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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중요 연보
프롤로그 L. M. 몽고메리와 빨강 머리 앤 프린스에드워드섬 스크랩북 스크랩북을 편집하며 블루 스크랩북 레드 스크랩북 에필로그 참고 문헌 감사의 글 |
Elizabeth Rollins Epperly
Lucy Maud Montgom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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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고메리는 『빨강 머리 앤』을 사랑하는 프린스에드워드섬의 북부 해안으로 데려왔고, 자신에게 가장 특별한 의미를 지닌 꿈의 공간 두 곳을 앤에게 주었다. 하나는 나무와 들판이 보이는 혼자만의 침실이고, 다른 하나는 나뭇가지를 푸른 지붕 삼아 굽이도는 붉은 숲길인 ‘연인의 오솔길’이었다. 이 소설 속에 시를 쓰듯 묘사한 자연의 모습들은 몽고메리 자신이 방에서 창밖 풍경을 바라보고 초록 아치의 길을 거닐던 경험에서 우러나왔다. 몽고메리는 앤에게 친구와 파티, 예쁜 옷과 비밀을 사랑하는 자신의 모습까지 물려줬다. 소설 안에서 덩실거리는 활력은 몽고메리의 초기 편지와 일기, 그리고 여러 매체와 간행물에서 기념할 만한 글과 모아둠 직한 기사를 오려 붙인 스크랩북에 넘치던 그것이다.
--- p.9~10 몽고메리는 스크랩북을 두 종류로 만들어 관리했다. 하나는 자신이(또 는 다른 사람이) 발표한 단편소설, 시, 기사를 오려 붙이고 나중에는 자기 장편소설에 대한 서평까지 모아둔 스크랩북이었다. 다른 하나는 개인적인 스크랩북으로 기념할 만한 물건들, 주로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사진, 우편엽서, 고양이 털, 견본으로 쓰는 천 조각, 잡지에 실린 그림, 눌러서 말린 꽃 등으로 채운 것이었다. 이런 개인적인 스크랩북은 여섯 권이 있는데, 두 권은 프린스에드워드섬에서 살 때 만들었고, 나머지 네 권은 결혼 후 온타리오에서 생활하면서 만든 것이었다. 몽고메리가 쓴 일기를 보면 그 전에 만든 스크랩북도 있었지만, 몽고메리는 초창기 일기를 없앴듯이 그 스크랩북도 없애버렸다. 몽고메리는 평생 동안 몇 개나 되는 상자와 작은 가방에 소중히 여기는 보물들과 비밀들을 넣어서 간직하다가 주기적으로 분류하여 스크랩북을 채웠고, 때때로 그때 쓰지 않고 남은 것은 태워 없애곤 했다. --- p.11 블루 스크랩북은 대략 1893년부터 1897년까지의 시간을 담고 있지만, 마지막에 가면 1 920년대에 오려낸 글과 1930년대의 사진도 실려 있다. 레드 스크랩북은 1896년에 (샐리 워드의 이미지와 함께) 시작하는 것 같지만, 거의 곧장 1902~1903년으로 넘어가 몽고메리 자신과 1903년 전반기에 맥닐가에 하숙한 교사 노라 리퍼지의 익살스러운 행위들을 보여준다. 레드 스크랩북은 1910년 초를 마지막으로 끝이 나고, 온타리오 스크랩북들이 1910년 가을부터 시작되는데, 이때는 몽고메리가 『빨강 머리 앤』의 열혈 팬인 캐나다 총독 그레이 백작을 만난 때였다. 블루 스크랩북과 레드 스크랩북에는 몽고메리가 학생으로서 학교에 다니고, 교사가 되어 아이들을 가르치며 작가로서 고군분투하다 『빨강 머리 앤』으로 명성을 얻게 된 시절의 삶과 상상력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 p.15 루시 모드 몽고메리가 패션과 꽃에 대해 평생 가졌던 관심은 색을 향한 사랑으로 연결된다. (…) “나에게 색은 누군가에게 음악이 갖는 의미와 같아. 누구나 색을 좋아하지만, 나에게 색은 열정이야.” 몽고메리의 일기와 편지, 시, 소설은 색에 대한 생생한 묘사로 가득하다. 