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2년 05월 1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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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12쪽 | 470g | 153*225*30mm |
ISBN13 | 9791191438598 |
ISBN10 | 1191438597 |
발행일 | 2022년 05월 1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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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12쪽 | 470g | 153*225*30mm |
ISBN13 | 9791191438598 |
ISBN10 | 1191438597 |
MD 한마디
노무현 대통령이 남긴 연설을 모은 책. 노무현 대통령은 국회의원부터 대통령 시절까지 대한민국에 여러 화두를 제시하고 고민했다. 국민통합, 동북아 평화, 민주주의, 경제성장과 분배, 과거사에 관해 소신대로 말했던 내용을 책 한 권으로 만난다. - 손민규 사회정치 MD
다시 만나는 노무현의 육성, 그리고 사자후 1부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다 먹는 것 입는 것 걱정 안 하고 하루하루가 신명나게 이어지는 세상 【1988. 7. 8. 국회 임시회 13대 국회의원 첫 대정부질문】 비겁한 교훈을 가르친 600년 기회주의 역사의 청산 【2001. 12. 10. 『노무현이 만난 링컨』 출판기념회 및 후원회 연설】 2부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시대 평화와 번영과 도약의 새 역사 【2003. 2. 25. 제16대 대통령 취임사】 마음에 가진 담장을 허물고 화해와 협력의 시대로 【2003. 6. 9. 일본 국회 연설】 스스로의 국방력으로 나라를 지키는 자주독립국가 【2003. 8. 15. 제58주년 광복절 경축사】 화해와 협력, 신뢰와 공존의 새로운 패러다임 【2004. 9. 22. 모스크바 대학 초청 연설】 EU 통합과 동북아 시대 【2004. 12. 7. 프랑스 소르본느 대학 초청 연설】 3부 민주주의와 국민 통합 인권위원회의 주장과 정부의 주장이 부닥치는 것이 민주주의 【2003. 12. 10. 세계인권선언 제55주년 기념식 연설】 대화와 타협으로 정정당당하게 승부하고 승복하는 민주주의 문화 【2004. 5. 15. 업무 복귀에 즈음하여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 5?18광주가 우리에게 던진 숙제 【2004. 5. 18. 5·18민주화운동 제24주년 기념사】 과감한 결단으로 국민 통합의 시대 열자 【2005. 8. 15. 제60주년 광복절 경축사】 민주주의와 국민 통합 【2006. 8. 15. 제61주년 광복절 경축사】 민주주의를 말하다 【2007. 6. 8. 원광대학교 명예박사학위 수여식 특별 강연】 6월항쟁과 미완의 과제 【2007. 6. 10. 제20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사】 4부 역사 바로 세우기 한국의 선택에 따라 동북아시아의 정세가 변화하는 시대 【2004. 3. 1. 제85주년 3·1절 기념사】 올바른 미래를 창조하기 위해 역사의 진실을 제대로 밝혀야 【2004. 8. 15. 제59주년 광복절 경축사】 사과에 합당한 일본의 실천을 요구한다 【2006. 3. 1. 제87주년 3·1절 기념사】 국가권력의 합법적 행사, 그리고 일탈의 무거운 책임 【2006. 4. 3. 제주4·3사건 희생자 위령제 추도사】 독도는 통한의 역사가 새겨진 역사의 땅 【2006. 4. 25. 한일 관계 특별담화 발표】 5부 새로운 길 신문의 미래가 민주주의의 미래 【2005. 5. 30. 제58차 세계신문협회 총회 개회식 축사】 지속적이고 광범위하며 근본적인, 참여정부의 혁신 【2006. 2. 15. 대한민국 혁신포럼 2006 축사】 참여정부 안보 정책과 자주국가의 길 【2006. 12. 21.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제50차 상임위원회 연설】 FTA는 정치도 이념도 아닌, 국가경쟁력의 문제 【2007. 4. 2. 한미 FTA 협상 타결에 즈음하여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 【2007. 6. 16. 제8회 노사모 총회 축하 메시지】 시장주의, 진보주의, 그리고 국가의 역할 【2007. 10. 18. 혁신 벤처 기업인을 위한 특별 강연】 대북 정책, 근본적 전환이 필요하다 【2008. 10. 1. 10·4 남북정상선언 1주년 기념식 강연】 |
존경하는. 이 말이 빈 말이 아니라 알찬 말일 때가 언제인지 문장을 보면 이해가 되는 책이다. 문장을 보고 알 수 있는 내용들은 그 문장을 쓰기까지 어떤 사고과정을 거쳤는지 가늠하게 되고 그 생각 속에 진짜 존경하는 대상이 누구인지 보이는 글이다.
