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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엘의 다이어리

노엘의 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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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3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398g | 134*200*21mm
ISBN13 9791161951713
ISBN10 116195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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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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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내게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누군가에게 얘기하는 것과 비슷하면서도 더 쉽게 느껴졌다. 사실, 훨씬 더 쉬웠다. 사람들 앞에 서면 거북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전자레인지 안에 든 팝콘처럼 쓸데없는 말과 아이디어들이 내 머릿속에서 자꾸 튀어 올랐다.
나는 우리가 역경에도 불구하고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역경으로 인해 성공한다고 믿는 편이다. 역경이야말로 수많은 이야기와 공감을 준 삶의 드라마였다고 굳게 믿을 정도다. 항상 머릿속이 온갖 판타지로 가득했는데 그건 일종의 생존 기술이기도 했다. 잠시 현실의 괴로움에서 벗어나는데 공상만큼 효과적인 건 없었으니까. --- p.20~21


부엌이 반쯤 모습을 드러내자 찬장 서랍 한쪽에 길게 긁힌 자국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한 짓이다. 그때 나는 겨우 여덟 살이었다. 썰매처럼 서랍을 타고 내려가려다가 망가트렸던 것이다. 사실 서랍보다 내가 더 다쳤다. 팔이 부러졌으니까. 고통에 찬 비명부터 지르지 않았다면 어머니는 틀림없이 나를 두들겨 팼을 거다.
마치 오래된 퇴적층을 파헤쳐 과거를 알아내는 고고학자가 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이건 다른 이들의 과거가 아닌 바로 나 자신의 과거다. 그래서 청소할 사람을 따로 고용하거나 성냥을 그어 불을 붙이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찾던 것을 알아내기만 하면 그렇게 하고 말 거다. 내가 찾는 게 무엇인지 아직 완전히 확신할 수 없지만 틀림없이 무언가 있다. --- p.55~56


“잘 자요.”
레이첼이 내게 입을 맞추려는 듯 몸을 앞으로 숙이려다 말았다.
희미한 불빛 속에서도 그녀의 볼이 붉어지는 게 보였다.
“미안해요. 왜 그랬는지 모르겠네요.”
“그냥 습관이 들어서 그런 거예요. 걱정 말아요.”
“미안해요. 여덟 시에 봐요.”
레이첼이 내 차에서 내려 자기 차로 잠깐 걸어가는 동안 얼굴에 당황한 표정이 그대로 드러났다. 그녀는 차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나를 돌아보며 미소를 지었다. 나는 가볍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레이첼은 시동을 걸고 유턴을 한 다음 떠났다.
그녀의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마음속에서 어떤 감정이 이는 것을 느꼈다. 잘못된 일이었든 아니든 우리가 키스를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 p.138


“로맨스는 더 공식에 가까워요. 남자가 여자를 만난다. 남자가 여자를 놓친다. 하지만 결국 남자와 여자는 다시 만난다. 신데렐라를 한번 생각해 보세요. 왕자는 무도회에서 신데렐라와 춤을 춰요. 하지만 신데렐라는 자정에 달아나죠. 왕자는 신데렐라가 남긴 유리 슬리퍼를 단서로 신데렐라를 찾아다녀요. 결국 신데렐라는 못생긴 의붓언니들을 버리고 왕자와 행복하게 살죠.”
“그들은 항상 행복할까요?”
“로맨스 장르라면 그렇겠죠. 사랑 이야기라면 그때그때 다를 겁니다.”
“뭐에 따라서요?”
나는 웃었다.
“속편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 p.174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로맨스 소설을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제이콥 처처는 어렸을 적 우울증이 있는 엄마에게 쫓겨난 뒤로 집 근처에도 가지 않은 지 거의 20년이 다 돼간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어느 날, 제이콥은 변호사에게 전화 한 통을 받는다.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아들에게 유산으로 집을 남겼다는 것. 제이콥은 20년 만에 드디어 어머니 집을 찾기로 결심한다. 부동산을 처분하기 위한 것은 명분일 뿐 더 늦기 전에 과거의 상처를 제대로 마주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제이콥은, 어쩌면 이번 기회에 늘 수수께끼로만 남아 있던 과거의 퍼즐 한 조각을 찾을 수 있으리란 기대를 한다. 게다가 어차피 혼자 크리스마스를 보낼 바에야 어머니 집이라도 정리하는 편이 덜 우울할 것도 같다.

하지만 막상 찾은 어머니 집의 상황은 최악이었다. 어머니는 호더였고, 제이콥이 마주한 것은 집안을 가득 채운 20년이라는 세월의 더깨가 덮인 온갖 잡동사니들이었다. 고고학자가 된 듯 쓰레기 더미를 파헤쳤다. 제이콥을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물건들이 하나둘 튀어나왔다. 그중에는 한때 이 집에 함께 살았었다는 노엘이라는 여자의 이름이 쓰인 다이어리도 있었다. 하지만 제이콥은 노엘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 과거가 불러낸 반향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갑자기 레이첼이라는 여자가 집에 찾아와서는 30년 전 자신을 입양 보낸 엄마를 찾는다며 제이콥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상처뿐인 과거를 이해하고 미래를 다시 쓰고자 하는 두 사람의 의지가 합해지면서 둘은 함께 노엘을 찾아 나선다. 노엘을 찾는 여정에서 그들은 ‘은혜’라는 참사랑과 용서를 배우고 서로를 사랑할 용기를 얻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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