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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춘부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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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60쪽 | 234g | 118*190*20mm
ISBN13 9788972757887
ISBN10 8972757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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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에서는 차를 몰고 다닐 일이 많을 테죠, 베어드 여사님.” 대령이 말했다.
매기는 한숨을 내쉰 다음, 눈을 짓궂게 반짝거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왜 아니겠어요. 저는 매춘부의 속옷처럼 마을을 오르락내리락한답니다.”
잠깐 동안 침묵이 이어졌다. 할버턴스마이스 부인이 입을 열려다 말고 닫았다. 그러고는 대령이 호탕하게 웃어 젖혔다. --- p.10

매기가 떠나려는 참에 대령이 불쑥 몸을 앞으로 내밀며 매기의 볼에 입을 맞추었다. 그녀는 대령에게 짓궂은 눈빛을 보냈고, 그는 밴텀 닭처럼 가슴을 부풀리며 당당하게 걸어갔다.
오 이런, 프리실라는 생각했다. 저렇게 바보 같은 짓 좀 하지 않으시면 좋으련만.
그녀는 아버지의 부적절한 관심이 후에 살인으로 이어지게 되는 일련의 사건에 시발점이 될 것임을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 p.14

그날 나머지 시간 동안 앨리슨은 매기가 돌아온 이래로 가장 행복한 기분을 느꼈다. 매기의 바뀐 기분이 집 안에 스며들었다. 앨리슨은 생각했다. 내일은 차 얘기를 물어봐야겠다.
피터 젱킨스는 평소대로 앨리슨에게 유독 다정하게 굴었고, 매기도 개의치 않는 듯 보였다.
앨리슨은 늦게 잠이 들었다가 차고 문이 열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차!
매기가 그 차를 몰고 나가려는 참임이 틀림없었다.
차를 몰게 해 달라고 무턱대고 부탁해 봐야겠다는 마음이 돌연 들었다.
그녀는 실내복을 둘러 입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진입로로 달려갔다. 차는 시동이 걸리지 않아 끽끽거리고 있었다. 매기는 차를 출발시킬 수가 없는 것 같았다. 앨리슨은 매기가 한 번 더 열쇠를 돌려 시동을 걸려는 참에 나서서 차 앞에 섰다.
한순간 앞 유리를 통해 매기의 아름다운 얼굴이 분명하게 보였다. 바로 다음 순간, 그녀의 얼굴은 불덩이에 휩싸여 사라져 버렸다. --- p.133~134

“[……] 자네는 일부러 승진을 회피했어. 불만을 늘어놓는 게 아니야. 시골에서 좋은 경찰을 찾기란 힘든 일이지. 그렇기는 해도 난 자네가 이제 자네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라고 생각해. 예를 들어 결혼 생각도 좀 해야 하고.”
“저는 형사들이 왜 결혼을 하는지 늘 궁금합니다.” 해미시가 말했다. “제 말은 그 사람들은 집에 붙어 있는 일이 거의 없고, 경찰 바깥에 있는 유일한 친구들이라고는 나쁜 놈들뿐이니까요.”
“착하고 지각을 갖춘 아내라면 봐줄 마음을 갖겠지. 이제 자리를 잡을 때야. 내 아내는 자네가 프리실라 할버턴스마이스 양과 결혼할 것이라는 엉뚱한 생각을 머릿속에 품고 있더군. 하지만 나는 아내에게 자네를 좋아하고 자네 셔츠를 다림질해 줄 강인한 시골 여자가 자네에게 더 좋을 거라고 말해 줬지.”
“다림질이라면 저도 한솜씨 하는데요.” 해미시가 방어적으로 말했다.
“뭐, 자네는 원래의 임무로 돌아가 형사들이 자네를 필요로 하는 때와 장소에서 일을 거들어 주겠지. 자네는 내게 쓰라린 실망거리야, 맥베스.”
이름으로 부르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해미시는 알았다. 총경이 그에게 과연 화가 나 있음을 말이다.
하지만 데이비엇은 해미시에게 생각할 거리를 아주 많이 던져 주었다. 블레어는 내일 로흐두로 다시 올 것이고, 거들먹거리며 모든 사람들의 삶을 지옥으로 만들 것이다. 특히 해미시 맥베스를 괴롭히리라. 그러나 해미시는 로흐두의 해안가를 따라 천천히 차를 몰면서 생각했다. 형사가 되어 스트래스베인에 산다니. 진정으로 야심이 없는 남자의 행복과 자족감을 이해할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일까? --- p.166~168

차라, 그는 생각했다. 이 사건에는 온통 차가 걸려 있다. 지금으로서는 고기 칼은 제쳐 두자. 차. 크리스핀은 차를 알았다. 제임스 프레임은 한때 그의 밑에서 일했다. 다른 사람들도 자동차 엔진이라면 아는 게 조금이라도 있을 것이다. 운전에 대한 앨리슨의 집착. 얼마나 희한한 여자인지 몰랐다. 가련한 그녀는 젱킨스를 혐오하게 된 것처럼 보인다. 그녀의 마음을 꿋꿋하게 하는 데 딱 필요한 것이 있다면 바로 그런 나약한 남자였는데 말이다.
허물어져 가는 건물에는 아무도 없었다. 해미시는 안달이 나서 한숨을 내쉬다가 문 옆에 놓인 채로 쓰러져 가는 안락의자에 앉아 기다렸다. 그는 몹시 피곤했다. 가여운 프리실라. 도대체 그녀의 아버지를 괴롭히는 게 무엇일까? 그으로는 그가 도울 일이 없었다. 대령은 그를 혐오했다. 눈이 감기기 시작했다. 이윽고 차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고, 그는 몸을 곧게 폈다.
---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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