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라듐 걸스 The Radium Girls

라듐 걸스 The Radium Girls

: 빛나는 영혼

[ 양장 ]
리뷰 총점9.8 리뷰 12건 | 판매지수 60
베스트
주제로 읽는 역사 top100 5주
정가
19,800
판매가
17,82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무료 ?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4월 01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624쪽 | 1098g | 159*219*42mm
ISBN13 9791196169732
ISBN10 119616973X

이 상품의 태그

환경과 생태 쫌 아는 10대

환경과 생태 쫌 아는 10대

11,700 (10%)

'환경과 생태 쫌 아는 10대' 상세페이지 이동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15,120 (10%)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상세페이지 이동

착한 소비는 없다

착한 소비는 없다

11,700 (10%)

'착한 소비는 없다' 상세페이지 이동

닭답게 살 권리 소송 사건

닭답게 살 권리 소송 사건

10,350 (10%)

'닭답게 살 권리 소송 사건' 상세페이지 이동

두 얼굴의 에너지, 원자력

두 얼굴의 에너지, 원자력

15,300 (10%)

'두 얼굴의 에너지, 원자력' 상세페이지 이동

고기로 태어나서

고기로 태어나서

16,200 (10%)

'고기로 태어나서' 상세페이지 이동

우리는 플라스틱 없이 살기로 했다

우리는 플라스틱 없이 살기로 했다

12,600 (10%)

'우리는 플라스틱 없이 살기로 했다' 상세페이지 이동

파란하늘 빨간지구

파란하늘 빨간지구

14,400 (10%)

'파란하늘 빨간지구' 상세페이지 이동

2050 거주불능 지구

2050 거주불능 지구

17,820 (10%)

'2050 거주불능 지구' 상세페이지 이동

내일

내일

11,700 (10%)

'내일' 상세페이지 이동

최원형의 청소년 소비 특강

최원형의 청소년 소비 특강

11,700 (10%)

'최원형의 청소년 소비 특강' 상세페이지 이동

멋진 하루

멋진 하루

15,300 (10%)

'멋진 하루' 상세페이지 이동

열매 하나

열매 하나

12,510 (10%)

'열매 하나' 상세페이지 이동

지구를 살리는 기발한 물건 10

지구를 살리는 기발한 물건 10

13,500 (10%)

'지구를 살리는 기발한 물건 10' 상세페이지 이동

고릴라는 핸드폰을 미워해

고릴라는 핸드폰을 미워해

13,500 (10%)

'고릴라는 핸드폰을 미워해' 상세페이지 이동

우리는 당신에 대해 조금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당신에 대해 조금 알고 있습니다

13,500 (10%)

'우리는 당신에 대해 조금 알고 있습니다' 상세페이지 이동

생태 통로

생태 통로

12,600 (10%)

'생태 통로' 상세페이지 이동

지혜로운 멧돼지가 되기 위한 지침서

지혜로운 멧돼지가 되기 위한 지침서

10,800 (10%)

'지혜로운 멧돼지가 되기 위한 지침서' 상세페이지 이동

반쪽 섬

반쪽 섬

13,500 (10%)

'반쪽 섬' 상세페이지 이동

수박이 먹고 싶으면

수박이 먹고 싶으면

14,850 (10%)

'수박이 먹고 싶으면' 상세페이지 이동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겨우 스물네 살의 나이였다.
몰리의 가족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렇게 갑작스럽게 몰리를 데려간 게 무엇이었는지 알 수 없었다. 알비나는 이렇게 기억했다. “몰리가 죽었지만 의사들은 이유를 모른다고 했어요.”
가족들은 사망 원인을 알고 싶었다. 알비나가 말했다. “큰언니가 크네프 의사를 찾아갔어요. 의사는 몰리가 매독으로 죽었다고 말했습니다.”
얼마나 수치스럽고 슬픈 비밀인가.
자매들의 아버지 발레리오에게 마지막 의료비가 청구되었다. ‘아멜리아 양에 대한’ 청구서라고 쓰여 있었다. 가족 주치의는 요청에 따라 청구 비용을 낮춰 주었지만 그런 호의를 베푼다고 몰리가 살아 돌아오는 것은 아니었다. ---p.57

