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4년 10월 10일 |
---|---|
쪽수, 무게, 크기 | 312쪽 | 153*224*30mm |
ISBN13 | 9788991799004 |
ISBN10 | 8991799000 |
발행일 | 2014년 10월 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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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12쪽 | 153*224*30mm |
ISBN13 | 9788991799004 |
ISBN10 | 8991799000 |
프롤로그 _ 나에게 책은 좁은 편력 1장 고통 저는 그분들을 위해 기도할 것입니다 _ 벌레 이야기, 이청준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_ 그날, 이성복 인간관계가 가장 어려웠다 _ 《조울병, 나는 이렇게 극복했다》, 케이 레드필드 재미슨 경험한 나, 말하는 나 _ 《수신확인, 차별이 내게로 왔다》, 인권운동사랑방 엮음 평화는 고통의 정중앙에 놓여 있다 _ 《상실 수업》,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외 한미 연합군이 강정을 침공했다, 이 말은 국보법 위반일까 _ 순이삼촌, 현기영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_ 이십세기 기수, 다자이 오사무 아무 인사도 없이 _ 《파이 이야기》, 얀 마텔 생존자라는 말도 싫어요. 내가 죽다 살아났나요? _ 《은밀한 호황》, 김기태?하어영 손 무덤 _ 손 무덤, 박노해 벼랑에서 만나자 _ 지금은 비가…, 조은 당신이 없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전화를 겁니다 _ 전화, 마종기 죽음의 공포는 고통의 공포보다 크지 않습니다 _ 《죽음은 내게 주어진 마지막 자유였다》, 라몬 삼페드로 2장 주변과 중심 나의 육체여, 나로 하여금 항상 물음을 던지는 인간이 되게 하소서 _ 《검은 피부 하얀 가면》, 프란츠 파농 여자가 되는 것은 사자와 사는 일인가 _ 《고정희 시전집 1·2》, 고정희 “내게 설명해줘!” _ 《이별의 기술》, 프랑코 라 세클라 숨자 살아남으려면 숨자 _ 《페미니즘, 왼쪽 날개를 펴다》, 낸시 홈스트롬 엮음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_ 《신약성서》 근친상간 금기는 가족의 보존을 위해서만 필요하다 _ 《성의 변증법》, 슐라미스 파이어스톤 지금 접촉하고 있는 사람 _ 세 가지 물음, L. N. 톨스토이 공포는 존재하였기 ‘때문에’ 지금 존재한다 _ 《경제적 공포》, 비비안느 포레스테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_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그렉 버렌트 외 ‘그것’ _ 《보스턴 결혼》, 에스터 D. 로스블룸 외 엮음 님의 침묵 _ 《님의 침묵》, 한용운 진보운동과 성 평등, 함께 갈 수 있을까? _《하늘을 덮다, 민주노총 성폭력 사건의 진실》, 민주노총 김○○ 성폭력 사건 피해자 지지모임 싸우지 않고 굴복시키는 것이 최상이다 _ 《손자병법》, 손무 월간 비범죄화 _ 월간 비범죄화, 성판매여성비범죄화추진연합 발행 이 남자들의 공통점 _ 《남과 여에 관한 우울하고 슬픈 결론》, 잉에 슈테판 물고기 밥을 훔친 죄 _ 《운현궁의 봄》, 김동인 마음 솟는 대로 지껄이는 _ 《문장강화》, 이태준 2교대 _ 《돈 잘 버는 여자 밥 잘 하는 남자》, 알리 러셀 혹실드 최후의 만찬은 누가 차렸을까 _ 《최후의 만찬은 누가 차렸을까?》, 로잘린드 마일스 3장 권력 (살인) 그것은 상상할 수 없는 쾌감입니다 _ 슬픔의 노래, 정찬 기혼녀의 정조 유린은 미혼녀의 그것보다 더 큰 범죄다 _ 《리바이어던》, 토머스 홉스 ‘謂語助者 焉哉乎也’ 뜻은 없으나 말을 잇는 글자가 있으니…… _ 《천자문》, 주흥사 무솔리니가 집권하자 기차가 정시에 도착했다 _ 《극단의 시대》, 에릭 홉스봄 평화의 근원은 빈곤과 고립 _ 《군대를 버린 나라》, 아다치 리키야 사랑과 외경 중 어느 것이 나은가 _ 《군주론》, 마키아벨리 글로벌 시티 _ 《경제의 세계화와 도시의 위기》, 사스키아 사센 第13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_ 《이상문학전집 1, 4》, 이상 질서 잡힌 무정부 상태 _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 피에르 클라스트르 세계는 한국을 중심으로 돌고 있다 _ 《조선/한국의 내셔널리즘과 소국 의식》, 기무라 간 안보의 본질상, 합의된 정의는 있을 수 없다 _ 《세계화 시대의 국가 안보》, 배리 부잔 징병제는 차악의 선택 _ 《거짓의 사람들》, M. 