이미 2005년에 신문의 미래가 민주주의의 미래라는 글을 쓰셨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아 씁쓸하고 지난 20년간 신문들의 흐름을 보면 우리나라의 현재가 보일 듯도 하다.
좋은 글은 좋은 사람이 써야 좋은 문장이 된다는 게 한 눈에 보이는 문장, 문단, 전체 글.
진솔한 화법으로 재임 중에는 보수언론으로부터 부당한 비판을 많이 받았지만,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질 줄 알았던 정치인이 바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후임 정권으로부터 온갖 부당한 대접을 받으면서 그들이 보복수사에 혈안이 되어 있을 때, 그 모든 책임을 떠안고 홀연 세상을 떠난지도 벌써 13년이나 지났다. 최근 정제되지 못한 말들을 쏟아내며, 오로지 상대편을 비난하기 바쁜 현재의 정치인들을 보면서 더욱 고인의 행적을 되돌아보게 된다.
‘대통령의 명연설’이라는 부제를 달고 기획된 이 책은 정치인 노무현이 남긴 연설문을 수록하고 있다. ‘다시 만나는 노무현의 육성, 그리고 사자후’라는 서문의 제목이 보여주듯, 그의 화법은 늘 진솔하고 가식이 없었다고 평가되고 있다. 대통령이 되기 이전부터 ‘원칙과 상식’을 내세우던 그의 정신이 이 책의 글 속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고 여겨졌다. 이 책은 ‘대표적인 연설들을 노무현재단이 엮어’ 만든 기획으로, ‘모두 5부에 걸쳐 스물여섯 편의 연설’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은 비록 그의 육성은 들을 수 없게 되었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연설을 직접 듣고 있는 것처럼 상상할 수 잇었다.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다’라는 제목의 1부에서는 2편의 연설문이 수록되었는데, 모두 대통령이 되기 전의 정치인으로서의 포부를 담고 있는 내용들이다. 여러 번에 걸친 낙선 끝에 처음 대정부질문을 하는 초선 의원 시절, 모든 국민들이 ‘먹는 것 입는 것 걱정 안 하고 하루하루가 신명나게 이어지는 세상’을 꿈꾸던 정치인 노무현의 진정이 느껴지는 듯했다. 여기에 <노무현이 만난 링컨>이라는 책을 내고 그 출판기념회에서 했던 연설은, 그가 꿈꾸었던 대통령의 모습이 어떠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모두 5편이 수록된 2부에서는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시대’라는 제목으로, 대통령 임기 초반에 행했던 연설들로 채워져 있다. 어느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당당하게 외교를 펼치겠다는 자부심이 충분히 느껴졌으며, 이를 통해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비전과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민주주의와 국민통합’이라는 제목의 3부에서는 7편의 연설문을 통해, 임기 전반에 추구했던 통합과 공존의 정치에 대한 희망과 민주주의에 대한 노무현의 철학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5편의 연설이 수록된 4부에서는 ‘역사 바로 세우기’라는 제목 아래, 당시 악화되던 한일관계에 대한 우려와 역사에 대한 국가권력의 책임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는 내용들의 연설들이 수록되어 있다. 한국의 선택이 동북아의 정세를 좌우할 수 있다는 자심감은 물론, 역사 왜곡을 일삼는 일본에 대해 원칙과 당당함을 내세우던 면모가 잘 드러나고 있다.