마리가 회상했다. “우리는 남아 있는 라듐으로 눈썹, 입술, 속눈썹을 칠한 뒤 암실로 들어가 서로를 쳐다봤어요.” 소녀들은 오후에 라듐을 새로 받았다. 따라서 오전에 사용하고 남은 여분의 페인트는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었다. 마리는 콧구멍 주위와 눈썹을 따라 야광 물질을 칠했고 우아하게 콧수염을 그린 뒤 익살스러운 턱을 그려 넣었다. 소녀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낄낄댔다. 그들에게는 정말 재미있는 놀이였다. 샬럿 네빈스도 기억했다. “우리는 불을 끈 뒤 거울을 보고는 한바탕 웃었어요. 어둠 속에서 우리는 빛이 났죠!”
웃고 떠들기는 했지만 묘하게 으스스한 광경이었다. 암실에는 햇빛이 전혀 비치지 않았다. 그 어떤 빛도 존재하지 않았다. 소녀들이 맨피부에 칠한 야광 물질만이 빛날 뿐이었다. 그들 자신은 어디에도 없었다! 보이는 건 라듐뿐! 다행히도 ‘그냥 재미 삼아’ 한 게임일 뿐이었다. 마리 스스로가 말한 것처럼. ---p.80

이 모든 불행. 이 모든 고통. 이 모든 죽음.
보고가 접수되었고 캐서린은 이제 무언가 조치가 취해질 거라 생각하며 그곳을 떠났다.
그녀의 방문 기록이 남기는 했다. 하지만 그 끝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비트라는 이름의 공장 감독관은 그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걸로 끝이었다. ---p.85

페그는 급료와 일감뿐만 아니라 스튜디오에서 배운 게임도 집으로 가져 왔다. 페그의 조카 달린은 이렇게 말했다. “이모는 ‘어둠 속으로!’ 게임으로 어린 동생들을 즐겁게 해 주었죠.” 그들은 빛났다. 줄지어 앉은 루니 집안의 어린 동생들의 라듐 콧수염들이 일렬로 빛났다. 자그마한 방에 칸막이용으로 쳐 놓은 담요 뒤에서 밝게 빛나는 요정들! 페그와 나이 차가 가장 적은 캐서린은 자신이 목격한 모든 것에 매료되어 언니처럼 스튜디오에 들어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모두가 그곳에서 일하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p.95

이제 모두가 사진사 앞에 조용히 앉았다. 일부는 서로 껴안거나 팔짱을 꼈다. 그들은 서로 바짝 붙어 앉은 채 카메라를 바라보았다. 셔터가 닫히고 그들 모두가 카메라 속에 갇혔다. 이 찰나의 순간 얼어붙은 시간 속에! 라듐 다이얼의 소녀들은 지금 스튜디오 밖에 앉아 있다. 영원히 젊고 행복하고 건강하게.
적어도 사진 속 그들의 모습은 그랬다. ---p.97

하지만 맥브라이드 장관은 영장을 발부할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의 판단은 다분히 정치적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노동부는 친기업적 성향이 강했던 것이다. 뉴저지주법에 따르면, 산업 공정이 아무리 해로울지라도 노동부는 이를 중단하도록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이 없었다. 이런 여러 요인으로 해서 노동부는 공장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결론짓고 도장공들의 병을 더 이상 조사하지 않았다. 점점 더 많은 여성이 동일한 증상에 시름 하게 된 시점에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교착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진단은 없었다. 원인을 파악할 수 있는 단서도 없었다. 오렌지 라듐 스튜디오에서 정말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손가락 하나 까딱하는 사람도 없었다. ---p.104~105

오! 그 발광체! 맹렬히 그 물질! 캐서린 드링커는 경악했다. 여성들이 암실에서 옷을 벗자 박사는 그들의 가슴과 속옷, 허벅지 안쪽까지 가루가 어슬렁거리고 있는 걸 목격했다. 가루는 그들의 몸속 깊숙한 곳까지 흩뿌려져 있었고 마치 연인의 은밀한 입맞춤처럼 팔과 허리 주위로, 그리고 뺨과 목덜미를 따라 자취를 남기고 있었다. 깃털처럼 가벼운 가루가 춤추듯 내려앉아 평소 눈에 띄지 않는 부드러운 부위를 샅샅이 어루만지고 있었다. 장관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집요했다. 일단 그것이 여성들의 옷 속으로 침투하게 되면 절대 포기를 모른다. 드링커 박사 부부는 아무리 열심히 닦아내도 “그것은 피부에 들러붙어 있었다.”고 기록했다. ---p.113~114

