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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캠핑

오늘도, 캠핑

: 나만의 취미로 삶의 쉼표를 그리는 본격 캠핑 부추김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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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1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290g | 130*190*12mm
ISBN13 9791190147743
ISBN10 1190147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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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캠핑과 함께한 지 2년이 다 되어간다. 우연히 만난 취미가 이제는 방 한 칸을 가득 차지할 정도로 내 삶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 캠핑을 하면서 눈물이 왈칵 쏟아질 만큼 힘든 일도 많이 겪었지만, 돌이켜보면 그런 일 들을 디딤돌 삼아 성장할 수 있었다.
--- p.8

하루를 돌아보니 무모한 나 자신에게 웃음이 났다. 그런데 뭐 별거 있나. 폭신한 침낭 안에 누워있으니 지레 겁부터 먹고 괜한 걱정을 했나 싶다. 그동안의 여행은 관광지에 들러 구경하고 유명 레스토랑을 찾아 밥을 먹는 게 전부였는데, 캠핑 여행은 내가 만들어가는 재미를 벌써부터 느끼게 해주었다. 남은 일정 동안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백패킹에 경험이 없던 나는 의자와 테이블이 필수 장 비라고 생각해 챙겨 왔는데, 트레킹하며 만났던 사람들의 가방은 너무나 단출했다. 대체 저 백패커들의 가방에는 뭐가 들어 있길래 저렇게 단출해? 가까이 가서 인사를 건네며 슬쩍 그들의 장비들을 둘러보았다. 대부분 텐트에 담요 정도만 가지고 왔다. 백패킹을 할 때는 어디든 원하는 곳에 앉아서 쉴 수 있어서 의자 같은 건 필요하지 않았 다. 어쩐지 백패커들이 내 배낭을 보며 엄지 척을 하더라 니. 마냥 응원과 격려의 표시인 줄로만 알았는데, 다른 의 미였던 것이다.

가만히 텐트 안에 누워 빗소리에 집중했다. 마치 우산 아래에서 듣고 있는 것처럼 빗방울 하나하나가 생생하게 들렸다. 조용한 숲속에 오직 비 내리는 소리만이 맴돌고 있었다. 가만히 듣고 있으니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고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일부러 우중캠핑을 하나? 비에 젖은 숲내음이 더 진하게 퍼지고 있었다. 한참을 누워 빗소리를 듣다 맥주를 한잔 들이켜니 비가 와서 걱정했던 마음은 사라지고, 기분 좋은 맑은 공기와 숲내음만 남았다.

어느 순간부터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을 가라앉히고 싶은 날에는 바다로 캠핑을 떠나곤 한다. 산이 주는 고요함도 좋지만, 바다가 주는 고요함은 또 다르다. 하나의 캠핑에만 빠져 무료해질 때쯤 전혀 다른 종류의 캠핑을 즐기며 새로움을 느껴보자.

솔직히 말하면 그날 이후 감성캠핑은 애써 하지 않는다. 큰 텐트와 아기자기한 소품들은 조금 버겁게 다가온다. 결국 한 번 쓴 새하얀 텐트를 다시 되팔았고, 우드협탁 등 장식품들은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용한다. 감성캠핑의 기준은 없지만, SNS에서 찾아보면 대부분 면텐트와 우드 소재의 장비들로 꾸민 사진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것만이 감성캠핑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아쉽기도 하다. 자신만의 감성을 담고 만족스럽다면 그 자체가 감성 캠핑이 아닐까.

캠핑의 시작과 끝은 장비 정리를 비롯해 여러 일들로 몸이 바쁘지만, 마음은 여유롭다보니 일상은 금세 잊게 되는 홀가분함이 있다. 나를 괴롭혔던 걱정이나 사소한 일들은 저 멀리 생각할 틈도 없이 사라진다. 그래서 사람 들은 조금 수고롭더라도 짐을 싸고 풀며 하루 묵을 자연 속의 집을 찾는지도 모른다.
일상을 잠시나마 잊고 싶어서 시작한 캠핑에 어느덧 중독되고 말았다. 반복되는 삶에서 잠시나마 탈피하고 싶다 면 늘 익숙한 공간을 벗어나 온전한 쉼을 가져다주는 캠핑을 하루빨리 시작해보기를.

반려견과의 백패킹은 혼자 다니는 것보다 신경 써야 할 게 두 배이다. 두 어깨에는 짊어져야 할 배낭이 있고, 옆에는 책임져야 할 친구가 있으니 말이다. 한 손으로 리드 줄을 잡고 걷는 일도 번거로워 허리에 묶거나 가방끈에 달 수 있는 백패킹용 리드줄도 구매해두었다. 두 손이 자유로우니 훨씬 편하다.
반려견과 백패킹을 한다고 하면 힘들지 않냐며 대단하다는 눈빛을 보내는 사람들도 많다. 물론 챙겨야 할 것도, 책임져야 할 것도 많지만 혼자 걷는 것보다 함께하면 기쁨도 두 배다.

나에게 맞는 캠핑 장비를 잘 고르는 방법은 가장 먼저 어떤 것이 필요한지 잘 판단하는 일이다. 예를 들어 ‘난 텐트가 필요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기보다 5인 가족이고, 주로 오토캠핑을 즐기며, 봄가을에만 캠핑장을 선호하는 등 기준을 확립해야 현명하게 고를 수 있다. 아무런 기준 없이 사람들이 많이 쓰는 텐트, 캠핑페어에서 구경했던 장비들을 덜컥 구매한다면, 곧 중고나라에 글을 쓰고 있는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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