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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말 4 / 프롤로그 9 / 1장. 오십. 모든 것을 잃었다 13 / 첫 번째 치유 일기 52 / 2장. 쉼 없이 걸어온 날들의 초상 55 / 두 번째 치유 일기 72 / 3장. 강변의 갈대와 밤하늘의 비행기 불빛 81 / 세 번째 치유 일기 96 / 4장.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길 105 / 네 번째 치유 일기 124 / 5장. 내 마음 밭의 외로움 씨앗 129 / 다섯 번째 치유 일기 142 / 6장. 떠나가는 것은 지켜볼 뿐 155 / 여섯 번째 치유 일기 173 / 7장. 이제는 가야 할 때 179 / 에필로그 190 / 작가의 말 193 / 참고문헌 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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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垠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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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음 붙일 곳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마음 의지할 곳 하나만 있으면 여느 어려움은 다 이겨 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리하여 마음 의지처를 찾아 여기저기를 헤맸다. 하지만 어디에도 그런 건 없었다. 오히려 마음 붙일 곳을 찾아 헤매다 저지른 잘못된 선택들로 인해 실수와 잘못, 후회와 상처가 쌓여 갈 뿐이었다.
--- p.37 (1장. 오십. 모든 것을 잃었다) 여름에는 한낮의 뜨거운 태양을 피해 밤에 걸었다. 걷기를 마치면 강둑 계단에 앉아 하늘을 보고 강물을 보고 내 마음을 보았다. 잊지 못할 것이다. 밤마다 걸었던 한강변의 그 풍경과 그 바람을. 계단에 걸터앉아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바라보던, 고도를 낮추며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비행기의 반짝이는 불빛을. 그리고 내 마음을 타고 흘러내리던 맵고 아린 눈물. (…) 깜빡깜빡 비행기 동체를 밝히는 불빛이 내게 말을 거는 것 같았다. 잘 있니, 살아 있니, 하고. 그렇게 나는 몸과 마음을 치유해 나갔다. --- pp.88~89 (3장. 강변의 갈대와 밤하늘의 비행기 불빛) 호흡 바라보기는 내 마음에 여백을 만들어 주었다. 생각으로 꽉 차 있던, 쉴 틈이라곤 전혀 없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괴로운 생각들로 터질 듯하던 내 마음에 상당한 정도로 여백이 생겼다. 아무 생각 안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문득’ 발견할 수 있었다. 쉴 새 없이 조잘거리던 내 안의 생각이 잠잠해진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무 생각도 안 일어나고 그저 고요한 나. 정말 평화롭고 좋았다. --- p.114 (4장.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길) 나는 잘못한 게 없는데 왜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냐고 원망을 품었었지만 그게 아니었다. 나는 잘못한 게 많았다. 아주. 나의 고통만 생각하며 괴롭다고 몸부림쳤었지만 그게 아니었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고통을 주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결과가 다름 아닌 내게 돌아온 것이었다. 살면서 내가 행한 잘못들, 알고 한 잘못, 모르고 한 잘못, 말로 행동으로 생각으로 저지른 온갖 잘못들이 떠올랐다. 하지 말았어야 할 일을 한 잘못, 했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잘못, 모두 부끄럽고 미안했다. 나는 한 발자국을 내딛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미안합니다.” 나로 인해 상처받았을 사람들을 떠올리며 한 발자국 내딛으며 말했다. “미안합니다.” --- p.160 (6장. 떠나가는 것은 지켜볼 뿐) 지독히도 운이 나쁘다고 생각했다. 나름 열심히 산 거 같은데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내 인생은 왜 이런가, 탄식하며 원망과 분노를 품었었다. 