“이 표를 보면, 우리 공장 근로자들의 상태를 살펴본 검사 결과는 일반적인 산업 노동자들을 상대로 한 비슷한 검사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노동부 역시 동의했다. 그 표에 따르면, “여성들은 전부 완벽한 건강상태였다.” ---p.119

박사들은 라듐에 노출된 여성들의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관해 그들이 생각하는 가설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들의 기록에 따르면, 라듐은 칼슘과 ‘비슷한 화학 성질’을 지니고 있다. 그 결과 ‘인체에 흡수될 경우 뼈를 최종 정착지점으로 삼는 경향이 있다.’ 인체는 뼈를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칼슘을 뼈로 보내도록 설계되어 있는데, 라듐 역시 칼슘과 마찬가지로 골 친화성을 보였다. …칼슘으로 위장한 라듐은 여성들의 몸을 속여 인체가 뼈 안에 이 물질을 축적하도록 만든 것이다. 라듐은 조용한 스토커였다. 가면 뒤에 숨은 채 위장술을 이용해 여성들의 턱과 치아에 깊이 잠입한 것이다. ---p.143~144

사라가 묘지에 묻히기도 전에 회사는 책임을 회피하고 나섰다.
비트는 언론을 통해 진술서를 공개했다. “‘라듐 중독’의 위험이 존재할 가능성이 아주 조금은 있다.”는 내용이었다. 비트는 USRC가 새로 고용한 플린 박사를 언급하며 말했다. “저희는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를 고용해 조사를 시행했습니다.” 또한 그는 사라가 공장에서 일하는 동안 라이프 익스텐션 연구소에서 시행한 검사를 받았었다고 덧붙였다. USRC가 드링커 박사의 보고서를 무시하기로 한 1924년 6월 당시의 태도를 고수하며 “검사 결과, 사라의 상태는 평범한 산업 노동자와 별다를 바 없었다.”고 주장했다. “레먼 박사와 사라 메일레퍼의 사망 원인이 동일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말도 안 됩니다. 사라는 레먼 박사가 1년 동안 다룬 라듐의 절반도 안 되는 양을 백 년 동안 다룬 정도입니다. 그건 너무 극소량이라 위험할 수가 없습니다.” ---p.173

‘알파선의 강력한 힘, 우리가 아직 이해하지 못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강력한 힘’을 목격한 마트랜드는 사라가 취급했던 라듐의 양이 얼마나 ‘극소량’이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마트랜드는 검사를 통해 사라의 몸에 180마이크로그램의 라듐이 들어 있다고 추측했다. 아주 소량이었다. 하지만 그걸로 충분했다. ‘인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여겨졌던 광선 때문’이었다. ---p.175

하지만 사라의 뼈는 60시간 만에 필름에 현상이 되었다. 새카만 필름 위에 흰색의 안개 같은 뿌연 부분이 보였다. 소녀들이 오렌지 거리를 따라 퇴근할 때 어둠 속에서 반짝였던 것처럼 사라의 뼈는 검은 필름 위에 환한 이미지를 남겼다. 어둠 속에서 으스스한 광채가 빛나고 있었다.
마트랜드는 이 이상한 흰색 안개로부터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라는 죽었지만 그녀의 뼈는 살아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다량의 방사능을 뿜어내며 사진 건판에 이미지를 새겨 넣고 있었다. 물론 전부 라듐 때문이었다. 사라 자신의 생명은 짧았지만 그녀의 몸 안에 있는 라듐은 반감기가 1,600년이나 된다. 사라의 뼈 안에 들어 있는 라듐은 사라가 죽은 뒤에도 수 세기 동안 광선을 쏘게 될 거다. 라듐은 사라를 죽인 후에도 계속해서 그녀의 몸을 ‘매일, 매주, 매달, 매년’ 폭격하고 있을 터다.
폭격은 오늘날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p.176


‘죽음의 명단’
마트랜드는 부검 보고서의 빈 페이지 뒷면에 명단을 적었다. 연필로 깔끔한 표를 그린 뒤 만년필을 집어 들어 검은색 잉크로 캐서린이 부르는 대로 받아적었다.