『빨강 머리 앤』을 쓰다가 이 스크랩북을 다시 들췄을 때 몽고메리는 1905년에 다시 유행하기 시작한 1895년의 커다란 퍼프소매가 떠올랐다. 독자들이 『빨강 머리 앤』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가 앤이 초록 지붕 집에서 맞는 첫 번째 크리스마스다. 매슈 아저씨가 앤에게 퍼프소매 드레스라는 완벽한 선물을 주는 장면이다. --- p.84 몽고메리는 꽃말, 그러니까 꽃에 담긴 의미가 무엇인지 잘 알았고, 꽃들을 묶어서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는 기술도 뛰어났다. 팬지가 스크랩북에 아주 많이 사용됐는데 팬지가 추억과 기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정원을 가꾸는 데 열정적이었던 몽고메리는 1901년 일기에 이상적인 정원을 묘사했다. 조개껍데기나 갈풀로 가장자리를 두르고, 그 안에 진홍색, 감미로운 분홍색, 보라색, 주황색, 노란색, 흰색 꽃이 가득히 “전부 질서 속에서 무질서한 모습으로 자라나는” 한적하고 오래된 정원이었다. --- p.84 “길모퉁이”는 몽고메리의 삶과 작품에서 가장 눈에 띄면서도 중요한 은유의 형태 가운데 하나이다. 26 에 실린 시 〈길모퉁이〉는 알 수 없는 미래가 가지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묘사하고, 그 위에 배치한 우편엽서와 잡지에서 오려낸 왼 아래 사진은 길모퉁이를 시각적으로 해석해 보여준다. 앤 셜리는 『빨강 머리 앤』 앞부분에서 매슈와 함께 에이번리로 들어서는 길모퉁이를 돌았을 때 해 질 녘 “기쁨의 하얀 길”의 아름다움에 말문을 잃는다. 끝부분에서는 한층 자란 앤이 길모퉁이를 은유적으로 표현하여 자기 앞에 놓인 삶의 여정을 놀랍고도 멋진 모퉁이들이 있는 길로 이해한다. 『빨강 머리 앤』의 마지막 장 제목은 “길모퉁이에서”이고, 이 소설의 끝에서 두 번째 문장은 “길에는 언제나 모퉁이가 있었다!”로 앤의 낙관주의가 드러난다. 잡지 사진(레드 스크랩북 26 왼 아래)은 캐번디시 해안이다. 흥미롭게도 몽고메리가 찍은 사진 중에서 많은 사진이 비슷비슷한 굽이를 보여준다. 몽고메리와 앤이 사랑하는 연인의 오솔길도 사진으로 많이 남겼는데 거의 항상 은근히 굽이져 있다. --- p.138 어린 앤의 삶에 고양이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은 수수께끼다. 물론 고양이를 허락하지 않았으리라고 짐작되는 마릴라의 생각은 고양이는 집 안이 아니라 헛간에서 살아야 한다고 믿었던 외할머니의 생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을 것이다. 외할머니도 나이가 들고는 회색 얼룩 고양이 대피를 점점 좋아하여 대피에게서 위안을 얻기도 했다. 고양이는 앤이 성인이 된 이후의 삶에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외할머니가 더 이상 세상에 없어서 그 이야기를 읽지도 못할 터이기 때문이다. 몽고메리는 에밀리 버드 스타에게는 고양이를 대단히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선물한다. --- p.1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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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고메리와 앤이 함께 사랑한 것들,
