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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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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이 풍요로워지는 특별한 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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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0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324g | 140*204*20mm
ISBN13 9788998294519
ISBN10 8998294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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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서(禁書)는 사회의 기준과 가치관을 반영한다. 열람 출판 공유 판매가 금지된 책은 그 책이 자리한 사회를 드러낸다. 수도원 장서관의 금서는 그 책을 숨기고 금서로 만든 자의 규칙을 나타내고 있다. (…) 수도원의 누군가가 자신의 종교적 신념과 의지, 기준에 반하는 책을 숨긴다. 역설적으로 그는 그 책의 보관자가 된다. 봉인된(어쩌면 보관된) 지식은 그에 관한 욕망을 불러오기 마련이다.
- 20~21쪽, 해제를 위하여, 《장미의 이름》 중에서

변두리 삶에 머문 그의 시선과 그가 그들의 삶을 반영한 방식을 긍정하고 싶다. 여자와 유대인에 과도하게 부정적이고 날선 선입관을 드러내고 있음에도, 어느 정도 허구적인 르포르타주임에도 이 책을 긍정하고 싶은 이유는 그 시선과 방식 때문이다. 변두리 삶과 그 안의 인물들 밖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닌 그 안에서 자신과 다름없는 대상으로 대하고 보았던 움
직임(시선)이었다. ‘다름’이 주는 곁눈질을 경계해야 한다.
- 44쪽, 변두리,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 중에서

소외층에 관한 인식과 관심이 필요하다. 문학이란 더구나 소설이란 현실과 동떨어질 수 없는 사람의 이야기, 있을 법한 개연성을 갖는 이야기이기에 소설이 재현한 허구는 마냥 허구가 아닌 현재의 이야기일 수 있다. 비범한 이들도 평범한 이들도 언제든 무엇에 의해 폭력을 겪을 수 있다. 폭력과 폭력을 겪는 이에 관한 인식을 바꾼다면 폭력을 아예 없앨 수는 없을지라도 그것의 세기를 약하게, 그 영향을 작고 좁게 할 수는 있을 것이다. 카타리나 블룸이 가장 격하게 반응했던 마지막 폭력이 반복해서 떠오른다.
- 67쪽, 카니발,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중에서

방문을 조금 열면 벽에 붙은 책장과 방문 사이에 자그마한 공간이 생겼다. 그곳에 가만히 앉아 조심스레 책을 열고 그 장면을 펼치면 불편한 감정이 마법처럼 스르르 사라졌다. 남매의 큰 슬픔에 나의 슬픔과 설움은 다행히 그리고 미안스럽게도 쉬이 덮어졌다. 어린 나에게 죽음은 모든 것의 끝을 의미했다. 모든 것의 끝을 다루는 감정으로 덮어지지 않는 감정은 없었다. 그렇게 스스로 위로했고 책을 통해 공감받았다. 어린 설움의 깊이가 얕아졌고 그 크기 역시 작아졌다. 책장과 방문 사이에서 나올 때면 마음이 한결 가볍고 개운했다.
- 207~208쪽, 어린 설움, 《어린 천사》 중에서

정체성에 얽매이지 않은 글을 쓴다는 것은 쉽지 않다. 자신의 신분적·장르적 정체성을 벗어나 신분과 장르를 자유로이 오가며 작품을 이끄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발자크는 자신의 신분과 환경, 사고에 있어 자유로웠던 인물로, 그 덕분에 그의 작품은 그만큼 자유로이 읽히고 편견 없이 편안하게 대해진다.
- 232쪽, 자유로이, 《골짜기의 백합》 중에서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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