스콧 펙 팍스 코리아나 _ 《팍스 코리아나 - 한국인 시대가 온다》, 설용수 사람은 누구나 두 나라를 갖고 있다 _《드레퓌스》, 니콜라스 할라즈 제1당 _ 《행복하려면, 녹색》, 서형원?하승수 4장 안다는 것 가장 중요한 환자는 바로 나 자신이었다 _ 《프로이트 1·2》, 피터 게이 독단 없이 과학은 불가능하다 _ 《방법에의 도전》, 파울 파이어아벤트 ‘비상사태’는 예외가 아니라 상례다 _ 역사철학 테제, 발터 벤야민 지식인은 장인이다 _ 《사회학적 상상력》, C. 라이트 밀즈 무엇을 할 것인가? _ 《무엇을 할 것인가?》, V. I. 레닌 위대한 철학은 창시자의 자기고백, 자기기록이다 _ 《선악을 넘어서》, 프리드리히 니체 배제되지 않기 위해 포함되길 거부하라 _ 《성의 정치 성의 권리》, 권김현영 외 혁명은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을 인정하는 것이다 _ 빅 이슈, 일본어판 214호 에피소드 _ 《빼앗긴 우리 역사 되찾기》, 박효종 외 하이브리드 _ 《문화의 위치 - 탈식민주의 문화 이론》, 호미 바바 원숭이 똥구멍은 빨개, 빨가면 사과… _ 《글쓰기 홈스쿨》, 고경태?고준석?고은서 서양은 에피스테메를 말하지만 우리는 혼란을 말한다 _ 《탈식민지 시대 지식인의 글 읽기와 삶 읽기 2》, 조혜정 “제가 공부한 것은 여성에 관한 것도 남성에 관한 것도 아닙니다. 단지 과학일 뿐입니다.” _ 《과학과 젠더》, 이블린 폭스 켈러 포스트 _ 《포스트모던의 조건》, 장프랑수아 리오타르 중심과 주변 _ 《세계사의 해체》, 사카이 나오키 외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 _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 제임스 M. 케인 남성성들 _ 《남성성/들》, R. W. 코넬 무엇으로 사는가 _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안드레아 도킨 5장 삶과 죽음 물에 빠진 나를 구한 통나무가 나를 물속에 붙잡아 둘 때 _ 《달빛 아래서의 만찬》, 아니타 존스턴 미봉책 _ 《한낮의 우울》, 앤드류 솔로몬 머리카락은 탄력을 받고 꿈틀거렸다 _ 언니의 폐경, 김훈 내 행동만이 나의 진정한 소유물이다 _ 《화》, 틱 낫 한 오늘 부는 바람 _ 오늘 부는 바람, 김원일 몸은 포물선이다 _ 《병을 달래며 살아간다》, 다이쿠바라 야타로 정해진 시간에 떠나야 하는 기차보다 더 슬픈 게 있을까? _ 《살아남은 자의 아픔》, 프리모 레비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_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장승수 모든 곡식은 오래 씹으면 단맛이 나지요 _ 《태백산맥》, 조정래 이해 _ 《자살의 이해》, 케이 레드필드 재미슨 사랑은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아 _ 《러브 스토리》, 에릭 시걸 마지막 잎새를 그린 화가 _ 마지막 잎새, 오 헨리 독자가 되고 싶다 _ 누이를 이해하기 위해서, 김승옥 자유는 고립 이데올로기다 _ 《하류지향》, 우치다 타츠루 에필로그 _ 다르게 읽기와 ‘독후감 쓰는 법’ 부록 _ 정희진이 읽은 책 |
서문에서 저자는 자신의 책읽기 방식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책 제목에 ’~처럼‘이 붙어 있지만, 작가는 이렇게 읽는다는 뜻이지, 그것이 누구에게나 그대로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스스로 ’자극적인 책‘, ’이상한‘ 책만 읽는다고 했다. 각자 상황마다 선호하는 책이 있고 관심 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모든 독자는 편협하다고도 했다. 이 말은 정희진이 읽은 책을 보며 위축감이 드는 우리에게 묘한 위로를 준다. 그러므로 어떤 작가가 이렇게 읽는다고 해서 그것을 쫓아가려고 하기보다는 남들은 어떤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갈까, 하는 차원에서 그중 관심이 가는 책을 몇 권을 읽어보는 것도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본문 내용은, <한겨레>에 게재한 ’정희진의 어떤 메모‘의 일부이며 서평이자 독후감이자 칼럼이자 비평이라고 한다.