그러나 이제는 알고 있다. 내게 일어난 사건은 ‘방아쇠’였을 뿐 무너진 근본 이유는 내 안에 있었음을. 흔히들 방아쇠를 원인으로 여기고 방아쇠와 그것을 당긴 상대를 원망하지만, 실은 그건 내 안에 있던 무엇인가가 밖으로 드러나는 계기일 뿐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방아쇠로 인한 심신의 무너짐은 나에게 내 안 깊숙이 똬리를 틀고 있던 근본 이유를 발견하고, 성찰하고, 치료할 기회를 안겨 주었다. 만약 그 무너짐이 없었다면 나는 지금도 되풀이되는 고통의 반복 속에서 여전히 맴돌고 있을 것이다. --- p.185 (7장. 이제는 가야 할 때) 삶을 재건하는 9년이란 시간 동안 내게 큰 도움을 준 것은 나처럼 마음의 고통을 겪었거나 겪고 있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그들의 이야기를 읽고 들으며 내가 느낀 것은 두 가지, 위안과 희망이었다.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 내가 유별나게 이상한 사람이거나 모자라서 이러는 게 아니구나 하는 위안, 그건 정말 큰 위로였다. 그리고 나도 이들처럼 나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깜깜한 터널 속 저 멀리 보이는 한 점 빛과 같았다. 그것이야말로 포기하지 않고 질기게 버틸 수 있었던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반드시 저 빛 속으로 나갈 수 있으리라는 희망. 지금 이 순간 혹독한 마음의 고통을 겪고 있는 누군가에게 나의 이야기가 작은 위안과 희망이 될 수 있다면 내가 받은 도움을 되갚는 일이 되지 않을까. 그것이 바로 부끄러움과 망설임을 무릅쓰고 이 책을 쓰는 이유이다. 고통의 원인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고통 자체는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이겨 냈으면 당신도 이겨 낼 수 있는 거라고 말해 주고 싶다. ---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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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에게 나의 이야기가 작은 위안과 희망이 될 수 있다면……”
저자를 ‘역사책 작가’로 이미 알고 있는 이들에게 『치유 일기』는 예상 밖의 책일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저자 자신에게도 예상 밖의 행보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역사가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쓰기까지 적잖은 망설임이 따랐으며, 일기장에 쓰면 될 이야기를 굳이 책으로 낼 필요가 있을지 스스로를 납득시킬 이유가 있어야 했다고 고백한다. “부끄러움과 망설임을 무릅쓰고” 이 책을 내놓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지금 이 순간 마음의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작은 위안과 희망”을 주고 싶다는 바람에서다. 저자는 같은 경험을 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고 들으면서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라는 위안과 “나도 이들처럼 나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얻었다고 말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받았던 도움을 이제 되갚고 싶다는 마음이 이 책 속에 담겨 있다. 둘째는 저자 자신을 위해서다. 이 책은 한 사건 이후 “마음의 고통에 압도되어 아무것도 쓸 수 없었던” 저자가 “작가로 다시 서기를 하는 출발점”이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도무지 알 수 없었는데, 여기서부터 해야 할 것 같았다.”고 저자는 말한다. ■ 마음의 고통, 그 시작과 끝에 관한 내밀한 기록 『치유 일기』는 온갖 시행착오를 거쳐 ‘무너진 삶을 끝내 다시 세운 9년의 이야기’를 기록한 책이다. “깜깜한 터널” 속에서 “저 멀리 보이는 한 점 빛”에 의지해, 빛 속으로 한 발 한 발 걸어 나오기까지의 지난한 과정을 담담하면서도 힘 있게 서술한다. 