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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다 예쁜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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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456쪽 | 510g | 132*225*21mm
ISBN13 9788937463792
ISBN10 8937463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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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말을 좋아하는 이유는 사람을 좋아하는 이유와 똑같았다. 그들에게는 피가 있고 피에는 열기가 있다. 그의 모든 존경과 모든 사랑과 모든 취향은 뜨거운 심장을 향한 것이었고, 그것은 영원히 변함없을 것이었다. --- p.13

말과는 달리 사람은 결코 영혼을 공유하지 않으며, 타인을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고 했다. 롤린스가 서툰 스페인어로 말도 천국에 가느냐고 묻자 그는 고개를 저으며 말은 천국 같은 것이 필요 없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존 그래디가 지상에서 말이 모두 사라진다면 말의 공동 영혼도 새로 영혼을 나눠 줄 말이 없으므로 사라지지 않겠느냐고 묻자, 노인은 신이 그런 것을 허락할 리도 없는데 말이 사라지는 일 따위를 묻는 것은 어리석다고 대답했다. --- p.166

흉터에는 신기한 힘이 있지. 과거가 진짜 있었던 일이라는 것을 일깨워 주거든. 흉터를 얻게 된 사연은 결코 잊을 수 없지. 안 그런가? --- p.199

가격이 없는 사람도 있죠.
그래, 그렇지.
그런 사람들은 어떻게 되죠?
죽지.
죽는 것쯤은 두렵지 않아요.
그거 잘됐군. 죽을 때 도움이 될 거야. 하지만 살 때는 별 도움이 안 되지. --- p.282

미국인들은 이게 항상 문제야. 그네들은 더러운 돈이 어쩌고저쩌고 떠들지. 하지만 돈에는 더럽고 깨끗하고가 없어. 멕시코인들은 결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아. 돈에 뭐 하러 특별한 지위를 부여하겠나? 돈이 좋은 것이라면 그건 무조건 좋은 것이야. 나쁜 돈은 없어. 멕시코인은 돈이 더러운지 깨끗한지 따위로 고민하지 않아. 그런 건 아주 비정상적인 생각이지. --- p.284

그날 밤 나는 절망에서 벗어나, 앞으로 내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았네. 나는 정말 가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 그리고 불구나 불행을 견딜 만한 영혼이 없다면 어떻게 가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지 자문했지. 진정 가치 있는 사람이라면 그 가치가 불확실한 운에 좌우될 리가 없다고, 가치는 결코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거야.
오래지 않아 내가 지금 찾고 있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네. 용기는 언제나 지속되는 법이며, 겁쟁이가 가장 먼저 버리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 말이야.
자기 자신을 버리게 되면 남들을 배신하는 것도 쉬워지지. --- p.343

그는 예전에 아버지가 했던 말을 되새겼다. 겁에 질려서는 돈을 벌 수 없고, 걱정에 눌려서는 사랑을 할 수 없다. --- p.359

그는 자신이 지금 이 순간까지 살아오며 결국 아무것에도 이르지 못했다는 사실을 아주 분명히 깨달았다. 차갑고 냉정한 그 무엇이 어떤 존재인 양 그의 몸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그 존재가 악의의 웃음을 날리는 것을 상상했다. 그 존재가 자신을 떠나리라고 믿을 만한 이유는 전혀 없었다. --- p.370

세상의 고통이란 형태 없는 기생충 같은 존재가 알을 깔 따스한 인간의 영혼을 찾아다니는 것이라는 상상을 하며, 무엇으로 인해 사람이 그런 존재에게 무방비 상태가 되는지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존재에게는 마음이 없으니 영혼의 한계를 알 길이 없다는 것을 몰랐던 그는 영혼에 한계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움에 떨었다. --- p.373~374

그는 철이 든 후 느껴 보지 못했던 깊은 고독감에 빠져들었다. 이 세계를 사랑함에도 이 세계에서 철저한 이방인이 된 것만 같았다. 그는 세계의 아름다움 속에 비밀이 숨겨져 있다고 생각했다. 세계의 심장은 끔찍한 희생을 바탕으로 뛰는 것이며 세계의 고통과 아름다움은 각자 지분을 나눠 가지는데, 끔찍한 적자로 허덕이는 와중에 단 한 송이의 꽃을 피우기 위해 어마어마한 피를 바치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p.408

그는 텅 빈 식당 창가에 서서 광장에 모인 사람들을 바라보다가, 신께서 젊은이들에게 인생을 시작할 때 삶의 진실을 모르게 하신 것은 정말 옳은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젊은이들은 아예 인생을 시작할 엄두도 못 낼 것이기 때문이었다. --- p.411

이제는 그만 다 떨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야. 내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시곤 했지.
무엇인가를 너무 되씹다 보면 그것이 너를 먹어 버릴 수도 있다고.
--- p.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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