1장 고통 2장 주변과 중심 3장 권력 4장 안다는 것 5장 삶과 죽음, 이렇게 다섯 가지 테마로 나누어져 있고 읽은 책과 그 소회를 다루고 있다. 저자가 항상 강조하듯이 책 내용보다는 읽은 사람의 생각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프롤로그에서 ’독서는 혼자 강을 건너는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책 읽기는 물을 건너는 것과 비슷하다. 강을 건널 때는 온몸이 젖을 수밖에 없지만 작은 개천을 건널 때는 물방울 튀는 정도에 그칠 것이다. 깊은 강을 건너다가는 몹시 아프거나 죽을 수도 있고, 작은 개울이라도 물이 불었을 때는 사고가 나기도 한다. 비가 온다면 어느 물가를 건너더라도 온몸이 다 젖을 것이다.‘(p18)
처음 본 순간에는 근사하고 멋지다고 생각했지만, 내용을 읽고 나니 단순한 책 읽기가 아니라 심층의 책 읽기에 관한 것이어서 더욱 공감했다. 여성학자로서 일반적인 독자와는 다른 책 읽기를 하고 있기에 사회적인 약자나 부조리한 제도에 대해 아파하고 분노할 수밖에 없으니 이러한 지론이 나올 만도 하다. 이 책에서 다루는 책을 다 읽을 수는 어렵겠지만 관심 목록에 올린 몇 권의 책을 간단히 언급하며 리뷰하려고 한다.
1. 현기영의 『순이 삼촌』
학창시절 교과서에 익숙한 민족문학의 대표 작가다.
제목은 고향의 향수가 떠오르는데 비인간적인 현대사를 담고 있다는 대략의 내용만 알고 있었다. 제주 4.3 사건에 대해서는 여러 지면을 통해 알고 있었는데 직접적으로 다룬 문학은 읽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이 책에서 다시 접하게 된 계기로 관심 목록에 올렸다.
2. 다자이 오사무의 『이십세기 기수』
일본의 천재 작가 다자이 오사무에 대한 언급도 있어서 반가웠다. 다자이 오사무와 같은 타입의 인간형을 좋아하지 않지만 읽는 이를 무장 해제시키는 그의 ’치열한 절망‘에 어깨부터 몸부림이 온다고. 그런데 검색해보니 여기서 언급하고 있는 『이십세기 기수』는 나오지 않는다. 아직 읽지 못한 작품을 읽어봐야겠다.
3. 이상문학전집1, 4
이상 시인 하면 <오감도>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학창시절 국어 교과서에 난해한 시로 유명하다. ’제13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낯설지 않은 문장이다. 저자는 에이왁스(AWACS)를 언급하며 이상을 언급하기 시작한다. 수백 킬로미터 거리 밖을 볼 수 있어서 서울에서 평양 거리의 자동차 번호판까지 보인다는. 일제 강점기 감시 속에서 살아야 했던 민중, 그 상황에서 <오감도>가 나오고, 시에 은유, 메타포(metaphor)가 담겨있으니 난해한 건 당연하다. 더구나 일본어처럼 띄어쓰기도 없는 문장들이 반복되고 있다. 당시 시대 상황이나 시인의 시작 배경을 알지 못하면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시다. 1934년 이태준이 추천하여 30제 예정으로 <조선중앙일보>에 게재를 시작했으나 독자들의 거센 항의로 중단되었다 한다. 그리고 오감도가 ’조감도(鳥瞰圖)‘의 오타라고 생각한 이들도 많았다 한다.
