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08년 02월 20일 |
---|---|
쪽수, 무게, 크기 | 237쪽 | 256g | 152*223*20mm |
ISBN13 | 9788989348979 |
ISBN10 | 8989348978 |
출간일 | 2008년 02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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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37쪽 | 256g | 152*223*20mm |
ISBN13 | 9788989348979 |
ISBN10 | 8989348978 |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카프카의 『변신』등... 반드시 읽어야 한다고 꼽히는 명저는 많지만 막상 대화 속에 어떤 책의 이름이나 그 내용이 등장할 때 그 책을 읽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상당한 당혹감을 느낀다. 그렇기에 "그 책을 정말 읽어 봤습니까?”란 질문은 무례하며 사회적 금기이다. 이 책은 읽지 않은 책에 대해서 언급할 수 없다는 사회적 금기는 독서의 신성시, 정독의 의무, 책들에 대한 담론의 부담이 결정적인 작용을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읽지 않은 책에 대해서도 열정적이고 창조적인 대화가 가능하며 이것이 바로 진정한 독서의 목적이며 진실이라는 것이다.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은 무질, 폴 발레리, 발자크, 오스카 와일드에서 소세키, 그레이엄 그린, 움베르토 에코에 이르기까지 문학의 여러 대가들을 인용하고 분석하며 총체적 독서를 위한 각종 비독서의 방식과 미덕을 논한다.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은 우리가 전통적으로 당연시해온 독서문화와 이에 대한 금기를 되짚어가며 독서의 목적과 방법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저자는 이 책 속에서 소위 지식인 또는 교양인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책을 읽지 않고도 그 내용을 능히 파악하는지 아닌지로 구분된다는 대담무쌍한 주장까지 전개한다. |
프롤로그 비독서의 방식들 제1장 책을 전혀 읽지 않는 경우 제2장 책을 대충 훑어보는 경우 제3장 다른 사람들이 하는 책 얘기를 귀동냥한 경우 제4장 책의 내용을 잊어버린 경우 담론의 상황들 제1장 사교 생활에서 제2장 선생 앞에서 제3장 작가 앞에서 제4장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대처요령 제1장 부끄러워하지 말 것 제2장 자신의 생각을 말할 것 제3장 책을 꾸며낼 것 제4장 자기 얘기를 할 것 에필로그 |
나는 내가 평문을 써야 하는 책은 절대 읽지 않는다.
너무 많은 영향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 오스카 와일드
동료 교수님이 추천해 주셨다며 아내가 읽기에 나도 한 번 읽어본 책이다. 사실 우리 주변에서 책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작가가 책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주워들은 내용으로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지 알려주는 책일 거라 생각하며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을 읽지 않은 상황이란 무엇인지를 첫 번째로 다루고, 두 번째로 책을 주제로 이야기하게 되는 상황들을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이야기하며 책을 마무리한다.
작가가 비독서의 방식으로 소개한 것들은 4가지다. 책을 전혀 읽지 않은 경우나 대충 훑어본 경우,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은 경우와 읽긴 했지만 다 잊어버린 경우가 바로 그것이다. 이중 나와 관련 있는 책의 내용을 잊어버린 경우 부분이 가장 공감되었다. 책을 나름 많이 읽지만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는... 작가는 이런 사람들의 극단적인 예로 몽테뉴를 들었다.
사실 우리는 누구나 그런 불유쾌한 경험을 하고 있으며 모든 독서는 단지 일시적이고 덧없는 지식을 제공할 뿐이다. 그러나 어떤 책을 읽었는지 읽지 않았는지 하는 사실 자체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은 몽테뉴만의 독특한 점이자 그의 기억 장애의 정도를 잘 말해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미 수년 전에 꼼꼼히 읽고 주까지 이리저리 달아놓은 책들을 마치 한 번도 접한 적이 없는 최신 저작인 양 다시 손에 든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에, 나는 내 기억력의 그러한 배반과 극심한 결함을 어느 정도 보완하기 위해서, 얼마 전부터 의례적으로 모든 책(한 번만 읽어보고 싶은 책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의 말미에 그 책을 다 읽은 때와 그 책에 대한 개략적인 판단을 덧붙이곤 한다. 그렇게 하면 적어도 책을 읽으면서 품게 된 저자에 대한 전체적인 관념과 그 분위기만이라도 남을 것 같기 때문이다.
