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2년 11월 21일 |
---|---|
쪽수, 무게, 크기 | 376쪽 | 560g | 140*210*22mm |
ISBN13 | 9791191959185 |
ISBN10 | 119195918X |
발행일 | 2022년 11월 2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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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76쪽 | 560g | 140*210*22mm |
ISBN13 | 9791191959185 |
ISBN10 | 119195918X |
MD 한마디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의 후속편. 익숙한 이야기에서 그 시대를 읽을 수 있도록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크리스마스 선물은 왜 부모가 아니라 산타가 줘야 하나? 신데렐라가 12시 전에 돌아온 까닭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다 보면 유럽사가 보인다. - 손민규 인문 PD
서문 다른 이야기를 알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004 1장 유럽의 형성, 유럽인의 탄생 제우스는 왜 바람둥이일까 013 성벽 너머에 위험한 세상이 있다고? 027 옛날 서양 사람들은 무엇을 먹고살았을까 039 사자는 어떻게 백수의 제왕이 되었을까 051 옛날이야기의 주인공은 왜 셋째 아들일까 064 2장 중세 문명과 민중의 삶 고양이는 왜 장화를 신었을까 081 크리스마스 선물은 왜 산타클로스가 줄까 094 빵 굽던 할머니는 진짜 마녀였을까 106 그들은 왜 브레멘으로 가려 했을까 118 고양이는 왕에게 왜 새를 바쳤을까 131 신데렐라는 왜 밤 12시 전에 돌아와야 할까 141 3장 대항해시대, 패권의 흐름 베네치아 해군 제독이 왜 흑인이었을까 157 제방 관리로 성공한 나라, 네덜란드 169 다시 돌아온 크리스마스 181 해적 깃발 아래, 그들은 같았다 193 버사는 건너지 못한 바다 206 어떤 마녀는 왜 벌받지 않을까 (1) 220 4장 산업혁명과 근대화, 경쟁의 뒤편 『백설공주』의 난쟁이는 누구였을까 235 영국에는 왜 철도 미스터리 소설이 많을까 246 톰 아저씨의 오두막집과 분열된 집 258 공포의 계곡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 271 어떤 마녀는 왜 벌받지 않을까 (2) 285 5장 제국주의와 세계대전 아일랜드 감자 기근은 인재였다 299 조로는 왜 검은 옷을 입었을까 312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의 미친 티파티 325 그 많던 군마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338 반지 원정대, 히틀러를 만나다 352 참고도서 366 |
최근에 본 영화 '트롤의 습격'에서 아버지는 딸에게 이런 말을 한다.
"모든 동화에는 진실이 섞여 있는 거 알지?"
모든 동화 뿐만 아니라 모든 신화, 모든 이야기에는 진실이 섞여 있다.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온 이야기들은 과장되고 비현실적인 면이 있다. 마법과 요정, 괴물들과 영웅들, 오히려 그러한 면 때문에 이야기들은 오랫동안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덕분에 어떤 진실을 눈치채지 못하게 감출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 책 '고양이는 왜 장화를 신었을까'는 그 감춰진 진실들을 하나씩 찾아가는 보물찾기다.
첫 번째 이야기 '제우스는 왜 바람둥이일까'는 나 역시 전부터 불편한 부분이었다. 그리스신화에서 최고신 제우스는 다른 여성을 임신시켜서 신들을 만들고 이야기를 확장한다. 나쁘게 말하면, 그리스신화는 막장 드라마고, 제우스는 납치 간간범이다. 그런데, 미투 운동으로 제우스가 피고인으로 법정에 섰다면 억울할 수 있음을 알았다. 엄밀히 말하면, 제우스는 이용당한 것이다. 그리스인들(프로메테우스의 손자인 헬렌을 시조로 모신 헬레네민족)은 여러 지역을 정복하면서 그 지역의 신들을 흡수하는 방식을 제우스와의 결합으로 정당화했던 것이다. 정복당한 쪽에서는 일종의 역사왜곡? 아니 신화왜곡이었을까?