<오감도>에 대해 초현실, 절망, 환상, 난해, 공포, 아방가르드, 심지어 민족 독립을 위한 병법까지 다양한 해석을 하고 있지만 저자는 ’공포‘외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역 도서관에서 검색해보니 다행히 시편 한 권이 있었다. 지금 읽어도 역시 온전히 이해하는 건 무리겠지만, 시를 다루고 읽는 1권이라도 읽어봐야겠다.
4. 프리모 레비의 『살아남은 자의 아픔』
평균 생존 기간 3개월인 아우슈비츠에서 1년 10개월 버티고 살아남은 프리모 레비의 저서다. 수용소 이야기를 담은 책은 많지만 가장 유명한 것이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가 아닌가 한다. 레비는 어머니 등 가족에 대한 죄책감과 수용소 트라우마로 우울증을 앓다가 1987년 4월 11일, 자택의 층계참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고 한다. 겪어보지 못한 타인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을까.
정희진 작가의 책을 기회가 될 때마다 한 권씩 읽어나가고 있다. 평소에 익숙한 분야의 책만 읽기보다는 다양한 저자의 생각을 접하기 위해서는 의도적인 독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독서 내공과 글쓰기의 신장으로도 이어질 테니 말이다. 에필로그에는 ’다르게 읽기와 독후감 쓰는 법‘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좋은 독후감을 쓰려면 ’다르게 읽기‘가 필수라고 했다. 물론 다르게 읽는다고 저절로 좋은 독후감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모든 사람이 알만한 진부한 사고방식으로는 절대 좋은 글이 나올 수 없다고 했다. 책을 읽고 책에 대해 쓰는 것은 결국 자신에 대해 쓰는 것이라고 했다. 같은 책을 읽었다고 해도 같은 독후감이 나올 수 없는 이유다. 나만이 쓸 수 있고, 저자가 쓰지 못했거나 쓰지 않은 부분을 써서 새로운 주장으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부지런히 읽고 써야 그런 경지에 다다르겠다.
나는 페미니즘에 대해 잘 알지 못했고, 사유하는 법도 깊지 않았다. 인문학을 공부하면서 교수님께서 강조하는 부분이 '다양한 관점'이다. 새롭게 보기, 눈여겨 보기, 다시 보기, 뒤집어서도 보기, 멀리서 보기, 가까이서 보기, 딴지걸고 보기 등을 위해서는 나의 틀에 박히고 견고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훈련이 필요했다. 그러한 면에서 이 책은 내게 다양한 관점을 갖게 하는데 충분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나는 한나 아렌트가 말하는 무사유와 일관성 없는 복수성을 가진 인간이었다. 중국의 양명학자 탁오, 이지의 말처럼 한 마리의 개처럼 살아왔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은 생을 '잘' 살기 위해서는 가끔은 무작정 '열심히'만 살아온 삶을 반성하고 사유를 하며 살아야 할 것이다. 이 책은 내게 충분히 정신이 번쩍 들 새로운 시각을 안내하였다.
책을 가까이 하면 독서에 대해 다룬 책에도 관심이 많아진다. 어떻게 읽어야 하나?에 대한 호기심보다는 그냥 읽기에 대한 책이라 그렇다. 책을 어떤 식으로 읽어보겠다는 결심을 해본 적도 없고, 어떻게 읽어야 할까? 고민해본 적도 없다. 단지 빨리 읽고 싶다는 강박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그 외엔 어떤 이름을 단 독서 이야기도 그냥 좋아서 읽을 뿐이다. 독서를 하니 독서법에 대한 책이 관심 대상이 되고, 글쓰기를 하면 글쓰기에 대한 책에 자연스럽게 눈에 간다. 자제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비슷한 내용의 책을 자꾸 구입해서 읽게 된다.