-p.80-81
어지간한 사람들은 어디선가 들어봤을 몽테뉴가 이런 고민을 했다니... 그런 몽테뉴가 자신의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책을 읽고 든 개략적인 판단을 기록했다는 것을 보며 나도 책을 읽고 기록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어 두 번째로 작가는 특정 상황에서 읽어보지 않은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경우를 4가지 제시한다. 사교 생활, 선생 앞에서, 작가 앞에서,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이야기하는 경우가 그것이며 상황을 보다 잘 제시하기 위해 관련 소설 속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덧붙인다. 예를 들어 사교 생활에서는 그레이엄 그린의 소설 '제3의 사나이'에 등장하는 롤로 마틴스에게 일어난 사건을 설명한다. 다른 동명이인의 소설가 팬들 앞에서 자신을 그 소설가라고 착각한 대사관 문화담당자와 함께 문학 강연을 하게 된 마틴스가 어떻게 그 상황을 타개해 나가는지 그 과정을 설명함으로써 작가는 읽어보지 않은 책을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는지 엿보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그런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나갈 수 있는지 대처 요령을 제시하며 책은 마무리된다. 작가는 이 또한 '부끄러워하지 말 것', '자신의 생각을 말할 것', '책을 꾸며낼 것', '자기 얘기를 할 것 이렇게 4부분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책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고민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봐도 좋을 것 같은 책이다.
처음 책의 제목을 보고 느꼈던 혼란-'웃자고 하는 소린지' 아니면 '진지하게 하는 소린지'-은 솔직히 책을 다 읽은 후에도 완전히 가시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저자의 의도를 곰곰히 곱씹어 본 결과 한 가지 사실이 명확히 다가왔다. 저자는 결코 안 읽은 책에 대해 읽은 척 하는 법을 가르쳐 주려는 건 아니다(물론 책 속엔 그런 기술도 조금은 서술돼 있긴 하지만). 오히려 책을 억지로 많이 읽으려는 강박에서 벗어나 독서에 몰두하지 않음에 대해서도 당당해지라는 얘기를 한다. 그래야 하는 이유들 중 하나는 어차피 과거에 열심히 읽은 책들의 내용들은 이미 기억 속에 거의 사라져 버리고, 막 읽은 책조차 내용의 일부만 기억 속에 남게 되므로 결국 안 읽은 것과 거의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결국 명확하게 '책을 읽었다'라는 정의를 내리는 것조차 모호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그 책을 끝까지 읽었으냐가 아니라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어떤 창의적인 대화를 하고 영감을 끌어낼 수 있느냐라는 것이다.
따라서 독서라는 것은 결국 물리적인 책의 관념으로부터 분리되어, 얼마든지 어떤 비물질적인 오브제와의 만남을 가리키는 것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p.58
대부분의 경우, 책들에 대해 우리가 타인들과 나누는 대화는 불행하게도 우리의 개인적 환상들에 의해 다시 손질된 조각들, 즉 작가들이 쓴 책들과는 다른 어떤 것, 어쨌거나 작가들로서는 독서들이 하는 말을 통해서는 알아듣지 못하기 일쑤인 그런 조각들에 대한 대화일 것이다.
p.149
처음엔 무슨 궤변인가 싶다가도 읽을수록 그 당당한 논리에 점점 설득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고백하자면 나는 개인적으로 책을 많이 읽고 싶다는 강박이 조금 있는 편이다. 그 원인은 어린 시절의 어떤 트라우마에 기인한다고 스스로 분석하지만 이것에 대한 불만은 전혀 없다. 사실 독서라는 것도 습관인지라 한 번 빠져들면 끊을 수 없지만, 생전 책 한 줄 안 읽던 사람이 갑자기 독서를 시작하는 것은 평소 뒹굴거리기를 좋아하던 사람이 갑자기 규칙적인 운동을 시작하는 것만큼 실천하기 힘든 일이다.
독서를 즐기는 사람의 입장에선 책을 많이 읽음으로써 얻는 장점들에 대해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읽지 않음으로 인해서 얻는 이득도 분명히 있는 법, 식자우환(識字憂患)이라고 책을 너무 많이 읽음으로써 창의성 등이 방해받을 수 있다는 저자의 논리 또한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어쨌거나 거리에 오물이 굴러다니면 하이힐을 신고 '당당히' 걷고, 머리에 이가 바글거리면 모자를 눌러쓰고 '당당히' 처세해 온 프랑스 인만이 쓸 수 있는 '뻔뻔'하지만 어쩐지 깜찍한 책인 듯하다.
"언뜻 보면 이 책은 읽지 않은 책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가르치는 것 같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그런 값싼 기술을 가르치고 있지 않다. 과연 책을 읽었다는 것은 무엇이며 읽지 않았다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모든 책을 다 읽어야 하는 헛된 낭비로부터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가? 그러면서도 책과 지식과 진실을 숭상해온 전통을 어떻게 하면 지혜롭게 지켜나갈 수 있는가? ... 이 책은 단순히 읽지 않고 말하는 기술에 관한 책이 아니라, 모든 책을 다 읽지 않고도 우리들 삶의 가치를 새롭게 창조해 나갈 수 있는 지혜에 관한 책이다.