그리스에서 시작한 유럽문명의 근원은 크레타에, 크레타 문명의 근원은 오리엔트에 있다고. 그래서 바람둥이 제우스는 소로 변신해서까지 페니키아 인간 여성을 납치해야 했다. (21쪽)
제우스가 납치한 페니키아 공주 에로우페Europe는 유럽문명의 어머니가 되었단다. 시작부터 좀 쎄하다. 참고로 이 책은 유럽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 한 권으로 그리스신화부터 중세, 대항해시대, 산업혁명, 세계대전, 근대화까지 유럽의 역사를 알 수 있다. 하지만 결코 쉬운 책은 아니다. 동화는 재밌고 흥미로울 수 있어도 그 뒤에 감춰진 진실은 불편하고 어두울 수 있으니까. 전작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를 읽은 독자들은 알겠지만, 이 책 역시 동화와 문학 속에 담긴 환상을 파괴할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을 읽으려면 그 정도 희생은 감수해야 할 것이다. 파괴 그 너머에 있는 진실을 볼 준비가 된 독자라면 흥미진진한 책일 것이다.
기원전 800년에 시작한 로마는 200년경 최대 영토가 된다. 지중해는 로마의 호수가 되었고 라인강과 도나우강까지 이른다. 그런데 로마는 경계선을 중요하게 생각했단다. 그래서 그 때 만든 선들 중에 유명한 것이 게르마니쿠스 방벽과 하드리아누스 방벽이다. 로마는 왜 그렇게 선에 집착했을까? 선 안쪽은 우리 편, 문명인이 살고 바깥쪽은 적, 괴물, 야만인이 산다는 편견은 지금도 유지되는 것 같다. 현재 유럽은 로마의 후예이고, 대항해시대에도 선긋기는 확실했다.
게르만족의 이동으로 로마 제국은 멸망한다(476년). 중세의 시작이자, 선 안의 문명(로마)과 선 밖의 문명(게르만)의 융합의 시작이다. 북쪽 유럽은 곡식을 주식으로 하기에는 어려운 기후다. 그래서 그 지역 사람들은 주로 돼지를 먹었다고 한다. 돼지들을 숲으로 몰고 가 도토리를 먹였다고 한다. 신기하다. 돼지가 도토리를 먹다니. 소세지와 햄의 역사는 그렇게 시작됐나보다.
유럽 왕실이나 귀족들의 문장을 보면 사자가 많이 보인다. 힘과 권위의 상징인데, 뭔가 있어 보인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것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았다. 사자는 십자군전쟁 때 유럽인들이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차용한 것이었다. 그렇게 유럽에 대한 환상이 조금씩 깨졌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부모가 아닌) 산타클로스가 주는 이유는 충격이 컸다. 자식들의 가출을 막기 위한 대안이 산타클로스였다니? 중세 유럽의 도제 풍습으로 이어진다는 게 신기하다.
한편, 800년 크리스마스, 교황 레오 3세는 (게르만족이 세운 프랑크왕국의) 카룰루스대제에게 로마 황제의 대관식을 치러준다. 이 사건은 로마가 4세기에 크리스트교를 국교로 삼은 이후, 새로운 서로마제국의 시작이다(서로마제국에서 분열된 신성로마제국은 1806년까지 이어진다).
로마의 선긋기는 유일신인 크리스트교와 궁합이 맞았을 것이다. 권력자들은 선 밖의 적, 괴물, 악마가 필요했을 것이다. 선 밖의 것들은 곰과 마녀였다. 그래서 마녀는 선 밖인 숲 속에 살 수 밖에 없었고, 곰들은 포교의 명분으로 사냥당했다.
상공업과 도시의 발달, 브루주아들의 출현은 유럽 대중들에게 '자유'를 맛보게 한다. 그렇게 중세는 무너지고 있었다. 그 무렵, 계급의 충돌은 종교혁명과 대항해시대로 넘어간다.
작가는 '오셀로'를 통해 15~16세기 해양 패권이 이동하는 대항해시대의 역사(베네치아->포르투갈과 에스파냐->잉글랜드)뿐 아니라, 오셀로가 왜 무어인 남자여야 했는지 그 이유와, 오셀로가 죽인 아내의 아버지의 말에서 여성 혐오까지 찾아낸다. 또한 '제인 에어'에서 중요한 역할이 아닌 로체스터의 부인 버사 메이슨을 주목한다. 버사는 영국 식민지인 서인도제도 자메이카의 농장주 딸이었다. 결국, 식민지에서 태어난 버사는 영국 출신인 제인 에어의 행복을 위해 희생된 꼴이었다. 아, 중학생 때 읽은 명작에 대한 환상이 깨졌다.