모든 이야기는 “어느 날 갑자기 닥친 한 사건 앞에서 몸과 마음이 무너진 날로부터 시작”된다. “마음 붙일 곳이라고 오랜 세월 믿어 온 대상”, “쉴 수 있고, 위로받을 수 있고, 힘을 얻을 수 있는 마음 의지처”라고 믿었던 관계가 실은 허상이었을 확인한 순간, 삶이 송두리째 바뀐다. “불과 몇 시간 만에 걸음조차 제대로 못 걸을 만큼 심신이 무너”진 저자는 잠자고 식사하고 대화하는 등의 일상적인 행위조차 영위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진다. “슬픔과 분노, 억울함과 외로움, 상실감과 불안이 종일 마음속에서 폭풍처럼 휘몰아”치고, “발작 같은 경련”, “날카로운 바늘로 건드리는 것 같은 예리한 통증”, “온몸의 떨림” 같은 신체 증상도 멈추지 않는다. 익히 알려져 있다시피 “우울증은 지극히 개별적인 질병”으로 “원인도, 증상도 천차만별”이다. 저자는 우울증을 앓았던 한 사람으로서, 자신이 어떤 시도를 했고 어떤 시행착오를 겪었는지, 순간순간의 경험과 감정들을 담담히 기록한다. 특정한 약이나 치료법, 한 가지 노력 덕분에 치유되었다고 확언하거나, 무엇을 어떻게 하라고 대놓고 권유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도 처음엔 “어떻게든 약만큼은 먹고 싶지 않았다”며 정신과에 대한 선입견을 솔직히 고백하는가 하면, 출구가 거의 보일 것만 같던 어느 날 ‘전화 통화’ 한 번으로 다시 무너져 내리는 약한 모습 등을 숨김없이 보여 준다. 물론 이 책이 마음의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 모두에게 기적의 처방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저자가 치열하게 모색하고 힘겹게 출구를 찾아가는 과정은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하게 만들고 ‘나도 이겨 낼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해 준다. 『태도의 말들』의 저자 엄지혜는 추천사에서 이렇게 말한다. “이 글들은 작가를 살게 했고, 어쩌면 또 다른 누군가를 살게 할 것이다.” - 병원에 간 날, 의사 선생님에게 말했다. “우울하고 슬프고 화가 나요.” “그렇다고 죽으면 안 돼요.” 나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죽는다는 말을 그렇게 갑자기 불쑥 하다니, 깊이 감춰 둔 내 속마음을 들킨 것만 같았다. 선생님은 미소 지으며 말을 이었다. “고지가 저긴데 여기서 죽으면 억울하잖아요.” (…) 사실, 매일 밤 죽음을 생각하고 있었다. 내일 눈뜨면 또 오늘처럼 아플 텐데, 이 아픔을 끝내는 건 죽음밖에 없지 않나 싶었다. 33층 창문 앞에 다가서서 밑을 내려다보기도 여러 번. 피눈물 같은 붉은 노을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몸과 마음을 떨 때면 이 고통에 마침표를 찍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내 안의 무엇인가가 나를 붙잡았다. 아니, 아니라고. 이 글을 쓰는 지금, 진심으로 감사한다. 그때 나를 붙잡아 준 내 안의 무엇에게. _본문 43~44쪽(1장. 오십. 모든 것을 잃었다) ■ 치유로서의 ‘일기 쓰기’ 저자가 치유를 위해 시도한 여러 방법들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일기 쓰기’다. 병원 대기실에서 차례를 기다리다가 문득 “적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쓰기 시작한 ‘일기’는 이 책을 집필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었고, 많은 부분이 책에 직접 인용되었다. “다이어리를 샀다. 이것을 다 쓰고 났을 때, 내 고통도 끝나 있기를.” 2011년 6월 19일부터 쓰기 시작한 일기는 여섯 권째 노트에 이르러 끝이 난다. 희망과 절망, 기쁨과 슬픔, 진전과 퇴보, 깨달음과 뉘우침으로 얼룩진 시간들이 담백하면서도 감동적인 일기 속에 생생히 기록되어 있다. 2015년 3월 13일 자 일기는 다음과 같다. “‘한 사건이 삶 전체를 무너뜨리기도 한다. 내가 그랬다.’ 문득 떠오른 문장이었다. 이 문장으로 시작하는 글을 혹은 책을 쓰는 날이 올까?” 그로부터 5년이 흘러서 출간되는 이 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때로는 한순간에 삶 전체가 무너지기도 한다. 내가 그랬다. 이 책은 어느 날 한순간에 삶 전체가 무너진 사람이 그것을 재건하는 이야기다. 무너지는 건 순간이었지만 다시 세우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일기는 ‘저널치료’라는 분야가 있을 정도로 널리 인정받는 치유 수단이다. “언제든 만날 수 있고, 어떤 이야기라도 털어놓을 수 있으며, 아무 비평도 판단도 하지 않는 (…) 79센트짜리 심리치료사” 일기의 치유 효과를 이 책에서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 ‘마음의 고통’으로부터 ‘삶과 관계에 대한 통찰’로 1년 만에 약물치료가 종료되고, 그로부터 6개월 후 심리상담도 마무리되지만, 저자는 스스로 계속 치유해 나가기로 결심한다. “나는 답을 얻고 싶었다. 