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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적 정의와 시조 비평의 정체성
조춘희
고요아침 2020.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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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_이 시대의 정의와 문학의 필요 004

제1부 시적 정의

시민 ; 사이버-광장에 선 민주주의 013
다시, 시적 정의를 묻다 028
제주 4 · 3과 시적 재현 039
대지적 상상력과 공동체의 가능성 052

REVIEW

밤, 항구 그리고 울음 072
즐거운 몽상과 착한 마녀의 문장 079
치열한 불통 091
‘당신들’을 듣기 위하여 098
시적 고요로 잇닿은 길 105
트로트 열풍과 영웅-시대 112

제2부 시조비평의 정체성

시조비평의 정체성과 비평가의 자의식에 대한 소고 127
전후를 살다137
절망의 시대, ‘어떤 경영’을 배우다 150
부산시조에 대한 일고찰 162

REVIEW

웃지 말라니까 글쎄! 177
시인, 삶의 남루를 보듬다 186
찬란하거나 공허하거나; 이 계절의 서정 205
불쑥; 공존을 모색하는 시인의 말-걸기 212
시인의 지문에 새긴 생의 역설 217
권태와 욕망의 위태로운 변주 223

에필로그_다시, 문장의 쓸모에 대하여 237

저자 소개 1

1980년 겨울, 조윤도 씨와 김성연 씨의 딸로 곽돈잔 씨의 손녀로 사량도에서 태어났다. 바다가 전부인 곳에서 자랐지만, 여적지 호기심이 남았다. 시를 쓰고 문학을 공부하는 일로 생의 허기를 달래고 있지만, 엇박이 잦다. 외로워서 등단을 하고 학위를 받았으나, 문장은 고독을 키웠다. 소외된 우리를 보듬는 문장을 지향하나, 빈곤한 실존을 회복하기도 버거운 형편이다. 창원대학교와 부산대학교에서 수학했으며, 현재 부산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기억되지 않을 평론집과 연구서, 시집을 무책임하게 출간하고도 또 부질없는 죄를 더한다. 인생의 다음이 자꾸 불안하고 궁금하다. 미명인데 저물녘 걱
1980년 겨울, 조윤도 씨와 김성연 씨의 딸로 곽돈잔 씨의 손녀로 사량도에서 태어났다. 바다가 전부인 곳에서 자랐지만, 여적지 호기심이 남았다. 시를 쓰고 문학을 공부하는 일로 생의 허기를 달래고 있지만, 엇박이 잦다. 외로워서 등단을 하고 학위를 받았으나, 문장은 고독을 키웠다. 소외된 우리를 보듬는 문장을 지향하나, 빈곤한 실존을 회복하기도 버거운 형편이다. 창원대학교와 부산대학교에서 수학했으며, 현재 부산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기억되지 않을 평론집과 연구서, 시집을 무책임하게 출간하고도 또 부질없는 죄를 더한다. 인생의 다음이 자꾸 불안하고 궁금하다. 미명인데 저물녘 걱정으로 분주하다. 불안하지 않은 척, 다시 문장을 쓴다. 2020년 지구별 여행자로 살아내고 있다.

2010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2014년 『시조시학』 신인평론으로 등단하여, 창작과 비평을 겸하고 있다. 시집으로는 『간신히, 시간이 흘렀다』, 『살아있다는 농담』이 있으며, 평론집 『봉인된 서정의 시간』을 간행한 바 있다. 주변부, 이방인 등 소외된 것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주요 연구논문으로는 「고령화 사회의 도래와 노년시 연구」, 「탈북난민과 증언으로서의 서정」, 「현대시조에 나타난 할머니 양상 연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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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1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243쪽 | 374g | 137*205*20mm
ISBN13
9791190487641

책 속으로

오늘을 살아내고 있는 우리는 크고 작은 개인의 일들이 결국 역사를 쌓는 일임을 자주 망각한다. 매순간의 선택들이 모여 오늘의 역사를 만들어간다는 사실을 인지한다면 조금은 더 신중해질 수 있지 않을까. 바디우는 시를 하나의 사유로 간주했다. “시 속에서 사유의 움직임은 공백에서 욕망 어린 향수로, 욕망에서 운동의 에너지로, 에너지에서 문장으로, 문장에서 주인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른다.” 시적인 것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고유한 진리 혹은 철학이 있으며, 시는 그것 자체로 자신과 공동체를 향한 사유이다.

