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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의 진경산수화로 배우는 옛 그림 속 자연

정선의 진경산수화로 배우는 옛 그림 속 자연

옛 그림 학교-03이동
리뷰 총점9.5 리뷰 11건 | 판매지수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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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8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228쪽 | 457g | 170*210*20mm
ISBN13 9788961960908
ISBN10 896196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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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금강산에 도착했습니다. 동서로 40킬로미터, 남북으로 60킬로미터, 이 넓고 깊은 산을 어디서부터 구경해야 까요? 금강산은 흔히 외금강, 내금강으로 나뉩니다. 외금강은 경치가 웅장하기로 유명합니다. 만물상, 구룡폭포가 대표적이지요. 반면에 내금강은 아기자기한 모습을 자랑합니다. 볼 만한 경치는 여기에 많이 몰렸지요. 한양에서출발한사람들은대부분내금강부터유람을시작했습니다. 내금강 입구의 장안사가 바로 출발점이지요. 옛날 깊은 산속에 잠잘 곳이나 식당이 있었겠습니까. 절에다 짐을 풀고 잠을 자고 밥을 먹으면서 유람을 시작했지요. 절은 지금의 호텔이나 콘도 역할을 했습니다. 관광안내소도 겸해서 말입니다. 그래서 정선은 여길 빠트리지 않고 그렸습니다. --- 「첫째 날, 금강산 관광은 여기에서 시작이야」중에서

세상에! 혼자 오르기도 힘든 산에 가마까지 메고 올라야 했다니,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맞습니다. 가파른 언덕을 오를 때는 미끄러지기가 예사였고, 그럴 때면 다른 사람들이 뒤에서 밀고 옆에서 붙들고 해서 올라갔습니다. 반면 선비들은 두루마기에 갓 쓰고 부채 하나 달랑 든 채 가마에 탄 것이지요. 그들이 절경 앞에서 감탄을 하며 시를 읊고 그림을 그릴 때, 저렇게 고생하는 사람도 있었다는 걸 기억해 두세요. 하지만 여기까지입니다. 백천교에 이르면 스님들의 임무는 끝납니다. 이제 선비들은 나귀나 말로 갈아타야 합니다. 오른쪽 아래를 보세요. 이번엔 벙거지를 쓴 마부들이 말과 나귀를 대령하고 있잖아요. 미리 전갈을 받고 기다리는 중이지요. 제목은 분명 ‘백천교’인데 다리는 눈 씻고 봐도 없네요. 글쎄요. 홍수에 떠내려갔을까요? 그나저나 저 선비들 큰일 났습니다. 꼼짝없이 발을 적시거나 하인 등에 업혀서 건너야겠군요. --- 「첫째 날, 들을 때는 천둥이더니 와보니 눈이구나」중에서

정선의 절친 중에 이병연이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당시 그림의 최고 명수가 정선이라면, 시는 바로 이병연이었습니다. 정선이 많은 그림을 남겼듯 이병연도 1만 3,000수가 넘는 시를 남겼지요. 나이는 이병연이 다섯 살 위였지만 나이에 개의치 않고 우정을 나누었습니다. 정선은 예순여섯 살 되던 해 양천현령이라는 벼슬을 받게 됩니다. 양천은 지금 서울 강서구 가양동입니다. 지금이야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면 서울 어디서도 한 시간 안에 갈 수 있는 곳이지만 옛날에는 제법 먼 거리였습니다. 마음을 먹어야 다녀올 수 있는 곳이었지요. 정선과의 이별을 아쉬워한 이병연이 제안을 합니다. 자신이 시를 써 보내면 정선은 거기에 그림을 그려 답하는 것이었지요. 요즘 여러분이 문자나 이메일을 주고받는 것처럼 말입니다. 정말 멋있지 않습니까? --- 「둘째 날, 기억에서 사라진 아름다운 뱃길」중에서

폭포가 걸린 가운데 바위는 색깔이 좀 옅습니다. 윗부분은 가로로 아래는 세로로 번갈아가며 붓을 놀렸습니다. 거리낌 없는 붓질입니다. 폭포 위아래로 형제처럼 닮은 둥근 바위가 있지요. 위쪽 바위의 이름은 섬바위입니다. 커다란 못 속에 섬처럼 떠 있어서 섬바위지요. 이 못이 바로 박연입니다. 폭포 이름도 여기서 나왔답니다. 왜 박연이냐고요? 옛날에 이곳에 박씨 성을 가진 진사(조선시대 진사시에 합격한 사람에게 주는 칭호) 청년이 살았습니다. 가끔 시간이 나면 여기 와서 젓대를 불었나 봅니다. 솜씨가 얼마나 뛰어났는지 이 연못 속에 사는 용까지 홀딱 반했지 뭡니까. 대번 물속으로 끌고 들어가 남편으로 삼았다네요. 박 진사가 빠졌다고 박연, 바가지를 닮았다고 박연이지요.
--- 「셋째 날, 폭포수 백 길 넘어 물소리 우렁차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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