마지막 5부의 ‘새로운 길’에서는 모두 7편의 연설문을 통해, 임기 중 자신이 펼쳤던 다양한 정책들과 의제들을 설명하거나 정리하는 내용들이라고 할 수 있다. 취임 전부터 근거 없는 비난들로 자신을 끊임없이 괴롭혔던 언론과의 관계는 물론 정부혁신과 시장경제에 대한 거침없는 의견, 그리고 지지자들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되었던 자유무혁협정(FTA)과 이라크 파병 등에 대해 불가피했음을 호소하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대통령으로 재임했던 기간 중의 정책들에 관해서는 여전히 진지한 평가의 대상이 뵐 수밖에 없겠지만, 적어도 그는 자신의 말에 행동으로 책임지는 정치인으로서 본받을 만하다는 점은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처럼 책임질 수 없는 말을 남발하고, 오로지 상대에 대한 비난과 요설이 판치는 징치판의 현실에서 진정으로 필요한 정치인의 자세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여겨진다. 어느덧 13주기를 맞은 시점에서 다시 읽어보는 그의 연설문들은, 그 내용에 따라 동의할 수 없는 부분들도 있지만 그의 진정성 만큼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던 기회였다.(차니)
특별한 이유도 없이 당연하게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책은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필요나 유익을 생각하기 전에 그냥 당연하게 여겨지는 마음이었다. 그 사람은 언제부터 내 삶에서 중요한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나? 기억들을 하나하나 끄집어 내 보지만 뉴스 이상의 것은 없다. 그럼에도 나는 왜 이 사람을 이렇게 가까운 사람으로, 심지어 삶의 스승 같은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나? 이런 의문들이 조금이라도 풀리길 바라며 조금은 두려운 마음으로,(그때에 그의 생각과 비전들에 힘들 실어주지 못했으므로) 책을 펼친다.
1946년 경남 김해 출생. 대표적인 흙 수저 대통령 노무현. 상고를 나와 사법고시를 독학으로 합격하고 짧은 판사 생활을 거쳐 변호사로 활동했다. 그 유명한 변호인의 실제 주인공이기도 하고 정치에 입문하여 국회의원과 해양수산부 장관을 거쳐 16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2009년 5월 23일에 서거했다. 이 책은 그의 연설들을 골라 사람 사는 세상 노무현재단이 엮은 것이다. 사람 사는 세상 노무현재단은 노무현의 가치와 철학, 업적을 널리 알리고, 그 뜻을 나라와 민주주의의 기틀로 세우고자 설립한 재단법인이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후원으로 운영되는 세계 유일의 대통령 기념사업단체이기도 하다.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람 사는 세상을 시작으로 평화와 동북아 시대를 거쳐 민주주의와 국민 통합을 통해 역사를 바로 세우고 새로운 길로 나가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그 시작이 그의 첫 대정부 질문으로 시작하는 것은 많은 생각과 질문들을 던지게 한다.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회는 더불어 사는 사람 모두가 먹는 것 입는 것 이런 걱정 좀 안 하고 더럽고 아니꼬운 꼬락서니 좀 안 보고 그래서 하루하루가 좀 신명 나게 이어지는 그런 세상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1988.7.8. 국회 임시회 13대 국회의원 첫 대정부 질문 중 p15)
먹는 것 입는 것 걱정 안 하고 더럽고 아니꼬운 꼬락서니 안 보고 하루하루가 신명 나게 이어지는 세상. 그가 처음 정치를 할 때부터 마음에 품었던 사람 사는 세상에 대한 철학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시간이 이렇게 흘렀지만, 우리는 여전히 먹고 입는 것 걱정을 하고 산다. 굶어 죽는 사람들은 없지만, 상대적인 박탈감과 소외감은 굶어 죽을 만큼의 힘겨움과 어려움을 준다. 우리는 그때보다 더 잘 살고 있다. 하지만 왜 더 행복하지 않은가?
국가는 위기라고 하는데, 대정부 질문에서 이런 고민을 말하는 사람은 없는 것일까? 직설적인 화법이지만 국민들을 생각하는 진심이 느껴지는 연설이다. 또한 그의 정치 철학과 비전도.
힘들고 어려운 시간일수록 비전을 제시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솔직하게 인정하면서 그 길을 담대히 이기고 나갈 용기를 국민들에게 주는 지도자. 그런 지도자가 필요한 시대라고 생각한다. 하루하루의 잇속에 내일을 보지 못하는 것 같은 짧은 안목의 정치인이 아니라 크게는 자신 이후의 시간까지도 계획하고 이끌어 가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방향을 제시하면 국민들은 신뢰하며 함께 그 방향으로 갈수 있는 지도자는 정말 현실에는 없는 걸까? 국회의원이 처음 되어서 대정부 질문에서 연설하는 그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울리는 것 같다.
