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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홀레 시리즈 베스트 세트

해리 홀레 시리즈 베스트 세트

: 스노우맨 + 레오파드 + 레드브레스트

[ 특별구성, 전 3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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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3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600쪽 | 2343g | 140*210*55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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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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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목소리는 메마른 속삭임처럼 들렸다. 마치 다른 사람은 절대 들으면 안 된다는 듯이.
“우린 이제 죽을 거라고요.”---p.19

이제는 마흔이 되었기에 낮이면 어떤 얼굴이 될지 그도 알 수 없었다. 며칠간 악몽에 시달리고 깨어날 때의 그 쫓기는 표정에도 평화가 내려앉고, 찡그렸던 미간도 말끔히 펴질지 아니면 그대로일지 알 수 없었다. 왜냐하면 소피스 가에 있는 작고 간소한 아파트를 나가 오슬로 경찰청, 강력반의 홀레 반장으로 지내는 동안에는 거울을 피해 다니기 때문이다. 대신 타인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그 안에서 그들의 고통, 약점, 악몽, 스스로 속이는 동기와 이유를 찾아내려 했다. 그들의 피곤한 거짓말을 들으며, 이미 마음의 감옥에 갇힌 사람들을 감옥에 집어넣는 자신의 일에서 의미를 찾으려 노력했다. 미움과 자기혐오의 감옥이 어떤 것인지 그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p.21

갑자기 술 생각이 났다. 그는 눈을 감고, 피와 완벽한 어둠이 만들어내는 무늬를 응시했다. 다시 그 편지가 생각났다. 첫눈. 투움바.---p.35

“우린 눈사람 안 만들었어요.”
요나스는 식탁 의자에 올라가 밖을 내다보았다. 정말로 집 앞 잔디밭에 눈사람이 있었다. 엄마의 말처럼 커다란, 대형 눈사람이었다. 눈과 입은 조약돌로 코는 당근으로 만들었다. 모자도, 목도리도 두르지 않은 채 산울타리에서 꺾은 나뭇가지로 만든 듯한, 앙상한 팔 하나만 있었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이상했다. 바라보는 방향이 잘못됐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눈사람이란 원래 길가 쪽, 그러니까 열린 공간을 바라보며 서 있는 법인데.
“근데 왜 눈사람이 길을 보고 있지 않아요?”
아무도 요나스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p.39

구름 뒤에서 달이 스르르 모습을 드러내자, 가지런히 늘어선 눈사람의 새까만 이빨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두 눈동자도. 요나스는 자기도 모르게 숨을 헉 들이쉬며, 뒤로 두 발짝 물러섰다. 조약돌 눈이 반짝였다. 그리고 그 눈은 집 안을 들여다보지 않고, 올려다보고 있었다. 요나스의 방을. 요나스는 황급히 커튼을 치고 침대로 기어 들어갔다.---p.41

일을 많이 하는 게 싫은 게 아냐, 해리. 당신은 일에 ‘집착’했어. 당신이 곧 일이었지. 게다가 당신의 원동력은 사랑이나 책임감 같은 게 아니었어. 개인적인 야망은 더더욱 아니고. 그저 분노였지. 그리고 복수심. 그건 옳지 않아, 해리. 그런 식은 곤란해. 그 결과가 어땠는지 당신도 알잖아.---p.45

“왜 떠나는 거죠? 나중에 다시 돌아올 거면서?”
“여러 이유가 있지. 길을 잃은 사람도 있고. 사람들은 아주 여러 가지 이유로 길을 잃는단다. 그냥 좀 쉬면서 마음의 평화를 얻으려고 훌쩍 떠나는 사람도 있어.”---p.57

“여기 눈사람이 있어.”
“그래서요?”
해리는 설명했다.
“마지막 말을 못 들었어요.” 홀름이 외쳤다. “여기 수신 상태가 안 좋아서…….”
“눈사람 머리가 쉴비아 오테르센이라고.” 해리가 반복했다.---p.136

세상에 태어나는 아이들의 15퍼센트에서 20퍼센트가 자신이 생각하는 아버지가 친부가 아니라는 스웨덴의 연구 결과는 그의 경험이 반영된 것이다. 그 혼자만은 아니었다. 어머니가 더러운 유전자와 간통하는 바람에 잔인하게 요절해야만 하는 사람도 그 혼자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십자군이 되어 그 더러운 것들을 깨끗이 치우고, 질병과 싸우는 사람은 그 혼자뿐일 것이다. 아무도 그런 그를 고마워하거나 찬양하지 않으리라.
--- 본문 중에서
나로 말하자면, 살인을 하는 능력은 건강한 인간의 기본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싸우는 존재이며, 이웃을 죽일 수 없는 사람은 존재할 가치가 없다. 결국 살인이란 인간에게 필연적인 죽음을 앞당기는 것에 불과하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모든 살인은 자비로운 행위이다.

