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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이들은 홍콩에서 다시 만난다

헤어진 이들은 홍콩에서 다시 만난다

: 주성철 기자의 홍콩영화 성지 순례기

[ 개정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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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3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480쪽 | 662g | 140*205*27mm
ISBN13 9788934961895
ISBN10 8934961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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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점이 있을 법한 자리에 음료 자판기만 있는데도 그 자판기 안의 콜라를 아비처럼 기어이 꺼내 마시고, 영화에 볼링 하는 장면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아비는 분명 볼링을 쳤을 거야!’라고 과대망상에 가까운 심증만으로 괜히 볼링 하는 사람들 중에서 장국영을 닮은 사람을 찾는 불가능한 미션에 도전했다. 장국영이 볼링 치는 장면을 촬영했다가 나중에 편집했을 수도 있는 일 아닌가. 어쩌면 그것이 지겨울 수도 있고 허탕 칠 가능성도 높은 ‘시네마 투어’의 재미다.
---「‘아비정전’의 아비가 체력 단련에 힘쓰던 남화체육회」 중에서

스마트폰이란 게 없던 시절 ‘다시 전화를 해볼까 말까’ 밤새 동네 어귀를 맴돌며 공중전화와 씨름하며 보냈던 그 시간을 위로해준 영화가 바로 〈중경삼림〉이었다. 묘하게도 그 위로의 대사는, 각각 다른 에피소드의 주인공인 금성무와 왕정문이 만나던 순간 “그녀와 나의 거리는 단 0. 01cm였고 6시간 후 그녀는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라는 금성무의 내레이션이었다. 정지된 화면에 그 짧은 대사 하나로 완전히 다른 시간과 정서의 에피소드로 ‘바통터치’ 하는 영화의 구조를 보면서, 힘들지만 전혀 다른 내 삶의 에피소드로 점프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고통스러운 지금의 시간도 한참 지나고 보면, 기나긴 삶에서 단지 하나의 에피소드에 불과할 테니까.
---「헤어진 이들은 미드 레벨 에스컬레이터에서 다시 만난다」 중에서

“사라져가는 홍콩의 풍경을 필름 카메라로 남겨두고 싶은 마음으로 〈참새〉를 만들었다”는 두기봉 감독이 임달화의 카메라를 빌려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이 바로 포팅어 스트리트였다. 바로 그 옛길에 서면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은 착각이 든다.”
---「홍콩의 퐁피두 센터, 타이퀀」 중에서

하나의 공간 안에 이렇게 서로 다른 영화가 만나고, 별개로 흘러갔던 서로의 시간이 겹쳐져 이야기를 건네는 곳이 홍콩 말고 또 있을까. 정말 홍콩은 그 자체로 영화 같은 곳이다. 이것이 우리가 홍콩을 다시 찾아야 하는 이유이다.
---「소호의 시작 스탠턴 바」 중에서

영화에서는 낮에는 그야말로 인상 좋고 마음씨 좋은 횟집 아저씨들이 밤에는 킬러로 변신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통기해선 주인장 아저씨의 화려한 칼솜씨가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다.
---「사이쿵에 가면 해산물을 맛보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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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철로 말씀드리자면, 그냥 ‘씨네필’로는 표현이 부족하고 ‘팬보이’다. 장국영이나 유덕화를 향한 그의 사랑은 그저 순수하다. 치고받고 총질하는 영화들에 대한 그의 열광은 때로 장엄하기조차 하다. 환영 아니면 망령과 사랑에 빠지기 십상인 팬보이란 결국 몽상가일 텐데, 그럼 이 여행 안내서는 몽상가가 만든 실용서인가? 예언자에 의한 일기예보만큼이나 설레는 일이 아닌가!
- 박찬욱 (영화감독)
예전부터 ‘뿅’ 갈 때 “홍콩 간다”고 했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영화계를 뒤흔들었던 ‘홍콩영화’ 속의 실제 거리와 건물을 직접 목격하는 것은 그야말로 뿅 갈 노릇이다. 주성철이 발로 써내려간 이 기록은 영화와 삶을 뿅 가게 이어주는 훌륭한 가교다. 이제 우리는 그와 함께 홍콩으로 뿅 가기만 하면 된다.
- 류승완 (영화감독)
홍콩을 얘기할 때면 그의 눈이 유독 빛나고 목소리가 떨린다. 주성철에게 홍콩은 영화기자라는 직업의 근간이 된 “난 세상에서 영화가 제일 재미있어!”라는 세계관의 시작이자 목적지다. 그래서 그의 홍콩 이야기는 언제나 즐겁다. 주성철의 여행 깃발을 따라가면 장만옥과 양조위 그리고 여전히 청년일 장국영이 식당의 옆 테이블에서, 향신료 냄새와 연기로 자욱한 어느 골목에서 손을 흔들며 우리를 반길 것 같다.
- 변영주 (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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