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은 우리 몸의 활동과는 큰 관련이 없는 듯도 보입니다. 그냥 누워만 있으니까요. 진짜일까요? 알고 보면 우리는 자는 데 시간당 80kcal를 씁니다. TV 시청에 95kcal가 소모된다고 하니, 절대 적은 양이 아니죠.
또 잘 때는 각성호르몬인 코르티코스테로이드와 아드레날린의 분비가 줄어듭니다. 각성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들면 뇌하수체가 세포의 성장과 재생을 돕는 성장호르몬을 분비하죠. 이런 과정은 주로 3단계, 4단계 수면 중에 이루어져요. 그래서 성장기엔 잘 자야 잘 큰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격렬한 운동을 한 뒤나 임신 중에는 수면욕이 늘어나기도 하는데 이 역시 잠이 주는 재생 효과 때문입니다.
--- p.15, 「왜 자야 할까요?」 중에서
깊이 잠들었을 때는 단백질 분해량이 줄어들고, 신체 세포의 활동은 늘어납니다. 어린이와 청소년기에는 이때 성장호르몬이 분비됩니다. 단백질은 세포를 성장시키고 손상을 치유하는 데 필요한 기초 성분이니까요.
스트레스호르몬인 코르티솔은 우리가 활동하는 시간에 만들어지는데, 이게 많이 쌓이면 수면 박탈이 일어납니다. 스트레스호르몬은 콜라겐 형성을 억제해서 주름을 만들죠. 더 빨리 늙고 싶은 사람은 없겠죠? 꿀잠 테라피로 노화를 예방하는 게 어떨까요? 과학적으로 처방드리자면, 90분짜리 수면 주기를 5번 반복하는 꿀잠을 추천합니다.
--- p.21, 「잠은 어떤 역할을 할까요?」 중에서
매일매일이 쉼 없이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생체 시계를 거스르는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과학자들은 햇빛을 쬐지 못하면 건강에 안 좋다고 부단히 경고하지만 우리는 알면서도 바쁘니까 무시하고 있죠. 매일 햇빛에 노출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계절성 정동장애를 앓거나 우울함과 수면 장애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스스로 24시간 생체 시계를 따르는지 아니면 거스르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규칙적인 수면은 빛에 노출되는 양과 연관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잠자리에 들 때뿐 아니라 하루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 p.36, 「언제 자야 할까요?」 중에서
매일 아침 일어나기 어렵고 정신을 차리기 힘들다면, 밤에 소음이나 다른 요인 때문에 몇 번씩 깬다면, 긴 시간 집중하기 힘들다고 느낀다면, 자러 가고 싶은 생각이 너무 심해서 오히려 이른 오후에 기력이 떨어진 것을 느끼지 못할 정도라면, 지금 수면 부채를 겪고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수면 부채를 잘 갚는 사람들도 있지만 어떤 사람들은 수면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서 일을 망치거나 잠을 못 이룰까 봐 불안해합니다. 몸 상태가 좋지 않더라도 나중에 밀린 잠을 몰아 자면 괜찮아진다고 생각하기도 하죠. 사실 제때 잠을 보충하기만 하면 어쩌다 생기는 수면 부채는 잘 처리할 수 있습니다.
--- p.64, 「얼마나 자야 할까요?」 중에서
불면증은 누군가에겐 힘겨운 일이지만 누군가에겐 별일 아닐 수도 있습니다. 짧게 자고도 피곤해하지 않는, 강철 같은 사람을 본 적 있을 거예요. 5시간만 자더라도 자신의 잠 습관을 유지하며 충분히 생활이 가능하다면 괜찮습니다. 그러나 불면증을 앓으며 이로 인해 예민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행동이 굼떠진 사람은 반드시 치료해야 합니다.
불면증은 필연적으로 수면 박탈로 이어집니다. 피곤할수록 스트레스호르몬이 더 많이 분비돼서 긴장을 풀고 잘 자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며 헤어나올 수 없는 불면의 굴레에 빠지는 겁니다. 다행히 처방전이 필요한 약을 쓰기 전에 스스로 불면증 패턴을 깰 방법이 있습니다. 그 방법은 때때로 단기적 차원에서 불면증을 이겨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죠.