왜 나는 그렇게 일순간에 무너져 버렸는가? (…) 마음이란 대체 무엇인가? 무엇이길래 이토록 괴로움을 주는가? 마음은 어떻게 움직이고 작동하는 것인가?”(본문 51~52쪽) 저자는 같은 괴로움을 다시 겪지 않기 위해 마음을 공부하기로 결심한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심리학 전공 대학원 진학이다. 이 책에는 저자가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삶과 관계에 대해 더욱 열린 시각을 가지게 되는 과정이 담겨 있다. 그리고 마침내 저자는 자신을 “혹독한 고통의 수렁” 속으로 빠트린 그날의 사건이 실은 “외로움이 두려워 스스로 저지른 우(愚)의 결과”였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오히려 그 사건이 “내 안 깊숙이 똬리를 틀고 있던 근본 이유를 발견하고, 성찰하고, 치료할 기회를 안겨 주었”으며, “외로움이 두려워 반복하던 어리석음의 패턴”에서 벗어나 “평안과 충만감 속에서 하루를 살 수 있게” 해 주었다고 고백한다. 나아가 오래전부터 자신을 괴롭혀 온 “뱃속 한가운데가 뻥 뚫려 있는” 듯한 “텅 빈 느낌”이 어느덧 사라졌음을 깨닫는다. - 그날도 나는 한강변을 걷고 있었다. 따스한 오후였다. 부드러운 바람이 불고, 햇빛은 주름진 강물에 닿아 보석처럼 반짝거렸다. 마주 오는 바람이 내 얼굴을 슬쩍 어루만지고 지나갔다. 나는 마음을 걸음에 두고 천천히 걸었다. 어느만큼 걸었을까. 문득 주변이 고요해졌다. 시간이 멈춘 것처럼 모든 것이 고요했다. 소리도 움직임도 멎은 것 같았다. 순간 아, 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내 몸과 마음의 경계가 사라지고 나와 세상이, 나와 우주가 하나 되는 것 같았다. 하늘, 물, 바람, 공기, 햇빛, 그 모든 것과 내가 하나 되는 것 같았다. 지극한 충만감, 그리고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따뜻함과 평안이 느껴졌다.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온 세상과 함께였다. 그 뒤로, 뱃속 한가운데가 뻥 뚫려 있는 기분은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다. ‘텅 빈’ 느낌이 완전히 사라졌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 고질병이던 그 ‘텅 빈’ 느낌은 재발되지 않았다. _본문 180~181쪽(7장. 이제는 가야 할 때) ■ 마음의 고통을 성찰하는 원숙한 시선, 의미 있는 여성 서사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가 ‘기분’과 ‘병증’ 사이에 걸쳐진, 청년기의 심리적인 위기를 생생하게 드러낸 책이라면, 『치유 일기』는 벼랑으로 내몰린 중년의 위기를 원숙한 시선으로 성찰하는 책이다. 중년에 접어들어 이전에는 없었던, 혹은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형태의 심리적인 문제를 겪는 사례는 대단히 흔하다. 중년기의 심리 문제를 다룬 책이 상당수 존재하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려주는 문학적인 텍스트는 흔치 않다. 이 책은 모든 연령대의 독자들을 위한 책이지만, 특히 생애 전환기를 맞아 허방에 빠진 듯한 위기감을 느끼는 중년들에게 깊은 공감을 안겨 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여성 서사’로서 깊은 공감과 울림을 준다. 저자는 한 아이의 엄마이자 가장으로서 하루 세 시간 이상 자 본 적 없는 삽십대를 보냈을 만큼 상황에 의해 워커홀릭, 슈퍼우먼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은 일하는 존재, 양육하는 존재, 자신의 욕망을 가진 존재로서의 여성이 이 사회에서 어떻게 존재해 왔고, 어떻게 존재하고 있는지 생생하게 보여 주는 의미 있는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 - 아이를 키워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육아는 휴일이나 주말이 없고 아이가 잠잘 때 외에는 휴식 시간도 없는 24시간 365일 노동이라는 것을. 그 유일한 휴식 시간이 내게는 생계를 위한 노동 시간이었다. 하루 세 시간 이상 자 본 기억이 별로 없는 그 시절의 가장 큰 소원은 원 없이 실컷 자는 것이었다. 혹자는 나더러 워커홀릭 또는 슈퍼우먼이라고도 하나, 만약 그렇다면 그건 내가 원해서가 아니라 살다 보니 그리된 것이다. 