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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 행복이라는 습성 트라디시옹 아날로그적인 사랑 크레프 달인 여행은 아는 것만큼 보인다지만 소비되지 않고 키워지는 즐거움 남에게 예속되지 않는 일 천당에 대한 견해 세상에서 제일 부러운 여자 행복한 상상 이런 순간을 상상해본 적이 있다 2. 죽음을 떠올린 순간 머릿속에 스치는 생각이 결국 당신이다 사랑에 빠졌을 때와 병에 걸렸을 때 내가 예외일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모베즈 에투왈 사랑받을만한 존재 죄의식 동행 섬세한 호의 사랑스러운 말 당신이 처음입니다 기억나지 않는 기분 좋은 꿈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말 집 나에게 남은 것 철학은 죽음을 배우는 것 슬픔에 너그러워져야 할 시간 3. 두려움은 대부분 두려움에 대한 상상에서 나온다 습관의 잠에서 깨어나기 수치심에 대하여 치밀함보다 적응력이 필요한 순간 두려움은 누구든 닥치는 대로 잡아 포로로 가둔다 인생이라는 소설 좌우명 병에 걸렸다고 병적일 이유는 없다 상처는 나르시시스트적이다 신의 기적보다 굽은 노파의 등을 믿는다 동맹 죽음을 사랑하는 건, 동시에 인생을 사랑하는 것이죠 행복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영리한 것 즐기는 걸 잊지 마세요 세상에서 최고의 엄마가 되는 법 유용한 삶의 기술 책은 단물이 잘 빠지지 않는다 고통과 잘 지내기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경험 용기란 이런 것 인생에 위안이 되는 것들 인생에 눈금 긋기 다른 이유가 없는 행복 매일 누군가는 병에 걸리고, 누군가는 죽는다 니체의 말 삶이 있는 한 죽음은 존재하지 않아요 나는 살아 있다 4. 멈추어라 순간이여, 너 참 아름답구나 여행의 이유 농장의 오후 미라벨 파이 낡은 것과 헤어지는 훈련 오베르뉴의 가을 풍경 나만의 뒷방 백 년 동안의 마라톤 나의 비밀 갸토 레시피 발레리의 메트로놈 올비가 달에 가지 못하는 이유 두려움에 포로가 되지 않는 방법 좋은 영향마저 주지 않는 부모 따뜻한 습관 서재 이혼 인생을 살만하게 만드는 것들 프렌치 식탁과 한국 밥상 샴페인 글라스 노인을 위한 겨울은 없다 장밋빛 인생 즐거움도 맛처럼 다신다면 불행은 비교급, 행복은 최상급 에필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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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농담처럼 생일을 바꾸기로 하고 나니 운명을 내 손에 쥔 듯 흥분된다. 병은 우리가 가진 습관이라는 잠에서 깨어나게 한다. 만약 그 습관의 잠에서 깨어난다면 정말 운명은 바뀌게 될지도 모른다. 그것이야말로 어쩌면 진정한 부활이다.
--- p.97~98 4년 전 여름 리스본에 왔을 때 안경을 잃어버려서 보이지 않는 도시를 여행했다. 한 귀가 들리지 않으면 나머지 귀 청력이 예민해지듯 리스본 구석구석 세세한 골목까지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란다. 작가 페소아는 ‘인생이란 우리가 인생에 대해 품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리스본도 병도 그것에 대해서 품는 우리의 생각이다. --- p.121 한 번 그 두려움을 떨치고 자유로움을 맛보게 되면 용기가 생긴다. 용기는 선택이고, 반복하면 습관이 되며, 습관은 우리를 지배한다. 고통이 그렇듯 즐거움도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가 다르다. 즐거움에도 맛을 음미하듯 면밀하고 섬세하게 느끼는 감각적인 기술과 습관이 필요하다. 삶을 맛보고 지각을 통해서 기쁨을 느끼는 방법은 터득된다. 고통을 줄이고 즐거움을 증폭시키는 건 유용한 삶의 기술이다. --- p.140~141 인간은 사건에 반드시 인과관계가 있을 거라고 믿는 경향이 있다. 환자의 생활습관이나 성격이 암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암이라는 병과 함께 죄의식과 두려움을 얻는다. 모든 교통사고의 원인이 모두 음주운전은 아닌 것처럼 증명할 수 없는 미신 같은 생각일 뿐이다. 몽테뉴는 젊은 시절 쾌락에 맞서 자신을 지켰고, 병이 생긴 뒤 절제에 맞서 자신을 지킨다고 말했다. --- p.145 몇 년 전, 아이들 수영 수업을 참관하다가 코치가 수영장 바닥에 쇠고랑을 던져 놓고 아이들에게 집어 올리는 놀이를 시키는 걸 봤다. 바닥에서 올라올 줄 아는 훈련이 물의 깊이를 두려워하지 않는 방법이라는 걸 이해했다. 두려움은 대부분 두려움에 대한 상상에서 온다. 죽음의 가능성을 마주하는 경험은 수영장 바닥으로 내려가는 체험과 비슷하다. 그건 존재의 무기력함이 아니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경험일 수 있다. --- p.149 소음과 완전히 두절된 피레네 산기슭, 이 마을에 골칫거리는 바로 종탑이었다. 