--- p.76, 「잠들지 못하는 당신에게」 중에서
낮 동안 빛을 쐬면 생체 시계를 맞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햇빛이 가장 좋지만, 햇빛을 쐬기 어려울 때는 온전한 스펙트럼을 가진 전등을 이용해도 좋아요. 반대로 자기 전엔 빛을 줄여야 해요. 어떤 유형이든 빛은 졸음을 쫓기 때문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빛의 스펙트럼 끝자락에 있는 블루라이트가 특히 정신을 깨운다고 합니다. 멜라토닌 생산을 억제하는 블루라이트는 컴퓨터, 태블릿, 스마트폰, TV, LED 전등 등에서 나옵니다. 자기 전에 전자기기를 만지지 말라는 게 괜한 말이 아닌 거죠.
--- p.86, 「잠의 방해꾼들은 누구일까요?」 중에서
잠 일기에 쓸 내용들
√ 일어나는 시간: 알람 소리에 맞춰 자연스럽게 깼나요, 아니면 외부 사건에 의해 강제로 깼나요?
√ 깼을 때 기분
√ 그날의 중요하고 비일상적인 사건: 직장에서의 프레젠테이션, 모임 등
√ 식사: 아침, 점심, 마지막 식사 시간
√ 잠자리에 들기 전에 한 일
√ 잠자리에 누운 시각
√ 잠든 시각
√ 총 잠든 시간: 잠들었던 시간을 포함하여 있었던 일들을 적으세요. 이를테면 ‘6시간/두 번 깸’
√ 기타 정보: 병이나 사고, 예외적인 사건 같은 것
잠자는 것을 24시간 주기의 일부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패턴이 눈에 띄는지, 진짜 불면증이 있는지, 잠과 관련된 문제가 일어나는 이유가 어떤 행동 때문인지 확인할 수 있도록 약 2~3주 동안 일기를 써봅시다.
--- p.114, 「잠 일기를 쓰면 무엇이 달라질까요?」 중에서
좋은 수면 습관 만들기
√ 잠들기 3시간 전부터는 일하지 말 것
√ 잠들기 4시간 전에 마지막 식사를 할 것
√ 따뜻한 물로 목욕하여 몸을 편안하게 할 것
√ 조명을 낮출 것
√ 책을 읽거나 편안한 음악을 들을 것
--- p.120, 「좋은 수면 습관을 들여볼까요?」 중에서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생산적인 사고에 수면 박탈이 방해가 됩니다. 창조성의 한 가지인 해결 능력은 잠들고 첫 4시간 동안 나타나는 깊은 수면 주기 동안 길러집니다. 꿈을 꾸는 렘수면 중에도 영감이 떠오르죠. 폴 매카트니는 꿈속에서 〈예스터데이〉의 선율을 떠올렸습니다. 골프선수 잭 니클라우스는 스윙을 정확하게 개선해줄 수 있는 꿈을 꾸었다고 하고요. 로버트 스티븐슨도 꿈을 꾸는 동안 《지킬박사와 하이드》의 플롯을 떠올렸고, 《프랑켄슈타인》을 쓴 메리 셸리 역시 마찬가지였죠. 새뮤얼 테일러 콜리지 또한 꿈을 꾸고 나서(물론 아편의 도움도 받았지만) 서사시 〈쿠블라 칸〉 을 썼습니다. 화학자 드미트리 멘델레예프는 자고 나서 원소주기율표를 고안했고, 생리학자 오토뢰비는 꿈속에서 신경자극의 화학적 전달의 이론을 증명하는 아이디어를 얻은 덕분에 1936년 노벨의학상을 받았습니다.
잠과 창조성의 관련성을 다루는 대다수 연구는 잠이 통찰력 있는 행동과 유연한 추론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반면 창조성이 수면 장애와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창조적 불면증에 이론을 지지하는 연구도 있지만요. 그러나 뇌도 잘 쉬어야 제대로 일한다는 게 확실한 만큼, 잠은 창조성에 필요한 조건입니다.
--- p.130, 「창조성이 뛰어난 사람들은 어떻게 잤을까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