나는 오늘 의원 여러분과 각계의 지도자들에게 ‘용기 있는 지도력’을 정중히 호소하고자 합니다. 과거는 과거대로 직시해야 합니다. 솔직한 자기반성을 토대로 상대방을 이해하고 평가하도록 국민들을 설득해 나가야 합니다. 진실을 말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지도자의 용기라고 생각합니다. (2003년. 6. 9 일본 국회 연설 p54)
용기 있는 지도력이라는 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용기 있는 지도력을 가진 지도자. 그때만 해도 우리는 일본에 모든 것이 뒤처지는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일본 국회 연설에서 과거를 직시하며 솔직한 자기반성을 토대로 상대방을 이해하고 평가하도록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의 말은 국민들에게 엄청난 비난을 받을 것을 알지만 용기 있는 지도력을 갖고 양국 관계를 해결해야 한다는 말이다. 어느 한쪽이 비굴하거나 양보하는 것이 아니고 진실 위에 서로를 이해하고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일본을 대할 때 너무 감정적이 되거나 너무 약자의 입장에서 관계를 구걸한 모습을 보여왔다. 2003년도라면 더 국내 여론이 안 좋았을 때다. 용기 있는 지도력으로 양국의 지도자들의 결단으로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한다. 코로나와 수출규제 사태를 지나면 이제는 양상이 많이 달라졌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약자도 아니고, 일본이 도와주어야만 하는 나라도 아니다. 그런데 왜 지도자가 바뀌면 국가의 정책도 한일 관계도 바뀌게 되는 것일까? 바뀌는 지도자는 우리나라 국민이 아닌 걸까? 대통령은 국가를 먼저, 국민을 먼저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욕심내 본다. 2003년 국내 반대 여론을 뚫고 일본 국회에서 진실을 직시하고 솔직한 자기반성으로 국민들을 설득하라고 말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여러분께 미안한 마음 그지없습니다. 그러나 정부 또한 시장과 싸워서 항상 이길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정부는 권력을 가지고 있지만 시장은 정부보다 더 큰 권력을 가지고 있어서, 시장과 항상 갈등을 일으키면서 시장이 우리 사회의 효율을 증진시키되, 경쟁에서 불리한 여건에 있거나 낙오한 사람들이 시장 바깥으로 팽개쳐지지 않도록 인간적 수준 그 이하로 밀리지 않도록 잘 관리해 갈 책임이 이 국가에 있는데, 시장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아서 다투고 있습니다. (2003. 12. 10. 세계인권선언 제55주년 기념식 연설 p90)
국가 인권에 대해 말하면서 시장을 얘기하고 있어 엉뚱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이 앞 단란에서 비록 국가 권력에 의해 직접적인 신체적인 공격을 당하지 않았더라도, 직접 자유를 침해받지 않았더라도 경쟁을 방치함으로써 강한 사람이 약한 사람 위에 군림하는 문화에 국가의 책임이 있다는 문제를 알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어진 말처럼 미안하다고 한다. 어찌 보면 앞 문단을 선택하는 것이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인권에 대한 국가의 역할과 비전에 대해서 말하는 부분이니. 하지만 나는 그가 미안하다고 하는 부분을 선택했다. 지도자가 공식 연설에서 미안하다고 한다. 사과하라는 야당의 빗발치는 요구가 없는 대도 사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 진심을 담은 한마디는 인권을 향상시키는데 즉각적인 효과가 없을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듣는 사람들에게는 신뢰를 주었다고 생각한다. 그의 말을 신뢰하고 그가 앞으로 이루어갈 부분에 대해서 믿고 기다릴 수 있는 믿음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단순히 인권에 문제에 국한 시킨 것이 아니라 경제까지도 아우르는 표현으로 읽힌다. 시장, 자유를 너무 좋아하는 것은 아닌가 싶게 너무 자율에 맡기면 인권뿐만 아니라 경제도 격차가 너무 심해진다. 어느 정도의 개입과 통제. 이것이 유럽을 포함한 선진국의 경제 정책이라고 읽은 적이 있다. 심지어 독일에서는 자본주의를 야수 자본주의라고 한다고(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야수가 사람을 잡아먹지 않도록 국가가 개입하고 통제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는 너무 시장 중심, 자유에 맡기다 보니 재벌은 더 재벌이 되고, 중소기업은 파산하거나 늘 중소기업이다. 이런 문제점들을 인지하고 국가의 역할과 책임을 고민했던 그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그 시절에. 시대를 너무 앞서가서 공감받지 못했던 것이다. 이제 겨우 국민들이 시장경제의 모순들을 알아가고 국가의 역할이 중요함을 인지하기 시작했으니. 20여 년 전에 자신의 국정 철학을 설득시키기에는 역부족이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그런 노력들을 게을리하지 않으며 설득과 대화를 이어간 그가 존경스럽다.