《정희진처럼 읽기》. 누구처럼 읽겠다는 결심을 하는 사람은 없을텐데 이 책은 이런 제목을 달았다. 읽다 만 이 책을 책장에서 찾았다. 저자를 잘 아는 것도 아닌데 갖고 있는 걸 보니, '읽기'에 대한 책이라 구입해 놓은 수많은 책 중 한 권인 셈이다. 독서법, 읽기에 대한 책들에 진부함을 느껴 더 이상 구입을 하지 않고 다시 손에 들지 않는 편이다. 그런데 이 책은 읽다보니 다르게 다가온다. 솔직히 말하면 이 책은 프롤로그가 이 책을 읽게 만들었다. 책 내용보다 작가 자신에 대해 쓴 글이 더 흥미롭다. 그래서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만 몇 번을 반복해 읽고 있다.
나는 '자극적인 책'만 읽는다. 예상 가능한 내용이나 가독성이 지나치게 좋은 책은 읽지 않는다._(P.15)
저자는 자신을 다른 사람으로 만드는 책을 자극적인 책이라고 말한다. 그런 책은 여러 번 읽고 필사 하면서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고 한다. 목적을 가진 독서를 한다는 자체가 자극적이다. 덕분에 뭐든 손에 닿는대로 읽기 편한 대로 읽는 나 자신의 '읽기'가 부각된다. 별다른 자극을 주지 않아서 베스트셀러를 읽지 않는다는 저자, 베스트셀러 위주로 접하며 그 중에서 골라 읽는 나. 공통 분모가 없는, 각자 다른 상황에 놓인 수많은 사람들이 읽는 베스트셀러는 내용이 절충적이거나 피상적일 수밖에 없다는 말에 난 그저 게으른 독서가가 돼 버렸다.
《무소유》의 영향으로 지금도 나는 최대한 단순하게 살려고 노력한다. ... 사람이 태어나 물건을 사고 관리하고, 나아가 집착하고 그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는 것은 비참하다. 자기 자신, 사회, 지구를 위해 모두 좋지 않다._(P.32)
이 책이 주는 또 다른 자극은 작가가 다르게 사는 사람이란 점이다. '무소유'는 알아도 실천해내기가 어렵다. 그래서 그런지 무소유 덕분에 최대한 단순하게 산다는 저자는 마치 딴 세상 사람같다.물건 사는 일을 제일 싫어하고, 운전 면허가 없고, 인터넷, 휴대 전화, SNS등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심지어 여성 용품은 '당연히 없다'고 표현한다. 이쯤되면 정희진이란 사람에게 호기심이 생긴다. '다르게' 살고 생각한다는 사실에 자극을 받고, 한발 나아가 무소유 의지를 꺾는 강력한 환경의 유혹들을 저자 따라하기를 해서 무력화시키고 싶어진다.
나는 불교에 무지하지만 초기 경전 중 하나인 《숫타니파타》는 옆에 두고 읽는 책 중 하나다. 하지만 매번 이 글을 읽을 때마다 뭔가 자연스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 여성이든 남성이든 가사 노동을 일상적으로 하지 않는 사람들은 의식주 관리를 '우렁각시'가 계속 제공하는 줄 안다._(P.297)
불교는 모르지만 《숫타니파타》는 읽는 작가. 거기서 우렁각시 이야기를 꺼내는 작가. 적어도 내 입장에서는 이런 독특함 때문에 정희진이란 사람이 쓴 글을 읽는다. 관심은 관심을 낳는다고, '숫타니파타' 제목을 단 책을 벌써 '소유'해버렸다. 《정희진처럼 읽기》는 읽기에 대한 책이라 구입해 둔 게 틀림없다. 그리고 읽기에 대한 책은 이제 그만!하고 결심한 순간 읽기를 그만 둔 것 같다. 지금은 정희진이란 사람이 쓴 책이라 읽는다. 다르게 읽고 쓰기뿐만 아니라 다르게 살라고 자극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신간이 나왔던데 '소유'해야 되나 고민이 많다.
이 책을 요약한다면 1)다르게 읽기와 2)자기 탐구로서 독후감이다. ... 좋은 독후감의 전제는 일단 '다르게 읽기'다. 단언컨데 모든 사람이 알 만한 진부한 사고방식으로는 절대 좋은 글이 나올 수 없다. 나는 좋은 책이 반드시 좋은 독후감을 낳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렇지 않는 경우도 많다. 독후감은 책에 관한 것이 아니라 책과 읽기의 상호작용이기 때문에, 책의 수준과 무관하다._(P.2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