“하지만 경마는 좋아하시죠?”
“좋아해. 그래도 강박적인 도박이 내 악습은 아니야.”
해리가 미소를 짓자, 카야는 다시 한 번 그가 완전히 딴사람처럼 보인다고 생각했다. 인간적이며 다가가기 쉽고, 소년 같은 사람으로.

상처를 받으면 숨는 것이 인간과 동물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그리고 해리 홀레는 분명 상처를 받았다. 스노우맨 사건 보고서에는 여자들이 어떻게 살해되었는지 상세하게 묘사되어 있었다. 하지만 군나르 하겐은 거기에 적혀 있지 않은 것들까지 말해주었다.

“용서의 능력이 한 인간의 자질을 결정한다는 말에 동의해. 나는 최하급이지.”
“반장님을 비난하려는 말은 아니었어요.”
“다음 생에는 더 나아지겠다고 약속하지.”

‘깊이 닻을 내리다’라는 건 사실 꽤 적절한 표현이에요. 비록 우리 눈에는 저 아래 존재하는 닻이 안 보일지라도, 우린 그 지점에서 벗어날 수 없죠. 늘 그 주변만 둥둥 떠다니고, 거기가 곧 집이 되는 겁니다. 그 사실을 받아들여요, 해리. 닻을 받아들여요.

아버지의 미소는 천사처럼 온화했다. “라켈과 헤어져서 네가 얼마나 힘들지 안다만, 넌 나처럼 하면 안 된다. 숨으면 안 돼, 해리. 문을 잠가버리고 열쇠를 던지는 짓은 하지 마라.”

해리는 태어나서 처음 경험하는 감정을 느꼈다. 심지어 청킹맨션에서 보냈던 최악의 밤에도 느끼지 못했던 감정, 뼈에 사무치는 외로움이었다.
갑자기 그에게서 살고자 하는 모든 의지를 빼앗아간 것은 죽으리라는 확신이 아니었다. 여기서 이렇게 홀로 죽는다는 사실이었다. 곁에 아무도 없이, 사랑하는 사람도 없이. 아버지도, 동생도, 올레그도, 라켈도 없이.

그러자 갑자기 그 모든 게 밀려들었다. 금이 가며 갈라지는 벽, 그를 산 채로 잡아먹는 눈, 숨을 쉴 수 없다는 공포감, 검은 돌멩이를 향해 떨어질 때 느꼈던 그 순백색 공포. 그는 너무 외로웠다.

“사랑과 미움은 같아. 모든 것은 사랑에서 시작하지. 미움은 그저 동전의 이면일 뿐이야. 난 네가 술을 마시는 이유가 네 엄마의 죽음 때문이 아닐까 늘 생각했다. 아니면 네 엄마에 대한 사랑 때문이거나.”
“사랑은 살인자죠.” 해리가 중얼거렸다.

우리가 무언가를 믿는 이유는 그것을 믿고 싶기 때문이다. 신을 믿는 것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무뎌지기 때문이다. 사랑을 믿는 것은 삶의 의미가 더욱 강렬해지기 때문이다. 유부남의 말을 믿는 것은 유부남이 그렇게 말했기 때문이다.
--- 본문 중에서
나로 말하자면, 살인을 하는 능력은 건강한 인간의 기본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싸우는 존재이며, 이웃을 죽일 수 없는 사람은 존재할 가치가 없다. 결국 살인이란 인간에게 필연적인 죽음을 앞당기는 것에 불과하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모든 살인은 자비로운 행위이다. --- p.19

“하지만 경마는 좋아하시죠?”
“좋아해. 그래도 강박적인 도박이 내 악습은 아니야.”
해리가 미소를 짓자, 카야는 다시 한 번 그가 완전히 딴사람처럼 보인다고 생각했다. 인간적이며 다가가기 쉽고, 소년 같은 사람으로. --- p.42

상처를 받으면 숨는 것이 인간과 동물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그리고 해리 홀레는 분명 상처를 받았다. 스노우맨 사건 보고서에는 여자들이 어떻게 살해되었는지 상세하게 묘사되어 있었다. 하지만 군나르 하겐은 거기에 적혀 있지 않은 것들까지 말해주었다. --- p.46

“사랑과 미움은 같아. 모든 것은 사랑에서 시작하지. 미움은 그저 동전의 이면일 뿐이야. 난 네가 술을 마시는 이유가 네 엄마의 죽음 때문이 아닐까 늘 생각했다. 아니면 네 엄마에 대한 사랑 때문이거나.”
“사랑은 살인자죠.” 해리가 중얼거렸다. --- p.203