이래서 어렵습니다. 모든 것을 전쟁으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힘으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대화로써 해야 되는 것인데요. 이 대화의 전제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인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해야 됩니다. 나아가서 존중해야 됩니다. 상대방의 의견이 옳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해야 합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해야 됩니다.
(2006. 12. 21.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제50차 상임위원회 연설 p217)
이래서 어렵다는 말은 장관 청문회에서 남침이냐 북침이냐가 문제가 되는 부분을 말하면서 이야기 한 부분이다. 안 보는 적절하게 관리해 나가면 된다는 것이 자신의 생각이지만 사람들이 사상검증을 한다면서 청문회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이어진 본문처럼 대화로써 남북문제도 풀어야 함을 말하고 있다. 이 문장은 이 책 전체의 주제처럼 다가왔다. 그는 안보를 말할 때도, 경제를 말할 때도, 외교를 말할 때도, 정치를 말할 때도 대화를 통한 해결을 말한다. 그 대화는 단순한 말의 놀음이 아니라 상대방 존재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와 상대방이 옳을 수 있다는 가능성의 인정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것은 비단 정치 지도자의 모습뿐 아니라 일상에서 우리도 이런 모습으로 대화해야 하지 않을까? 일상의 민주주의자를 키워야 한다던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책에서도 존중을 말했었다. 대화를 시작할 때 답을 정해 놓고, 아니라고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존중하고 인정하며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전제로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 대통령의 연설집을 읽으면서 일상에서 대화 생활을 다시 되돌아보게 되었다. 나의 대화는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가? 되돌아보며 반성도 하게 되었다.
책에서는 신념과 원칙을 지키기 위해 곤란할 때도 나오고, 힘들었던 내용들도 나온다. 그럼에도 그는 원칙을 버리지 않았으며, 설득하고 진실을 말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솔직하게 국정의 일들을 국민께 설명하고, 자신의 비전을 말하고 설득하려 애썼다. 그의 연설집을 읽으면서 K 방역 초기에 정보 공개가 떠올랐다. 어쩌면 이전 정부도 노무현의 국정 철학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을 읽고 지난 정부의 5년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색깔은 약간 다르지만 원칙을 지키고, 비전을 제시하고 용기 있는 지도력을 보여주려고 했던 것 같다.
연설문이라고 하지만 민주주의에 대한 한편의 논문을 읽은 것 같은 연설도 있었고, 그 연설을 통해 잡히지 않던 민주주의가 체감되는 경험도 했다. 위트 있고, 솔직하면서도 쉬운 설명의 연설을 그대로 옮긴 책이라 마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느낌도 받았다.
힘들고 어려울 때일수록 원칙을 지키고 정직하게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던 그의 마음이 온전히 느껴진다. 그리고 그 시간들. 그와 내가 국민과 대통령으로 공유했던 시간들에서는 보지 못했던 것들이 비로소 보이기 시작했다. 민주주의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지, 남북 관계, 대일 관계는 어떠해야 하는지, 빈부격차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세부 사항들은 나오지 않지만 큰 그림을 그리는 안목을 갖게 해주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는 국민들을 진심으로 사랑했음을 느꼈다. 그 마음이 너무 늦었지만 온전히 전해져서 몸에 힘이 들어가게 했다. 좀 더 잘 살아야겠다는.
민주주의와 용기 있는 지도력을 배우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또한 원칙과 신념을 지키며 한 인간으로 온전히 살아가길 바라는 사람들에게도. 우리보다 앞서간 그가 마음에 커다란 길을 만들어 줄 것이다. 비록 성공이라는 이름을 갖지 못해도 온몸으로 진실히 살아낸 인생의 선배로서 그를 만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