 정면에서 껴안았다. 파스텔 옐로우 덩어리가 나를 껴안았다. 남편도 이렇게 꼭 안아 준 적은 없다. 웃음의 조각들을 긁어모으고 있던 내 얼굴에 흰머리가 삐죽삐죽 자란 하나 짱 엄마의 푸석푸석한 머리카락이 닿았다. 따가울 정도로 두껍고 뻣뻣하다. “학대받았죠? 나도예요. 그래서 알아요. 얼마나 힘들었을지…….” 하나 짱 엄마는 둔감하지 않았다. 전부 보고 있었다. 아야네의 허벅지에 난 손가락 자국을. 목덜미의 퍼런 멍을. 가슴 앞에서 손을 포개는 아야네의 버릇을. 공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아야네가 나와 손을 잡지 않고 거리를 두고 걷는 것을. ---「웃음 가면 좋은 엄마 가면」 중에서 초등학교 3학년 겨울이었다. 학교에서 수학 시험지를 나눠 주었다.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70점. 나에게 불길한 숫자 7. 빨간색으로 쓰여 있었을 70이라는 숫자가 내 기억 속에서는 지금도 까만색으로 남아 있다. 곱셈 계산법을 잘못 알았는지 마지막 여섯 문제가 전부 틀렸다. “이상하네, 계산법을 잘못 알았나?” 담임선생님이 말했다. 이제는 이름도 잊어버린 그 선생님의 입가만 기억난다. 그때 선생님은 태평하게 웃고 있었다. 자신이 매긴 점수로 제자가 어떤 꼴을 당할지도 모른 채. 나는 집에 돌아가는 길에 점수가 씌인 부분만 찢어서 꼬깃꼬깃 구겨 공원 쓰레기통에 버렸다. 집에 도착했을 때 엄마는 미와를 재우고 있었다. 미와가 낮잠을 자는 동안에는 야단치지 않는다. 나는 안심하고 시험지를 내밀었다. “책상 속에 넣었는데 꺼낼 때 걸려서 찢어졌어요.”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미와가 잠이 깨지 않을까 걱정 될 만큼 요란하게 심장이 콩닥거렸다. 엄마는 아무 말 없이 시험지를 보았다. 그리고 나에게 다시 돌려주었다. 나는 안심했다. 어리석게도 엄마가 점수를 모를 거라고 생각했다. 엄마는 일어나 주방으로 가며 말했다. “가요, 이리 와.” 속삭이듯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 간식이라도 주는 줄 알았다. 엄마 옆으로 뛰어가자 갑자기 나를 잡고 내 목을 졸랐다. 나는 팔을 허우적대며 버둥거렸다. 테이블 위에 있던 물건이 바닥에 떨어져 깨지는 소리가 났다. 컵이었는지 차가운 물방울이 뺨에 튀었다. 숨이 막혀 발버둥 치면서도 죽어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위가 깜깜해진다. 어디선가 소리가 들린다. “너 같은 애는 죽는 게 나아.” ‘이제 됐어. 죽어도 좋아.’ 그렇게 생각하자 모든 것이 깜깜해졌다. 그때 으앙, 하고 울음소리가 들렸다. 귀에 익은 울음소리. 미와다. 미와의 울음소리다. 나는 눈을 뜨며 고통스럽게 기침을 했다. 바닥에 엎드려 기침을 하다가 학교에서 먹은 급식까지 토했다. “가요 짱, 가요 짱.” 미와는 울고 있었다. 그 소리가 어둠을 몰아냈다. 나는 밝은 빛 속에 있었다. 눈이 시려 아플 만큼 눈부신 빛이었다. 미와가 나를 살렸다. 엄마의 손에 죽을 뻔한 나를. ---「‘엄마’를 버리다」 중에서 “다이 짱은 거짓말쟁이야.” 6학년이 되고 얼마 지났을 때 저녁밥을 먹으면서 유스케가 말했다. 새 학년이 되어 다이 짱과는 다른 반이 되었지만 여전히 방과 후에는 같이 놀았다. “거짓말만 해.” “어떤 거짓말?” 미사키가 옆에서 물었다. “엄마는 살해됐고 엄마를 죽인 사람이 계모가 됐는데 이번에는 다이 짱을 죽이려고 밥을 안 준대.” 소름이 끼쳐 젓가락을 떨어뜨릴 뻔한 나오는 반대로 미키는 웃음을 터뜨렸다. 유스케도 웃었다. “계모가 뭐야?” 미사키가 미키와 유스케를 번갈아 보며 물었다. “백설공주에서 백설공주를 죽이려는 엄마 있잖아. 신데렐라도 계모한테 구박당하고. 친 엄마 말고 나중에 집에 들어와 사는 엄마.” 미키가 웃음이 가시지 않은 얼굴로 말했다. “다이 짱도 죽는 거야?” 미사키는 겁에 질려 눈을 동그랗게 떴다. 다이 짱이 독사과를 먹는 모습을 상상한 모양이다. “아니아니, 그건 아냐.” 유스케가 말했다. “그건 거짓말이지.” 미키는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말했다. “어떻게 그런 걸 생각해냈나 몰라.” “그 녀석, 진짜 거짓말쟁이야.” 유스케는 웃으며 밥을 한 그릇 더 먹었다. 나는 그럴 수 없었다. 