대항해시대에 접어들면서 잉글랜드의 활약(?)이 돋보인다. 강국 에스파냐를 물리치고 서인도제도 식민지를 차지하기 위해 해군이 해적으로 활동하도록 허용했다는 건 그 이후 잉글랜드, 즉 영국의 번영 뒤에 감춰진 여러 악행들 중 하나일 것이다.
영국에서 철도 미스테리 소설이 많은 이유를 마주보는 폐쇄적인 객실이라는 게 설득력이 있다. 그리고 관련되어 문고판의 인기와 철도시는 정말 신선했다.
'톰 아저씨의 오두막집'이 남북전쟁을 일으켰다구? 당시 미국 남부와 북부의 상황을 비교하며 이 책이 일으킨 충격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노예 탈출을 돕는 지하철도 조직 포함).
'쾌걸 조로'를 통해, 캘리포니아가 에스파냐로부터 독립한 맥시코의 영토였음을 알 게 되었다.
영국을 포함한 제국주의 국가들의 '미친 티파티'가 끝나갈 즈음, 시작된 1차 세계대전을 통해 말의 수난사의 끝부분에 이런 문장이 있다.
전쟁을 비롯한 모든 사회구조적 폭력은 이렇게 자신이 아닌 누군가를 다른 존재로 규정하여 차별하는 데서 시작된다. (350쪽)
역시, 실망시키지 않는 책이다. 전작과 겹치는 부분이 있지만 내용은 더 깊었다. 엄청난 참고 문헌 목록을 봤다. 디테일이 대단하다. 주목받지 않았던 아웃사이더들과 사소한 부분을 파고들어서 역사와 연결시키는 능력은 대단하다. 마치 탐정같다.
역시, 그동안의 환상이 깨졌다. 전에는 그게 불편했다. 난 아름답고 멋진 것만 기억하려고 했는데. 그런데 환상들이 조금씩 깨지고 파괴되면서 그 덕에 나는 조금 더 성숙해지고 시야가 넓어진다는 걸 알았다.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역사 그 너머에 있는 진실을 보고 싶다.
이 책의 서문 제목이 마음에 든다.
'다른 이야기를 알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서문 끝부분에 이런 문장이 있다.
세상에는 권력을 가진 쪽이 기록한 역사 외에 다른 역사도 늘 있었다. 오늘날의 세계 질서가 이렇게 짜인 것은 필연적이지도 않고 당연한 결과도 아니었다. 그러므로 다른 이야기를 알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다른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위의 문장을 읽으면 왜 역사 그 너머를 봐야 하는지 알 수 있다. 다른 이야기를 알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고 다른 세상을 만들 수 있으니까. 감춰진 다른 이야기 속에 진실이 더 많이 섞여있을 것이다. 선택지가 많아지면 다른 인생을 살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 그런 세상에서는 사람들이 덜 차별받을 것이고 폭력에 덜 시달릴 것이다. 강자들의 선긋기에 덜 희생당할 것이다. 결국, 더 자유로운 세상이 될 것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눈에 보이고 알려진 부분과 눈에 잘 안보이고 감춰진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마치 의식과 무의식처럼. 영화 '트롤의 습격'에서 아버지는 딸에게 또 이런 얘기를 한다.
"'눈에 보여야 믿는다' 그렇게들 말하지? 실은 그 반대야. 믿어야 비로소 보이지. 볼 수 있겠니, 노라야?"
이 책은 감춰진 역사들이 존재했음을 알려준다. 만약 이 진실을 잊고 산다면 그건 이 세상을 수박 겉핥기 식으로 사는 것과 같다. 하지만, 그런 진실을 보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힘들다. 그런데 이 책은 잘 알려진 동화와 명작을 통해 나름 재밌게 그 진실을 눈 앞에 보여준다. 작가가 차려준 밥상을 수저를 들고 먹으면 된다. 그런데 그 밥상이 마냥 맛있지는 않다. 씁쓸하고 시큼한 진실을 삼켜야 할 수 있으니까. 어쩔 수 없다,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 쓴 약이 몸에 좋다는 말이 있다. 그럼 이 책은 쓴 책인가? 하여튼, 이 책을 잘 씹어서 소화시킬 수 있다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책임을 분명하다.
