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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Berlin, Germany - 예쁜 척하지 않아서 좋은 너 Amsterdam, Netherlands - 누구에게나 아주 상냥한 방문 Barcelona, Spain -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순진한 얼굴 Gyeongju, South Korea - 둥근 무덤을 만날 때마다 뾰족함을 잃었다 Seoul, South Korea - 실은 가장 고마운 생활의 내역 Paris, France - 낭만적인 모든 것들의 숙소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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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늘 분주하다. 하는 것도 없이. 나는 그대로인데 무언가 변해가는 것을 느낀다. 변화에 대처하는 계획을 세우거나 지난날을 반성할 틈도 없이 시간은 무심히 제 갈 길을 간다. 스물셋, 마음껏 떠난 여행을 밑천삼은 『조용한 흥분』으로 불현듯 다가온 작가 유지혜도 그랬다. 분주하고 초조했다. 어느새 서툰 행동도 귀엽게 넘어갈 수 없는 나이 스물다섯이 되어버렸다. 알고 있다. 한창 좋을 나이라는 것을. 하지만 책임져야 할 미래의 무게가 묵직하게 다가오는 나이이기도 하다. 어른다운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왠지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확신과 불안이 반반씩 섞여 있는 나이, 타인의 매력적인 오답에 끝없이 흔들리는 나이. 우리가 ‘청춘’이라 예찬하는 이들이 마냥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여행을 다녀오고, 한 권의 책을 펴내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작가는 생각했다. 그토록 떠나고, 돌아오고, 일상을 열심히 살아도 왜 마음이 분주한 걸까. 그건 결국 ‘나’ 때문임을 알았다. 나에게 온전히 몰입하겠다는 다짐이 자꾸 무너지고, 하루하루를 간신히 모면하는 데 급급했다. 정신을 차리고 돌아보니 SNS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에 정작 내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나에게 연락하고 싶었다. 나에게 닿는 일을 좀더 쉽게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다시 ‘여행’이었다.스물넷 끝자락에 먼 곳으로 떠났다. 때로는 서울의 일상을 여행했다. 마음이 달아오르는 초여름에는 파리로 갔다. 대단한 결심이나 씩씩한 꿍꿍이는 없었다. 가벼운 나이에 작은 돌 하나 얹기에는 여행만한 것이 없다는 믿음만 있었다. 내 안의 어리석은 목소리를 충동적으로 여길 정도로 몽땅 반영했다. 속이 후련했다.늘 발견과 기쁨만 있는 여행은 아니었다. 때때로 막막했다. 생각보다 초라한 나와 완벽하지 않은 날을 견뎌야 했다. 그 여행 속에서 매일 일기를 적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지라도 그 순간만큼은 결정적 순간으로 여겼다. 그리고 알았다. 여러 모양의 ‘내’가 건재하다는 것을. 누군가를 만나는 시간, 다른 것에 집중하는 순간에도 사실은 ‘나’를 만났던 것임을 알았다. 그래서 제목을 ‘나와의 연락’으로 정했다. 먹고 사는 것에서 자유롭지 않더라도 ‘나와의 연락’을 첫째로 두고 싶었다. 베를린, 파리, 바르셀로나, 서울, 경주…… 유지혜의 두번째 여행기 『나와의 연락』은 여기저기에서 스스로 묻고 대답한 솔직한 연락이다. 작가와의 대화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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