“용서의 능력이 한 인간의 자질을 결정한다는 말에 동의해. 나는 최하급이지.”
“반장님을 비난하려는 말은 아니었어요.”
“다음 생에는 더 나아지겠다고 약속하지.” --- p.328

우리가 무언가를 믿는 이유는 그것을 믿고 싶기 때문이다. 신을 믿는 것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무뎌지기 때문이다. 사랑을 믿는 것은 삶의 의미가 더욱 강렬해지기 때문이다. 유부남의 말을 믿는 것은 유부남이 그렇게 말했기 때문이다. --- p.359

‘깊이 닻을 내리다’라는 건 사실 꽤 적절한 표현이에요. 비록 우리 눈에는 저 아래 존재하는 닻이 안 보일지라도, 우린 그 지점에서 벗어날 수 없죠. 늘 그 주변만 둥둥 떠다니고, 거기가 곧 집이 되는 겁니다. 그 사실을 받아들여요, 해리. 닻을 받아들여요. --- p.364

해리는 태어나서 처음 경험하는 감정을 느꼈다. 심지어 청킹맨션에서 보냈던 최악의 밤에도 느끼지 못했던 감정, 뼈에 사무치는 외로움이었다.
갑자기 그에게서 살고자 하는 모든 의지를 빼앗아간 것은 죽으리라는 확신이 아니었다. 여기서 이렇게 홀로 죽는다는 사실이었다. 곁에 아무도 없이, 사랑하는 사람도 없이. 아버지도, 동생도, 올레그도, 라켈도 없이. --- p.489

그러자 갑자기 그 모든 게 밀려들었다. 금이 가며 갈라지는 벽, 그를 산 채로 잡아먹는 눈, 숨을 쉴 수 없다는 공포감, 검은 돌멩이를 향해 떨어질 때 느꼈던 그 순백색 공포. 그는 너무 외로웠다.
--- 본문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옳고 그름은 절대적으로 고정된 개념이라고 생각하지. 하지만 그건 틀린 생각이오. 옳고 그름의 개념은 시간이 흐르면서 바뀐다오. 역사가의 임무는 주로 역사적 진실을 밝히고, 자료에 뭐라고 나와 있는지 살펴 그것을 제시하는 거요.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역사가가 인간의 어리석음을 비판하기 시작한다면, 우리의 연구는 후세에 화석처럼 보일 테지. 그들 시대의 통설의 잔재로. --- p.276

엘렌 옐텐은 상대의 약점을 쉽게 용서하는 너그러운 인간이었다. 그러나 톰 볼레르에게서는 약점도, 인간미도 발견할 수 없었다. 까놓고 말해서 엘렌은 그가 싫었다. --- p.354

귀청이 떨어질 듯 시원한 자동차 경적 소리가 차 안으로 흘러들었다. 그 요란한 소음이 그의 머릿속에서 정적을 날려버리자, 마침내 해리는 그 정체를 알 수 있었다. 그것은 공포였다. 싱네 율은 무언가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 p.467

완전히 조용해지기 전에 우리가 마지막으로 듣는 것이 인간의 목소리라는 사실은 왠지 위안이 되었다. (중략) 그는 라켈에게 전화하지 않았다. 비록 그녀의 목소리가 듣고 싶기는 했지만. 마지막으로 듣고 싶은 인간의 목소리. --- p.476

사생활이 감당하기 힘들어지면 늘 그랬듯이, 그는 일로 도망쳤다. 어떤 유형에 속하는 남자들의 전형적인 행동이라고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었다. 그래서였는지 그는 주말 내내 음모 이론과 시나리오를 한 솥에 넣고 끓여댔다. 그 안에는 매르클린 라이플, 엘렌의 살인, 할그림 달레의 살인 같은 온갖 요소들이 다 들어 있었다. 그래야 그 솥을 휘휘 저어 냄새가 고약한 수프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역시 한심한 짓이었다. --- p.479

“잘 들어, 할보르센.”베베르가 역겹다는 시선으로 해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흡연은 혐오스러운 습관이자, 인간이 오로지 딱 하나만을 위해 태어났다는 궁극적 증거이기도 해. 바로 쾌락이지.” --- p.509

왜 죽음에 대한 공포는 나이를 먹을수록 심해지는 걸까? 오히려 그 반대가 되어야 하는 거 아닐까? 싱네 율은 일흔아홉이었으니, 아마도 죽을 때 미친 듯이 두려웠을 것이다. --- p.560

하지만 날 혹독하게 비난해야만 한다면, 당신 역시 실수할 수 있는 인간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기 바란다. 당신이나 나나 늘 그럴 것이다. 결국 심판자는 한 사람뿐이다. 하느님. 이것은 내 자서전이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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