1. 헬렌 퀸랜
2. 몰리 매기아
3. 아이린 루돌프
4. 헤이즐 쿠저
5. 사라 메일레퍼
6. 마거리트 카러프…

명단은 계속되었다. 캐서린은 천천히, 그리고 꼼꼼히, 기억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많은 이름을 떠올렸다. 아프거나 죽은 동료뿐만 아니라 아직 아프지 않은 동료들까지 50명의 동료들을 기억해냈다.
그 후로 마트랜드 박사는 도장공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이 명단을 꺼내보곤 했다. 오싹할 정도로 정확했다. 1925년 여름에 캐서린과 함께 작성해 놓았던 명단에서 어김없이 그 이름을 찾을 수 있었다. 그는 사망한 여성의 이름 옆에 붉은색으로 D라고 적었다. ---p.194~195

의사들은 그녀를 병실로 데리고 간 뒤 침대에 눕혔다. 알비나는 의사의 말대로 계속해서 힘을 주었다. 아기가 자신의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게 느껴졌다. 아들이었다. 알비나는 자기 아들이 느껴졌다. 하지만 아이의 울음소리는 듣지 못했다.
사산아였다. ---p.197

이 발언은 황소처럼 승승장구하던 라듐맨들의 코앞에 붉은 망토를 휘두르는 격이었다. 그들은 분노했다. 박사는 일부 도장공의 사망 사건을 알리는 데서 한 단계 나아가 이제 엄청나게 수익성 높은 산업을 공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p.203

그로부터 이틀 후, 마거리트의 부모는 6개월 만에 두 번째로 로렐 그로브 묘지의 평온한 고요 속에 딸을 묻게 된다. 하지만 마거리트는 조용히 죽지 않았다. 그녀는 소송을 건 최초의 도장공이자 자신의 목숨을 앗아간 기업을 상대로 싸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 최초의 여성이었다. 마거리트는 세상을 향해 있는 힘껏 소리치며 눈을 감았다.
그녀가 죽은 지 한참이 지난 뒤에도 메아리칠 소리였다. 그녀가 땅속에 묻힌 지 한참이 지난 뒤에도, 그녀의 부모가 장례식을 마치고 천천히 집으로 돌아가 세상으로 향하는 문을 닫아버린 지 한참이 지난 뒤에도.
그 소리는 메아리칠 것이다. ---p.205

플린 박사는 그레이스가 모르는 다른 남자를 데리고 나타나서는 그녀의 피를 뽑고 엑스레이 촬영을 했다. 결과가 나오자 플린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당신 피는 내 것보다 낫네요.”라고 말했다.
그레이스는 훗날 이렇게 기억했다. “박사님은 내 건강 상태가 자신보다 낫다며 나한테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어요.”
하지만 그레이스의 몸은 다르게 말하고 있었다. ---p.213

한 남편은 훗날 이렇게 말했다. “아내는 침실에 작업복을 걸어놨었죠. 작업복은 북극광처럼 빛이 났어요. 처음에 그걸 보았을 때는 으스스한 기분이 들었죠. 유령이 벽에서 튀어나온 것 같았거든요.”
다른 누군가가 집에 있는 것 같았다. 누군가가 그들을 끊임없이 지켜보며 후려치기 좋을 때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p.221

이렇게 해서 다섯 명의 소녀가 모였다. 정의를 위해 힘껏 외쳐댈 다섯 명의 소녀, 명분을 위해 끝내 싸우기로 결의한 다섯 명의 소녀. 그들의 이름은 그레이스, 캐서린, 퀸타, 알비나, 에드나였다. 신문 기사는 광분한 듯, 이들에게 온갖 상징적인 이름을 고안해 갖다 붙이면서 이 오중주단을 앞다퉈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1927년 여름, 마침내 모든 것이 공식화되었다.
‘죽음을 앞둔 다섯 여성들의 소송’이 시작된 것이다. ---p.233

그레이스 프라이어는 백합처럼 순수했지만 털어서 먼지 한 톨 안 나는 사람은 없었다. 오래전부터 나돌던 소문이 있었다. 어찌 보면 그것은 소문이 아니라 명명백백한 사실일 수도 있다. 아멜리아 매기아의 사망 증명서에 문자로 뚜렷이 기록되어 있으니까. 따라서 ‘그런 부류의 여성과 한때 함께 어울려 일했던 여성들 역시 똑같은 병에 안 걸렸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오렌지 거리를 따라 무성해진 이 같은 소문은, 라듐 가루가 한때 그랬던 것처럼 그들의 피부 깊숙이 스며들었다. 그레이스의 한 친척은 훗날 이렇게 말했다. “작은 마을에서는 사람들 사이에 소문이 얼마나 삽시간에 퍼지는지….” ---p.236