- 책 뒷면, 방민호 문학평론가
이런 책이 있다는 걸 알게 된 건, 다음웹툰 <익명의 독서중독자들>을 통해서인데, 이 웹툰의 진행 형식이 조금 특별하다. 여러 다양한 책을 보여주고 조금은 뜬금 없는 인물들이 나온다. 매일 밤 다양한 웹툰을 보는 나에게는 조금 특이한, 그러면서도 책을 통한다는 게 인상 깊었다.
* * *
처음 이 책을 들고 읽기 시작했을 땐, 수월할 줄 알았다. 하지만 그 예상은 빗나갔다. 우선 번역투의 문장이 읽는 호흡을 끊게 만드다는 점이었다. 게다가 나는 외국 서적을 읽을 때마다 사람 이름을 곧잘 헷갈려 하기도 하니, 이 안에서 나오는 인물들의 이름을 확인하러 재차 앞 페이지로 돌아와야 했다.
- 번역된 책이니 직역이 있는 건 어느 정도 수용해야 하고 이름을 못 외우는 건 순전히 내 탓이다;
<강원국의 글쓰기>나 다양한 독서법, 글쓰기법 관련한 책을 보면, 대부분이 목차를 먼저 읽는다고 한다. 나도 그 버릇을 닮아 보고자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의 목차는 너무 단순해서 목차만으로도 이 책을 다 읽은 것처럼 느껴졌다.(이 책의 제목처럼 말이다!)
* 비독서의 방식들-에서는 비독서에도 다양한 지점이 있다는 걸 보여준다. 전혀 읽지 않았거나 대충 훑어봤거나, 책 얘기를 들은 경우, 그리고 읽었지만 잊어버린 경우. 독서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모든 방식들에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나는 읽고도 까먹은 내용들이 허다하다. 그러면서 한 번씩 또 꺼내 읽는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 담론의 상황들-에서는 누구와 함께 그 책 이야기를 할 때, 벌어지는 상황들에 대해서다.
* 대처요령-에서는 말 그대로 그에 따른 대처 요령들이다.
이 책의 매력은 단순하게 글을 개진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저 작가의 목소리가 남아있지 않다는 것이다. 다양한 책들에서 비독서의 형태를 끌어왔다. 그러니 재미있을 수밖에... 게다가 작가 자신이 그 책을 인용하면서 대충 읽은 것인지, 까먹은 책인지, 그저 들은 책인지에 대해서도 뚜렷하게 밝힌다.
이러한 이 책에 대해 제대로 설명한 글은 이 리뷰의 맨 앞에 적은 방민호 문학평론가의 말이다.
이 책은 당신에게 안 읽은 책을 읽은 것처럼 만들어주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상식적, 교양의 산물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책들을 꼼꼼하게 읽지 않아도 우리는 그 안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을 수 있다.
* * *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했다. 다양한 책을 읽고 그에 따른 짧은 비평을 하는 과제나, 그 수업에서 어떤 작품을 읽어내고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찾는 게 일 아닌 일이었다. 나는 독서광이 아니다. 누군가에게 당연히 읽히는 작품들이 나에게는 전혀 모르는 사물일 뿐이었다. 하지만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그 내용의 아웃라인을 알게 되었고 서서히 내 비평에도 그 글의 어떤 부분을 끌어올 수 있었다. 이미 나는 경험을 통해서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
간혹 누군가의 책을 꼼꼼하게 읽고 그에 따른 비평도 읽은 적이 있었다. 그럴 땐 조금 괴로웠다. 그 책의 내용을 그 비평가의 내용 바깥에서 찾을 수가 없었다. 이미 답이라는 걸 찾았으니 내 뇌가 움직이지 않는 기분이랄까?
이 책의 중심에는 다양한 관점을 가지라는 말이 깔려있다. 책을 다 읽는다고 해서 그 책을 전부 이해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의외로 다 읽음으로 인해 생각의 정지를 겪을 수도 있다. 게다가 책이 교양이며, 그 사람의 교양을 나타낸다는 위험한 착각에 빠져서는 안 된다.
"이러한 문화적 맥락에서, 읽은 책이건 읽지 않은 책이건 책들은 일종의 2차 언어를 형성하며, 우리는 이 언어에 의거하여 우리 자신에 대해 말하고 다른 사람들 앞에 우리를 나타내고 그들과 소통한다. 언어와 마찬가지로 책들은 간추리거나 다시 손질한 발췌문들에 의해 우리 개성의 부족한 요소들을 제공하고 우리의 결함들을 메우면서 우리를 표현하고 우리를 보완하는 데 쓰이는 것이다."
-p172-173, 부끄러워하지 말 것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