다이 짱의 웃는 얼굴 뒤에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거짓말쟁이」 중에서 그때 벨이 울렸다. “사쿠라이입니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히로야 어머니는 고개를 숙이며 빠르게 말했다. “죄송해요, 정말 죄송해요. 폐를 끼쳐서 죄송합니다.” 그렇게 말하는 히로야 어머니의 머리가 갈색이다. 하얀 블라우스를 입었지만 분명 나를 ‘할머니’라고 불렀던 슈퍼마켓의 직원이었다. “저기, 슈퍼.” 나는 멈추지 않고 이어지는 사죄의 말 사이에 겨우 끼어들었다. 히로야 어머니는 고개를 들어 처음으로 나를 보았다. “맞네. 슈퍼에서 봤죠?” 히로야 어머니는 더욱 고개를 숙였다. 그때는 나를 내려다보았는데……. 그때는 어린아이 대하듯이 말을 걸었는데……. “죄송해요. 진짜 폐를 끼쳤어요.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따분한 늙은이인데 아이와 같이 있어서 재미있었어요.”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마음이 조금 놓이지만 아무튼 죄송해요. 아시겠지만 이 애는 장애를 갖고 있어서 더 폐를 끼쳤을 텐데, 괜찮으세요?” 나는 히로야 어머니의 말에 놀랐다. “장애요? 장애라니?” “열쇠를 떨어뜨린 게 아니라 학교에서 잃어버렸대요. 선생님이 걱정돼서 뒤따라갔는데 애를 못 찾아서, 연락을 받고. 일하던 중이었는데 조퇴를 하고. 아무튼 정말 죄송합니다.” “엄마, 미안해요.” 히로야는 내 뒤에서 얼굴을 내밀며 말했다. “장애라니, 뭔가 잘못된 거 아니에요?” 나로서는 최대한 빠르게 말했다. 히로야 어머니가 사죄의 말로 끼어들지 못하도록. “학교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늘 ‘안녕하세요, 안녕히 가세요’ 하고 인사를 해 줘요. 나 같은 늙은이에게. 이렇게 착한 아이는 없을 거예요. 이런 착한 아이를 아들로 둔 엄마를 부러워했어요. 나는 아이가 없어서, 정말 부러웠어요.” “아뇨, 아닙니다.” 히로야 어머니는 현관에 선 채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울기 시작했다. “그런 말, 처음 들어요. 나는 놀라서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다. ---「안녕하세요, 안녕히 가세요」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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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성’과 ‘흥행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소설!
다섯 편의 단편 소설의 화자는 초등학교 선생님, 엄마, 4인 가족의 가장인 아버지, 혼자 사는 할머니, 여성 편집장 등 다양한데, 모든 이야기는 완만하면서도 긴밀하고, 매우 절묘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 소설은 독자로 하여금 학대는 자신과는 무관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소리 없이 절규하는 아이, 그리고 그 부모와 우리는 저마다 서로 관계를 맺고 있다. 따라서 나도 뭔가 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갖게 한다. 절실함으로, 가깝게 다가오는 소설이다. ―《요미우리신문》 앞쪽 두 편의 이야기를 읽고 나서, 잠시 원고를 덮고 크게 소리 내어 울었다. 나는 초등학교 5학년과 3학년, 그리고 유치원생, 이렇게 세 명의 아이를 둔 엄마인데, 소설 속 주인공들에게 가해지는 무자비한 폭력과 학대로 인한 고통을 생각하니 마음이 쓰리고 아팠다. 하지만 소설은 그런 절망 속에서도 한 줄기 빛과 희망의 가능성을 놓치지 않는다. 그런 작가의 노력이 소설 속 아이들과 내게 ‘구원’이 되어 주었다. 원고를 다 읽고 나서 내 아이들의 웃는 얼굴을 보고 있자니 모든 걱정과 근심이 사라지는 것 같다. ― 김남희 (41세, 주부) 작은씨앗 출판사에서 펴낸 신작 『너는 착한 아이야』. 이 책은 2012년 5월 일본에서 처음 출간되어 TBS 방송프로그램 [오사마노 브런치]와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 《마이니치신문》, 《산케이신문》 등 여러 매체에서 호평을 받았고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으며 근래 일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최고의 권위와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서점대상’ 최종 후보작에 오른 작품이다. 