며칠 후 엑스레이 필름을 검사하자 몰리 매기아가 무덤 속에서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그녀는 오랫동안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마침내 들어 줄 사람이 생겼다. 몰리의 뼈는 칠흑 같은 필름 위에 흰색 이미지를 남겼다. 몰리의 척추뼈는 수직으로 솟은 흰 빛의 그림을 필름 위에 그려놓았다. 천천히 검게 타들어 가는 한 무리의 성냥개비들처럼. 그것은 퇴근길에 떼 지어 밝게 빛나던 도장공들의 모습과도 흡사했다. 아래턱뼈가 없는 두개골 사진 속의 입은 마치 비명을 지르고 있는 것처럼 쩍 벌어져 있었다. 지난 몇 년 동안 무덤 속에서 줄곧 정의를 부르짖고 있었던 것 같았다. 한때 눈이 있었던 곳에는 검은색 얼룩이 있었다. 자신의 이름을 더럽힌 거짓말을 바로잡아 주려는 듯 책망하는 눈빛으로 정면을 빤히 응시하고 있었다.
검시관들은 질병의 증거, 특히 ‘매독의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무죄였다. ---p.254

페그의 동생 캐서린과 결혼한 잭 화이트 역시 그곳에 있었다. 그는 철도회사 급유원으로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었다. 회사 사람들이 한밤중에 찾아와 페그의 시신을 가져가려고 하자, 그는 거세게 저항했다.
“안 돼요. 시신을 가져갈 수 없소.” 그는 단호히 말했다. “페그는 천주교 신자요. 우리는 천주교 장례 절차에 따라 미사를 드릴 거요.”
달린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이모부가 있어서 다행이었어요. 그동안 일어난 일을 돌이켜볼 때 나머지 가족들이 회사와 그들이 고용한 의사들에게 똑 부러지게 맞설 수 있었을지 모르겠거든요. 하지만 이모부는 단호했어요. 절대로 페그 이모의 시신을 내어주지 않을 거라고 했죠.”
기업 측 사람들은 그와 실랑이를 벌였다. “그들은 빨리 일을 처리해 버리려고 했죠.” 달린이 이어서 말했다. “그들은 그 일을 완전히 덮어 버리려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잭은 완강했다. 그들이 페그의 시신을 가져가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다.
라듐 다이얼은 페그의 시신을 빼돌리는 데 성공하지 못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기업은 페그가 라듐 중독 때문에 사망했다고 소문이 날까 봐 전전긍긍했다. 그 사실이 알려지면 스튜디오의 소녀들이 겁에 질릴 테고 소송이 수없이 뒤따를 게 뻔했다. 임원진은 상황을 통제해야 했다. 그들은 자문해 보았다. 페그의 시신을 부검하자고 하면 가족들이 어떻게 반응할까?
페그의 가족들은 이미 의심을 하기 시작한 터였다. 시카고 의사가 페그가 죽은 건 직업 때문이라고 얘기해 주었기 때문이었다. 가족들은 주치의가 참석한다는 조건으로 부검을 시행하는 데 동의했다. 그들은 진실을 알아내고 싶었다. 부검에 내건 조건은 가족들에게 매우 매우 중요했다. 회사 사람들이 한밤중에 쳐들어와 페그의 시신을 탈취해 가려고 책동을 부린 뒤부터 가족들은 그들을 믿지 않았다. ---p.324


그레이스 프라이어. 모든 희망이 사라진 뒤에도 끊임없이 싸웠던 소녀. 삶이 무너져 내리는 순간까지 정의를 위해 분연히 일어섰던 여성. 수많은 사람이 스스로 목소리를 내도록 고무시킨 그레이스 프라이어.
그레이스는 레스트랜드 메모리얼 공원에 잠들었다. 하지만 그녀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그레이스의 영혼은 1,300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에서 되살아났다. 그녀를 뒤이은 다른 여성들을 통해. 그레이스가 세상을 떠났을 때 근로자들의 사망에 책임을 진 기업은 없었다. 죄를 선고받은 기업은 없었다. 그레이스 프라이어가 평화롭게 잠든 지금, 이제 다른 이들이 그녀의 횃불을 건네받을 차례였다. 그녀의 멈춘 발자국을 이어갈 차례였다. 그녀를 대신해 싸움을 계속할 차례였다. 마땅히 보상받기 위해. 인정받기 위해. 정의를 위해.
---p.365

회원리뷰 (8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4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10.0점 10.0 / 10.0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무료배송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7,82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