처리해야 할 일들은 꼬리를 물고 생겨나고 시간은 늘 모자랐으며 돈은 항상 부족했다. 자연히 친구나 인간관계들은 멀어지고 내 앞에 있는 건 세 살 먹은 아이와 해야 할 일들뿐이었다. _본문 57쪽(2장. 쉼 없이 걸어온 날들의 초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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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봉 작가의 『치유 일기』는 저자가 경험했던 우울의 극복 과정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버티고 이겨 내는 과정이 아니라 아픔에 마음이 열리는 과정에 초점을 두고, 따뜻한 시각으로 그려 나간다. 마치 조용한 찻집에서 담담하게 말해 주듯이 부드럽고 시적인 어조로 자신의 경험을 묘사한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어느덧 저자의 내면을 함께 여행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그리고 병을 다룰 수 있다는 희망을 느끼게 될 것이다.
“첫 번째 화살은 어쩔 수 없을지라도 두 번째 화살은 피할 수 있다. 나는 두 번째 화살을 피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본문 중에서) 글쓰기, 걷기, 대화하기에서 명상, 호흡, mindfulness에 이르기까지 치유의 핵심 요소들이 이 책에 담겨 있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에 집중하며 얻은 통찰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결국 『치유 일기』는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사는 법을 배우게 하는 책이다.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감으로써 마음에 불안과 공포, 분노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활동할 공간을 좁히고 감사와 열린 마음으로 순간을 채우는 법을 가르쳐 준다. - 문진건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전공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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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이 땅에 태어났을까? 사고, 질병, 이별, 죽음, 배신 등의 불행 역시 모두 삶의 여러 풍경이니 답은 각자 자신에게 달렸을 거다.
은봉 샘의 지난했던 치유 과정을 알기에 이따금 숨을 고르면서 이 책을 읽어야 했다. 늘 조용한 미소에 필요한 말만 하는 사람이라 미루어 짐작만 했을 뿐 본인이 말하지 않으니 어찌 알았으랴.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은봉 샘의 내면의 힘은 놀라웠다. 자신이 왜 이런지 원망하고 한탄하는 대신 명상 공부를 하고 걷기 수행을 하며 치유 일기를 써 나갔다. 분노를 가면 뒤에 숨기는 대신 우울의 포장을 찢어 버리고 영적인 성장의 길로 나아갔다. 고통 앞에 홀로 맞서서 외로움과 침묵 대신 내적 변화를 이끌어 내 자기 사랑을 되찾았다. 분노는 한강의 물기운으로 흘려 버리고, 차갑고 끈끈한 우울의 손은 햇볕을 쪼여 날려 버렸다. 결국 은봉 샘을 붙잡은 것은 자기 안의 불씨와 지혜와 용기! 이제 우리, 은봉 샘과 함께 잘 웃고 놉시다. ‘지구별 여행자’로서 스스로 행복해지기를. - 이유명호 (한의사, 『안녕, 나의 자궁』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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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곁에 오래 머문 사람들을 만날 때, 그 초연한 눈빛에 용기를 얻었다. 9년이라는 긴 시간 우울과 불안의 터널을 뚫고 나온 박은봉 작가는 “행복은 깔깔거리는 웃음이 아니라 조용히 짓는 미소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누군가의 고백이 힘이 되었기에 자신의 치유 일기를 기꺼이 세상에 내놓은 작가에게 각별한 감사를 전하고 싶다. 이 글들은 작가를 살게 했고, 어쩌면 또 다른 누군가를 살게 할 것이다. - 엄지혜 (채널예스 기자, 『태도의 말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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