또한 이 책은 수많은 쟁쟁한 경쟁작들을 제치고 제28회 쓰보타 조지 문학상(坪田?治文?賞)을 수상했으며, 전국 서점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가장 팔고 싶은 책’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리고 그 기세를 몰아 아마존저팬과 기노쿠니야를 비롯한 온?오프라인 주요 서점들에서 장기 종합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일본 서점대상 최종 후보작’, ‘쓰보타 조지 문학상 수상작’, ‘전국 서점직원이 뽑은 가장 팔고 싶은 책’ 등의 타이틀이 보여주듯 이 책은 이른 바 ‘작품성’과 ‘흥행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학대받는 아이를, 그리고 세상을 ‘구원’하도록 자극하는 강력한 힘을 가진 작품! 『너는 착한 아이야』는 어떤 책인가? 어떤 내용을 담고 있기에 일본에서 이토록 대단한 호평과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일까? 이 책은 일본에서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커다란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아동 학대’ 를 주요 모티브로 한다. 빼어난 문체와 세련된 필치에 뭉클한 감동과 강력한 치유의 메시지를 담아낸 5편의 연작 단편집인데, 각각의 이야기가 저마다 조금 느슨하면서도 매우 절묘하게 연결되어 있다. 집안에서 지독한 학대로 하루에 식빵 한 개밖에 먹지 못해 날마다 학교에서 절실하게 급식을 기다리는 초등 4학년생 간다, 그리고 ‘학급붕괴 교사’라는 낙인이 찍힐 정도로 무능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무지막지하게 가해지는 폭력으로부터 아이를 구하기 위해 용기 있게 맞서는 어느 선생님. 공원에서는 상냥하고 멋진 엄마를 연기하면서 자신의 집 현관에 들어서는 순간 돌변하여 연약한 어린 딸을 가혹하게 학대하는 젊은 엄마. 어린 시절 자신을 모질게 학대하고 괴롭혔던, 그러나 지금은 치매에 걸려 자식도 못 알아보는 엄마를 용서하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여성 편집장. 아들의 친구가 거의 살해 위협 수준의 학대를 당하고 있다는 걸 직감하면서도 그 아이를 위해 자신이 아무것도 해줄 수 없음에 번민하고 고뇌하는 어느 젊은 아버지. 장애를 가진 아들 때문에 집을 나가버린 남편, 그 후 혼자서 아이를 키우며 혹독하게 대하는,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그런 자신을 혐오하며 절망하는 엄마. 『너는 착한 아이야』는 부모에게서 ‘착한 아이’라 불리고 싶은 아이들, 아이에게 ‘착한 아이’라고 말해 주지 못하는 부모들, 그리고 어릴 적 부모에게서 단 한 번도 ‘착한 아이’라는 말을 들어보지 못한 채 ‘정서적 정애인’이 되어 버린 어른들의 상황과 심리를 생생하고도 치밀하게 그려낸다. 아동문학가이자 쇼와여자대학 명예교수인 니시모토 게이스케의 말대로 이 책은 “부모와 자녀 관계의 본질에 관한 날카롭고 예리한 질문을 던지면서 사람이 사람을 신뢰하는 일의 소중함을 유려한 문체와 세련된 필력으로 탁월하게 그려내고 있”는 작품이다. 또한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학대는 자신과는 무관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소리 없이 절규하는 아이, 그리고 그 부모와 우리는 저마다 서로 관계를 맺고 있다. 따라서 나도 뭔가 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갖게 한다. 절실함으로, 가깝게 다가오는 소설”이라는 《요미우리신문》의 서평대로 독자로 하여금 단지 읽고 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당장 관심을 갖고 주위를 돌아보게 만들며, 구체적으로 행동에 옮김으로써 학대받는 아이를, 그리고 세상을 구원하도록 자극하는 강력한 힘을 가진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