2018년 봄호에는 촛불, 광장, 시민혁명의 현장을 목도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는 시편이 유난히 눈에 띤다. 이는 아마도 다시 시작하는 이 봄이, 지난 계절의 투쟁으로 유난히 힘겹게 맞이하는/한 봄이기 때문일테다. “물음표를 집어 든 덜 여문 아이들”로 “노란 물이 드는 광장”(유순덕, 「광화문 민들레」, [시조시학], 2018 봄)이거나, “소용돌이” 치는 “촛불”의 힘으로 “어둠을”(정휘립, 「불의 행진」, [시조시학], 2018 봄) 몰아내기 위한 강렬한 투쟁이거나, “모종의 의문이 모여 모종의 질문이 된” “광장”(권도중, 「광화문광장」, [시조시학], 2018 봄)의 모습은 “눈보라가 몰아치는” “그해 겨울”을 한껏 뜨겁게 달구었던 연대‘들’의 양상을 대변한다. “거짓과 반칙과 특권에 항거하”기 위해 “촛불을 밝”힌 사람들 사이를 “찬란하게 타올랐”던 것은 비단 “촛불”만은 아니었을 테다. “서로가 서로의 존재로 힘이 되고” 온기를 나누며 “한목소리로” 말하는 사이 자연스레 불화의 간극을 메우고 이를 횡단하는 공동체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결국 동시대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하는 나와 타자, 그리고 우리들의 공동체를 지탱하는 윤리적 감각이 필요하며, 시적 정의 역시 이에 복무할 수 있어야 한다.
--- p.36~37

몇 가지 쟁점을 통해서 이 시대 문학의 쓸모에 대해 궁구하고자 한다. 먼저, 코로나 상황이 추동한 비대면·비접촉의 가속화는 4차 산업의 혁신이 우리가 예견했던 것보다 더 급속도로 상용화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가령 생명공학이나 사이보그학 등 포스트-휴먼의 도래 역시 인류 공동체의 재편을 불가피하게 만들 것이다. 지금 우리는 급변하는 시대에 대한 인식 및 휴머니즘에 대한 반성 등 코로나 이후의 일상을 어떻게 구성해 나갈지에 대한 막중한 과제를 안고 있다. 문학은 이러한 불확실성의 시대를 성찰하는 데 복무해야 한다. 과학기술의 범람과 이에 대한 윤리적 판단의 필요성은 다양한 학문 분야의 통섭과 융복합적 사유를 요청한다. 경험하고 있는 것처럼 코로나19 이전에는 탈국적 모빌리티성이 일상화되었다면, 전 지구적 차원으로 확산된 전염병은 이동의 제한과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모빌리티에 대한 제약으로 일상을 경험하는 많은 영역에서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견되며, 이는 과학기술과 더불어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삶과 생활방식을 규정하는 한 요소로 작동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학적 상상력은 인류의 실존적 감각과 변화하는 시대에 대한 인문적 성찰을 견인하는 데 복무해야 한다.

다음으로 지역문학을 통해 오늘의 문학이 정위한 좌표와 그 역할에 대해 탐색하는 것 또한 중대한 일이다. 문화자본의 지역적 편중으로 인해 (중앙과 지방, 지방과 지방의)무수한 차이와 특이성에도 불구하고 중앙과 지방으로 기계적으로 이원화되어 왔다. 알다시피 로컬리즘의 확산과 인식의 변화 덕분에 중앙과 지방의 대립구조가 아니라, 각 지역의 독자성에 따라 지역문학의 영토 역시 재편되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지역에서 문학-하기는, 끊임없는 도전과 투쟁의 도정이며, 무엇보다 스스로 마이너리티로서의 영토를 구축하고 그 역할에 충실할 수 있는 굳건한 정체성을 요청한다. 문학은 소수자의 목소리에 응답해야 한다는 점에서 지역문학의 역할은 자명하다. 문학은 다양한 사람들과 그들의 삶에 착목해야 하며, 그 안의 고통과 상처를 보듬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지역문학의 역할은 지역에서의 삶과 지역민들의 이야기로 구성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문학 영토의 다양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끝으로 시조문학에 대한 고찰이다. 그간 시조문학은 현대문학에서 장르적 변방에 위치해 있었다. 특히 현대시를 규명할 때 자유시와 대별되는 정형시의 형상으로만 호명될 뿐 작가 및 독자 일반으로부터 소외되어 왔다. 그러나 오늘의 시조가 정위해야 할 좌표와 그 역할에 대해 끊임없이 탐색해온 덕분에 많은 영역에서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오늘의 문학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기 위해 장르적 갱신을 거듭하고 있다. 즉 시조문학은 현대문학의 영토에서 장르적 다양성과 혼종의 필요성 및 그것이 함의하는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주지하듯이 문학의 역할은 장르적 위계에 따라 상이하게 분배되지 않는다. 또한 장르의 역사성에만 기댄 존립 근거 역시 미약하다. 그러니 오늘의 문학이 응당 담당해야 할 쓸모에 주력해야 하며, 나름의 시적 정의를 구현하기 위한 방편을 끊임없이 모색하는 데 골몰해야 할 것이다.

--- p.24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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