알려지지 않은 다른 역사, 다른 과거가 존재했다는 진실을 믿는다면 노라처럼 보이지 않았던 것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과거가 달리지면 당연히 현재도 달라진다. 전과 같은 세상일 수 없다.
_15세기가 되면 농촌을 유랑하던 악사들이 도시에 정착하기 시작한다. 도시에 정착하기 시작한다. 도시 부르주아가 성장하여 재력을 과시하기 위해 악사를 초청하여 화려한 결혼식을 열게 되었기 때문이다. 악사들은 시내에 집을 얻고 시민권을 획득하여 길드를 결성한다. 이 길드는 후에 도시 오케스트라의 기원이 된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대도시 이름을 딴 오케스트라가 유명한 것에는 이런 내력이 있다._p130
위 내용은 그림 형제의 ‘브레멘 음악대’, 시대적 배경에 대한 추가설명으로 덧붙여 있는 내용이다.
우리가 역사를 탐구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기록 그대로 연대기를 따라가기도 하고, 사건이나 문화 변화위주로 펼쳐봐도 좋을 것이다. 만약 동화나 고전명작, 설화를 통해서 배워보고 싶다면, <고양이는 왜 장화를 신었을까>를 권하고 싶다. <백마 탄 왕자들은 왜 이렇게 떠돌아다닐까> 로 많은 사랑을 받은 박신영 저자가 유럽의 탄생부터 1,2차 세계대전에 이르는 역사를 옛날이야기를 통해 풀어놓은 책이기 때문이다.
도서제목부터 이미 무장해제 상태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 책은, 한 마디로 역사책이였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서양문화권 영화나 드라마들에 다양한 메타포로 사용되고 있는 내용들의 유래 등이 무척이나 흥미로워서 흔히 알고 있는 역사책들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였다.
제우스가 바람둥이 일 수밖에 없었다고?, 독일은 무척 척박한 땅이였구나, 그럼 숲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겠어, 중세 때에는 위생적인 문제로도 성에서 오래 살기는 힘들었겠어, 브레멘 음악대가 중도에 그냥 정착한 게 맞네, 세익스피어의 오셀로까지.. 보물섬, 캐리비안의 해적, 영국에 철도 미스터리 소설이 많은 이유, 조로는 왜 검은 옷일까?, 도비가 양말로 자유로워진 이유 등등... “아하!” 하며 무척 재미있는 독서를 할 수 있었다.
우리가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를 하나 더 발견할 수 있는 유익한 책이다.
_교회가 곰 숭배를 막은 것은 우상숭배를 금지하기 위해서인데, 왜 사자를 그 자리에 앉힌 것일까? 사자는 유럽에서 실제로 보고 접할 수 없기에 우상이 될 위험성이 낮았다. 또 고대 유럽에서 다신교 신앙의 상징이었던 역사가 없다. 사자는 독수리, 유니콘, 펠리컨, 불사조와 함께 예수님을 상징하는 동물로 12세기에 크리스트교의 상징 체계에 새로 편입되었다. 처음부터 교회의 관리를 받았기에 안전했다고나 할까._p57
_집요정 도비가 해고 통지를 받는 방식은 구둣방 난쟁이 요정과 같다. 정식으로 옷을 선물받지는 않았지만 주인이 자신이 있는 쪽으로 양말을 던져주었기에 자유를 얻은 것이다. 중세 유럽의 도제 풍습이 반영된 재미있는 대목이다._p105
_서인도제도의 버사는 로체스터와 결혼해서 대서양을 건너 영국으로 왔지만 진정으로 건너지는 못했다. 로제스터와 제인 사이에 있던 바다는 재산, 계급 그리고 사회 인습이었다._p217
_"당신이 이 큰 전쟁을 일으킨 책을 쓴, 바로 그 작은 여인이군요.“
1862년 11월,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백악관을 방문한 해리엇 비처 스토를 맞이하며 이렇게 말했다. ‘큰 전쟁’은 미국의 남북전쟁, ‘전쟁을 일으킨 책’이란 [톰 아저씨의 오두막집]이다._p258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