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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는 계절

너라는 계절

: 김지훈 이야기 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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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7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495쪽 | 622g | 145*210*23mm
ISBN13 9791196484262
ISBN10 1196484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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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관계란 그런 거 아닐까.
서로 다른 둘이 만나 새로운 하나를 만들어가는 과정.
적어도 그 관계 안에 존재하는 나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새로운 나이기에
그래서 하나하나의 관계가 다 소중한 거 아닐까.
그래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은
내겐 늘 두려우면서도 설레는 일.
너를 만나 나는 어떤 내가 될까.
이 관계는 어떤 관계가 되어갈까.
부디 우리의 관계는
다정함과 따스함으로 서로를 끌어안아주길.
--- p.14


표지가 예뻐 펼쳤는데
내용이 예쁘지 않아 덮어두게 되는 책이 있다.
나는 너에게 어떤 책일까.
내용이 마음에 닿아서
늘 곁에 두고 읽고 싶은 소중한 책이었으면.
읽을 때마다 새로운 의미를 가져다주는
그래서 새까맣게 때가 타도록 읽게 되는
그런 책이었으면.
--- p.56


기적처럼 너를 만났고, 사랑에 빠지고 사랑했다.
동시에 가장 평범하게 사랑했고, 보통처럼 이별했다.
분명한 건 밤하늘에 수놓인 별처럼 많고도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서로가 서로를 마주한 채
서로를 알아보고 이내 마음에 담게 되는 일은, 결코 쉽게 일어나지 않으며
또한 너와 함께하는 사랑은 두 번 다시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너는 운명이었다.
--- p.378


너와 함께했던, 가장 평범했던 보통의 모든 지난날들은
결국 너와 내가 치열하게도 만들어왔던 다시없을 순간들이며,
두 번은 이루어내지 못할 아름다움이었기에,
우리는, 우리의 사랑은,
그 안의 모든 추억의 조각과 찬란함은 기적이었다.
--- p.379


미성숙.

내가 아직 성숙하지 못해
나도 모르는 채 상처 주는 말들을
함부로 가볍게 내뱄었던 날들이
지금에 와서야 미어질 만큼 후회가 된다.
지금의 나 또한 채 성숙하지 못해
누군가의 심장에 못을 박고 있는 건 아닌지.
지난날을 돌이켜 내게 가장 두려운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나의 미성숙이었고
그 성숙하지 못한 마음이 누군가에게 주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못난 기억들이었고
하여 오늘을 마주함에 있어 부끄럽지 않을 수 있기를.
지난날을 돌이켜
그럼에도 나, 최선을 다해 반듯했다고 말할 수 있기를.
--- p.409


성숙.

처음에는
내가 성숙했다는 것에 대해
말을 하고 싶었고
그 생각에 대해 존경을 받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많은 삶의 시련과 경험을 지나며
진정한 성숙이란 말하지 않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말하지 않음에도 느끼게 해주는 것이라는 걸 배웠습니다.
말하지 않는 침묵은 깊고 고요합니다.
꽃은 자신이 꽃인 것에 대해서,
나무는 자신이 나무인 것에 대해서 설명하지 않지만
우리는 그것이 꽃이며 나무라는 것을 압니다.
스스로 아름답다고 말하지 않지만
우리는 꽃과 나무가 아름답다고 말합니다.
내가 나인 것에는 설명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나는 나로서 존재할 뿐입니다.
그리고 그 자체로 아름다울 뿐입니다.
나는 나라서 아름답습니다.
--- p.413


이제는 놓아주는 일.

내 마음에 맺힌 누군가를
이제는 놓아주는 일이란,
어쩌면 나를 더욱 사랑하겠다고
다짐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여태 너에게 주느라,
너를 그리워하고 너를 아파하느라,
내내 너만을 생각하느라
내게 주지 못했던 관심과 사랑을
이제는 나에게 가득 쏟겠다고 다짐하는 일인 것이다.
그러니까 어쩌면 너를 놓아주는 일이란,
그 아픔을 이겨내고 성숙의 꽃을 피워내기 위해
나를 더욱 사랑하겠다고 다짐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내 마음에 맺힌 너를
지워가고, 찢어내고, 잊어내는 것은
그러니까 이제는 너를 놓아주는 일은
사실은 나를 사랑하는 일이다.
--- p.428


모든 말에는 향기가 있다.
다정한 말, 따뜻한 말,
힘이 되어주는 예쁜 말이 있다면
타인의 기를 죽이고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오래도록 가슴에 상처로 남아
원망의 싹을 키우게 하는 못난 말도 있다.
내가 지닌 말의 향기는 어떤 향기일까,
부디 너의 가슴에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는 상처와 원망으로 남는 향기는 아니기를.
내가 너에게 했던,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는 말들은 부디,
오래도록 예쁘게 간직되는,
언젠가 가슴에서 꺼내어 들었을 때
너에게 생명과 희망을 주는
그런 예쁜 향기가 나는 다정한 말이었기를.
--- p.444


그 예전에 우리가 서로에게 했던 그 말.

“다음 생이 있다면 우리, 또 만나서 사랑하자.
다시 시작될 평생에서 꼭 서로를 알아보고
또다시 서로에게 닿아 함께하자.
그렇게 영원히, 영원히 우리,
서로의 우리로 만나고 사랑하자.
우주가 소멸하는 그 순간까지, 영원히.

그러니까 미래에서도 나는 너를 기다리고 있을게.”
--- p.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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