정확히 15분마다 종탑에서 종이 울린다. (…) 종소리가 한 시간을 어김없이 사분의 일로 잘라서 알려주기 때문에 15분 전에 내가 무엇을 했는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15분 뒤에는 무엇을 할지 집중하게 만든다. 암이라는 병도 비슷하다. 피레네의 종소리처럼 내 인생에 눈금을 긋는다. 병이 생기기 전과 그 이후로 자르고, 그 이전에 나는 무엇을 했는지, 지금 무엇을 하는지, 그리고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사색하게 만들며 사는 일에 집중하게 만든다. --- p.154~155 언젠가는, 하며 깜깜한 창고에 넣어둔 잡동사니를 꺼내서 처분해야 하는 시간이 온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사라지는 건 즐거움을 미루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어쩌면 암이라는 병은 언제라도 우리가 세상을 떠날 수 있는 사람처럼 살아야 한다는 걸 깨우치게 해준다. --- p.157 노르망디의 여름은 고등어 철이다. 항구에서 출발하는 통통배를 타고 바다낚시를 하러 간다. 항암 부작용 때문에 햇빛을 피하라는 의사의 주의사항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낚싯대가 휘어지는 순간, 두 손으로 끌어올리기 힘들 정도로 살이 오른 고등어를 낚는 순간, 직사광선도 항암치료도 더 이상 걱정거리가 아니다. 아가미에서 미끼를 빼는 동안 손바닥 안에서 고등어가 요동을 친다. 엄청난 힘이다. 다시 낚싯대를 물속에 던진다. 바닷물 안쪽에서 움직이는 고등어떼를 들여다본다. 나는 조심하는 것보다 잘사는 것이 우선이었다. 살아 있는 동안 내 습관은 바뀌지 않으리라. --- p.161 한밤중에 일어나 이방 저방 돌아다니거나, 두려움에 전율하면서 올비를 깨우는 증세가 사라졌다. 시누이 안느의 우울증이 사라진 것도 암에 걸린 뒤였다. 어쩌면 우리의 자잘한 병을 고치는 건 더 큰 병이다. 니체의 말이 맞다. 나를 죽이지 않는 모든 공격은 나를 강하게 만들어준다. --- p.167~168 |
두려움이라는 병을 이겨내면 선명해지는 것들
고통, 실패, 불안, 우울, 슬픔… 그러나 오늘도 지지 않는 하루! 유한한 삶에 대한 두려움, 실패에 대한 두려움, 고통에 대한 두려움, 타인의 시선에 대한 두려움. 이 모든 두려움이라는 병의 백신은 자신만의 즐거움을 연주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각자 즐거움을 연주하는 법을 배우지 않는다면 인간은 이 부조리한 삶의 희생자일 뿐이다. _ 「프롤로그」에서 오늘 내가 느끼는 불안과 우울, 이 감정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때로는 포기하고 싶고 놓아버리고 싶은 하루도 결국 내 소중한 삶이다. 이화열 작가는 불확실한 삶과 두려움에 포로가 되지 않으려면, 각자 즐거움을 연주하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피아노 건반 소리가 음악으로 바뀌게 되듯 인생도 비슷한 면이 있다.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들을 수 없고 섬세한 시선으로 관찰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 작가는 항암치료를 받으며 보낸 일 년 동안, 태어나서 가장 많은 케이크를 구웠고, 바다로 산으로 농장으로 다른 도시로 여행을 떠났으며, 자연과 몽테뉴, 음악, 그리고 사랑하는 존재들로부터 위안을 받았다고 고백한다. 그 눈부신 즐거움의 기록들을 이 책에 풀어놓았다. 한 편 한 편 읽다 보면 세상 모든 것은 그걸 보는 사람이 어떻게 보고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서 아주 특별한 것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작가가 바라본 풍경뿐 아니라 공기의 냄새, 사람들의 모습, 그리고 행복의 온도까지도 고스란히 만날 수 있다. 파리는 40도를 웃도는 폭염 경보다. 뜨거운 오븐 속으로 돌아가 항암치료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미리 고통을 가불할 이유는 없다. 행복이란 그저 두 가지 성가신 일 사이에 일어나는 사건일 뿐이니. 박하 향처럼 맑은 공기를 들이마신다. 노르망디의 바닷바람에 생각을 씻는다. 갖가지 고통과 괴로운 순간을 뺄셈하다 보면 딱 하나 남는 것이 있다. 존재의 행복 말고, 다른 이유가 없는 행복. _ 161~162쪽, 「다른 이유가 없는 행복」 |
그녀의 글을 읽다 보면 아름답게 살고 싶어진다. 자기를 사랑해야지, 순간을 아름답게 살아야지, 즐기는 걸 잊지 말아야지……. 책의 문장들은 햇빛에 잘 마른 이불 같다. 바스락바스락 따스하다. 포근한 감촉의 나날들, 그걸 덮고 자면 꿈조차 화사하겠다. - 천운영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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