몽고메리의 찬란한 청춘 그리고 앤 셜리의 꿈과 낭만을 찾아서… 몽고메리에게 프린스에드워드섬 시절은 인생에서 가장 반짝이는 시기였다. 그 황홀한 풍경 속에서 몽고메리는 자연과 교감하며 상상하고, 우정을 나누며 사랑에 빠지고, 작가의 길을 꿈꾸고 이루었다. 그리고 열여덟 살부터 서른다섯 살까지 그 눈부신 시절의 친구, 연인, 꿈, 그리고 자신이 사랑해 마지않은 것들을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 가장 내밀한 이야기들을 자신만의 개성 넘치는 방식으로 스크랩북에 재구성해놓았다. 『빨강 머리 앤』의 성공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지만, 몽고메리가 이 소설을 집필하면서 ‘프린스에드워드섬 스크랩북’을 무수히 들췄으리라는 단서가 곳곳에 남아 있다. 가령 “앤은 퍼프소매 옷을 입지 않으면 살 가치도 없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아, 아저씨! 정말이지 너무 아름다워요. 퍼프소매 좀 보세요! 아, 행복한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아요” 등 『빨강 머리 앤』 곳곳에 드러나는, 퍼프소매 및 패션에 대한 앤의 관심과 열망은 몽고메리를 그대로 닮았다. 스크랩북에도 퍼프소매 드레스를 비롯해 아름다운 옷을 세련되게 차려입은 여인들의 이미지와 옷감 견본이 곳곳에 스크랩되어 있다. 몽고메리는 앤처럼 다정한 사교적 성격으로 사람들과 금세 친해졌는데 ‘마음이 통하는 친구’들과는 평생 교류했고, 앤의 ‘마음의 친구’ 다이애나 배리의 모델인 로라 프리처드와 앤이 좋아했던 뮤리엘 스테이시 선생님의 모델인 해티 고든 등 그 친구들과의 추억을 기념하기 위해 스크랩북 곳곳에 다채로운 기념물들을 암호처럼 간직했다. 또 몽고메리는 특유의 매력으로 뭇 남성의 구혼을 받았는데 그들과의 에피소드도 스크랩북에 남아 있다. 그중에는 결혼하지는 않았지만 평생 정열의 기준으로 마음속에 간직한 사랑뿐만 아니라 길버트 블라이드의 모델도 숨겨져 있다. 물론 앤에게도 그대로 이어진, 시와 문학과 교육에 대한 몽고메리의 열정은 이 스크랩북에 넘쳐흐른다. 평생 영감을 준 〈용담〉, 『빨강 머리 앤』에서 프리시 앤드루스가 낭송하는 〈오늘 밤에는 통행금지령을 울리지 마세요〉, 몽고메리와 앤의 인생에 특별한 의미를 갖는 ‘길모퉁이’가 연상되는 〈길모퉁이〉를 비롯해 몽고메리가 좋아하는, 앤도 분명 좋아할 법한 시들이 잔뜩 스크랩되어 있다. 몽고메리의 자전적 캐릭터, 앤 셜리… 몽고메리의 펜 끝에서 앤이 태어나는 감동적 순간 몽고메리는 자신의 낙천적인 성격과 상상력뿐만 아니라 자기가 사랑하고 열망하는 것, 즉 자연과 꽃에 대한 사랑, 우정과 친구와 파티에 대한 열망, 시와 문학에 대한 사랑, 낭만과 비밀에 대한 열망, 예쁜 옷과 색채에 대한 사랑, 교육에 대한 열망도 고스란히 앤에게 투영했다. 고양이에 대한 사랑만 제외하고 말이다(어린 앤의 삶에는 고양이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물론 집 안이 아니라 헛간에서 살아야 한다고 믿었던 몽고메리 외조모의 생각처럼 마릴라도 고양이를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고양이는 앤이 성인이 된 이후의 삶에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리고 몽고메리는 가장 소중한 공간이었던, 꽃과 나무와 들판이 내려다보이는 초록 지붕 아래의 침실과 ‘연인의 오솔길’, 무엇보다 슬픔은 되도록 감추고 기쁨은 기꺼이 드러낸 ‘프린스에드워드섬 스크랩북’에 담긴 자신의 행복한 시절을 앤에게 통째로 선물했다. 『루시 몽고메리의 빨강 머리 앤 스크랩북』을 한 장씩 넘길 때마다 우리는 몽고메리의 펜 끝에서 앤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앤을 통해 몽고메리가 무엇을 얻고자 했는지 감동적으로 목격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