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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나, 너와 함께
2화. 늑대라고 다 네발로 뛰진 않는다 3화. 붉은 오렌지 주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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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임종을 앞두고 내 손을 있는 힘껏 쥐었다. 너는 천 년을 살거라. 천 년을 살 수 있다는 게 과연 축복일까? 어쩌면 그저 무거운 짐은 아닐까?
--- 「나, 너와 함께」 중에서 정말 그럴까? 혜지와 나는 언젠가 헤어지게 될까? 혜지는 작고 초라했던 내 과거에 연연하지 않았다. 미래에는 어떨까? 나에 대해 다 알고 난 뒤에도 계속 날 만나줄까? --- 「늑대라고 다 네발로 뛰진 않는다」 중에서 이건 병이 아니야. 이건 그저 체질이고,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이야기일 뿐이야. --- 「늑대라고 다 네발로 뛰진 않는다」 중에서 “처음엔 우리가 다른 사람과는 다른 핏줄을 타고나서 그러는 줄 알았어.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 보통 애들도 한두 번은 다 겪는 일이야. 차라리 혜지나 나처럼 어릴 때 겪었으면 좋았을 텐데, 넌 너무 오래 억눌렀어.” 큰언니는 내가 착했다고 말하지 않았다. 억눌렀다고 말했다. --- 「붉은 오렌지 주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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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하기 때문에 슬프고,
그래서 더욱 공감 가는 인물들 세 편의 연작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저마다 특별한 비밀을 가지고 있다. 1화 「나, 너와 함께」의 주인공은 백 년 동안 늙지 않고 젊음을 유지하며 살 수 있는 핏줄을 타고났다. 하지만 늙지 않는다는 사실을 감추어야 하기 때문에 일정 주기마다 신분을 바꾸어야 하고, 그로 인해 지독한 생활고에 시달린다. 2화 「늑대라고 다 네발로 뛰지는 않는다」, 3화 「붉은 오렌지 주스」의 주인공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각각 보통 사람과 비교도 할 수 없는 힘과, 사람을 매혹하여 자기 편으로 삼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그로 인해 소중한 유년 시절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이들은 좀처럼 남들 위에 군림하려 들지 않고, 그 능력을 과시하는 일은 더더욱 하지 않는다. 오히려 핏줄을 들키지 않고 사람들 사이에 섞여 살 수 있도록 자신을 철저히 억누른다. 보통 사람보다 더 큰 고충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다. 타고난 핏줄에 흐르는 특별한 정체성이 이들을 슬픈 존재로 만들었다. 살아가면서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안고 홀로 고민하거나 울어본 적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들의 이야기에 깊은 공감을 느낄 것이다. 이건 그저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이야기일 뿐이야 ‘이 시대에 구미호, 늑대인간, 뱀파이어라니?’ 처음엔 의아하게 생각하다가도 소설을 읽다 보면 깊은 생각에 빠지게 된다.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작가는 말한다. “누구나 살면서 한두 번은 내 쪽이 소수라서 혹은 내게 남다른 면이 있어서, 작게는 조금 당황스럽고 크게는 힘겨웠던 경험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작가의 말 중) 어쩌면 우리 모두는 이 세상에서 각각 다르고 특별한 핏줄을 타고난 사람들이다. 그만큼 고유한 존재들이기에 삶의 각 국면에서 저마다의 어려움을 겪는다. 일상 속 세세한 상황을 배경으로 남과 다른 이들의 고충을 섬세하게 어루만지는 박애진 작가의 상상력은 그러한 이들의 마음을 위로하기에 충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