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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소망

그래도 소망

: 인생의 밤이 길고, 상처가 깊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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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4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498g | 150*210*18mm
ISBN13 9788953131033
ISBN10 895313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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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쪽 중에서]
미국 테네시주에서 살던 나는, 십 년 전 부푼 꿈을 안고 바다를 건너 우간다에 왔다. 이제 와서 돌아보면 그때 품은 꿈은 세상 물정 모르는 철없는 소녀의 순진한 꿈일 뿐이었다. 그때 누군가 내게 어떻게 해야 주님과 더 깊은 관계로 나아갈 수 있냐고 물으면 나는 온갖 종류의 답을 내놓았을 것이다. 열아홉 살의 치기로 나는 세상을 다 안다고 착각했다. 단순히 사람들에게 성경을 가르치고, 먹을 것, 입을 것, 비를 피할 곳만 제공해 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23-24쪽 중에서]
옳은 응답과 그른 응답을 내 멋대로 판단하던 교만한 자아가 살아 계신 하나님과 개인적으로 만나면서 점점 허물어져 내렸다. 이제는 내 슬픔이 곧 그분의 슬픔이요 내 기쁨이 곧 그분의 기쁨이 되었다. 어둠 속에서 나는 그분을 알았고 그분은 나를 아셨다. 고통은 내가 원치 않는 것이었지만 그 한복판에서 하나님이 부인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왔다. 인생이 내 예상을 벗어나고 원하던 결과가 나타나지 않을 때마다 그분은 내 마음속에 그분의 공간을 조금씩 더 넓히셨다. …(중략)… 주님은 내 고통을 줄여 주지 않으셨지만, 대신 그 모든 일을 아름답게 빚어 주셨다. 주님은 나를 주님 가까이 끌어당겨 전에는 몰랐던 그분에 관한 비밀을 속삭이셨다. 나를 드넓은 사랑의 품에 안아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포근함을 느끼게 해 주셨다. 내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는 못했다. 아니, 실은 오히려 전보다 더 많은 질문이 생겼다. 하지만 상관없다. 나를 지으시고 내 마음을 아시는 분과 깊이 친밀함을 누리게 되었기 때문이다. 주님은 어둠 속에서 내게 그분의 비밀을, 그분 안에만 있는 참되고도 변함없는 소망을 가르쳐 주셨다.

[40쪽 중에서]
‘이 혼란 가운데 하나님은 어디 계신가?’ 내 머리로는 그렇게 물어도 마음으로는 하나님이 바로 내 곁에 계신다는 불가해한 현실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큰 복도 있고 작은 복도 있지만 어디에나 하나님이 베푸신 복이 있다는 사실만큼은 부인할 수 없다. 전에 없이 사방에서 하나님의 존재가 느껴졌다. 감사가 나를 치유하기 시작했다. 주시기도 하고 거둬 가시기도 하지만 그 모든 상황에서 변함없이 내 구주가 되어 주시는 분께 감사를 드리자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리고 잃었던 기력이 돌아왔다.
물론 가슴 한구석은 여전히 아렸다. 나는 여전히 절뚝거리고 있었다. 나를 향한 주님의 계획을 다 이해하려면 아직 멀었다. 아직도 봐야 할 것이 많았다. 하지만 이 씨름 중에 주님은 내 눈을 여는 긴 과정을 시작하셨다. 깨끗한 세탁물, 양철 지붕 위에서 춤추는 빗물, 내 하소연에 귀를 기울여 주는 고마운 친구들, 나무에 주렁주렁 열린 망고들, 기도를 속삭일 수 있는 한적한 저녁 시간, 오늘을 위한 은혜……. 이 모두가 감사할 거리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감사는 하나님과 교제하는 자리로 나를 이끌었다. 감사 가운데 하나님은 그분의 아름다움을 완전히 새롭게 정의해 주셨다. 내가 생각하는 행복한 결말이 오지 않는다 해도 하나님의 임재 안에 아름다움이 있다는 사실을 비로소 실감했다.

[152-153쪽 중에서]
하나님을 위해 거창한 일을 하고 요란한 방법으로 그분께 영광을 돌려 드리려고 애쓰던 내게 하나님은 그분이 작은 일상에서도 얼마든지 영광을 받으신다는 사실을 보여 주셨다. 하나님은 사람들을 먹이기 위해 정성껏 지어 상에 올린 밥 한 그릇을 통해서도 영광을 받으신다. 하나님은 우리가 낯선 이의 눈을 바라보며 그를 하나님의 귀한 자녀로 존중할 때마다 영광을 받으신다. 하나님은 우리가 우리의 부족함을 핑계하지 않고 그분만을 바라볼 때 영광을 받으신다. 하나님은 우리가 똑같은 수학 문제를 몇 번이나 가르쳐 줘도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에게 참을성 있게 또다시 가르쳐 줄 때 영광을 받으신다. …(중략)…
하나님은 우간다에서 사역을 처음 시작했을 때 큰 복을 부어 주셨다. 그때는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고 매일같이 화려한 이야깃거리가 쏟아졌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하나님은 내게 더 깊은 진리를 보여 주셨다. 그 모든 것이 지나가도 하나님은 변함없이 남아 계신다는 것이다. 밤낮없이 팔을 걷어붙이고 발에 불이 나도록 뛰어다녀도 사역이 지지부진한 채 좀체 성장하지 못할 때도, 내 기도에 기적적인 응답이 임하지 않을 때도, 하나님은 그저 충성스럽게 그분을 찾는 내 모습으로 인해 여전히 영광을 받으신다.

[155쪽 중에서]
인간은 다 고만고만하다. 특별히 누가 더 낫고 누가 더 못하지 않다. 그래서 우리가 남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가장 큰일은 고통을 덜어 주거나 없애 주는 것이 아니라, 그냥 얼마나 힘드냐고 인정해 주는 정도다. 나는 치유할 수 없고, 기적을 행할 능력이 없다. 내가 아무리 입에 침을 튀겨 가며 전도하고 설득해도 상대방이 예수님을 영접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유심히 봐 주는 것은 할 수 있다. 상대방의 망가지고 상처 나고 피
흘리는 삶을 보며 얼마나 힘드냐고, 내가 함께해 주겠다고, 외면하지 않겠다고 위로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삶을 보고 가까이 다가가 삶을 나누는 것은 하나님께 큰 영광을 돌리는 길이다. 그 행위는 곧 “당신은 내게 중요해요”라고 말하는 것이며 실제로 그 사람은 하나님께 중요하다.

[292-293쪽 중에서]
지금은 내가 원하지 않았던 것들이 바로 내게 가장 필요한 것들이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안다. 나를 무너뜨린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나를 그분 앞으로 이끌어 주는 것들이었다. 내 고통과 슬픔은 내 모든 망가진 구석을 고쳐 나를 전보다 훨씬 더 아름답게 빚어 주실 치유자께로 나를 이끌었다. 내 삶의 그 모든 균열과 구멍은 나중에 하나님의 환한 영광이 비치는 틈이 되었다. 내가 예상했던 모습은 아니지만 재 한가운데서 아름다운 화관이 나타났다. 시련은 내게 상처를 자상하게 싸매 주시는 하나님의 애틋한 마음을 가르쳐 주었을 뿐 아니라 새로운 도전, 아니 그 어떤 도전도 감당할 수 있는 강한 자로 나를 성장시켜 주었다. 우리는 옳은 방향을 바라보아야 한다는 사실을 잊곤 한다. 그래서 이 아름다움을 자주 놓친다. 하지만 모든 산, 모든 시련은 우리에게 그분의 사랑과 공급하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 될 수 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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