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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황혼의 천년왕국
2. 분노의 들불 3. 황악산에 뜨는 별 4. 바람을 먹고 자라는 들꽃 5. 녹림에 타오른 횃불 6. 탁류를 벗삼은 교룡들 7. 가자, 백제의 옛땅으로 8. 승천을 기다리는 해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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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요한 바다가 무섭다. 파도가 높은 바다는 단지 그것으로 내게 위협감만 줄 뿐 두려움을 주지는 못한다. 그러나 고요한 바다는 다르다. 우선은 그 고요한 바다의 아름다움이 무섭고, 다음은 그 고요함 아래 숨어 있는 냉혹함이 무섭다. 그리고 더 무서운 것은 그 고요함에 내가 쉽게 끌려드는 것이다.
사람도 이와 마찬가지다. 혀끝이 날카롭고 행동이 거친 사람은 상대방에게 경계심만 높일 뿐 두려움을 주지는 못한다. 그런 사람은 마음속에 품은 것들을 표출하지 않고는 견디지 못한다. 그러나 언제나 고요한 바다 같은 사람은 다르다. 그는 함부로 마음을 열지 않으며, 함부로 혀끝을 놀리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그의 뜻을 받들고, 그의 말에 이끌리며, 그의 삶에 동조하기를 즐겨한다. 뿐만 아니라 그의 삶은 아름답기까지 하여 다른 이들이 절로 그에게 다가와 머리를 숙이고, 모방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허나 너는 아직 거친 파도가 무섭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너 스스로도 작은 파도처럼 일렁거리고 있다. 조각배라도 발견하면 가차없이 뱃머리를 들이쳐 삼키려 하고 있다. 냉소와 직언을 쏟아내 세상 사람들을 선동하고 너를 아는 사람들을 겁주려 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나약한 짓이다. 거친 말을 쏟아내고 그 말의 하수인이 되어 칼을 휘두르는 자에겐 힘에 눌린 어리석고 못난 자들만 따라붙게 마련이다. 혹 어린 시절에는 그런 조무래기들 앞에서 으스대는 것이 대단해 보일지 몰라도 세상을 좀 더 알고나면 그런 일들이 얼마나 어리석은 행동인지 알게 될 것이다.' --- pp.280-2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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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게 닫혀 있던 남문이 활짝 열리자 그 앞을 지키고 있던 농님군의 중군 병력은 어리둥절하여 그 광경을 멍하니 쳐다보고만 있었다. 그 순간 우연이 지휘하는 관군이 쏜살같이 밀고 나왔다. 당황한 농님군은 엉겁결에 뒤로 물러났고, 우연은 비장들과 함께 말을 몰며 신속하게 농민군을 뚫고 지나갔다.
우연이 관군을 지휘하여 농민군의 수비진을 빠져나간 후에도 농님군은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잘 이해하지 못했다. 청효 병력을 이끌고 있던 중군대장은 그들 관군이 동문과 서문으로 진입한 농민군에 의해 쫓겨난 것으로 생각하고 오히려 병력을 남문 쪽으로 몰고갔고, 서문과 동문으로 진입한 병력도 성이 텅 빈 것을 발견하고 환호성을 지르며 승리를 자축했다. 그러나 뒤늦게 성안으로 들어온 애노는 분통을 터뜨리며 아자개를 행햐 말했다. --- p.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